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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의 주요 박물관들이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5일 어린이박물관에서 ‘발견과 공감’을 주제로 42종의 체험전시물로 구성된 ‘어린이박물관 들여다보기’를 진행한다. 같은 날 전시관 곳곳을 누비며 미션을 수행하는 ‘어린이날 미션! 보물 스티커를 찾아라’도 열린다. 미션을 완료하면 회차별 선착순 400명에게 기념품을 준다. 국립민속박물관은 4, 5일 ‘어린이날, 지구 놀이터’를 연다. 공기놀이 같은 민속놀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주한 12개국 대사관·문화원이 참여해 나라별 체험 부스도 운영한다. 중국 장인의 설탕공예,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로 아리랑 연주하기, 스페인 부채·기타 만들기 등 각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이 참가하는 ‘한판 어린이 씨름대회’를 개최해 한국 전통 스포츠인 씨름을 즐길 기회도 마련한다. 어린이박물관 개관 뒤 처음으로 어린이날을 맞은 서울역사박물관은 두 가지 체험 전시를 선보인다. ‘볼 빨간 돼지의 종이 모험’은 오스트리아 그라츠어린이박물관과 공동 주최한 전시로, 디지털 기기를 배제하고 종이로만 이뤄진 아날로그 체험전이다. 세계적인 동화 일러스트레이터 율리 푈크의 그림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어린이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구성하며 체험할 수 있다. 로비전시실에서는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다양한 블록으로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는 참여형 전시 ‘PUTTO’가 열린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 이 좁은 바닷길로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30%가 오간다. 이 길이 막히자 유가가 폭등했을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앞서 2022년에도 러시아가 ‘유럽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천연가스 수출을 통제하자 식량과 에너지 위기가 찾아왔다. 세계화로 촘촘히 연결된 국제 경제에서 이런 위기가 현실화될 때마다 떠오르는 주장이 있다. 국가안보와 주권,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외 의존을 줄이고 핵심 산업을 자급자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러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과 관세를 수단으로 동원하자고 주장한다. 영국 경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런 주장을 ‘고립 경제학(Exile Economics)’이라고 명명했다. 자급자족에 대한 이런 환상은 그 기원을 고대 그리스에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됐다. 정치적 좌우를 가리지도 않는다. 관세 폭탄으로 미국의 산업과 노동자를 지키겠다고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적인 고립 경제학의 신봉자로 공화당원이다. 그러나 중국의 전기차·반도체 굴기를 안보 위기로 규정한 건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었다. 국내 산업계의 로비와 노동자의 분노에 직면한 정치인이라면 고립 경제학의 유혹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저자는 식량과 에너지, 실리콘(반도체), 철강, 사람(인적 자원), 의약품 등 여러 분야를 사례로 들며 자급자족론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강조한다. 세계화가 얼마나 많은 수혜를 가져다주었는지도 상기시킨다. 탈세계화는 식량 안정성 확보와 친환경 기술 발전에 역행하고, 철강의 과잉 생산 문제를 심화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세계화는 분야별로 승자와 패자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풍요와 기술 발전을 가져왔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책은 강조한다. 공급망의 구멍이 뚫렸을 때를 대비해야 하지만 허황된 자급자족 대신 공급망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핵심 물자를 비축하고, 무역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선방사의 탑을 수리한 기록이다. 불사리(佛舍利)는 23과이고, 금 1푼을 혜중이 넣고, 은 15푼을 도여가 넣었다.” 경북 경주 선방사(禪房寺) 탑지석(塔誌石·탑을 조성한 내력이나 봉안된 유물을 기록한 돌·사진)에 담긴 내용의 일부다. 오랫동안 학계에 자료로만 알려져 왔던 이 탑지석의 실물이 뒤늦게 확인돼 발견 100년 만에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불교 문화를 소개하는 상설전시관 ‘신라미술관’에서 9세기 후반 신라의 조탑(造塔) 신앙과 사리장엄 의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꼽히는 선방사 탑지석을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선방사는 과거 경주 남산 선방곡에 있던 사찰로, 오늘날 삼불사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탑지석은 1926년 경주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인근에서 발견됐고, 1938년 구로다 간이치(黑田幹一)란 인물이 사진과 탁본으로 돌에 적힌 내용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이후 ‘소재 불명’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2017년 e뮤지엄에 ‘탑지석’으로 등록됐고 최근 다른 전시를 준비하던 신명희 학예연구사가 경주박물관 수장고에서 실물을 찾았다. 박물관에 따르면 이 탑지석엔 879년(신라 헌강왕 5년)에 탑을 수리했다는 사실과 봉안된 공양물의 종류, 불사에 참여한 승려의 명단 등을 적은 60자가 4면에 걸쳐 새겨져 있다. 경주박물관은 이번 신라미술관 개편을 통해 불교 공예품과 사찰 생활용구 93점을 새롭게 전시한다. 