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체감행복 뚝? 웃음으로 쑥!…웃음에 따른 신체 변화

  • 입력 2003년 8월 24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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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그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가난을 비관해 아이들을 죽이고 자신도 따라 죽은 엄마. 새벽녘 빌딩 아래로 몸을 던진 재벌 총수. 휴가를 틈타 목숨을 버린 군인…. 전쟁이 따로 없다.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경제상황에 불안한 정정(政情)도 우울증세를 부추긴다. 매일의 삶이 지옥이다. 삶이 지긋지긋하다.

사람들은 행복의 꿈을 꾸며 산다. 그러나 체감 행복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상실의 시대’. 행복한 삶은 요원하기만 한 것일까.

▽행복한 삶이란=세계보건기구(WHO)는 행복한 삶의 지표에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질환으로부터의 건강’ 외에 최근 ‘영적인 건강(Spiritual Health)’을 추가했다. 내면세계의 평온이 행복의 중요한 요소임을 인정한 것이다.

실제 여러 조사 결과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 건강 상태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감이 증가되지는 않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유대관계가 강하고 정신적 활동에서 보람을 느낄수록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류인균 교수는 “결혼을 했거나 현재 사랑에 빠진 사람들일수록 행복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심리학자 캐럴 로스웰은 행복을 계량화하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인생관이나 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을 P(Personal), 건강 돈 인간관계 등 생존조건을 E(Existence) 야망 자존심 등 고차원적 상태를 H(Higher Order)로 규정하고 행복은 이 세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로스웰씨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으로 △가족과 친구, 자신에게 고루 시간을 쓸 것 △많은 친구보다 정말 친한 친구를 사귈 것 △흥미와 취미를 추구하면서 새로운 틀을 만들 것 △과거와 미래보다는 현재 순간에 몰두할 것 △운동하고 충분히 휴식할 것 △성취 가능한 목표를 정할 것 등을 제시했다.

▽웃자, 울고 싶어도 웃자=컵에 물이 절반쯤 들어 있다. 어떻게 느끼는가. “애걔, 겨우 절반이야”라고 한다면 이미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이 사례는 단순하지만 행복의 한 단면을 드러낸다. 행복은 삶에서 느끼는 주관적인 평온함이다. 따라서 객관적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행복 또한 달라진다.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계 질환이나 암 등에 걸릴 확률이 높다.

많이 웃는 것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의학자들은 맘껏 웃고 나면 호흡량이 늘어나고 혈액순환이 잘 되면서 적대감 분노 등의 감정이 수그러들고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는 “실제 웃음은 사람만이 가진 자산이다”고 말했다. 어떤 상황이 있을 때 우스운 지 여부를 판단하는 대뇌의 신피질 부분은 사람만이 발달한 기관. 뇌간은 운동신경에 명령을 내려 가로막과 갈비뼈 사이의 근육을 움직이도록 해 웃게 만든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정신과 김재진 교수는 “웃음 등 긍정적 자극을 주면 뇌의 이마엽(전두엽) 부분 감정중추가 자극된다”고 말했다.

낙관적인 감정 또한 행복을 배가시킬 수 있다. 미국 미시간대 심리학과 바브라 프레드릭슨 교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평소 밝은 면을 보려는 경향이 강하고 유머를 즐기는 그룹은 낙관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훌륭한 미소를 지으려면…▼

미국 인디애나주 메모리얼 병원의 임상시험 결과 매일 15초 웃으면 이틀을 더 살았다. 호쾌한 웃음은 에어로빅을 5분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이야기도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만고의 진리이다.

우리 얼굴에는 약 80개의 근육이 있다. 이 중 웃을 때 사용하는 근육은 주로 양쪽 볼과 입 주변에 몰려 있다.

특히 광대뼈에서 입술 가장자리를 연결하는 근육과 입술 끝을 옆으로 당기는 근육, 입술 끝을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려 주는 근육의 움직임을 훈련하면 훌륭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다음은 서울 압구정예치과 미소클리닉 김진명 원장이 제시하는 훈련 방법.

①근육 풀기=도레미송을 부른다. 분명하고 정확하게 큰 소리로 발음하면서 3회 반복한다.

②근육 탄력 주기=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 10초간 멈춘다. 그 다음 입꼬리를 수평이 되도록 최대한 길게 늘인 뒤 10초간 멈춘다. 마지막으로 입술을 중앙으로 동그랗게 모으듯 오므리면서 10초간 유지한다.

③웃음 만들기=입을 3분의 1만 벌리고 작게 웃는다. 이어 입을 2분의 1 정도 벌리고 웃는다. 마지막으로 크게 입을 벌려 마음껏 웃는다. 이 과정을 3회 반복한다.

④웃음 유지하기=입꼬리에 힘을 줘 위로 당겨 올린다. 이 상태에서 ‘위스키’ ‘쿠키’를 발음한다. 이어 입을 다물고 입꼬리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동작을 반복한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당신의 행복지수는▼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씨가 제시한 행복지수는 다음과 같다. ①과 ② 항목은 P(Personal), ③ 항목은 E(Existence), ④ 항목은 H(Higher Order). 그는 P보다 E가 5배, H가 3배 중요하다고 보고 ‘행복지수=P+(5×E)+(3×E)’로 산출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항목별로 10점 만점으로 자신의 상태를 점수 매긴 뒤 ①+②+(5×③)+(3×④)를 하면 행복지수를 구할 수 있다. 만점인 100점에 가까울수록 행복한 상태.

① 당신은 사교적이며 정력적입니까. 또 유연하며 변화에 열려 있습니까.

② 당신은 긍정적입니까. 가끔 움츠러들 때도 빨리 회복할 수 있으며 스스로 인생을 통제하고 있다고 느낍니까.

③ 당신은 건강, 재정, 안전, 선택권, 공동체의식 등과 관련해 기본적 생활이 충족되고 있습니까.

④ 당신은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습니까. 또 당신이 하는 일에 몰입하고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으며 목적의식을 가진 일을 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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