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경남 어촌민속지’ 출간

  • 입력 2003년 1월 20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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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동부면 수산리의 ‘용왕제’.국립미술박물관
경남 거제시 동부면 수산리의 ‘용왕제’.국립미술박물관
‘남해안 어촌에서는 제사상에 장어와 숭어를 올리지 않는다. 장어는 뱀을 연상시키고, 숭어는 민물이 섞인 더러운 물에 살아서 부정한 생선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6일 경남지역 어촌 마을의 민속과 생활, 민간 신앙을 기록한 ‘경남 어촌민속지’를 펴냈다. 1999∼2000년 2년간 경남 거제시 남부면 도장포 마을 등 30개 어촌을 조사했다.

‘경남 어촌민속지’는 어촌 민속조사 사업의 하나로 ‘경기도와 충남 어촌민속지’(1994∼1995년 조사·1996년 간행)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된 것이다. 민속박물관은 현재 ‘전라남북도 어촌민속지’도 준비 중이다. ‘민속’이라고 하면 흔히 농촌을 먼저 떠올린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농경문화가 이어진 만큼 전통적인 민속이 농촌 지역에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속에 관한 학술 조사도 농촌 위주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한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성상 어촌의 비중이 적지 않고 이곳에는 농촌과 다른 독특한 민속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994년부터 어촌의 민속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500쪽의 ‘경남 어촌민속지’에는 어촌의 민속이 사진 203컷, 그림 130장 등으로 수록돼 있다. 다음은 경남 지역 어촌 민속 중 일부. △첫 출어 날에는 뱃고사를 지내는데, 물이 가득 차듯 고기가 배에 가득 차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들물(밀물)’에 지낸다.△선주 선장은 출어를 앞두고는 결혼식 백일잔치 회갑 생일잔치에 가지 않는다.△풍어를 기원하며 ‘용왕제’를 지낸다. △날씨는 갈매기가 정확히 안다고 믿는다. 기후가 나빠질 조짐이 있으면 갈매기가 육지로 올라온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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