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北核, 군사행동 고려안해"

  • 입력 2003년 1월 2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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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1일 휴가를 보내고 있는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 인근의 주유소 커피숍 앞마당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송년인사를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 보름여 만에 직접 입을 연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와 달리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 북한 관련 전문(全文).

―북한처럼 도전적이고 불안정하며 예측 불가능한 핵 무장국에 대해 군사행동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북한 상황은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 특히 북한 주변국가들은 이 문제에 내포돼 있는 중대성을 이해하고 있다. 나는 한국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와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 또 (10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바로 이곳 크로퍼드에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 비핵화에 관해 논의했었다. 한반도 주변 이해 당사국들과 우리의 우방은 물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에도 북한이 국제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나는 이 문제가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으며, 그렇게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물론 대통령의 책상 위에는 모든 선택 대안이 올라온다. 하지만 주변국들과 함께 노력함으로써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군사행동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나는 이 문제가 군사적으로 결판날 일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이는 외교적으로 결판날 일이다. 우리는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할 의향을 갖고 있다. 우리는 우방들과의 대화에서 많은 진전을 이뤄왔다. 나는 한국의 노 당선자가 이곳에 특사를 보내며 이어 취임 후 직접 미국을 방문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불안정하며 핵무기를 갖고 있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보다 핵무기가 없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더 우려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먼저 후세인이 핵무기를 거의 가질 단계에 와 있음을 유념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 지난 11년 동안 사담 후세인은 국제사회를 기만했다. 이제는 이라크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할 때에 이르렀다. 후세인은 그 같은 메시지를 귀담아듣지 않고 있다.”

(이어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는 발언으로) “우리는 한반도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바로 이곳에서 장쩌민 주석과 의미 있고 훌륭한 토론을 했다. 미국 대통령과 중국 지도자간에 대화가 불가능했던 것이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는 핵무장이 결코 북한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김 국방위원장에게 확신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나는 이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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