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조각 '새로운 발견'…로댕갤러리서 특별전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22분


재인꼭두
조선 후기(17세기 후반∼19세기)는 한국미술사에서 의미심장한 시대다. 중국 산수에서 벗어나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의 산수를 그린 진경산수화를 탄생시켰던 시대. 상류층만이 아니라 일반 백성들의 일상적인 미적 감각을 담아 도자기를 만들었던 시대. 당시 실학 분위기에 힘입은 자신감의 시대이자 변화와 다양성의 시대였다. 조각도 예외는 아니었다.

호암미술관은 조선 후기 조각들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28일부터 11월8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새로운 발견! 조선 후기 조각전’.

각종 불상, 동자상, 사자 모양의 법고(法鼓) 받침, 용두(龍頭), 문인석, 각종 모양의 꼭두, 꽃살문, 동물 모양 연적 등 70여점을 전시한다.

언뜻 낯설고 투박해 보이는 작품들. 회화나 도자기에 밀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화려함보다 더 매력적인 인간적인 미감을 느낄 수 있다.

잡상

상여에 장식하는 꼭두 조각의 경우, 익살스러움으로 보는 이의 웃음을 절로 자아낸다. 재주 넘거나 농악을 하는 꼭두…. 죽음으로 가는 과정에서도 인간적인 해학과 여유를 잃지 않으려했던 조선 후기 사람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정형화된 틀에 얽매였던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난 자유분방함이 이들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잡귀나 재앙을 막기 위해 해놓은 기와지붕 추녀마루의 장식, 문 하나 전체를 꽃으로 조각한 꽃살문을 직접 관람하는 것도 이 전시의 매력이다.

관람객을 위해 매일 오후 1, 3시 작품설명회가 있다. 월요일 휴관. 02-2259-7781,2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