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비교역사문화硏 23~24일 창립 국제심포지엄

  • 입력 2004년 4월 19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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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사를 둘러싸고 한중간에 역사 귀속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변경(邊境)’ 연구를 통해 동북아시아 민족주의의 ‘적대적 공범 관계’를 해체하자”는 취지의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소장 임지현 한양대 교수)가 23∼24일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서 개최하는 창립기념 국제심포지엄 ‘근대의 국경, 역사의 변경(邊境)’에서는 한중일과 유럽의 학자들이 모여 동북아시아 국경논란의 해결책을 논의한다.

임 교수는 ‘국가주권과 역사주권의 사이에서’라는 기조 발제문에서 “고구려 역사를 중국사로 통합하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시도는 최근 일어난 댜오위타이(釣魚臺) 군도(일본명 센카쿠 열도), 난사(南沙)군도 분쟁 등과 맥락을 함께 한다”며 “이는 근대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펼쳐진 ‘변경’을 자신의 ‘국경’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한다. 그는 변경을 국경으로 폭력적으로 전유하는 것은 ‘국가/국민 주권’ 개념이 역사해석에 개입하는 것을 정당화 한다며 “‘근대의 국경’에 갇힌 ‘역사의 변경’을 구출하는 작업, 즉 변경연구야말로 시민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민족주의의 단단한 헤게모니에 균열을 내는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글래모건대 크리스 윌리엄스 교수는 발표문 ‘변경에서 바라보다’에서 1980년대 중반 이후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대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된 ‘변경연구’를 예로 들며 근대 역사학의 지배담론인 ‘국사(國史)’ 패러다임 대체방안을 제시한다. 윌리엄스 교수는 “변경 연구는 근대 국민국가의 틀에 변경을 작위적으로 통합하려는 시도에 대한 반발에서 출발해 역사학 사회학 인류학 지리학의 학제간 작업으로 진행됐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정체성이 혼합된 독특한 역사/문화/인간학적 공간으로서 ‘변경’의 가치를 인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변경 연구를 통해 근대 민족주의의 시각을 벗어나 변경을 다양성과 잡종성이 존재하는 창조적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는 것.

이밖에 스웨덴 발틱-동유럽대학원 리나스 에릭소나스 교수의 ‘역사적 변경과 민족 논쟁: 1918년 이후의 동유럽’, 호주 국립대 테사 모리스-스즈키 교수의 ‘근대 일본의 국경 만들기’, 서강대 김한규 교수의 ‘중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사이: 요동과 티베트의 역사공동체적 위상’ 등이 발표된다. 02-2290-0545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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