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강두’에서 ‘날두형’으로…호날두가 한국에 두 골을 안겨준 순간들[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3일 2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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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2 대 1로 승리해 기적적으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이 중 포르투갈의 세계 최고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우리나라 축구팬들과 악연이 있습니다. 호날두는 유벤투스 소속 시절 지난 2019년 방한했을 때 한국 팬들을 실망시킨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유벤투스는 K리그 올스타와 친선 경기를 치렀습니다. 당시 호날두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비싼 티켓값을 지불하고 경기장에 모였습니다. 그러나 호날두는 그날 벤치에 앉아 단 1분도 뛰지 않아 논란이 됐습니다. 그래서 호날두는 ‘날강두’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랬던 호날두가 이번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16강을 견인시키는 일등공신이 됐습니다. 왜일까요?

알라이얀=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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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국이 1점 뒤지고 있던 전반 27분경 이강인이 왼발로 찬 코너킥이 포르투갈 골문으로 향했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공을 받기 위해 골문 앞에 있었지만 뜬금없이 공이 떨어진 곳은 호날두의 등이었습니다. 호날두의 등을 타고 미끄러진 공을 김영권이 밀어 넣었고 이는 한국의 동점골로 이어졌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김영권이 반지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달려갈 때 포르투갈 페페가 호날두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알라이얀=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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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반 42분에도 이어집니다. 비티냐의 중거리슛을 김승규가 막아낸 뒤 흘러나온 공이 호날두 앞으로 떨어졌습니다. ‘큰일났다!’ 사진 속 김승규의 당황한 표정이 보입니다. 그러나 호날두는 마치 김민재로 빙의한 듯 헤딩으로 공을 골문 밖으로 내보냅니다. 하마터면 동점으로 16강이 좌절될 뻔한 순간이었습니다. 호날두 본인도 어이가 없었는지 동료를 바라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알라이얀=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사실상 전반에만 호날두가 대한민국 팀에 두 골을 준 셈입니다. 호날두의 등 어시스트가 아니었다면 김영권의 골도 없었을 것이고 호날두가 아닌 다른 포르투갈 선수가 헤딩을 했다면 한국이 한 골을 더 먹혔을 상황이었습니다.

네티즌들을 호날두를 12번째 정규 한국팀 멤버, 날두형 등으로 그를 칭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전환에 확실히 성공한 호날두 씨. 언제 한번 또 방한하시죠.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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