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죄발언 시민반응]『과거 사죄보다 진일보』평가

  • 입력 1998년 10월 8일 19시 04분


《8일 한일 공동선언문에 나타난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측 사죄내용은 많은 시민단체와 시민들로부터 “사과수준이 전보다 진일보했다”는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역사교과서 왜곡, 군위안부배상 회피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21세기의 미래지향적인 한일 협력관계가 시작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재명(尹在明)한일문화친선협회장〓일본은 좋든 싫든 문화적으로 우리와 가까운 이웃임에 틀림없다. 젊은이들과 달리 기성세대는 아직도 응어리가 풀리지 않아 거부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번의 사과가 어느 정도 기성세대의 한을 풀어줄지는 의문이다.

▼김수웅(金秀雄)한일문화교류기금 사무국장〓이번 사과도 내용상으로 볼 때 과거보다 특별히 진전됐다거나 완벽한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당분간 완벽한 사과는 어려울 것이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과거사에만 얽매여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박원순(朴元淳)참여연대 사무처장〓일본의 반성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십년간 되풀이된 것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반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군위안부, 재일교포의 법적지위, 문화재 반환 등에 대해 언급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미래지향적인 동반자관계가 될 수 있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기존 일본정부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문제에 대해 한마디 언급조차 하지 않은 점에서 매우 유감이다. 공동선언문에 담긴 ‘통절한 사과’가 공허한 말잔치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일본정부가 하루빨리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법적 배상을 이행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신언항(申彦恒)보건복지부 기술협력관〓이번 사과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뜻이 내포된 듯하다. 사과를 문서화함으로써 앞으로 일본 관리나 지인(知人)을 만나면 대화의 소재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조정희씨(재일동포·도쿄거주)〓이전 대통령들처럼 과거사의 문제에만 얽매이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모색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우리 동포들에게는 사죄의 말도 중요하지만 참정권 보장 등 구체적인 지위향상으로 이어지는 제도적 개선노력이 절실하다.

▼정찬영(鄭燦永·38·회사원·광주 동구 지산동)씨〓일본 천황이 한반도 여러분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 시대가 있었다고 언급했지만 이는 진정한 사죄로 볼 수 없다. 무엇이 잘못됐고 어떤 아픔을 안겨줬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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