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30평대 아파트가 5억 원?…대신 월세 82만원 내야 해[부동산 빨간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6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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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지난해 12월 토지임대부 형태로 서울 강서구 마곡동 소재 마곡 16단지 사전예약을 접수했다. 사진은 마곡 16단지 조감도. SH 제공
김형민 산업2부 기자
김형민 산업2부 기자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수도권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서울 민간 아파트의 올 3월 말 기준 3.3㎡당 분양가가 3794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62만 원)대비 23.7% 올랐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 오지만 수도권 집값 문턱은 청년이나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 자산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해 토지임대부 주택을 총 3단지에서 분양했습니다. 마곡지구 10-2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69대 1, 고덕강일 3단지 2차는 18대 1을 기록하는 등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에 질세라 경기주택도시공사(GH)도 주택의 지분을 20~30년 동안 나눠서 사들이는 지분적립형 주택을 선보이는 등 초기 주택 구입 자금을 줄여주는 다양한 형태의 분양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부동산빨간펜은 토지임대부 주택과 지분적립형 주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 토지임대부 주택을 왜 ‘반값’ 아파트라고 부르나요?
“주택을 구매하거나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는 통상 건물과 토지를 같이 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땅값이 비싼 서울의 경우 토지비가 아파트 분양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토지임대부는 분양가격을 낮추기 위해 토지를 공공이 소유하고 땅 위에 지어진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 공급 정책입니다. 거주기간은 기본 40년에 재계약을 통해 40년을 더 살 수 있습니다. 비싼 땅값이 분양가격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반값 아파트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Q. 토지를 공공이 소유하면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건물에 대한 소유권만 갖고 토지에 대한 소유권은 없기 때문에 토지 사용료를 내야 합니다. 토지 임대료는 입지에 따라 다릅니다. 지난해 말 토지임대부 주택 사전예약이 진행된 마곡 16단지의 경우 모집공고문 기준 전용 84㎡의 분양가격은 4억9138만 원입니다. 이 주택의 토지 임대료는 매월 82만5600원입니다. 40년을 거주한다고 하면 약 4억 원의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하는 셈이죠.”

Q. 나중에 주택을 팔 수 있습니까?
“네, 매도가 가능합니다. 지난해 말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공에만 매각할 수 있었던 토지임대부 주택을 개인에게도 팔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토지임대부 주택을 분양받으면 거주의무기간 5년, 전매제한기간 10년을 채워야 합니다. 분양 후 10년이 지나야 개인에 매도가 가능한 셈입니다. 만약 거주의무기간을 채웠지만, 전매제한기간 전에 매각하게 되면 입주금에 시세차익의 70%를 더한 금액으로 공공에 환매해야 합니다.”

Q. 누구나 분양받을 수 있나요?
“토지임대부 주택도 다른 분양과 같이 특별공급과 일반분양이 있습니다. 특별공급 대상은 청년, 신혼부부, 생애최초입니다. 이들 공급 유형 요건은 청약 신청자 모두 무주택이어야 하며 각각 유형별로 월평균 소득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맞벌이 신혼부부의 경우 가구당 월 평균소득이 140%(약 911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 또 일반공급의 경우 서울, 인천, 경기도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이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100% 이하여야 합니다.”

Q. 토지임대부 주택을 분양받기 전에 유의할 점이 있을까요?
“네. 토지임대부 주택은 일반적인 주택 구입과 달리 토지는 수분양자가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결정할 때 토지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추진 중인 SH는 국토교통부에 정책모기지 상품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포함해달라고 올 3월에 정식으로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Q. 올해 토지임대부 분양이 예정돼 있나요?
“아직 확정된 물량은 없습니다. 다만, 국토교통부와 SH는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성뒤마을)에 조성되는 300채 공공분양 주택을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Q. 토지임대부 주택 외에 조기 주택 구입 자금이 저렴한 다른 정책 상품은 없나요?
“GH가 추진하는 지분적립형 주택이 있습니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20~30년간 4~5년마다 주택의 지분을 나눠 매입하는 방식입니다. 지분을 완전히 매입하기까지 주택에 대한 소유를 GH와 나눠 갖는 셈입니다.”



토지임대부
지분적립형
분양가
건물분만
최초 분양가의 10~25% 부담
임대료
토지임대료(감정가에 이자율 적용)
공공지분에 대한 보증금(주변 전세시세의 80%)
처분 방법
10년 후 개인간 거래 가능
10년 후 개인간 거래 가능(지분에 따라 차익 공유)

Q. 토지임대부 주택과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토지임대부는 수분양자가 주택을 처음부터 완전히 소유하는 대신 공공이 토지를 소유합니다. 반면 지분적립형은 토지와 건물 지분을 처음부터 전부 소유하지 않지만, 향후 시간이 지나면 100% 소유하게 됩니다.”

Q. 지분을 어떻게 매입하나요?
“분양가 5억 원인 지분적립형 주택을 분양받았다고 가정해봅니다. 처음에 분양가의 25%(1억2500만 원)를 내고 입주합니다. 이후 4년마다 나머지 지분을 15%(7500만 원)씩 매입합니다. 20년 뒤에는 지분 100%를 사들여 완전히 소유하게 되는 식입니다. 단, GH가 받아야 할 지분을 나중에 받기 때문에 지분 가격에 정기예금만큼의 이자를 붙이게 됩니다.”

Q. 공공이 소유한 주택 지분에 대한 비용을 내야 하나요?
“네. 공공이 소유한 지분에 대한 보증금을 내야 합니다. GH는 이 보증금을 주변 시세의 80%로 책정한다고 합니다. 앞선 예를 다시 적용했을 때 입주 후 4년 동안 공공이 소유한 75% 지분에 대한 보증금을 내야 합니다. 이때 보증금은 주변 시세가 만약 3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1억8000만 원(2억4000만 원×75%)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공이 보유한 지분이 줄어들면서 보증금을 반환받게 됩니다. 이를 월세로 낼 수도 있는데, 전월세전환율을 2.5%로 적용할 계획입니다.”

Q. 매매가 가능한가요?
“네. 다만 토지임대부 주택처럼 의무거주기간 5년과 전매제한 10년을 채워야 합니다. 전매제한 이후에는 시세대로 개인에게 팔 수 있습니다. 지분을 전부 취득하지 못한 채로 매도하면 공공과 소유 지분대로 차익을 나눠 갖습니다.”

Q. 예정된 지분적립형 분양 계획이 있나요?
“GH는 수원 영통구 원천동에 광교신도시 A17 블록 600채를 공급할 계획인데, 이 중 240채를 지분적립형으로 분양할 계획입니다. 이는 지분적립형 분양의 시범사업으로 후분양 공급이며 공급 예상 시기는 2028년입니다. 3기 신도시 분양 때도 지분적립형 주택을 좀 더 늘린다고 합니다.”

Q. 지분적립형 분양 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약정 기간이 20년 이상인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장기간 정기적으로 목돈을 투입해야 하는 거죠. 전매제한과 의무거주기간이 있어 자유롭게 이사다니기 어렵다는 점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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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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