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스타' 허재 위기때 빛났다

  • 입력 2003년 4월 1일 0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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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 허재(38)는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 앞서 라커룸에서 홀로 몸을 풀었다. 국내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인 그는 부상을 피하려면 남보다 스트레칭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 또 심한 목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허재는 테이프를 두세 겹 붙인 채 코트에 나서야 했다.

게다가 LG와 4경기를 치르면서 무쇠 같던 허재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던 게 사실. 특히 승부수를 던졌던 4차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패하면서 그는 심한 허탈감에 시달렸다. 오죽하면 “이제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며 마음을 비운 듯한 모습을 보였을까.

마지막 5차전. 그러나 허재는 역시 최고의 스타였다. 허재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팀 플레이를 조율했고 악착같은 수비에 루스볼 하나라도 따내려고 몸을 던지며 분위기를 되살렸다. 전반을 크게 뒤진 뒤에는 라커룸에서 팀 후배 김주성과 신종석에게 “똑바로 하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패색이 짙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이끈 허재는 결국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떠나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우승할 기회는 자주 오는 법이 아닙니다. 동양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일 한번 낼 겁니다.”

허재의 명성은 마치 세월의 흐름마저 잊은 듯 보였다.

창원=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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