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삼국지 영웅전' 27일부터 3월 17일까지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8시 09분


유비,조조,손권,제갈량,관우(왼쪽부터)
유비,조조,손권,제갈량,관우(왼쪽부터)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세상을 논하지 말라.”

중국 명나라 나관중이 지은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는 단지 흥미만을 위한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난세를 꿰뚫는 위(魏),촉(蜀),오(吳) 삼국 호걸들의 지략과 처세, 의리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동양의 고전이다.

1. 한나라 유물인 도자기 인형.몸을 흔들며 노래하는 모양을 하고있다.
2. 삼국시대유물인도자기 오리.장식용으로 쓰였다.
3. 삼국 시대 전투에서 성을 공격할 때 쓰던 무기인 ‘당성거’ 모형.
4. 제갈량이 만든 팔진도 모형./사진제공 예전엔터테인먼트

제갈량의 지모와 조조의 계략, 관우의 용맹을 책이 아닌, 유물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동아일보사가 세종문화회관, 중국 쓰촨(四川)성 문물관리부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삼국지 영웅전-도원결의에서 출사표까지’(세종문화회관·27일∼2003년3월17일)는 중국 삼국 시대의 유물과 삼국지와 관련된 문화재를 통해 영웅들의 삶과 기개를 생생히 보여주는 전시다.

유비가 터를 잡았던 촉나라의 고도(古都)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의 우호우츠(武候祠)박물관, 쓰촨성박물관 등 중국 4개 박물관에서 출품한 유물 200여점과 미니어처, 깃발, 모형이 어우러진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들은 마치 ‘삼국지’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전시는 모두 5개 주제로 구성된다. 각 전시실은 시대순으로 도원결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출사표 등의 부제가 붙어있고 마지막 4관은 삼국시대의 유물을 망라해 꾸며진다. 한조 말엽부터 삼국지연의가 쓰여졌던 명대까지의 유물을 볼 수 있다. 초중고생부터 ‘삼국지’ 마니아들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전시회.

●도원결의(桃園結義)

‘유비, 관우, 장비가 만나 복숭아 밭에서 한날 한시에 죽기를 소원하며 의형제를 맺는다. 유비를 맏형으로 삼고, 관우 장비가 아우가 된다. 이들은 곧바로 출정해 세상을 어지럽히는 황건적 무리를 토벌한다’.

유비 관우 장비의 결의 장면을 형상화한 동상과 도원결의에 쓰였던 물품 등이 전시된다. 관우의 청룡언월도, 장비의 장팔사모, 유비의 쌍고검 등 중국 전통 병기도 선을 보인다. 황건적의 난을 개략적으로 보여주는 그림과 한말 제후의 할거 형세를 설명하는 그림은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삼고초려(三顧草廬)

‘신야에서 세를 얻은 유비는 융중에 있는 제갈량의 초가집을 방문한다. 세 차례나 방문한 끝에 겨우 제갈량의 마음을 얻으니, 비로소 와룡(臥龍)은 꿈을 펴고 하늘로 오른다’.

제갈량이 은거하며 글을 읽던 서재를 재현했다. 책상, 보료, 가야금, 죽간, 붓, 벼루 등이 놓인 서재를 통해 청운의 뜻을 품고 때를 기다리던 영웅의 흉중을 엿볼 수 있다. 청동 훈등, 청동 거울 등의 유물과 ‘사마휘 다시 명사를 추천하다’ ‘서서가 제갈을 추천하다’ 등의 내용을 적은 고서(古書)도 출품된다. 푸른 산과 맑은 물이 흐르는 전시실 배경은 ‘은자의 삶’을 표현했다.

●적벽대전(赤壁大戰)

‘제갈량과 주유가 조조의 백만 대병과 마주한다. 제갈량이 칠성단에서 바람을 빌고, 주유가 삼강구에서 불을 붙인다. 배와 배를 이어 붙이는 연환계를 쓴 조조의 군대는 화공에 전멸하고 조조는 쫓기는 몸이 된다’.

불타는 적벽의 대형 그림은 치열했던 전투의 상황을 보여준다. 조조가 시를 읊조리는 모습, 손권이 검으로 책상을 베는 모습, 제갈량이 동남풍을 기원하는 모습, 주유가 칼을 들고 지휘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당시 전쟁에 참여했던 장군 일람표와 전쟁의 경과표, 병력 대조표 등은 역사를 바로 보는 법을 가르쳐준다.

●출사표(出師表)

‘촉의 제갈량이 위나라를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다. 출정을 앞두고 황제 유선에게 글을 올리니 국가의 장래를 우려한 문장은 고금의 명문으로 일컬어진다’.

송의 명필 악비가 쓴 출사표 탁본 37장과 제갈량의 남벌 및 북벌 개황도가 전시된다. 제갈량이 남벌할 때 낮에는 두드려 밥을 짓고, 밤에는 두드려 경고를 보냈다는 북인 ‘제갈고(諸葛鼓)’ 등도 선을 보인다.

●삼국시대 역사 유물

삼국시대의 동전과 도자기, 각종 공예품이 출품된다. 한나라 시대 당시의 풍속을 그린 벽돌 탁본 40여장과 청나라의 각본인 ‘삼국연의’의 삽화는 삼국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조조의 아들 조식이 선녀 복비와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지는 내용을 그림으로 그린 ‘낙신부도’가 운치를 더한다.

▽전시 주관 및 안내〓예전 엔터테인먼트 (www.artfield.co.kr), 02-755-7345

▽입장료〓어른 1만원, 중고생 7000원, 초등학생 5000원. 20인 이상 단체 관람시 1000원 할인.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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