주로 신라 최대의 사찰로 여겨지는 황룡사 건물 터와 회랑 터 등에서 출토된 문화유산으로, 그동안 특별전이나 학술보고서에 부분적으로만 공개됐던 것들이다.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선방사의 탑을 수리한 기록이다. 불사리(佛舍利)는 23과이고, 금 1푼을 혜중이 넣고, 은 15푼을 도여가 넣었다.”경북 경주 선방사 탑지석(塔誌石·탑을 조성하게 된 내력이나 봉안된 유물을 기록한 돌)에 담긴 내용의 일부다. 오랫동안 학계에 문자 자료로만 알려져 왔던 이 탑지석의 실물이 뒤늦게 확인돼 발견 100년 만에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불교 문화를 소개하는 상설전시관 ‘신라미술관’에서 9세기 후반 신라의 조탑(造塔) 신앙과 사리장엄 의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꼽히는 선방사(禪房寺) 탑지석을 최초로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선방사는 과거 경북 경주 남산 선방곡에 있던 사찰로, 오늘날 삼불사가 세워진 자리에 있었다고 추정된다. 탑지석은 1926년 경주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인근에서 발견됐고, 1938년 구로다 간이치(黑田幹一)라는 인물이 사진과 탁본으로 돌에 적힌 내용을 공개한 적이 있다. 최근 학예연구사가 다른 전시를 준비하던 중 수장고에서 실물의 존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주박물관에 따르면 탑지석에는 총 4면에 걸쳐 60자가 새겨져 있다. 879년(신라 헌강왕 5년)에 탑을 수리했다는 사실과 봉안된 공양물의 종류, 불사에 참여한 승려 명단 등이 기록됐다. 경주박물관은 신라미술관 개편을 통해 불교 공예품과 사찰 생활용구 93점을 새롭게 전시한다. 신라 최대의 사찰로 여겨지는 황룡사 건물터와 회랑 터 등에서 출토된 유물로, 그동안 특별전이나 학술보고서에 부분적으로만 공개됐다. 야외 전시장에 놓여 있던 나한상(羅漢像)과 경주 석장사 터에서 출토된 탑 불상무늬 벽돌도 신라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경주박물관은 “앞으로도 상설 전시를 꾸준히 개선해 신라 문화의 깊이와 가치를 더욱 충실히 전달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1985년 첫 등장 이후 40년 넘게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슈퍼 마리오’ 시리즈 주인공들이 이번엔 은하계를 무대로 활약을 펼친다. 29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2023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후속작. 전작은 전 세계에서 13억6000만 달러(약 2조112억 원)를 벌어들이며 대흥행을 거뒀다. 이번 편도 1일(현지 시간) 북미에서 개봉한 현재 7억4700만 달러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편의 특이점은 무대가 버섯 왕국을 넘어 은하계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마리오(사진)의 영원한 숙적인 쿠파의 아들 ‘쿠파주니어’가 은하계 수호자인 로젤리나를 납치하며 우주는 위기에 빠진다. 마리오와 루이지 형제, 피치 공주는 로젤리나를 구출하기 위해 우주로 뛰어든다.무대가 확장된 만큼 볼거리는 더욱 풍성하고 화려해졌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화려한 색감과 질감으로 관객 눈을 사로잡는다. 마치 놀이기구를 쉬지 않고 갈아타는 느낌이라 지루할 틈이 없다. 마리오와 피치가 쿠파 행성에서 함정을 돌파할 때 고전 마리오 게임의 도트 그래픽으로 전환되는 연출 등은 원작 팬들이 반길 만한 요소로 보인다. 다만 다소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는 아쉽다.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단지 게임 요소를 선보이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그마저도 서둘러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전작의 빌런이었던 쿠파가 너무 쉽게 개심했다가 다시 배신하는 등 캐릭터의 설득력도 약한 편. 과하게 말하면, 게임 홍보용 트레일러를 한 시간 반 동안 본 기분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이 영화는 슈퍼 마리오 팬들을 위한 작품.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듯 즐기는 이들에겐 여전히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슈퍼 마리오 아닌가.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1985년 첫 등장 이후 40년 넘게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슈퍼 마리오’ 시리즈 주인공들이이 이번엔 은하계를 무대로 활약을 펼친다. 29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2023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후속작. 전작은 전 세계에서 13억6000만 달러(약 2조112억 원)를 벌어들이며 대흥행을 거뒀다. 이번 편도 1일(현지 시간) 북미에서 개봉한 현재 7억4700만 달러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편의 특이점은 무대가 버섯 왕국을 넘어 은하계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마리오의 영원한 숙적인 쿠파의 아들 ‘쿠파주니어’가 은하계 수호자인 로젤리나를 납치하며 우주는 위기에 빠진다. 마리오와 루이지 형제, 피치 공주는 로젤리나를 구출하기 위해 우주로 뛰어든다.무대가 확장된 만큼 볼거리는 더욱 풍성하고 화려해졌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화려한 색감과 질감으로 관객 눈을 사로잡는다. 마치 놀이기구를 쉬지 않고 갈아타는 느낌이라 지루할 틈이 없다. 마리오와 피치가 쿠파 행성에서 함정을 돌파할 때 고전 마리오 게임의 도트 그래픽으로 전환되는 연출 등은 원작 팬들이 반길만한 요소로 보인다. 다만 다소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는 아쉽다.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단지 게임 요소를 선보이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그마저도 서둘러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전작의 빌런이었던 쿠파가 너무 쉽게 개심했다가 다시 배신하는 등 캐릭터의 설득력도 약한 편. 