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그후 1년]문명간 대화-테러원인 파헤친 서적 밀물

  • 입력 2002년 9월 10일 18시 26분



9·11 테러 사태 이후 국내에서는 이슬람 관련 서적과 테러 배경을 파헤친 책 등 약 50여종이 쏟아져 나왔다. 사태 직후에는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과 경고를 하는 책들이 많았던 반면, 1년이 지난 요즘 시점에는 테러의 원인과 문명간의 대화를 강조하는 책들이 대거 출간됐다.

▽미국의 중동정책 비판〓 미국 사회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높여 온 노엄 촘스키(MIT 대)와 에드워드 사이드(컬럼비아대)의 저서들이 주류를 이뤘다. 촘스키는 ‘불량국가’(두레), ‘촘스키, 9-11’(김영사)에서 미국을 이라크 리비아 등과 같은 수준의 불량국가로 지목하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도전받는 오리엔탈리즘’(김영사)에서 9.11테러를 ‘무지의 충돌’이라 규정하며 아랍과 서구사회간 대립과 갈등을 부추겨온 언론과 지식인들의 편견을 비판했다. 당대비평과 평화네트워크가 공동 기획한 ‘전쟁과 평화’는 국내외 국제 문제 전문가들이 9.11테러 이후 했던 발언들을 모은 책.

▽이슬람을 알자〓‘이슬람, 그들은 누구인가’(가토 히로시·고도), ‘이슬람 문명’(정수일·창작과비평), ‘이슬람’(이원삼 이희수·청아), ‘이슬람이란 무엇인가’(맬리스 루스벤 ·동문선)등이 이슬람 개괄서로 각광을 받았다. 초당과 미다스북스 출판사는 ‘마호메트 평전’을 각기 펴냈다. 이란 하타미 대통령의 연설문을 묶은 ‘문명의 대화’(지식여행)는 문명간의 대화를 강조한 책으로 또 다른 성찰을 제공한다.

미국인 작가 조사코가 그린 만화 ‘팔레스타인’(글 논그림밭)은 1991년 이스라엘 점령지구 팔레스타인 내 가자지구와 서안에서 저자가 지내며 겪었던 체험을 냉정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그려냈다. ‘끝나지 않은 전쟁’(한국이슬람학회·청아)은 카슈미르 코소보 등 이슬람 세계의 소수 민족 분쟁에 대한 연구 결과를 묶은 책. 최근 나온 ‘사담 후세인’(김동문·시공사)은 국내 저자가 쓴 후세인 연구서로 눈길을 끌었다.

▽테러는 왜 발생했나〓‘빈 라덴,금지된 진실’(장 샤를르 브리자르 & 기욤 다스키에·문학세계사) ‘9·11 위대한 기만’(이리유카바 최·문예춘추) ‘부시의 음모’(이타가키 에이켄·당대) 등은 테러 발발을 전후로 발생한 사건들을 되짚으며 원인을 추적한 책들이다.

‘빈 라덴…’은 아랍 패권과 석유를 둘러싼 아프간 탈레반 정권과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빈 라덴 사이의 복잡한 거래를 비밀 문서, 관련자 증언 등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9·11…’과 ‘부시의…’는 ‘정보 대국 미국이 테러를 정말 예상하지 못했는가’란 의문에서 출발해 ‘9.11테러는 미국이 빈 라덴을 기용해 조작해 낸 자작극’이라는 도발적인 결론에 이른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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