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관 변천사]'마담뚜'-전통맞선 사라지고 재혼미팅 활발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8시 37분


“남자는 여자의 외모를 본다는 점, 여자는 남자의 경제력을 제일 중요하게 본다는 점만 빼놓고는 다 변했습니다.”

결혼정보회사 ㈜좋은만남 선우의 이웅진 사장(37). 91년 11월 15일 ‘선우이벤트’ 로 시작, 국내에 본격적인 결혼정보회사 사업을 도입했던 그에게 지난 10년 동안 바뀐 결혼과 미팅문화의 트렌드를 물었다. 그는 최근 3년 동안에만 자사 회원 2000여쌍의 결혼을 성사시켰다.

▽‘마담뚜’가 없어졌다?〓결혼정보회사가 본격적으로 생겨나며 늙수그레했던 중매쟁이들이 없어졌다. 현재 업계의 전문 ‘커플매니저’들은 대부분 20대 중후반. 대신 결혼정보회사에서 유행처럼 썼던 ‘∼이벤트’는 불법전화방 회사들이 간판으로 내걸며 이미지가 나빠진 탓에 요즘은 거의 쓰지 않는다.

▽가벼워진 만남〓엄숙한 분위기의 맞선이 사라지는 대신 ‘김장미팅’처럼 직장인 단위의 각종 테마미팅이나 짝짓기 이벤트 등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10번 동안 맞선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미팅상품권도 등장했다. 서로가 원하는 ‘맞선자의 조건’ 항목이 세분화 돼 최근에는 상대방이 원할 경우 ‘성형유무’까지 알려줘야 한다.

▽‘양극화’로 승계되는 전통〓맞선 볼 사람의 ‘고향’은 아예 신경쓰지 않거나 대단히 많이 신경쓰는 두 부류의 사람들로 나뉜다. 신경쓰는 사람들은 본적이 아니라 원적까지 조사해 달라는 사람이 있을 정도. 궁합 역시 대부분 크게 개의치 않지만 신경쓰는 사람들은 양가 부모뿐만 아니라 20, 30대인 당사자들까지 나서 챙기는 탓에 결혼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재혼시장’도 뜬다는데…〓최근 급속히 수요가 늘고 있다. ‘신혼이혼’이라 불릴 만큼 결혼 후 1년 안에 이혼하는 커플이 늘어나고 있다. 동반 자녀가 없거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던 ‘신혼이혼자’들은 조건만 맞으면 초혼자들과도 결혼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러나 초혼 때처럼 상대방과의 ‘느낌’을 따지며 만나기에는 한계가 있어 ‘주어진 조건’에 따라 만남의 순서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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