과하게 말하면, 게임 홍보용 트레일러를 한 시간 반 동안 본 기분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이 영화는 슈퍼 마리오 팬들을 위한 작품.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듯 즐기는 이들에겐 여전히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슈퍼 마리오 아닌가.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열여덟 짱구가 어른이 돼 돌아왔다. ‘비공식 천만 영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널리 사랑을 받은 2009년 영화 ‘바람’의 그 짱구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짱구’는 배우의 꿈을 품고 부산을 떠나 서울로 상경한 짱구(정우)가 오디션과 좌절, 풋사랑을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꿈을 위해 버티고 일어서는 짱구의 유쾌한 도전 드라마다. 이번 영화에서 배우 정우는 주연을 맡았을 뿐 아니라 각본을 쓰고 공동 연출까지 했다.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바람’의 (각본) 원안을 제가 썼던 만큼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에피소드를 적어놓은 게 있었다”며 “덮어놓고 있다가 최근 제작사가 붙으면서 시나리오로 발전시켰다”고 밝혔다. 전작 ‘바람’은 저예산 독립영화이지만, 극장 밖 반응이 열렬했다. 혈기 넘치는 고등학생들의 허세와 찌질함, 귀에 착 감기는 경상도 사투리, 1990년대 말의 공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덕분이었다. 17년 만에 속편을 내놓은 배우 정우도 “‘바람’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과물보다는 과정에 더 의미를 두고 임했다”고 했다. ‘짱구’는 전작의 문법을 성실하게 복기하려고 한다. 배경은 2010년. 나이트클럽과 국밥집 같은 부산 로케이션과 배우들의 맛깔 나는 경상도 사투리가 지역색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영화 속 에피소드들도 정우의 자전적 이야기의 연장선이다. ‘바람’이 자신의 고교 시절 이야기라면, ‘짱구’는 배우를 꿈꾸던 시절을 투영한다. 영화 속 짱구가 10년째 무명 배우로 수없이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것처럼 정우는 2002년 장항준 감독의 영화 ‘라이터를 켜라’의 단역으로 데뷔한 뒤 10년에 가까운 무명 생활을 거쳤다.“영화 속 대사처럼 ‘왜 연기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은 적이 꽤 있어요. 그때 ‘어버버’(하며 답을 제대로 못)했던 적도 있었거든요. 무수히 많은 오디션을 보면서 상처를 받기도 했죠. 하지만 (영화에) 그런 에피소드를 녹인 것들이 부정적인 감정 때문은 아니에요. ‘저는 이런 적이 있어요. 당신들은 이런 경험 없었나요?’ 물으며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고 싶었어요.” 이번 영화가 그에게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장 감독의 깜짝 출연이다. 장 감독은 극 중 짱구의 마지막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왜 연기를 하느냐’고 묻는다. 정우는 “제가 어렸을 때 처음 오디션을 봤던 감독님 앞에서 수년이 지나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꿈같은 현실이었다”며 “옛날의 저와 현재의 제가 교집합이 되는 순간이다 보니 감정이 정말 묘했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고, 20년이 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이자 이젠 감독이 된 정우. 그는 이제 ‘왜 연기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 “어릴 때랑 지금이랑 똑같은 것 같아요. 하고 싶고, 좋아하고, 꿈이니까. 그런데 어릴 때 이렇게 이야기하면 의미 부여를 안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맞는 말이야’라고 해주시죠. 재밌기도 하면서 아이러니하기도 해요.”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열여덟 짱구가 어른이 돼 돌아왔다. ‘비공식 천만 영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널리 사랑을 받은 2009년 영화 ‘바람’의 그 짱구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짱구’는 배우의 꿈을 품고 부산을 떠나 서울로 상경한 짱구(정우)가 오디션과 좌절, 풋사랑을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꿈을 위해 버티고 일어서는 짱구의 유쾌한 도전 드라마다.이번 영화에서 배우 정우는 주연을 맡았을 뿐 아니라 각본을 쓰고 공동 연출까지 했다.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바람’의 (각본) 원안을 제가 썼던 만큼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에피소드를 적어놓은 게 있었다”며 “덮어놓고 있다가 최근 제작사가 붙으면서 시나리오로 발전시켰다”고 밝혔다.전작 ‘바람’은 저예산 독립영화이지만, 극장 밖 반응이 열렬했다. 혈기 넘치는 고등학생들의 허세와 찌질함, 귀에 착 감기는 경상도 사투리, 1990년대 말의 공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덕분이었다. 17년 만에 속편을 내놓은 배우 정우도 “‘바람’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과물보다는 과정에 더 의미를 두고 임했다”고 했다.‘짱구’는 전작의 문법을 성실하게 복기하려고 한다. 배경은 2010년. 나이트클럽과 국밥집 같은 부산 로케이션과 배우들의 맛깔 나는 경상도 사투리가 지역색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영화 속 에피소드들도 정우의 자전적 이야기의 연장선이다. ‘바람’이 자신의 이야기가 반영됐다면, ‘짱구’는 배우를 꿈꾸던 시절을 투영한다. 영화 속 짱구가 10년째 무명배우로 수없이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것처럼 정우는 2002년 장항준 감독의 영화 ‘라이터를 켜라’의 단역으로 데뷔한 뒤 10년에 가까운 무명생활을 거쳤다.“영화 속 대사처럼 ‘왜 연기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은 적이 꽤 있어요. 