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盧 신문광고에 ‘민주당’字 어디갔지?

  • 입력 2002년 12월 5일 18시 17분


“숨은 글씨 찾기 하는 것 같다.”

5일 일부 조간신문에 게재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광고를 유심히 보던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새천년민주당’이라는 글씨를 찾다가 이렇게 말했다. 신문 광고에 ‘새천년민주당’이라는 당적이 왼쪽 맨 하단에 깨알같은 글씨로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노인들은 글씨를 읽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정상 시력을 가진 사람도 한참을 뒤지다가 겨우 찾을 수 있을 정도다. 당기(黨旗) 로고와 함께 굵은 글씨로 ‘한나라당’을 표시하고 있는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측 광고와는 대조적이다.

1일 경남 진주시를 방문한 노 후보를 동행 취재하던 기자 수송버스의 유리창에는 당초 ‘새천년민주당 취재기자단’이라는 표지문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한 당직자가 이를 떼고 ‘국민후보 노무현 취재기자단’으로 급히 바꾸었다.

노 후보측이 이처럼 ‘새천년민주당’이란 당적 대신 ‘국민후보 노무현’이라는 로고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낮은 지지율 때문. 특히 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영남지역의 반(反) 민주당 정서가 거센 만큼 이를 조금이라도 희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최근 “우리 후보는 무소속”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돌고 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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