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인테리어]분당 ´2001 아울렛´ 분위기별 ´컨셉트 룸´

  • 입력 2002년 10월 24일 16시 34분


《집은 단순히 먹고 자는 곳이 아니다. 직장생활에, 인간관계에 후줄근해진 육신을 쉬게 할 정신과 육체의 ‘충전소’ 같은 곳이다. 때에 따라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는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 있는 ‘2001 아울렛’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평형별로, 혹은 분위기 별로 ‘컨셉트 룸’을 제안하고 있다.

집을 꾸며 본 사람은 안다. 딴에는 미적 감각을 최대한 동원해서 디자인했는데 어색한 경우가 많다. ‘컨셉트’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 사람도 옷과 액세서리를 하나의 주제로 맞출 때 아름다움이 돋보이듯이 집을 꾸밀 때도 일관된 미(美)가 있어야 한다. 가구와 소품을 모두 바꾸면 일관성을 얻기가 가장 쉽다. 그러나 수명이 긴 가구를 한 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이 때는 커튼과 침구류를 바꾸는 것이 방법.

요즘과 같은 늦가을에는 퀼트나 누빔 처리된 침구류를 고른다. 볼륨감이 있어 따뜻한 느낌이 난다.

커튼은 침구류와 같은 색상으로 맞춘다. 흰색, 아이보리색 보다는 커피색, 베이지 등 중간 계열이 좋다.바닥이 원목이거나 마루무늬일 경우 카펫이나 러그는 너무 화려하지 않은 잔잔한 무늬가 들어간 것이 좋다. 반면 황토색 바닥 등으로 밋밋한 경우 낙엽무늬나 사각도트가 들어간 약간 화려한 제품이 좋다.

‘2001 아울렛’에는 13개의 컨셉트 룸이 있다. 보고 배우며 내 집안을 꾸밀 만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아예 똑같은 상품을 사와도 좋다. ‘따라하기’만큼 뛰어난 창조성도 없다지 않은가.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김주애 차장(36·사진)은 ‘2001 아울렛’의 한명 뿐인 ‘컨셉트 디렉터’다.

컨셉트 디렉터는 디자이너 겸 구매담당자. 각 쇼룸을 어떻게 꾸밀지 개념을 정한 뒤 수십명의 구매 담당자들과 함께 세계 각지를 돌며 물건을 사온다. 워낙 여러 곳을 다니기 때문에 스니커즈가 일 년에 세 켤레나 닳을 정도.

색다른 소재의 가구를 찾기 위해 김 차장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를 자주 찾는다. 등나무나 바나나잎 등으로 엮어 독특한 느낌을 연출하는 이국적인 가구가 많다. 싸고 예쁜 섬유류는 중국 항저우(杭州)에 많다.

독일지역은 모던한 느낌의 기능이 뛰어난 주방기기를 사기에 좋다. 압력냄비 쌍둥이칼 프라이팬 등이 대표적. 프랑스는 유리제품, 영국은 도자기가 뛰어나다.

김 차장은 “해외 여행을 할 때 손이 가는 장식품들이 있지만 예쁘다고 하나만 사들고 오면 낭패”라며 “세라믹 장식품이나 미니어처 등은 하나만 덩그러니 둘 때보다 서너 개가 한 번에 진열될 때 돋보인다”고 말했다.

독일 맥주컵, 곰을 주제로 한 장식품 등 특정한 주제를 정해두고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장식품을 모아 집안을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

집안 내 가구와 소품의 색상과 무늬를 맞추는 것은 기본이다. 면적을 많이 차지해 눈에 잘 띄는 침대보, 커튼, 쿠션은 비슷한 색상으로 통일하고, 액자는 방 분위기에 맞게 고른다.

로맨틱한 분위기라면 꽃 그림을, 내추럴한 분위기라면 허브를, 클래식하면 정물화를 선택하는 식이다. 색상도 진한 갈색(클래식), 검정 또는 은색 철제(모던)를 고른다.

김 차장은 “나라마다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가구부터 소품까지 인테리어 관련 제품들의 집단 생산지가 있기 마련”이라며 “해외여행을 떠날 때 이런 곳을 미리 알아두고 행선지에 넣는 것도 이색적인 소품을 구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연주의

●자연주의

세대에 상관없이 튀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도시 생활에 지친 몸을 누일 만한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그린’과 ‘허브’가 주된 컨셉트로 선택됐다.

창에 애교스럽게 달린 커튼과 쿠션의 색상, 바구니와 탁자 위의 장식품이 모두 초록 계열이다.