그때 ‘어버버’(하며 답을 제대로 못) 했던 적도 있었거든요. 무수히 많은 오디션을 보면서 상처를 받기도 했죠. 하지만 (영화에) 그런 에피소드를 녹인 것들이 부정적인 감정 때문은 아니에요. ‘저는 이런 적이 있어요. 당신들은 이런 경험 없었나요?’ 물으며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고 싶었어요.”이번 영화가 그에게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장 감독의 깜짝 출연이다. 장 감독은 극중 짱구의 마지막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왜 연기를 하느냐’고 묻는다. 정우는 “제가 어렸을 때 처음 오디션을 봤던 감독님 앞에서 수 년이 지나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꿈 같은 현실이었다”며 “옛날의 저와 현재의 제가 교집합이 되는 순간이다 보니 감정이 정말 묘했다”고 말했다.학창 시절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고, 20년이 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이자 이젠 감독이 된 정우. 그는 이제 ‘왜 연기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어릴 때랑 지금이랑 똑같은 것 같아요. 하고 싶고, 좋아하고, 꿈이니까. 그런데 어릴 때 이렇게 이야기하면 의미 부여를 안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맞는 말이야’라고 해주시죠. 재밌기도 하면서 아이러니하기도 해요.”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이미 완성된 옷이 있는데, 그 옷은 내 몸에 맞춘 게 아니에요. 하지만 어떻게든 그 옷을 입고 런웨이에 서야 합니다.” 10일 서울 마포구 픽셀로직코리아에서 만난 이현 성우(42)는 더빙 작업을 패션쇼 무대에 빗댔다. 애니메이션 ‘원피스’ ‘원펀맨’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한 그는 “원작이란 틀 안에서 성우 자신의 목소리로 캐릭터를 소화해 한국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더빙이라고 설명했다. 텍스트 음성 변환(TTS) 기술의 발전 등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던 성우 더빙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전략 변화 등과 맞물려 다시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특히 넷플릭스 등은 최근 글로벌 콘텐츠의 한국어 더빙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이 성우는 “작년엔 일주일에 녹음 한 건이 아쉬웠다면, 올해는 하루에 한 건은 하는 느낌”이라고 한다. 더빙 콘텐츠도 다양해졌다. 더빙 제작사인 픽셀로직코리아의 김민수 디렉터는 “이전엔 영미권 콘텐츠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엔 독일이나 인도 등 다양한 국가의 콘텐츠로 확장됐다”고 했다. “넷플릭스 등은 더 이상 더빙을 부가 작업으로 보지 않습니다. 콘텐츠의 완성도를 좌지우지하는 요소로 인식하고 있어요. OTT와의 협업을 계기로 5.1 서라운드 사운드·돌비 애트모스 등으로 녹음이 확대되면서 업계 전반의 제작 역량도 향상되고 있습니다.”(김 디렉터) OTT들이 최근 한국어 더빙을 적극 확대하는 이유는 뭘까.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더 많은 한국 시청자들이 글로벌 콘텐츠를 편안하고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더빙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자막을 읽지 못하는 어린이나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고령층, 시각장애인만 더빙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다. 운동이나 요리·출퇴근 때 오디오만 켜놓고 소비하는 멀티태스킹 이용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어 교육용으로 더빙 콘텐츠를 활용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이 성우는 “쇼츠 시대가 되면서 영상을 라디오처럼 틀어 놓고, 귀에 꽂히면 그때 다시 몰입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귀로 먼저 들을 수 있는 더빙이 유리한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더빙 시장도 커지고 있는 추세. 이런 기술의 부상이 성우 더빙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김 디렉터는 “대사 사이의 침묵에 담긴 호흡,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나오는 해석은 아직 AI가 대체하기 어렵다”고 했다. “AI를 배척할 순 없고, 같이 가야 되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성우들이 섬세한 연기를 통해 한국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제대로 표현해 내는 게 중요합니다. 음성 연기의 본질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에겐 오히려 좋은 시대가 오고 있는 게 아닐까요.”(이 성우)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이미 완성된 옷이 있는데, 그 옷은 내 몸에 맞춘 게 아니에요. 하지만 어떻게든 그 옷을 입고 런웨이에 서야 합니다.”10일 서울 마포구 픽셀로직 코리아에서 만난 이현 성우는 더빙 작업을 패션쇼 무대에 빗댔다. 원작이라는 틀 안에서 성우 자신의 목소리로 캐릭터를 소화해 한국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더빙이라는 얘기다.텍스트 음성 변환(TTS) 기술의 발전 등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던 성우 더빙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전략변화와 맞물려 호황을 맞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등이 글로벌 콘텐츠의 한국어 더빙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원피스’, ‘원펀맨’ 등의 더빙에 참여한 이현 성우는“작년엔 일주일에 녹음 한 건이 아쉬웠다면, 올해는 하루에 한 건은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더빙 영상의 원 언어도 다양해졌다고 한다. 