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꽃인듯 나비인듯 「李매방춤」 고희 공연

  • 입력 1996년 12월 13일 19시 37분


「金順德기자」 겹꽃같이 화사하고 요염한 호남춤의 정수가 15,16일 국립극장대극장 우봉 이매방옹의 고희기념공연에서 펼쳐진다. 이옹은 무용 부문에서 두개의 중요무형문화재(승무 살풀이)를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춤꾼. 그의 춤은 호남춤의 특징인 화려함과 정중동(靜中動)의 미가 살아 있는 명무로 이름나 있다. 『요염하다는 게 요즘 말로 섹시하다는거 아녀. 버선발만 살짝 비쳐도 요염한 게 정(靜)에서 드러나지. 동(動)은 남자답게 강약이 있는 움직임이고. 경기춤이 홑꽃처럼 깔끔하다면 내가 추는 호남춤은 볼수록 맛이 다른 겹꽃이라고 해』 지난 87년 중요무형문화재 27호로 지정받은 승무를 출 때면 이옹은 자신이 죄많은 중생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승무 속의 그 유명한 북은 가슴속에 품은 울분 화 번뇌를 견디다 못해 북에다 하소연하듯 두드리는데서 나온다. 북의 구래(가죽부분)가 울듯, 변죽(북 가장자리)이 흐느끼듯 울리는 그의 북소리를 한번 들은 사람들은 다른 북 가락은 싱거워서 들을 맛이 안난다고 할만큼 억제할 수 없는 내면의 소리를 발산한다. 90년 중요무형문화재 97호로 지정된 살풀이에 대해 이옹은 『좌우치기로 수건을 뿌리는 것부터 발디딤새도 잉어걸이(좌우걸이) 까치딛음 비딛음 비정비팔(팔자걸음) 등 무궁무진한 기교와 함께 수심이 배어 있는 춤』이라고 설명한다. 이같은 그의 춤의 특성은 여덟살때부터 권번 춤선생인 이대조 박영구씨로부터 춤을 배운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이 내 평생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라는 이옹은 『승무나 살풀이만 나오면 꾸벅꾸벅 졸다가 북소리가 나야 깨는 젊은사람들에게 우리춤의 멋과 맛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했다. 02―313―5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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