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교수는 지난해 말 출간한 ‘제주도목장사(濟州道牧場史)’로 제주학회(회장 전경수 서울대 교수)가 제정한 제1회 제주학술상을 받는다. 40여년간 마정 연구 외길을 걸어온 ‘고집’을 인정받은 셈이다.
“1960년경부터 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전공은 군제사(軍制史)였는데 여기에 말 연구가 빠질 수 없었고 관심이 가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전공이 바뀌었습니다.”
남 교수는 “과거 한국에서 말은 국토 방위뿐 아니라 교통과 통신 수단의 역할도 했다. 말총과 갈기로는 갓이나 악기를 만들었고 심지어 식용이나 연료(배설물)로도 쓰였다”며 한국사에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을 설명했다. 남 교수의 관심은 이런 말의 최대 산지인 제주도 목장의 역사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남 교수는 “제주도목장사 저술을 위해 최근 1년에 20번 정도 제주도를 다녀왔다”며 “답사를 하다 실족해 입원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 답사를 통해 제주도 옛 목장들의 위치를 찾아낸 것은 남 교수가 일궈낸 성과 중 하나다.
제주도목장사는 6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논문이지만 남 교수에겐 미흡한 점이 많다. 남 교수는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 마경언해에 실린 자료를 분석해 내년 6월에 제주도마정사의 증보판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학술상 시상식은 22일 오후 5시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