픽셀로직 코리아의 김민수 디렉터는 “작업 범위도 넓어졌다”며 “영미권 콘텐츠 중심이던 더빙 작업이 일본, 독일, 인도 등 다양한 국가의 콘텐츠로 확장됐다”고 했다.김 디렉터는 “넷플릭스가 더빙을 더 이상 부가 작업이 아닌 콘텐츠 완성도를 좌지우지하는 요소로 인식한다”고 했다. 또한 5.1 서라운드 사운드·돌비 애트모스 등의 사운드 기술 도입을 통해 한국 더빙 업계의 오디오 제작 환경과 역량이 향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넷플릭스가 한국어 더빙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다양해진 시청층이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에 따르면 자막을 읽지 못하는 어린이,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고령층, 운동이나 요리·출퇴근 중 오디오만 켜놓고 소비하는 멀티태스킹 이용자, 시각장애인까지 더빙 수요층은 넓다. 해외 한인 가정에서 자녀 한국어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었다. 이현 성우도 “쇼츠 시대가 되면서 영상을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꽂히는 순간이 생기면 그때 다시 몰입하는 방식이 일반화됐다”며 “귀로 먼저 들을 수 있는 더빙이 유리한 환경”이라고 진단했다.인공지능(AI) 더빙 기술의 부상은 업계의 새로운 과제다. 김민수 디렉터는 “대사 사이의 침묵에 담긴 호흡,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나오는 해석은 아직 AI가 대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현 성우는 “AI는 척질 수 없고 같이 가야 되는 부분”이라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AI 음성이 자칫 10대에게 표준어처럼 정착될 수 있다는 것.그가 제시한 해법은 결국 더 섬세한 연기다. 그는 “우리말의 고저장단을 보면 숫자 ‘1’과 ‘일하다’의 ‘일’은 발음이 다르다”며 “이런 섬세함을 불편하지 않게 구현해내는 것이 AI와 동등하게 갈 수 있는 지점”이라고 했다. “음성 연기의 본질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좋은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었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한강 작가(사진)의 소설이었다. 교보문고가 23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19일 발표한 최근 10년(2016년 4월 17일∼2026년 4월 16일) 온·오프라인 통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한 작가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가 1, 2위를 차지했다. 한강 열풍은 2016년 한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영국의 맨부커상을 받으며 시작됐다. 수상 직후 ‘채식주의자’는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1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24년 한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는 2024, 2025년 연속으로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집계 시점 직후에 맨부커상이 발표돼 10년 누적 판매량은 ‘채식주의자’가 앞섰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소년이 온다’가 더 많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제주4·3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도 8번째로 많이 팔린 책으로 집계됐다. 이 작품은 2023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과 올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10위 안에는 한 작가의 작품 3편을 포함해 국내 소설이 6편이나 이름을 올렸다.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과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양귀자의 ‘모순’이 순서대로 5∼7위를 차지했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사망일이 모두 4월 23일인 데서 유래됐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한강 작가의 소설이었다.교보문고가 23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19일 발표한 최근 10년(2016년 4월 17일~2026년 4월 16일) 온·오프라인 통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한 작가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가 1, 2위를 차지했다.한강 열풍은 2016년 한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영국의 맨부커상을 받으며 시작됐다. 수상 직후 ‘채식주의자’는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1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2024년 한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는 2024, 2025년 연속으로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교보문고 관계자는 “집계 시점 직후에 맨부커상이 발표돼 10년 누적 판매량은 ‘채식주의자’가 앞섰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소년이 온다’가 더 많이 팔렸다”고 설명했다.4·3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도 8번째로 많이 팔린 책으로 집계됐다. 이 작품은 2023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과 올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10위 안에는 한 작가의 작품 3편을 포함해 국내 소설이 6편이나 이름을 올렸다.