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불황의 '문화코드'/패션, 복고풍으로 간소하게

  • 입력 2003년 10월 30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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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경제가 안 좋아지면 남성들은 기본적인 정장에 넥타이 셔츠 등으로 변화를 주는 스타일을 선호한다.사진제공 나산, 여러가지 코디네이션이 가능한 단품 바지나 스커트, 재킷 등은 불황기에 많이 팔린다. 사진제공 나산, 불황기에 유행하는 미니스커트에 잘 어울리는 롱부츠. 사진제공 금강제화

(왼)경제가 안 좋아지면 남성들은 기본적인 정장에 넥타이 셔츠 등으로 변화를 주는 스타일을 선호한다.사진제공 나산, 여러가지 코디네이션이 가능한 단품 바지나 스커트, 재킷 등은 불황기에 많이 팔린다. 사진제공 나산, 불황기에 유행하는 미니스커트에 잘 어울리는 롱부츠. 사진제공 금강제화


●패션=男 정장, 女 단품 재킷

불황은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부터 찾아온다?

경제가 안 좋으면 옷차림이 간소화되거나 보수적, 복고풍이 된다는 것이 정설. 씀씀이를 줄이면서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단품제품이나 무채색 계열의 색상을 선호한다.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고 때가 잘 타지 않는 장점이 있기 때문.

또 디자인도 단순하고 깔끔하며 소재도 올이 굵은 두툼한 니트류나 트위드 등 편안한 느낌을 추구한다. 화려함보다는 정돈된 느낌, 차가운 소재보다는 따뜻한 소재로 위축된 심리를 다독거려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삼성패션연구소 서정미 수석 연구원은 “최근의 복고풍 경향이 단순한 패션 주기에 따른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보다는 과거의 여유로움을 동경하는 불황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성복의 경우 정장이 많이 팔린다. 정장은 셔츠와 타이만 바꿔 입으면 매번 새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 의류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서 하향곡선을 그리던 정장 착용비율이 최근 다시 높아지고 있어 불황임을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넥타이의 폭도 대체적으로 여유가 느껴지는 끝이 넓은 스타일이 주종을 이룬다. 얇아진 지갑을 보완이라도 하려는 듯 넥타이 매는 법도 두툼한 느낌의 ‘윈저노트’법이 유행이다.

여성복은 남성복과 달리 활용도가 낮은 투피스 등의 세트정장은 불황기에 인기가 없다.

오히려 기존의 다른 옷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단품 스커트나 재킷을 구입하는 경향이 짙다.

옷차림에선 비즈 등 화려한 장식류가 거의 없어진 대신 머플러나 장갑 등의 소품으로 멋을 내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여러 색상이 섞여있는 머플러를 사면 각각의 색과 같은 계열의 옷에 두루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미니스커트는 불황기 대표적인 패션. 조이너스 전미향 실장은 “미니스커트는 간단한 단품으로 화려한 시선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니스커트와 잘 어울리는 롱부츠도 인기다. 소재는 역시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스웨이드나 양가죽 또는 다소 저렴한 천 소재가 섞인 믹스매치류가 주종을 이룬다.

구두 장식류도 아예 없애거나 무난한 느낌의 단추나 구두와 같은 소재로 된 리본 등을 사용해 이전의 번쩍이는 금속류 장식과 대조를 이룬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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