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동판으로 만든다…'목판' 수명 250년밖에 안남아

  • 입력 2003년 10월 23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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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이 반영구적으로 보존 가능한 동판(銅版)으로 제작된다. 해인사 주지 세민 스님은 최근 “1만년 이상의 수명을 가진 인청동(燐靑銅·인을 첨가한 구리와 주석의 합금)으로 팔만대장경을 제작할 방침”이라며 “다음달 17일경 동판 제작에 대한 고불식(告佛式·부처님에게 고하는 의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해인사는 2005년 동판 대장경이 완성되면 새로 건립되는 신행문화도량 내 ‘팔만대장경 판전법당’에 전시해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목판 팔만대장경은 조만간 일반인 관람을 금지시킬 예정이다.

해인사는 200억원의 제작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판당 50만원씩의 시주를 받고 시주자의 이름을 동판에 새겨주기로 했다.


인청동으로 시범 제작된 동판 팔만대장경. -사진제공 해인사

동판 대장경은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과 부식 기법을 통해 목판 대장경과 똑같은 크기(가로 695mm, 세로 239mm)와 모양으로 만들어지며 무게만 목판(3.5kg)보다 1kg가량 늘어난다.

세민 스님은 “목재의 수명을 1000년으로 보면 1251년 완성된 목판 대장경의 보존 수명은 250여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영구 보존하기 위해 동판 제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해인사는 원효, 의상 등 역대 조사(祖師)들의 어록과 팔만대장경에 포함되지 않은 경전도 동판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055-934-3031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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