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과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양귀자의 ‘모순’이 순서대로 5~7위를 차지했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사망일이 모두 4월 23일인 데서 유래됐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구리 제련소의 아황산가스로 주변 산들이 민둥산이 돼버린 섬. 인구는 줄고 빈집이 늘어가던 땅. 1990년대 초반까지 일본 나오시마(直島)는 희망이 보이질 않았다. 하지만 현재 이 섬은 해마다 70만 명 넘게 찾아오는 관광 명소가 됐다. 이젠 안도 다다오 건축의 성지처럼 여겨지는 나오시마. 책 ‘나오시마 예술의 탄생’은 그 변화를 현장에서 이끈 아트 디렉터 아키모토 유지가 쓴 15년의 기록이다. 일본의 교육·출판 기업인 베네세는 사명이 라틴어 ‘Bene Esse(잘 살다)’에서 왔는데, 이런 기업 철학을 나오시마에서 구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기획을 맡은 저자는 나오시마를 되살릴 방안으로 현대미술을 떠올렸다. 예술의 가치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오시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예술을 통해 사람들이 ‘살아있는 예술’을 향유하길 기대했다. 첫 번째 시도는 ‘아웃 오브 바운즈’ 전시였다. 미술관에 갇히지 않고, 섬 주변 세토내해의 풍경 속으로 예술을 가져갔다. 예를 들어, 작가는 직접 섬으로 와서 그 장소의 특징을 살린 작품을 만들었다. 나오시마 예술 공동체 안에서 이 땅의 풍토와 역사를 공유하고 더 깊이 파고드는 방식. 저자는 “작품을 전시할 장소가 먼저 정해져 있고, 거기서 자극을 얻어 장소에 알맞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실현되었기에 나오시마는 비로소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얻었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은 ‘집 프로젝트’로도 이어졌다. 섬마을의 버려진 민가들을 활용해 일본 현대미술가 미야지마 다쓰오와 미국 설치미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품은 장소로 만들었다. 특히 미야지마 작가의 발광다이오드(LED) 작품 제작엔 5세부터 95세까지 주민 125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낡디낡은 집이 예술의 공간으로 바뀌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서서히 나오시마 프로젝트의 적극적인 참여자가 돼 갔다. “현대미술이 일상과 맞닿을 때, 사회와 예술이 교류하며 가치를 공유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는 저자의 믿음이 현실로 구현된 셈이다. 나오시마 지추(地中)미술관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을 전시하기 위해 탄생한 공간이다. 베네세의 후쿠타케 소이치로 회장 지시로 시작된 프로젝트인데, 처음엔 저자는 현대미술의 섬에 19세기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 회의적이었다. 고심 끝에 저자는 모네를 현대미술과 연결하려는 시도를 했다. 모네와 공통적인 세계관을 가진 작가로 터렐과 월터 드 마리아를 떠올린 것이다. 여기에 안도 작가의 설계로 세 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게 지추미술관이다. 장소와 예술을 함께 만들어온 나오시마 프로젝트가 마침내 도달한 정점이었다. 작가는 나오시마를 건축과 예술을 통해 새로운 미적 체험을 하는 장소로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각각의 작품들도 자기만의 독립성을 갖고 존재하길 바랐다. 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나오시마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섬으로 재탄생했다.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저자는 때로 기업 경영 논리와 부딪쳤고, 까다로운 예술가들에게 퇴짜를 맞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끝내 놓지 않았던 한 가지는 바로 예술 그 자체에 대한 신념이었다. 그런 열정과 철학이 책 곳곳에 절절히 배어 있다. 쇠락해 가던 섬이 예술의 성지가 된 과정을, 한 예술가가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불법 사채꾼에 맞서 싸우는 두 청년 복서의 이야기를 그렸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이 3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3일 공개된 이번 시즌은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로 이야기의 무대가 넓어졌다. 극중에서도 시즌1로부터 3년이 흐른 시점, 복싱 챔피언이 된 건우(우도환)와 그의 코치가 된 우진(이상이)은 더 크고 강한 적과 맞닥뜨린다. 이상이 배우는 8일 인터뷰에서 “시즌1에서 소년이었다면, 이번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시즌2는 건우 앞에 어둠의 리그를 지배하는 빌런 ‘백정’(정지훈)이 등장하며 시작된다. 악(惡)은 건우를 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의 소중한 사람들까지 인질로 삼는다. 하지만 건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한다. 우도환 배우는 9일 인터뷰에서 “건우의 달라지지 않은 점은 선한 마음과 스포츠맨십”이라며 “복싱의 룰도, 나의 고집도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이겨서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게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사실적인 ‘맨손 액션’의 완성도는 시즌1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배우는 “예전보다 합이나 속도감이 훨씬 빨라졌고, 액션도 화려해졌다”며 “저희는 (주먹이) 코앞까지 스쳐 지나가도록 연습했는데, 그 연습량이 잘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시즌1 찍을 때는 그게 최고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시즌2를 해보니 또 ‘다시는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즌2에선 기술들도 좀 더 좋아졌고, 만화적인 기술들도 생겼습니다”(우 배우)시즌1에서 유쾌한 조력자였다면, 시즌2에선 무게감 있는 형이자 코치가 된 우진은 그만큼 짊어져야 할 것도 많은 캐릭터였다고. 