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공연]내달 9일 귀국독창회 갖는 베이스 연광철

  • 입력 2003년 2월 11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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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바이로이트 축제극장 등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 베이스로 활동중인 연광철. 사진제공LG아트센터
독일바이로이트 축제극장 등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 베이스로 활동중인 연광철. 사진제공LG아트센터
연광철(39), 2002년 독일 바이로이트 바그너 축제에서 ‘탄호이저’의 주연급인 헤르만 영주 역을 맡아 고국팬들을 놀라게 한 주인공.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주는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그가 2년 3개월여만에 고국에서 두 번째 독창회를 갖는다. 3월9일 오후 4시 LG아트센터.

최근 들어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젊은 성악가들의 콩쿠르 입상과 현지 오페라 출연 소식이 부쩍 늘었지만 바그너 등 독일 레퍼토리라면 그 숫자는 급속히 작아진다. 하물며 동양인의 체구로는 불리한 것으로 평가돼온 ‘베이스’ 영역에서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연광철은 당당히 ‘탄호이저’의 영주로 전세계 ‘바그네리안’ (바그너 교도) 들의 성지에 서서 ‘폭포수 같은 소리’ ‘바그너가 찾던 목소리’ 라는 현지 언론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씨는 청주대 음악교육과 출신.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음대를 거쳐 베를린 음대를 졸업했고 93년 파리에서 열린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무대에 존재를 알렸다. 이듬해 베를린 국립오페라, 2년 뒤 바이로이트 축제에 등장하면서 그의 이름은 독일 성악계에서 확고한 것이 되었다.

기자가 그를 만난 것은 98년 바이로이트 축제. 당시 단역인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에서 야경꾼으로 출연한 연씨는 단역임에도 불구하고 출연진 중 가장 큰 갈채를 이끌어냈다. 그의 깊은 목소리는 묵은 술통에서 울려나오는 소리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향을 품고 있었다. 볼프강 바그너 총감독은 “다른 역은 여러 사람을 바꾸어 기용하더라도 야경꾼 역만은 연씨의 목소리로 거듭 듣고 싶다”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지난해 야경꾼 역을 또다른 한국인인 전승현씨(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 단원)에게 물려주고 한계단 올라섰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활동중인 베이스는 육, 칠척 장신의 유럽인이 대부분이다. 야수같이 험악한 인상의 거구인 핀란드의 마르티 탈벨라가 70년대를 대표하는 베이스계의 ‘아이콘’ 이었던 것처럼. 그러나 단구인 연광철은 지난날 탈벨라의 레퍼토리를 거침없이 정복하고 있다. 2002년 시드니 올림픽 예술축제에서도 말러 교향곡 8번 솔리스트로 출연해 절찬을 받았다.

이번 독창회에서 그가 들려줄 레퍼토리는 독일 가곡과 이탈리아 프랑스 오페라를 망라한다. 슈베르트 가곡 ‘인간의 한계’,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마이어베어 ‘악마 로베르’ 등에 나오는 베이스 아리아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 공연에 앞서 2월24일 부터는 서울바로크합주단(리더 김민) 반주로 분당 요한성당에서 독집앨범 녹음도 갖는다. 2만∼4만원. 02-2005-0114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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