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으로 다시 난 白凡 김구…14∼16일 국립극장 공연

  • 입력 1998년 8월 9일 20시 27분


“제 영혼은 아직도 삼팔선에 누워 있습니다. 끝없이 싸우는 반목속에 누워 있습니다… 제 소원은 대한 독립이요, 통일 조국입니다. 통일의 그날이 오면, 제 영혼은 삼팔선에서 일어나 백두산을 끌어안고 춤을 추리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으로 고난의 길을 걷다 동족의 손에 쓰러진 백범 김구. 그의 삶이 정부수립 50년을 맞아 창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국립창극단 97회 정기공연 ‘백범 김구’.

정부수립일인 광복절을 맞아 14일 오후7시반 15, 16일 오후4시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황해도 해주에서 동학 접주로 활약하던 김구는 일제의 탄압이 극심해지자 방랑의 길을 떠난다.

체포와 탈출, 은신을 거듭하던 끝에 합류한 상해 임시정부. 백범은 일왕 암살기도와 일본군에 대한 폭탄응징, 외교적 노력 등 임정활동을 주도하며 뼈를 깎는 조국광복에의 노력을 펼쳐나간다. 꿈에도 그리던 광복을 맞아 조국으로 돌아오지만,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겨레는 남북으로 갈라져 끝없는 대립만 하고 있는데….

“백범은 지나간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본받아야 할 미래적 인간상입니다.”

극작가 김병준은 “개인의 영웅담으로 끌고나가는 대신 ‘실천의 인물’로서 백범의 인간적 면모를 극화하려고 노력했다. 조국을 위해 부모 아내를 잃고 고뇌하는 백범의 모습까지 그리는데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역사의 거목을 극화한 만큼 현대사의 장중한 무대를 견뎌내도록 견고하게 구성됐다. 일제강점과 분단 등 비극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육중한 주제가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발레단 등 2백여명이 참가한 웅대한 스케일로 표현된다. 23곡이나 되는 합창도 장려한 효과를 높여주며 특히 국립발레단이 처음으로 창극에 출연, 전투장면 등에서 극적인 힘과 조형미를 충실하게 표현한다. 김명곤(극단 아리랑 대표) 연출.

백범 김구 역은 최근 장막창극 ‘춘향전’, ‘광대가’ 등의 주역으로 탄탄한 성음과 완벽한 표현력을 보여준 왕기석(국립창극단원)이 맡았다. 김구 모친 역으로는 소리계 ‘스타’ 안숙선 국립창극단장이 출연한다. 02―271―1742(국립창극단)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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