이 배우는 “가족이라 말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가족이기에 말할 수 없는 것도 있다”며 두 캐릭터 사이에 새롭게 생겨난 갈등의 결을 짚었다.건우와 우진이 호텔에서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은 대본에 얽매이지 않았다고 한다. 우 배우는 “배우로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말고, 건우와 우진이라면 지금 서로 어떤 상황인지만 생각하면서 대사를 쳐 보자고 했다”며 “거의 대부분이 애드리브였다”고 밝혔다. 이 배우도 “같이 해 온 시간이 있었기에 즉흥적이었어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빚 갚기’에서 ‘약자 보호’라는 주제로 한 단계 발전한 ‘사냥개들’ 시즌2는 공개 첫 주에 넷플릭스 국내 1위와 글로벌(비영어 시리즈) 2위에 올랐다. 이에 두 배우는 시즌3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우 배우는 “아직 보여 주지 못한 것들이 있다”며 “세계적으로 영화 ‘미션 임파서블’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사냥개들’이 있다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건우랑 우진이는 확실히 같이 붙어서 싸울 때가 재밌어요. 가능하다면, 시즌3은 물론 그 이상까지 가고 싶습니다.”(이 배우)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불법 사채꾼에 맞서 싸우는 두 청년 복서의 이야기를 그렸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이 3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3일 공개된 이번 시즌은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로 이야기의 무대가 넓어졌다. 극중에서도 시즌1로부터 3년이 흐른 시점, 복싱 챔피언이 된 건우(우도환)와 그의 코치가 된 우진(이상이)은 더 크고 강한 적과 맞닥뜨린다. 이상이 배우는 8일 인터뷰에서 “시즌1에서 소년이었다면, 이번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시즌2는 건우 앞에 어둠의 리그를 지배하는 빌런 ‘백정’(정지훈)이 등장하며 시작된다. 악(惡)은 건우를 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의 소중한 사람들까지 인질로 삼는다. 하지만 건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한다. 우도환 배우는 9일 인터뷰에서 “건우의 달라지지 않은 점은 선한 마음과 스포츠맨십”이라며 “복싱의 룰도, 나의 고집도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이겨서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게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사실적인 ‘맨손 액션’의 완성도는 시즌1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배우는 “예전보다 합이나 속도감이 훨씬 빨라졌고, 액션도 화려해졌다”며 “저희는 (주먹이) 코 앞까지 스쳐 지나가도록 연습했는데, 그 연습량이 잘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시즌1 찍을 때는 그게 최고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시즌2를 해보니 또 ‘다시는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즌2에선 기술들도 좀 더 좋아졌고, 만화적인 기술들도 생겼습니다”(우 배우)시즌1에서 유쾌한 조력자였다면, 시즌2에선 무게감 있는 형이자 코치가 된 우진은 그만큼 짊어져야 할 것들도 많은 캐릭터였다고. 이 배우는 “가족이라 말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가족이기에 말할 수 없는 것도 있다”며 두 캐릭터 사이에 새롭게 생겨난 갈등의 결을 짚었다.건우와 우진이 호텔에서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은 대본에 얽매이지 않았다고 한다. 우 배우는 “배우로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말고, 건우와 우진이라면 지금 서로 어떤 상황인지만 생각하면서 대사를 쳐보자고 했다”며 “거의 대부분이 애드리브였다”고 밝혔다. 이 배우도 “같이 해온 시간이 있었기에 즉흥적이었어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빚 갚기’에서 ‘약자 보호’라는 주제로 한 단계 발전한 ‘사냥개들’ 시즌2는 공개 첫 주에 넷플릭스 국내 1위와 글로벌(비영어 시리즈) 2위에 올랐다. 이에 두 배우는 시즌3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우 배우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있다”며 “세계적으로 영화 ‘미션 임파서블’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사냥개들’ 이 있다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건우랑 우진이는 확실히 같이 붙어서 싸울 때가 재밌어요. 가능하다면, 시즌3은 물론 그 이상까지 가고 싶습니다.”(이 배우)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1946년 영국 보수당 대표 윈스턴 처칠은 “발트해부터 아드리아해까지 ‘철의 장막’이 내려졌다”고 선언했다. 소련이 동유럽을 서방으로부터 갈라놓은 경계였다. 그 안쪽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해방자인 줄 알았던 소련은 또 다른 전체주의를 이식하기 시작했고, 역사도 사회 구조도 제각각이었던 폴란드, 헝가리, 동독이 불과 10여 년 만에 소련을 본뜬 거의 동일한 공산주의 체제로 수렴했다. ‘굴라크’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역사학자가 그 장막을 들추고 메커니즘을 추적한 책이다. 소련의 전략은 정교했다. 다양한 정당을 허용하는 척, 연정을 꾸리는 척, 자유선거를 치르는 척했다. 그러나 배후에서는 소련처럼 비밀경찰을 조직했다. 동독의 슈타지가 그랬듯, 정보원을 심고 잠재적 반대자를 솎아냈다. 언론을 장악하고, YMCA 같은 시민사회 조직은 해체하거나 국가 조직으로 흡수했다. 전체주의는 암세포처럼 작동했다. 