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건강특집]아이 시기별 치아관리 이렇게

  • 입력 2002년 9월 16일 17시 51분


'건강한 치아 지금부터...' 동아일보 자료사진
'건강한 치아 지금부터...' 동아일보 자료사진
▼“예쁘다” 뽀뽀 해줬는데 부모 충치균 옮았대요▼

《유준호(7), 준성(6) 엄마 이혜나씨(35·서울 송파구 석촌동)는 최근 형제를 동네 치과에 데려갔다가 깜짝 놀랐다. 콜라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두 아이의 치아는 반 이상 썩어있었던 것. 이씨는 ‘진작 신경 좀 쓸 걸’하고 후회가 됐다.

어린 시절 치아관리는 평생의 건강한 치아를 보장한다. 특히 젖니는 어차피 ‘빠질 이’라고 생각해 충치가 생겨도 별 신경을 안쓰기도 한다. 그러나 젖니는 예쁜 영구치를 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빠질 때까지 건강하게 보존해야 한다. 시기별 치아관리의 요령과 주의점에 대해 알아봤다.》

▽0∼5세〓생후 6개월이 되면 이가 나기 시작한다. 이가 나면 부모가 하루에 두 번 정도 손가락에 젖은 거즈를 끼고 부드럽게 닦아준다.

서울대병원 소아치과 장기택 교수는 “아기는 충치를 유발하는 균이 없는 상태로 태어나지만 부모와 껴안고 입맞추는 과정에서 옮게 된다”며 “부모는 아기를 위해서라도 구강 위생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우유병을 수시로 사용하는 아기는 우유병 치아우식증(충치)이 생길 위험이 높다. 충치는 단 것 자체보다 단 것을 세균이 분해하면서 배출하는 산(酸)에 의해 치아가 부식되면서 발생한다. 우유 속의 젖당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산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아기의 치아를 공격하는 것. 대개 윗니 중 앞니 4개에 잘 생기며 진행이 빠르고 통증이 심하다. 부모가 아기의 이를 깨끗이 하는 데 신경 써야 하며 특히 자기 전에 우유병을 물려 재우지 않도록 한다.

2세 가까이 되면 스스로 칫솔을 사용하게 한다. 그러나 아직은 부모가 철저히 지도해야 한다. 불소가 든 어린이용 치약을 사용하는게 좋은데 불소와 많이 접촉할수록 치아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치약을 삼키지 않도록 주의시킨다.

▽6∼12세〓이 시기에는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난다. 먼저 아래쪽 앞니가 빠진 뒤 다시 나며 맨 뒤에 어금니가 나게 된다.

어금니는 치아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 이 시기 어금니가 올라올 때 잇몸에 파묻혀 있다가 천천히 올라오면서 잇몸과 어금니 사이에 음식물이 끼어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서 치과에서 치아 표면에 불소를 발라주는 불소도포를 할 수도 있는데 약 40∼70%의 충치예방 효과가 있다. 비용은 1만∼3만원이다. 또 어금니가 나온 직후 어금니에 ‘실란트(치면열구전색)’를 하기도 하는데 어금니의 가느다란 틈 사이를 플라스틱 계통의 액체물질을 발라 메워주는 것이다. 65∼90%의 충치예방효과가 있으며 치아 한 개에 3만∼4만원이 든다.

▽소아교정〓소아교정은 입 속의 근육과 뼈, 치아체계에 변화를 주어 자라는 치아가 정상적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 주걱턱이나 덧니 등의 부정교합은 6세 이전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일부는 소아교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부정교합을 일으킬 소지가 있으면 이를 미리 예측해 원인요소를 제거한다. 나쁜 습관을 교정하는 치료도 여기에 포함된다.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고 코가 아니라 입으로 숨을 쉬는 등의 습관이 지속되면 얼굴 모양과 치열에 이상이 생기므로 이를 교정해야 한다.

▽치아 외상〓한참 뛰어 놀 나이의 어린이는 치아가 흔들리고 부러지거나 빠지는 경우가 잦다. 장 교수는 “운동하는 아이에게는 권투 선수의 입 안에 끼우는 ‘마우스가드’를 해주면 입술과 뺨, 뼈를 보호하고 뇌진탕과 턱뼈 골절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아가 완전히 빠져도 1시간 내에는 다시 심고 주변치아에 고정시킬 수 있으니 치아가 오염되거나 마르지 않도록 식염수나 우유에 담가서 가져 온다. 입에 물고 와도 된다. 빠진 치아를 수돗물로 닦지 않도록 주의한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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