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원칙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할 때가 많다. 1+1〓2가 아니라 3, 4, 심지어 10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것을 굳이 2라고 고집했다가는 놀림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1+1〓2는 진리이고 원칙이다. 아무도 그것을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漢字의 경우 이런 예는 적지 않다. ‘正鵠(정곡)’이라는 말이 있다. 鵠은 ‘과녁의 정 중앙’, 곧 양궁의 10점짜리 원에 해당된다. 반면 正은 그 보다는 바깥쪽의 넓은 부분이다. 어쨌든 두 글자는 ‘어떤 사물의 핵심부분’을 뜻한다. 그런데 ‘鴻鵠之志(홍혹지지·사나이의 높은 기상)’라는 말이 있다. 사실 이 때의 鵠은 ‘과녁’이 아닌 하늘 높이 나는 ‘고니’를 가리키는 것으로 발음은 ‘곡’이 아니라 ‘혹’이 옳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홍곡지지’라고 읽는다. 約定俗成인 것이다.
또 ‘說得’도 ‘설득’이 아닌 ‘세득’이 옳다. 내 주장을 펴서 남의 생각을 움직이는 경우에 說은 ‘세’로 발음해야 한다. 遊說(유세)가 ‘유설’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역시 約定俗成의 경우다.
한자말의 경우 約定俗成의 경우를 정확하게 구별하는 잣대는 중국어 발음이다. 우리의 한자발음이 중국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鵠과 說을 정확하게 구별하고 있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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