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정&가족]식탁위의 컬러과학

  • 입력 2003년 1월 14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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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양식 상차림. 서로 어울리는 식탁 위의 배색은 가족들의 식욕을 돋운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전형적인 양식 상차림. 서로 어울리는 식탁 위의 배색은 가족들의 식욕을 돋운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보기에 좋아야 맛도 있다는 말이 있다. 식탁위의 컬러과학을 한마디로 말해주는 말이다.

아무리 영양가가 높은 음식이라도 맛있어 보이지 않으면 식욕을 자극할 수 없다. 같은 음식이라도 음식물의 적절한 색채 밸런스에 따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흔히 음식에는 저마다의 칼로리가 있지만 색상에 따라 같은 생선, 같은 채소라도 칼로리를 달리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의 색상을 유심히 살펴보면 대체로 3∼5가지가 어울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탁 색상은 대체로 흰색, 빨간색, 푸른색, 노란색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식욕을 돋구고 맛을 낼 수 있게 색상을 디자인하는 음식 코디 전문가가 생겼다. 일반적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색은 빨간색 고기나 싱싱한 초록색 야채가 대표적이다.

빨간색은 일반적으로 육류의 단백질 색상이고, 노랑은 지방, 녹색은 미네랄 성분을 가진다. 녹색류의 음식을 가까이하게 되면 입맛을 돕기는 하지만 다른 육류섭취를 과다하게 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어 빨간색의 육류 또는 노란색의 지방류 음식과 같이 식욕을 당기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식탁의 배색은 난색을 주조색으로 3가지 색상 정도이면 맛과 멋 영양제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예부터 ‘음식물은 색으로 선택하라’는 말이 있다. 같은 음식이라도 색이 진하면 칼로리나 미네랄, 비타민 등 영양가가 높다. 이것은 달리 설명할 필요도 없이 햇볕을 많이 받아 탄소동화작용을 많이 한 식물이 엽록소가 많아 더 푸르기 때문이다. 과일과 생선, 조개 등 어패류도 색상의 좋고 나쁨에 따라 품질이 다르다.

식욕을 감퇴시키는 색상 배합도 있다. 식육점에 흰색 벽이나 푸른색의 형광등을 사용하게 되면 흰 잔상이 남아 고기가 검게 부패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식욕을 떨어뜨린다. 마찬가지로 한색계열인 청색의 식기, 보라색으로 된 식탁보 등은 식욕을 저하시키는 다이어트 색상배합에 사용된다.

색채의 특징을 이용해 생겨난 먹을거리 판매전략이 컬러마케팅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외식업체에서는 컬러마케팅으로 먹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고 있다. 색채마케팅의 대표적 브랜드가 코카콜라이다. 빨강이 작열하는 태양을 상징하는 주조색이라면 흰색은 작열하는 태양 아래 더위를 달래는 물보라처럼 튕기는 액센트 컬러이다. 얼마나 짜릿하고 시원한 느낌인가. 강렬한 태양, 발랄한 몸짓을 연상케 하는 색상조합과 디자인은 마시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일상생활에서도 컬러를 이용해 식욕을 촉진하는 식탁연출을 해보자. 식탁 위에 빨간 장미, 부드러운 아이보리 식탁보, 오렌지색이나 노란색 앞치마를 두르고, 밝은 조명에서 컬러의 오묘한 세계를 마음껏 즐기자.

염경숙(컬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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