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만의 회합…서울대교구 '전체회의'내년 6월까지 개최

  • 입력 2002년 6월 28일 18시 27분


서울대교구 관계자들이 3월 준비위원회를 열어제4차 시노드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들이 3월 준비위원회를 열어
제4차 시노드를 준비하고 있다
가톨릭 서울대교구(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국내 가톨릭 사상 최대 규모의 시노드(Synod·교구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시노드는 희랍어로 ‘함께 하는 여정’이란 뜻. 초대 교회 이래 교회에 중요한 문제가 있을 때 함께 모여 의논하는 회의로 교구 시노드와 주교 시노드가 있다. 교구 시노드는 주교가 소집하며 성직자뿐 아니라 수도자, 평신도 등이 함께 참여해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교황이 전 세계 주교 대의원을 소집해 이뤄지는 주교 시노드는 1962년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뒤 생겼다.

서울대교구 시노드는 1857년 교구 전신인 제1차 조선대목구 시노드이후 한국 가톨릭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1800년대 후반 만주에서 열린 2차 시노드에서는 병인박해로 무너진 교회를 재정비했고 1922년 3차 시노드에서는 ‘서울교구 지도서’를 발표해 한국 교회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교구 외에도 부산 대구 인천 수원 교구가 시노드를 개최한 바 있다.

특히 80년만에 개최되는 서울대교구 시노드는 교구 역사상 최초로 평신도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제까지의 시노드는 교회 여건상 모두 사제들만 참여했다.

서울대교구는 본당 230여개, 사제 720여명, 신자 수 137만여명에 이르는 거대 교구.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마닐라 대교구에 이어 두 번째 큰 교구로 이번 시노드의 결과는 지역 내 가톨릭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사무국 부국장인 박선용 신부는 “이번 시노드는 선교 200여년을 맞은 한국 가톨릭이 새 천년에 걸맞는 교회 위상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신앙 생활이 정체된 ‘냉담자’가 늘어나는 교회 안팎의 어려움을 교구의 신자가 함께 참여해 대안을 찾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노드는 의제 선정과 의안 작성 등 크게 준비단계와 본회의 단계로 나뉜다.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청소년·청년 등 7개 분야에 걸쳐 8월까지 각 본당에서 활발한 토론마당이 펼쳐진다. 이 결과를 토대로 대의원들이 본회의에서 다시 토론을 벌인 뒤 내년 6월 예정인 폐막식에서 최종 문건을 채택하게 된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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