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뉴욕타임스]자주 움직여야 早産예방

  • 입력 2003년 4월 13일 17시 56분


코멘트
서울 삼성제일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33주 된 조산아의 발을 들며 아기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 삼성제일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33주 된 조산아의 발을 들며 아기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 메소디스트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19명의 아기들은 여느 병원의 다른 입원 아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 중 18명은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몇 주, 몇 개월 먼저 태어난 조산(早産)아이다. 임신 30주에 제왕절개로 태어난 J라는 여자 아기는 몸무게가 겨우 0.84㎏에 불과했다. 엄마의 자궁에서 제대로 성장을 못했기 때문이다. J는 인공호흡 장치로 숨을 쉬고 있었다.

D라는 남자 아기는 세쌍둥이 중 막내로 역시 30주 만엔 태어난 조산아. 몸무게는 1.26㎏이었다. A라는 여아는 엄마의 조기양수파열로 임신 29주 만에 1.55㎏으로 태어났다. T라는 남자 아기는 임신 30주만에 엄마의 조기진통으로 1.26㎏으로 출생했다.

조산은 산부인과에서 가장 성가신 문제 중 하나이다. 여성이 늦은 나이에 임신을 하거나 인공수정으로 1명 이상의 태아를 임신하게되면 조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에서는 매년 50만명 이상의 조산아가 태어난다. 조산아 비율은 1981년 이후 27% 정도 증가했다.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진 의료환경에도 불구하고 조산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될 숙제다.

미국 버밍햄 랠라버마 의대에서 조숙아 방지와 원인을 연구 중인 로버트 골든버그 박사는 “조산을 막기 위해 의사들이 가장 많이 권하는 방법은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하는 것인데 이는 효과가 없을 뿐더러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의사가 쌍둥이를 임신한 여성들에게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하라는 처방을 한 결과 오히려 조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 그는 “자주 움직이는 여성은 혈액량이 증가해 임신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사실 조산을 의학적으로 막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그는 “자궁에 염증이 생겨 태아가 죽게 된다는 사실에 직면하면 이때 조산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조산은 신생아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미국에선 매일 12명의 아기가 조산으로 사망한다. 조산아의 생존은 체중이 적게 나가거나 임신기간이 짧을수록 어려워진다. 최소한 30주 이상 엄마의 자궁 속에 있었던 아이가 생존율이 높다.

골드버그 박사는 “임신 32주 이전에 태어난 조산아의 4분의 1은 뇌손상과 같은 신경학적인 문제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말했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조산아의 생명을 연장하고 장애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놀랄만한 발전을 했다. 지금은 25주 만에 태어난 아기의 절반은 살리고 있고 28주나 29주의 조산아는 90% 이상을 살린다.

하지만 비용은 만만치 않다. 수개월간의 병원에서의 치료뿐만 아니라 수 년간의 후속 치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비용엔 조산아들이 살 수 있을지, 또 어떻게 지내게 될지 걱정하는 부모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사실 빠져 있다.

미시간 주립대 의대 생식역학 전문가인 클라우디아 홀츠만 박사는 “조산을 막기 위해선 자궁수축 또는 양수가 조기에 터지기 훨씬 전에 조산 가능성이 있는 여성을 미리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조산 가능성을 미리 알기 위해 침에서 호르몬 양, 자궁경부의 길이, 자궁의 ‘태아파이브로넥틴’ 검사 등 30여가지가 연구 중이다. 그러나 미국 산부인과학회에서는 조산을 막는 어떤 방법도 아직까지는 유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개 산부인과 의사는 조산아 출산을 막기 위해 ‘토콜리틱스(tocolytics)’라고 불리는 약을 처방한다. 황산마그네슘과 천식약의 일종인 터부탈린이 포함된 이 약은 조기진통시 자궁수축을 막는 역할을 한다.

‘토콜리틱스’는 임신상태를 1, 2일 정도 지속시켜 준다. 그동안 내과의사는 태아의 폐가 성숙하도록 촉진하며 뇌의 출혈 위험을 막는 ‘베타메타손’이라는 스테로이드를 투여할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러나 ‘토콜리틱스’가 조산을 효과적으로 막는 것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았다. 그리고 ‘토콜리틱스’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임신을 지연시키면 태아의 위험이나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조산의 원인이라고 믿어지거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일부 요인들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자궁 내 감염. 감염은 임신부에게 어떤 증상도 일으키지 않으면서 임신 23∼28주에 조산을 일으킨다. 자궁 내 감염은 조산의 25%에서 발견된다.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항생제 치료가 시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조산의 위험을 감소시키지 못했다.

다태아(多胎兒)를 임신하는 것도 조산의 원인이다. 인공수정으로 임신하는 고령의 여성은 30세 이하의 여성보다 쌍둥이나 세쌍둥이를 임신하는 경향이 많다. 한 아이를 임신한 사람의 평균 임신기간은 39주이지만 쌍둥이를 임신한 사람의 평균 임신기간은 36주며 세쌍둥이는 33주, 네쌍둥이는 31주로 알려져 있다.

고위험군의 출산 전문의 록우드 박사는 “인공수정을 시술하는 의사들은 과도한 배란촉진제를 사용해 여성의 난소를 촉진시키는데 그 결과 많은 조산아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자궁벽의 출혈도 조산의 한 원인. 출혈이 되면 혈액이 응고되면서 태반이 분리돼 조산을 일으킨다. 병원에선 혈액응고방지제인 헤파린을 사용해 태반이 분리되는 것을 예방한다.

임산부와 태아가 겪는 스트레스도 조산을 일으킨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있으면 산모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며, 이는 자궁수축을 일으키는 ‘프로스타그란딘(prostaglandin)’이라는 호르몬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조산이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임신부는 습관적인 유산을 일으킬 수 있다. (http://www.nytimes.com/2003/04/08/health/children/08PREM.html)

정리=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