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이질적인 조합이다. 하지만 현재의 마라도를 있게 만든 것이 자장면이란 것 또한 사실이다. 제주 마라도에 자장면집이 처음 생긴 것은 1997년.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 맞은편 자장면집이 1997년에 문을 연 이른바 원조집이다. 그러다 2000년 들어 모 이동통신사 CF가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카피를 쓴 뒤 한 집이 더 늘어 두 집이 오순도순 자장면을 팔아왔다.
오징어와 해조류 등 해물을 넣어 차별화 시킨 마라도 자장면은 그 후 ‘마라도에 짜장면 집이 있다, 없다’는 세간의 흥미로운 논쟁과 함께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유람선을 타고 온 관광객이면 누구나 일단 한 그릇 씩은 의무적(?)으로 먹게 된다. 인구 50여명 정도인 마라도에 자장면이 인기를 끌자 최근 3개가 더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후발 자장면집 중에는 선착장에서 식당까지 무료 셔틀 버스를 운행하기도 하고 원조 논쟁으로 생긴 업소 간 알력 탓에 일부 업소에서는 관광객들이 간판이나 식당을 사진 촬영하는 것을 놓고 시비가 붙기도 한다.
문제는 자장면 전쟁 탓에 자장면집 간판이 너무 커지고 있어 경관을 해치고 있다는 점이다. 아름다운 섬에 생뚱맞고 뜬금없는 커다란 자장면 간판. 조만간 마라도가 자장면 간판으로 뒤덮일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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