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 조소를 한눈에… '…근대를 보는 눈' 전 개막

  • 입력 1999년 8월 23일 18시 50분


국내 근대 조소작품의 흐름과 주요작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근대미술:조소―근대를 보는 눈’전이 24일부터 10월31일까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분관에서 열린다. 조소는 깎거나 붙여서 만든 미술작품을 총칭하는 말로 재료를 깍아서 만든 것에 한정하는 조각보다 넓은 의미.

법주사 미륵대불의 토대를 만든 김복진(1901∼1941), 이순신 동상을 만든 김세중(1928∼1986), 연세대 독수리 상을 만든 김영중(1926∼)등 한국 조소사에 낯익은 작품을 남긴 작가와 그들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미술계에서는 1925년 동경미술학교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김복진을 중심으로 국내 근대조각이 형성됐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다수의 불상과 초상조각을 제작한 그는 한국근대조소에 사실주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39년 속리산 미륵대불 제작에 착수했으나 머리부분만을 완성시키고 전체 비율만 잡아놓은 채 사망했다.

이상적인 인체상을 표현하려는 서양조각의 원리를 작품에 구현했던 이국전 구본웅 박승구 윤효중 장기남 등이 그의 제자들로 이들이 해방전후 한국 근대조소 형성기를 이끌었다.

5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 조소는 정신세계를 나타낸 추상 작품에 눈뜨기 시작했다. 이후 6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조소는 서양의 근대조소를 단순 수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적인 표현양식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또한 각종 대형 기념물이 본격화한 시기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 190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실물 작품은 총 96점. 사진자료도 68점이 전시된다.

윤효중의 ‘약진’ 차근호의 ‘성모상’ 이국전의 ‘월계관을 든 여인’ 등 17점이 최초 공개되는 작품이다.

전통 사찰의 나한상과 왕릉앞의 석물 등 전통 조소작품들의 자료도 함께 전시, 전통조소기법이 서구적기법과 어떻게 만나고 변화됐는가도 살펴볼 수 있게 했다.02―503―7744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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