최근 4계절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등나무 소재 가구가 곳곳에 쓰였다.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한 소파와 탁자뿐만 아니라 침실과 나란히 붙어 있기 마련인 베란다에도 등나무 의자가 제안됐다.

등나무 가구는 의외로 싸서 베란다용 벤치는 11만4000원, 거실 소파는 39만9000원.

로맨틱/왕자랑 공주랑

●로맨틱

명품 스타일과 달콤한 신혼 스타일 두 개로 꾸며졌다. 품격 있는 신혼방을 원하는 부부는 백색의 가구와 짙은 갈색의 등나무 탁자를 조화시키면 좋다.

프랑스풍의 푸른색 꽃무늬가 침구류, 커튼 등에 쓰여 로맨틱한 느낌을 살린다.

침대 옆에 세우거나 사이드 테이블에 올려둘 조명기구는 탁한 유리로 갓을 씌워 은은한 분위기가 돋보이게 했다.

달콤한 신혼을 강조하려면 핑크빛을 주제로 삼는다.

가구는 백색이지만 침구와 각종 소품은 핑크빛. 여기다 왕좌(王座), 공주 침대 등의 상부를 가리는 장식으로 주로 쓰였던 캐노피 커튼을 침대 위에 달아주는 것이 포인트.

●왕자랑 공주랑

요즘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쇼핑 나와서 스스로의 취향대로 소품이나 가구를 직접 선택한다.

여자아이는 주로 공주풍을, 남자아이는 곰돌이 또는 차, 비행기 등이 소재로 채택된 제품을 좋아한다. 여자어린이용 방은 달콤한 신혼과 컨셉트가 비슷하다.

핑크빛을 주제로 하고, 캐노피 커튼도 제안됐다. 리본, 레이스 등을 좋아하기 때문에 커튼 묶음도 리본으로 마무리.

남자아이용 방은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푸른색 계통에 커튼 묶음의 모양도 자동차다.

요즘처럼 난방을 하기엔 이르지만 쌀쌀한 때도 바닥에 앉아서 장난감 자동차 등을 자주 갖고 노는 아이를 위해 놀이용 매트를 깔아주면 좋다. 아이들은 TV를 보면서 만화 캐릭터에 열광하지만 금방 싫증내기도 한다. 따라서 캐릭터 상품은 자주 갖고 노는 것 한두 개만 사주고 방을 꾸밀 때는 무난한 무늬로 가는 것이 좋다.

도시풍·전원풍/클래식

●도시풍·전원풍

생활패턴에 따른 구분이다. 주로 싱글룸에서 생활하는 전문직 종사자에게 어울릴 법한 모던한 감각의 세련된 스타일(위)과 집은 ‘스위트 홈’이어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아늑한 컨트리 스타일이 있다.

도시풍 집은 탁자부터 식기, 조리 기구까지 은색 철제 제품으로 주로 꾸민다. 심지어 침실 방에 들어간 장롱의 손잡이도 철제. 반투명 유리(샌딩 글라스)로 된 스탠드, 장식장 등을 곁들이면 좋다.

전원풍 집에는 푸른색, 붉은색, 초록색이 흰색과 1 대 1 로 교차된 체크무늬와 십자수의 천들이 주된 소재.이것들로 쿠션 테이블보 등을 만든다.

등나무나 바나나 잎으로 짠 바구니는 책, 철 지난 옷 등을 넣어두기에 그만인 실용성 높은 장식품. 깜찍한 모양의 나무 도마나

나무 접시꽂이는 포근함을 더해준다.

●클래식

영국 스타일과 유럽 스타일로 나뉜다.

40평 이상 대형 평수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기법.

귀족적이면서 정제된 영국 스타일에는 밝은 색상보다 깊고 어두운 색상의 가구가 선택된다. 나뭇결을 살린 원목 가구와 가죽 소파가 기본이다.

정제된 모양의 서랍장이나 사이드 테이블을 둬서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을 주면 좋다. 화병도 도자기로 된 고급 제품을 선택한다. 침구류는 한 색상의 잉크로 펜화를 그린 듯한 느낌의 문양이 인기다.

유럽 스타일은 깨끗하고 하얀 린넨으로 감싼 듯한 느낌이 기본이다. 침구나 커튼, 쿠션 등에는 무늬가 날염되지 않고 실의 짜임 자체로 문양이 만들어진 것이 좋다. 붉은 기운이 도는 진한 초콜릿색 가죽소파가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며 중심을 잡아주면 청동 조각상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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