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남산골 한옥촌/옛 정취 그대로 전통가옥 복원

  • 입력 1997년 7월 22일 08시 09분


서울 중구 필동 남산 기슭의 옛 수방사터 2천4백여평에 고색창연(古色蒼然)한 한옥 5채가 들어서고 있어 남산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21일 오전 남산골 한옥촌 조성공사 현장. 서울시가 95년 12월부터 「남산 제모습 찾기」사업의 하나로 추진해온 이곳에는 △동대문구 제기동 丁奎葉(정규엽)가옥 △종로구 관훈동 李進承(이진승)가옥 △종로구 삼청동 金洪基(김홍기)가옥 △종로구 옥인동 徐龍澤(서용택)가옥 △중구 삼각동 조흥은행 관리가옥 등 건축사적 의미가 깊은 전통 한옥 5채가 이전 또는 원형 그대로 복원되고 있다. 올해말 완공 예정에 현 공정률은 80%로 벽체 미장작업과 기와 잇기 공사가 한창이다. 1900년대에 지어진 정씨집은 임금이 제사를 지내던 사당을 포함한 주택. 우리나라에 드문 으뜸원(元)자 모양으로 제일 위에 사당을 배치하고 다음에 본채를 두었으며 본채 앞에는 대문, 그 옆에 행랑채를 두었다. 조선조 말기 전형적 사대부집인 이씨집은 1800년대 건축물. 조선 철종의 부마(駙馬)로 영혜옹주의 남편이었던 朴泳孝(박영효)의 집으로 서울의 8대가중 하나였다. 부엌과 안방이 한일(一)자로 개성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에 널리 분포된 형태다. 김씨집은 1890년대 건축으로 조선말기의 대표적 서민주택. 서울의 전형적인 ㄷ자 집에 사랑채를 ㅁ자로 앉히지 않고 그 반대편에 ㄹ자 모양으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서씨집은 조선말기 상류층의 대표적 ㄷ자형 주택으로 대문은 동향이며 누각식의 형태가 이채롭다. 조흥은행 관리가옥은 ㄱ자 집으로 경기에서 자주보는 집 형태로 지붕의 한쪽은 길고 한쪽은 짧은 모양을 하고 있다. 한옥촌은 특히 지난해 말 조성이 모두 끝난 누각 팔각정 사모정 등이 이 일대의 산책로 타임캡슐 전통공원 등과 잘 어우러져 시민과 외국관광객들이 찾기 좋은 서울의 새 명소가 될 전망이다. 한옥촌 복원사업 현장감독 金相會(김상회·57)씨는 『가옥에 놓을 가구제작과 배치, 주변공원 조성과 안내시설 설치를 끝내면 내년 3월경부터 문을 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별도예산 8억2천만원을 들여 가옥에 배치할 장롱 문갑 등 6백50여점의 고가구를 중앙박물관과 이화여대박물관의 자문을 받아 제작중이다. 이곳은 개장과 함께 시민과 외국인들을 위한 무료 전통혼례식장으로도 개방된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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