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급 승격후 첫 국립중앙박물관장 이건무씨

  • 입력 2003년 3월 31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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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은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곳입니다. 2005년 문을 여는 용산박물관은 전시 수준이 높으면서도 누구나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건무(李健茂·56·사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이 31일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임명됐다. 중앙박물관장의 차관급 승격 이후 첫 관장이 된 그는 “2005년 용산박물관 개관에 차질 없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며 취임 첫 소감의 초점을 용산박물관에 맞췄다.

또 “외부인사가 아닌 박물관에서 계속 일해온 사람을 관장으로 임명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박물관 용산 이전, 개관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하라는 임명권자의 뜻이 아니겠느냐”며 “많은 지방 박물관의 신축 및 이전 개관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경험을 살려 개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앞으로의 박물관 운영과 관련해 “국민에게 수준 높은 전시서비스를 하면서 박물관이 사회 문화 교육의 장이 되도록 교육기능을 강화하겠다”면서 “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국민과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관장은 “박물관 내부 사람이 관장이 되면서 박물관 개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박물관 직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만큼 능력과 특장을 고려한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공서열보다는 능력있는 인물이 적소에 배치될 수 있도록 박물관을 개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장은 1973년 중앙박물관 고고부 학예사로 ‘박물관 인생’을 시작해 박물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치밀하고 철저한 업무스타일로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도 신임이 높다.

김홍남 이화여대 교수와 함께 박물관장 후보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복수 추천되면서 그는 인터넷에 느닷없이 등장한 ‘집안 내력 구설수’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조부(국사학자 두계 이병도)가 친일행적이 있다는 근거 없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이 관장은 “과거의 일은 잊기로 했다”며 “관장 후보에서 탈락한 인사들(유홍준 강우방 김홍남)과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박물관을 꾸려나가겠다”고 말했다.

△1947년 서울생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졸업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고고부장 △국립광주박물관장 △1998∼2003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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