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거장 4人의 세계…현대건축가 건축론 담은 책 출간

  • 입력 2003년 2월 20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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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김중업(1922∼1988), 이희태(1925∼1981), 김수근(1931∼1986), 김종성(1935∼)의 건축론을 정리한 책들이 시공문화사에서 나왔다.

한양대 건축과 정인하 교수가 펴낸 이 책들은 치열한 작가의식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건축세계를 구축한 이들 4명의 건축가를 이해하는데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김수근 건축론의 경우 96년 먼저 나왔고 3권은 이번에 발행된 것.

정 교수는 이들의 작업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작고한 사람들의 경우 그들과 관련된 가족, 제자들과 인터뷰를 했고, 현역으로 활동 중인 김종성씨와는 직접 대화를 나누었다. 또 프랑스와 미국 등 해외에 흩어진 자료들을 모으는데 공을 들였다.

대중 독자들이 한국의 건축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 용어들을 빼고 많은 도판을 수록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장식적이지 않고 담백한 글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김수근 건축론-한국 건축의 새로운 이념형=공간사옥과 대학로 문예회관 등을 설계. 한국의 전통건축에서 나타나는 공간적 특징을 현대적 언어로 이끌어낸 최고의 건축가라는 것이 정 교수의 평가.

▽김중업 건축론-시적 울림의 세계=프랑스의 건축가인 르 코르뷔제 사무실에서 서양의 현대건축을 직접 체험하고 귀국한 뒤 자신만의 독특한 경지를 개척한 인물. 한국와 서양, 미래와 과거라는 시공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가 설계한 서울의 주한 프랑스대사관 등에서는 시적인 울림과 드높은 상상력을 읽을 수 있다.

▽이희태 건축론-감각의 깊이=김수근 김중업에 비해 세상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그를 고유한 감각에서 빚어지는 한국적 정감을 가장 독특한 방법으로 표출시킨 건축가로 평가한다. 절두산 성당, 국립극장, 공주박물관 등 설계.

▽김종성 건축론-구축적 논리와 공간적 상상력=테크놀로지와 건축미를 결합시킨 건축가. 서울올림픽 역도 경기장과 SK빌딩 등을 설계했다. 정 교수는 그에 대해 한국의 지역성을 중심으로 작업해 온 다른 건축가들과는 성격이 다르며 한국 현대건축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자리매김한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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