[학술]18, 19일 한중일 목판학술회의

  • 입력 2004년 11월 15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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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의 학자인 괴담 배상열의 문집인 괴담유고(槐潭遺稿) 책판의 일부. 음양오행의 운행 과정을 그림으로 표시한 ‘이오분합지도(二五分合之圖)’의 일부가 새겨져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조선후기의 학자인 괴담 배상열의 문집인 괴담유고(槐潭遺稿) 책판의 일부. 음양오행의 운행 과정을 그림으로 표시한 ‘이오분합지도(二五分合之圖)’의 일부가 새겨져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올해 4∼8월 동아일보와 함께 ‘유교 10만 대장경’ 수집운동을 펼쳤던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심우영)이 18, 19일 경북 안동 국학진흥원 강당에서 한중일의 목판과 목판화에 대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동아시아의 인쇄문화와 목판’을 주제로 한 이번 학술회의는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목판문화에 대한 첫 국제학술회의다.

국내 목판 연구의 최고권위자로 뽑히는 유탁일 부산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에서 “목판(木板)은 아무런 새김이 없는 나무널판, 목판(木版)은 글씨나 그림을 새긴 것, 책판(冊版)은 목판(木版) 중에서도 책을 만들기 위해 글씨나 그림을 반대로 엎어서 새김을 한 것”으로 용어부터 정확히 구분해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중국 샤오동파(肖東發)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청나라 때 경학사서만을 남기고 이단 패설을 금하면서 단행된 ‘문자옥(文字獄)’과 1960년대 문화혁명 때 대부분 없어진 것으로 알려진 목판 70만장 이상이 중국 내에서 잘 보존되고 있음을 보고한다. 이는 본래 제작된 수량에 비하면 극소수이지만 한국에 남아 있는 목판이 규장각(1만7000여장), 국학진흥원(3만6000여장), 해인사 경판(8만여장)을 포함해 13만여 장인 것에 비해서는 많은 수치다. 샤오 교수는 중국은 이들 목판을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상업출판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발표한다.

조선과 명·청, 일본의 인쇄문화를 비교하는 논문도 발표된다. 설석규 한국국학진흥원 연구원은 “조선시대 민간 목판인쇄는 주로 사대부 후학들이 스승의 문집(3000종 40만장) 발간에 주력하면서 이뤄져 이념성이 강하다”고 발표한다. 이에 비해 중국과 일본의 목판인쇄, 특히 목판화는 상인들이 대중출판을 위해 목판제작을 주도하면서 대중성과 예술성을 갖고 발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중국과 일본 발표자들의 설명이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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