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보 '국민건강 보험' 출범

  • 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40분


직장의료보험과 지역 및 공무원 교직원 의료보험조직을 일원화하고 직장의료보험료 부과체계를 단일화한 통합 의료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이 내달 1일 출범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그동안 지역의보를 담당해온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의 188개 지사 민원실과 139개 직장의보조합이 합쳐져 6개 지역본부에 235개 지사 출장소로 구성된다.

또 진료비 심사기관인 기존의 의료보험연합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개편된다.

이에 따라 국민은 직장-지역 가입자격 변동 등 의료보험 관련 민원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고 직장인들은 단일소득에 단일보험료가 적용돼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이 개선된다. 그러나 의료보험 재정이 갈수록 악화돼 올 하반기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 신설된 국민건강보험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직장이 지역부실 메워▼

특히 지역의보가 부실한 상태에서 조직과 함께 재정까지 서둘러 통합할 경우 적립금 액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직장의보에 부담이 전가돼 직장인 보험료 인상과 의보재정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직장-지역-공교의보를 합친 3개 의보의 총수입은 8조3000억원, 총지출은 9조1670억원으로 적자가 8670억원이나 됐다. 95년의 경우 3개 의보는 538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었다.

이 중 직장의보 적자는 5750억원, 지역의보 적자는 3280억원으로 직장의보의 적자 규모가 크지만 적립금은 직장의보(1조7450억원)가 지역의보(4000억원)의 4배가 넘는다

의보재정이 이처럼 악화된 이유는 의료보험 급여(적용)범위와 기간이 늘어나면서 지출비용이 증가했기 때문. 특히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증가로 이들의 진료비가 늘어나고 약값과 재료비도 전체적으로 급증하는 추세이다. 정치권에서 선심정책의 일환으로 보험 급여 대상을 늘리고 보험금 인상은 외면해온 것도 재정 악화의 주된 이유다.

▼의보수가 인상 부담가중▼

또 94년 이후 95∼98%이던 보험징수율이 IMF 경제난 여파로 98년에 89%로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다 의약분업 시행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의보수가를 30% 가까이 올린 것도 의보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줄 전망이다. 의보수가를 30% 올릴 경우 2조7300억원이 더 소요된다.

의료대란 수습과정에서 당정이 의료계에 약속한 대로 의보수가를 현실화하려면 30∼50% 인상시 한해에 2조7300억∼4조5500억원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올해 중반에는 의료보험 재정운용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불합리한 보험급여비 지출을 줄이고 보험료 인상은 가급적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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