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책]강준만 전북대교수 「인물과 사상」②

  • 입력 1997년 7월 15일 08시 14분


최근 서점가에 「의외의」 책 한권이 뜨고 있다. 지식인 사회에서 그 이름 석자를 언급하기를 꺼리는, 소문난 「입」 강준만 전북대 교수의 「인물과 사상」②(개마고원). 서점 직원들은 고객들이 책을 사든 사지 않든 일단 그의 책 앞에서는 발길을 멈춘다고 한다. 우리 지적 풍토에서는 매우 낯선, 논쟁과 비판 형식의 인물론이 눈길을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행세깨나 하는」 우리 시대의 기업인 소설가 언론인 대학교수들이 도마위에 오르는 바에야. 「김우중의 〈일 중독〉 이데올로기」 「이인화의 박정희 콤플렉스」 「문화전사 유홍준의 미덕과 해악」 등등…. 그의 글쓰기는 매우 공격적이고 거침이 없다. 어떤 때는 「선동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비판은 격렬하고 치열해야 합니다. 우리는 너무 「체면」을 따져요. 나이를 따지고, 학력을 따지고, 심지어 서울 지방을 따집니다. 그리고 「격」이 맞지않으면 무시해 버려요. 이러니 「기록과 평가의 문화」가 설 자리가 없지요』 그의 인물탐구는 집요한 데가 있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한, 「그사람」의 발언이 됐든 글이 됐든 「저간의」 행적을 샅샅이 뒤진다. 어떤 것은 「과연 그사람이 그런 말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솔직히 말하면 저는(쿠데타를 포함해서) 그분이 한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옳았다고 얘길 하고 싶은데 지식인으로서의 제 외적인 그게 솔직함을 계속 막네요/…/저는 그분이 유신을 한 것도 옳았고 다 옳았다라고, 전부 다 이해할 수 있어요』 소설가 이인화씨가 「사회평론의 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 이씨의 박정희 숭배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의 발언은 소설 「인간의 길」이 어떤 정신적 토양에서 탄생했는지를 「섬뜩하게」 보여준다. 그는 「김대중 죽이기」 「서울대의 나라」의 저자로도 「악명」이 높다. 지역감정 등 우리시대의 성역과 금기를 정면에서, 그것도 매우 공격적으로 뜨겁게 다루었다. 그래선지 그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그의 작업을 유례없는 「인문사회학적 실험」으로 치켜올리는가 하면 또 다른 일부에선 이를 이단이거나 「반란」이라는 식으로 깎아내린다. 또 그의 논쟁적인 글쓰기가 상업주의 발상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한다. 『상업주의를 경멸하는 것 자체가 문화계의 위선이에요. 자본주의에 살면서 「팔고 사는」 일을 마치 벌레보는 듯 하는 게 우습지요. 책도 상품입니다. 일단 시장에 내놓은 이상 상업주의의 「손때」를 타야지요』 강준만 전북대교수 지음(개마고원 펴냄)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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