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술 ‘내용조작’ 주장 관련 공방

  • 입력 2002년 8월 16일 18시 51분


한나라당 당직자 회의 -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당직자 회의 - 서영수기자
미국에 체류중인 김도술씨가 의무 부사관 출신 김대업(金大業)씨가 공개한 테이프 속의 주인공을 놓고 “내 목소리가 아니다”고 했다가 “내 목소리일 수 있지만 내용이 조작됐다”며 한발짝 물러선 것을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6일 또다시 공방을 벌였다.

▽“한인옥이 아니라 ○○○”〓한나라당은 김도술씨의 진술 번복은 사실 인정이 아니라 오히려 테이프가 조작됐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테이프에서 실제로 언급된 것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가 아니라 ○○○씨”라며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판결문을 공개했다.

판결문에는 김씨가 96년 박모씨로부터 ‘현금 2000만원’을 건네받았고, 비슷한 시기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방’에서 장모씨로부터 아들 ‘○○○씨’의 병역면제를 요청받고 현금 25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한나라당은 ○○○씨 이름은 발음상 “다니역”으로 들리고, 한 여사는 “하니녹”으로 비슷하게 들린다는 점에 착안해 누군가가 테이프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도술씨 진술 내용을 녹음한 뒤 △현금 2000만원 △다방 △○○○씨 부분을 살려 편집했다는 것이다.

▽“진실은 드러났다”〓민주당은 ‘조작’이란 해명에 “한나라당이 잔꾀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도술씨에 대한 성문(聲紋) 분석 결과를 두려워 한 나머지 김씨와 짜고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천용택(千容宅)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씨가 자신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며 “물적 증거가 존재하는 한 김씨의 말은 철면피의 도피전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한인옥과 ○○○씨를 어떻게 비슷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어리둥절하다”고 지적했다.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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