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옷 10점 671년만에 『그모습 그대로』 발견

  • 입력 1997년 3월 5일 08시 02분


한국 복식사 연구 및 복원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되는 현존 최고(最古)의 고려시대 의복 10여점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됐다. 성보문화재연구원(원장 梵河·범하스님)은 최근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고려말인 1326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의복을 발견, 5일 서울 조계사에서 일반에 공개한다. 이들 의복은 어른과 어린이의 평상복으로 추정되며 이중에는 신분을 나타내는 명문도 들어있다. 이 의복은 해인사 대적광전(大寂光殿)의 비로자나불(毘盧舍那佛)속에서 나온 복장유물(腹藏遺物·불상안에 봉안하는 사리나 사리함 오곡 오색실 불경 의복 발원문 조성기록문 등)의 하나. 국내에는 현재 삼국시대 이전의 의복은 한 점도 없고 고려시대 의복도 1346년(지정·至正 6년)에 만들어진 한 점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 지난 73년 충남 서산 문수사에서 발견된 이 의복 역시 금동여래좌상 속에 들어있던 복장유물이다. 문화재위원인 성균관대 劉頌玉(유송옥·복식사)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옷은 희귀 자료일 뿐만 아니라 기초 자료가 절대 부족한 고려 복식사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고려 복식과 관련된 벽화나 회화가 전혀 없고 참고 문헌도 「고려사」나 「고려도경(圖經)」밖에 없다. 성보연구원은 이 의복과 함께 발견된 고려시대 지공스님의 계첩(戒牒·불교의 수계식 뒤에 계를 받았음을 증명하는 신표)에 기록된 연호(태정·泰定3년)로 미루어 제작연대를 1326년으로 추정했다. 이번 발견은 조계종 총무원의 의뢰를 받아 성보연구원이 최근 1년간 해인사와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의 본말사(本末寺)1백75개 사찰의 문화재 및 각종 불교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문화재전문위원이기도 한 범하스님은 『평가작업이 끝나면 국보급이나 최소한 보물급 이상의 유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광표·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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