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호 열차식당 변신 『식도락 열차여행 떠나요』

  • 입력 1999년 6월 24일 18시 33분


‘시속 120㎞로 질주하는 식당으로의 초대.’

식당의 3박자는 맛 서비스 분위기. 그런 면에서 새마을호의 열차식당은 ‘식당’이 아니었다.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

그 식당이 구태를 벗고 새로이 태어났다. 운영자인 래디슨 서울 프라자호텔이 자존심을 내걸고 ‘리노베이션’한 것.

우선 조리사들의 수준을 높이고 메뉴도 7가지에서 11가지로 늘렸다.

반면 가격은 10%가량 인하. 8800원 받던 햄버거스테이크가 지금은 7700원이다.

조리기구도 개발했다. 열차진동에도 끄덕 없는 대리석불판(전기가열식)을 설치했다. 바둑판 3개를 이어붙인 크기의 대리석불판에서는 스테이크 갈비찜 낙지볶음 카레라이스 등 대부분 요리가 만들어진다. 보통의 그릴에서 만든 것과는 다른 맛을 느낄수 있다는 평.

서울↔천안을 오가는 열차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들었다는 최수정씨(28·여·서울 마포구 도화동)는 “호텔레스토랑 수준의 음식은 아니었지만 어지간한 한식집에는 견줄만 했다”면서 “열차식당의 매력은 눈 앞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낸 요리를 차창 밖으로 시시각각 바뀌는 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것”이라고 소개.

▽최씨의 2시간짜리 식도락 여행〓코스는 서울∼천안. 낮 12시 서울역을 출발하는 부산행 새마을호 열차에 올랐다. 식당칸에 앉아 차 한잔을 즐기는 사이 열차는 낮 12시57분 천안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100여m 거리에 있는 65년 전통의 ‘원조 할머니 호두과자’(0417―551―3370)에서 과자 한 상자를 구입(5000∼2만원)하고 오후1시24분 부산발 서울행 새마을호에 올라 식당칸에 자리 잡았다.

1시간 가량 점심식사를 들고 나니 서울역에 도착(오후 2시24분)했다.

프라자호텔측은 “최씨처럼 색다른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기려는 감성파 식도락가들로부터 열차식당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2시간∼반나절 걸리는 서울∼천안(경부선), 꽃게요리가 유명한 서울∼광천∼대천(장항선)코스가 좋다”고 추천. 02―3270―7513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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