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北 고분벽화-석탑사진등 국보급 3백점 극비입수

  • 입력 1997년 10월 3일 19시 57분


「금장암 사자탑」
「금장암 사자탑」
동강난 반도의 저편 북녘. 그곳에도 한민족의 문화유산은 그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 그윽한 종소리의 가곡으로 우리와 가까운 이름 성불사, 정몽주(鄭夢周) 이색(李穡) 등 고려시대의 대학자를 배출한 개성 성균관, 금강산의 절경과 어울려 빼어난 조형미를 보여주는 마애불상과 석탑,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서 물러나 말년을 보냈던 함흥본궁과 그 안의 진흥왕순수비 등. 그동안 오래된 사진을 통해서 빛바랜 모습으로만 접할 수 있어 우리를 안타깝게 했던 북한지역의 문화유산들이 분단 반세기만에 그 그윽한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드러냈다. 동아일보는 고분벽화 석탑 사찰 성곽 누각 비석 등 북한 전역의 다양하고 귀중한 문화재의 최근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컬러사진 3백여점을 제삼국을 거쳐 극비리에 단독 입수했다. 이번에 입수한 문화재사진은 북한의 국보유적 제1호인 평양 대동문, 신라 진흥왕순수비, 개성 헌화사 7층탑, 개성 선죽교 등 국보급 30여점을 비롯해 해주 석빙고, 함흥본궁 등 보물급 30여점, 평양 대성산성 등 사적 천연기념물 명승 30여점 등 학술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북한의 국보 보물급 문화재 사진이 60여점 이상 대량으로 한꺼번에 입수,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자료중엔 북한의 강서중묘 진파리1,4호 호남리 덕화리1,2호 쌍기둥고분 등 15기에 달하는 고구려고분 벽화의 최근 사진 90여점이 들어있어 북한 지역 고분벽화의 보존상태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을 보여주는 이들 벽화사진은 최근 북한지역의 벽화 보존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들에 대한 점검과 보존을 위한 남북한 및 국제학계의 대응방안 마련에 한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은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돼있는 북한문화재 사진이 흑백이거나 상이 흐릿해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북한문화재 사진들은 대부분 일제시대 등 오래전에 촬영한 것이거나 북한 일본의 책자나 사진자료를 다시 복사한 것들이다. 김동현(金東賢)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이 컬러사진들에 대해 『북한의 국보 보물급 문화재 사진이 이처럼 대량으로, 그것도 종류별 지역별로 골고루 입수되기는 처음』이라고 말하고 『더욱이 사진의 상태가 대단히 생생하기 때문에 국내학계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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