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가족]세살 상처 여든까지 간다

  • 입력 2003년 3월 18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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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프니”최근 삼성서울병원에 개설된 ‘어린이 청소년 스포츠 클리닉’에서 황지혜 성균관대 의대 교수가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다리근육을 다친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여기가 아프니”최근 삼성서울병원에 개설된 ‘어린이 청소년 스포츠 클리닉’에서 황지혜 성균관대 의대 교수가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다리근육을 다친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사는 초등 1년 김건우(가명)는 최근 태권도장에서 뛰어차기 연습을 하다 급기야 다리를 절 정도로 통증을 호소했다. 처음엔 점프할 때마다 허벅지와 다리가 아팠으나 주위에서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무리하게 연습을 계속했던 것. 김군의 어머니는 김군을 데리고 삼성서울병원 ‘어린이 청소년 스포츠 클리닉’을 찾았다. 황지혜 성균관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다리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허벅지근육에 염증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어린이들은 운동을 하면서 골단 성장판과 힘줄 부착 부위를 많이 다친다. 늦게 발견되거나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성장에 지장을 받고 운동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중학교 3년 아마추어 농구선수의 경우 몇년 전 다친 장딴지 근육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요즘에는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학업을 쫓아갈 형편도 못돼 우울해 하고 있다.

황 교수가 최근 국내 처음 어린이청소년 전문 클리닉으로 개설한 이곳에서는 성장기 어린이의 운동상담, 운동부상과 치료, 신체적 문제에 따른 운동처방, 통증치료 등 운동과 관련된 증상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예를 들어 비만아에게는 달리기나 걷기를 처방하는 것이 일반적. 그러나 자칫 무리한 운동은 아킬레스건염이나 무릎관절 통증을 불러온다.

실제로 중학교 1년 비만아를 진단한 결과 평발이어서 족저근막염(발바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앓고 있었고 다리가 휘어져 근력과 유연성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황 교수는 처방을 달리 했다. 학생의 신발에 안창을 대고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쓰는 한편 뛰기보다는 걷기와 상체 스트레칭, 수영으로 살을 빼도록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유연성 강화운동이 불필요하며 뛰어노는 것만으로 유연성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컴퓨터 앞에만 붙어 있어 초등 저학년 때부터 근육이 뻣뻣한 아이들도 상당수라는 것. 더구나 유연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 좌식생활에서는 쭈그려 앉으면 장딴지가 아파 금방 발견할 수 있는 데 비해 의자생활에서는 발견조차 쉽지 않다. 유연성에 문제가 있으면 갑작스러운 운동이 병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어린이들이 갑자기 과도하게 운동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로 소아야구팔꿈치관절(아마추어 투수같이 팔을 많이 사용할 때 팔꿈치관절이 아픈 증상), 오스굳씨병(무릎 밑 성장판 있는 곳이 아픈 증상), 시버골염(발 뒤꿈치 성장판 있는 부분이 아픈 증상)이 대표적.

“미국의 경우 일단 농구반에 들면 잘하건 못하건 5분만 뛰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잘하는 아이는 계속 뛰게 해 무리가 가게 한다. 어린이들이 운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인데 각각의 성장 정도 및 능력에 맞는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여학생과 남학생에게 필요한 운동량이나 발달정도가 다른데 똑같이 ‘강요’하다 보니 체육을 싫어하는 여학생이 나온다는 것이 황 교수의 지적이다.

또 청소년기에 발생된 관절의 탈구는 자주 재발돼 운동을 지속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황교수는 경고한다.

관절의 탈구 중 40% 정도가 재발한 경우인데 이것은 처음 충분히 치료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아 스포츠 손상의 유형
손상 유형원인과 증상
어깨 통증스트레스 골절이나 힘줄염증 등은 수영 야구 테니스와 같은 운동을 할 때 흔히 발생한다.
팔꿈치 통증아마추어든 프로든 야구나 체조 등의 운동선수들에게 많다.
요통과도한 운동이 모두 요인이지만 특히 발레 체조 다이빙 배구 테니스같은 운동을 할 때 많이 발생한다.
고관절부위 통증성인에서 보다 더 흔하다. 어린 축구선수들에게는 복근과 고관절 굴곡근이 서로 붙는 골반 유기부의 통증이 많이 발생한다.
무릎관절 통증매우 흔하다. 주로 무릎 앞쪽의 힘줄 구조물에 통증이 많이 생긴다.점핑을 많이 하거나 비만아의 경우 많이 발생한다.
발과 발목 통증아킬레스 힘줄 주위 염증이나 뒤꿈치 성장판부의 통증, 평발과 관련된 통증이 많이 발생한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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