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창의사 의거 70주년]"李의사 독립혼은 정의의 귀감"

  • 입력 2002년 1월 8일 18시 07분


일제의 군국주의가 극에 달했던 1932년 1월8일 일본 도쿄 경시청 앞에서 일본 천황에게 폭탄을 던졌던 이봉창 의사의 의거 70주년을 맞아 이 의사에 대한 조명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봉창 의사의 의거는 안중근 윤봉길 의사의 의거와 함께 일제시대의 3대 의열투쟁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이 의사는 후손이 없어 그동안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최근 이 의사의 재판기록을 일본에서 입수한 단국대 이봉창의사장학회(회장 장충식·張忠植)는 이 의사가 32세의 나이로 처형된 10월10일에 맞춰 이 자료들을 자료집으로 묶어내기 위해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의사의 독립정신을 널리 선양하기 위해 2000년 11월 창립된 이봉창의사장학회는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이 의사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2000년 11월 및 2001년 10월에는 이 의사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회장 김진현·金鎭炫)도 2001년에 창립되어 8일 효창공원에서 있은 의거 70주년기념식을 주관했다.

장학회는 이 의사 관련 연구를 모은 ‘이봉창 의사와 한국 독립운동’(단국대 출판부)도 발간했다. 이 책에서는 이 의사의 의거에 대한 역사성과 그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국민대 조동걸 명예교수는 “의열투쟁은 정의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타격 목표가 분명하며 공개적 행동이라는 점에서 테러와는 분명히 구별돼야 한다”며 “천민자본주의가 만연하고 정의와 정도가 실종되고 있는 역사 앞에서 이 의사의 의거는 더욱 빛난다”고 역설했다.

의거 70주년의 의의에 대해 서울대 사회학과 신용하(愼鏞廈) 교수는 “세계는 지금 모든 나라가 함께 연대하여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최근 일본에서는 우경화가 진행되고 군국주의가 급부상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이봉창 의사의 독립정신과 과감한 의거정신을 널리 알려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찬 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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