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원 회고전]'모처럼 만나보는 전통산수화의 맥'

  • 입력 2000년 9월 18일 19시 33분


1972년부터 저명 작고 또는 원로작가의 예술 세계를 정리하는 시리즈를 계속해 온 동아일보사는 22번째로 심경 박세원(心耕 朴世元·1922∼1999) 화백의 회고전을 마련했다.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구사옥 일민미술관.

이번 전시회에는 심경의 초기 작품부터 만년작까지 산수화 100여점과 화조도 30여점, 부채그림 등이 출품됐다.

1922년 평남 개천에서 출생한 심경은 동양화 6대가 중 한 사람인 심산 노수현(心汕 盧壽鉉)의 직계제자로 전통 산수화의 맥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남종화의 문사적 기질과 북종화의 사생적 표현 양식을 절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서울대 미대 초대학장인 우석 장발(雨石 張勃)로부터 현대회화에 대한 시각, 교육자 및 작가로서의 화단 참여의 규범, 신앙심 등을 이어 받았다.

심경은 산수화에 인물을 거의 그리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가로이 낚싯대를 드리운 풍류어부가 있을 법한 장면에서도 사람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서울대 미대 정형민교수는 이같은 심경산수의 특징을 ‘무주성(無主性)의 유주성(有主性)’이라고 표현한다. 심경의 작품은 로마 교황청 바티칸미술관과 미국 백악관에도 소장돼 있다.

1954년부터 30년간 모교인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후학을 양성했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 한국미술협회 고문 등을 역임하는 등 심경은 미술행정가로서도 화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동아일보의 회고전 시리즈는 1997년 이상욱회고전 이후 중단되었다가 미술사업을 비롯한 우리 문화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고 일민 김상만(一民 金相万)선생을 뜻을 기리기 위해 설립한 일민미술관과의 공동주최로 다시 열리게 됐다. 02―721―7772

<오명철기자>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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