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원사 영산제」 관광상품 된다…내년 외국인 관람 허용

  • 입력 1997년 12월 6일 20시 48분


중요무형문화재 「봉원사 영산제」가 내년부터 외국인을 위한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진다. 태고종 총본산인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는 최근 내년 3월말부터 토요일과 일요일 매주 두차례씩 외국인 관광객에게 영산제 관람을 허용키로 했다. 영산제는 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시연회를 통해 외국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으며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그동안 봉원사측에 관광상품 개발을 적극 권유해 왔다. 관광공사 남상배 상품개발부장은 『영산제의 역동적 측면을 조금 더 보완하면 훌륭한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산제는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보살과 중생을 모아놓고 법화경을 설법하던 모임인 「영산회」의 장면을 상징적으로 재현한 불교 최고의 종교 의식. 삼현육각 호적 취타 등의 악기 연주와 법고춤 나비춤 바라춤 등의 무용이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봉원사 영산제보존회는 총72종의 범음(연주) 범패(춤) 중 20여가지를 보유하고 있다. 봉원사는 영산제와 함께 사찰음식을 먹어보는 「발우공양시식」, 절 마당에서의 「탑돌이」 등도 관광코스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이는 관광객으로 하여금 단순히 보는 관광을 넘어서서 문화 자체를 몸으로 직접 체험케 하자는 업계의 아이디어를 수용한 것이다. 불교계는 국가에 커다란 흉사가 있을 때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산제를 지내왔다. 현재 봉원사에서 거행중인 영산제는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내용. 우리나라에 영산제가 전래된 것은 1천6백여년전인 신라시대. 당시 중국에서 영산제를 배워온 증강국사가 경남 하동 쌍계사(현 옥천사)에서 처음으로 거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들어 불교가 참선을 중시하는 선종위주로 발전하면서 전국 대부분 사찰에서 영산제가 차차 사라졌다. 봉원사 김대운주지스님은 『동아시아 여러 국가를 둘러봤지만 정통 불교의식이 제대로 남아있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며 『한국이 세계 불교문화의 맥을 이어나가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측도 외국인들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 관광가이드를 대상으로 불교문화와 관련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정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