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동아미술제/심사평]

  • 입력 1997년 4월 16일 08시 03분


▼ 서예·전각 금년부터 작품규격이 다양화된 관계인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한 대작들이 많았다. 출품수도 예년을 웃돌았고 수준도 향상됐다. 심사의 주안점은 점 획 결구 등 전체적인 조화미였으며 기성작가의 모방을 탈피한 창의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문의 경우는 육조체(六朝體)와 예서풍이 많았으며 전서(篆書)는 매우 저조했다. 행초(行草)는 두드러진 작품이 보이지 않았다. 작품성은 좋았으나 오자 탈자로 탈락된 작품이 여러점 있었다. 한글서예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출품수도 늘고 독창성과 다양성을 보여주었다. 궁체 중심에서 고체 혼서체 등 판본이나 필사본, 언간에 근거한 서체가 조형성짙은 한글서예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각예술은 서예술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그 예술성은 오히려 쓰는 글씨보다 농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숙련된 기예만으로는 안된다. 잘 새기기도 해야겠지만 그속에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멋진 문자의 미가 있어야 한다. 전각부분은 이러한 관점에서 작가의 역량과 기량을 가늠했다. 전체적으로 금년 동아미술제는 선정된 작품들이 다양하고 합리적인 운영과 변화를 추구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고 보여진다. 김진화〈심사위원장〉 ▼ 문인화 해를 거듭할수록 문인화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도 △소재선택의 다양화 △자작시와 한글화제 △관념적 심상화에서 새로운 형상성으로의 변모라는 측면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용필 용묵의 남용 △기성작가화풍의 답습 △관찰력의 부족 △화훼주의 경향 △문기(文氣) 화의 사의(寫意)의 결여 등은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동아미술상을 수상한 윤명순씨의 「조롱박」은 작가의 심성을 읽을 수 있는 소박미와 호리병박의 특성인 곡선의 미가 좋았다. 새로운 형상성의 시각에서 볼때 소재와 표현양식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미술상후보에 올랐던 김창식씨의 「소나무이미Ⅰ」은 소나무의 표현과 발묵이 감각적 개성적이었다. 박명자씨의 「부들춤」은 자유스러운 소재선택과 숲속에 숨은듯 의지하고 있는 오리의 표정과 분위기가 좋았다. 이정신〈심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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