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는 장미를 작품에 자주 활용했다.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주인공 줄리엣은 “우리가 장미를 어떻게 부르든, 이름이 무엇이든 그 향기는 달콤할 것”이라고 말하며 변함없는 사랑을 맹세한다. 소네트(짧은 정형시) 109번에선 “나의 장미여…
여름에는 역시 으스스한 귀신 얘기가 제격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귀신’은 신이한 존재와 죽은 사람의 넋을 모두 합쳐 이르는 단어다. 도깨비나 요괴부터 장가 못 가서 원한이 맺힌 몽달귀신, 밥을 굶어 죽은 아귀, 객지에서 비명횡사한 객귀, 정체를 알 수 없는 잡귀 등 종류…
아기 곰은 엄마 곰, 아빠 곰과 함께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모래놀이, 배타기를 즐긴 아기 곰은 연을 날리고 싶어 하지만, 엄마 아빠 곰은 바람이 불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며 연날리기에 집중하던 아기 곰은 그만 부모님을 잃어버리고 만다. 엄마 아빠 곰 역시…
방학을 맞아 시골집에 간 아이는 늘 심심하다. 장맛비가 내리던 어느 날, 처마 밑에 둥지를 튼 어미 제비가 빨랫줄에 비를 맞으며 앉아있다. 아이가 “어서 둥지로 돌아가”라고 소리치지만 할머니는 “자식들 비행 훈련시키는 거야”라고 알려준다. 얼마 안 돼 둥지 안 새끼 4마리 중 3…
“폭포처럼 이어지는 검은빛의 향연 속에서 관대(棺臺)의 아래쪽 중앙에 문카치의 옆모습이 금박으로 장식된 대형 흰색 부조가 눈에 띄었다. …부다페스트의 길거리에 불이 켜졌다. 그 그림자 속에서 와인에 취한 도시의 밤 에너지가 생기를 되찾고, 요란하며 시큼한 소음이 밤공기의 틈새를 메웠다…
정체불명의 물건을 관리하는 ‘수상한 연구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겐 특별한 규칙이 있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밤마다 연구소를 순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순찰하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아무것도 묻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된다”고 하면 다른 길로 가야 한다. 또 순찰할…
어떤 모험은 아름답고, 어떤 모험은 위험해요. 하지만 길을 떠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어요.
드넓은 우주, 서로 다른 초능력을 지닌 부족들이 ‘천 개의 세계’라는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 13세 세빈은 호랑이로 변신할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주황 부족에 속해 있다. 다른 세계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이들은 무엇보다 부족의 명예를 중시한다. 세빈은 천 개의 세계를 지키는 우주군…
나는 단편소설을 한국 문학의 강점으로 꼽고 싶다. 한국에서 단편소설은 일제강점기 한국어를 지키고 한국 문학을 이끌었던 여러 걸출한 작가로부터 시작해 광복과 6·25전쟁 이후로는 신춘문예의 기둥이 되는 장르로 탄탄하게 발전해 왔다. 청소년 필독도서부터 일반인의 교양독서까지 한국인의 독서…
지상이 멸망한 뒤 지하에 갇혀버린 인류. 한정된 공간에서 인구가 포화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막기 위해 출산도 주거도 통제한다. 정체불명의 약을 매일 먹지 않으면 정신재활원에 잡혀간다. 열다섯 살이 된 소년 마르코는 인간 복제 연구소를 지키는 용역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어느 날 들려오…
보름달이 뜨는 밤, 달이 호수에 비치길 기다려 동그라미와 동그라미가 만나는 기적 같은 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