끊임없이 분열하며 정상적인, 민주적인 사회 조직을 밀어냈다. 기만과 폭력이 교차하며 정치적 공간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좁아졌다.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던 1948년, 공산권에 위기가 찾아왔다. 마셜플랜, 베를린 봉쇄의 실패, 유고슬라비아의 독자 노선 선택. 균열이 드러나자 각국의 ‘작은 스탈린들’은 오히려 더 철저히 모스크바를 모방했다. ‘호모 소비에티쿠스’를 만들겠다는 야망으로 역사 교과서를 다시 쓰고, 동화를 개작했으며, 여름 캠프와 방과 후 조직이 미래 세대를 둘러쌌다. 전체주의는 국경만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까지 장막을 치려 했다. 그러나 공산주의 이념은 처음부터 스스로를 갉아먹는 모순을 갖고 있었다. 모든 부문을 통제하려 했기에 모든 부문이 저항의 공간이 됐고, 번영을 약속했지만 현실은 따라가지 못했다. 1953년 스탈린이 죽자 동독에서는 폭동이, 폴란드와 헝가리에서는 파업과 시위가 잇따랐다. 저자의 단언대로, 인간은 그렇게 쉽게 전체주의적 인격을 획득하지 않았던 것이다. 제도는 어떻게 훼손됐고, 언어는 어떻게 왜곡됐고, 사람들은 어떻게 조종됐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살아남기 위해 진실을 외면해야 했던 이들이 있다. 1949년과 1998년 제주. 15일 개봉하는 영화 ‘내 이름은’은 49년의 간극이 있는 두 이야기를 통해, 어머니와 아들이 진실과 다시 마주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1998년 제주. 열여덟 살 소년 영옥(신우빈)은 자신의 촌스러운 이름이 콤플렉스지만, 친구 민수(최준우)와 별 탈 없이 학교를 다니는 학생. 하지만 서울에서 전학 온 경태(박지빈)가 순식간에 반에서 ‘권력자’가 되며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영옥은 경태와 민수 사이에서 제대로 서지 못한 채 경태의 폭력을 방관한다. 손자뻘이지만 아들인 영옥을 홀로 키워온 어머니 정순(염혜란). 그는 바람에 잎이 날리는 걸 볼 때마다 정신을 잃곤 한다. 결국 정신과를 찾은 정순은 깊이 잠들어 있던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1949년 제주의 봄을 조금씩 되짚어 간다.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포럼 부문으로 초청받기도 한 ‘내 이름은’은 제주4·3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1940년대 제주에서 벌어진 폭력 아래 희생된 수많은 이들에게 보내는 추모곡과도 같다. ‘남부군’(1990년)부터 한국 현대사를 다룬 작품을 꾸준히 선보인 정지영 감독(80)의 공력이 예사롭지 않다.‘내 이름은’은 제주4·3평화재단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 어머니가 겪었던 역사적 사건을 아들이 겪고 있는 학교 폭력에 빗대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롭다. 정 감독은 2일 간담회에서 “공동체에 외부 세력이 들어와 갈등이 시작되고, 집단 폭력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일반 사회도 마찬가지이기에 학교 폭력 중심으로 서사 구조를 짰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순을 연기한 염혜란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말보다 눈빛으로, 대사보다 몸으로 정순을 살아낸다. 시대적 비극을 온몸으로 통과한 인물의 한이 움직임 하나하나에 배어 있다. 정순이 보리밭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아픔을 정화하는 동시에 그날의 죽은 넋을 달래는 것처럼 보인다. 염 배우는 “실제 있었던 일이라 접근이 조심스러웠는데, 4·3을 다룬 작품들과 실제 겪은 분들의 증언 등을 많이 참고했다”면서 “이야기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말해 주는 지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5월에 개최되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영화가 칸 경쟁 부문에 초청된 건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4년 만이다.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9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호프’를 포함한 올해 공식 초청작들을 발표했다. 지난해 한국 장편영화는 공식·비공식 부문을 통틀어 한 편도 초청받지 못했다. 영화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 항구 마을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SF(공상과학) 스릴러다. 배우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해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이 출연했다. 나 감독은 ‘호프’로 2016년 ‘곡성’ 이후 10년 만에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나 감독은 지금까지 찍은 장편 4편이 모두 칸에 초청되는 기록도 세웠다. 데뷔작 ‘추격자’(2008년)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황해’(2011년)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곡성’은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한편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는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배우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고수 등이 출연했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살아남기 위해 진실을 외면해야 했던 이들이 있다. 1949년과 1998년 제주. 15일 개봉하는 영화 ‘내 이름은’은 49년의 간극이 있는 두 이야기를 통해, 어머니와 아들이 진실과 다시 마주하는 과정을 담아낸다.1998년 제주. 열여덟 살 소년 영옥(신우빈)은 자신의 촌스러운 이름이 콤플렉스지만, 친구 민수(최준우)와 별 탈 없이 학교를 다니는 학생. 하지만 서울에서 전학 온 경태(박지빈)가 순식간에 반에서 ‘권력자’가 되며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영옥은 경태와 민수 사이에서 제대로 서지 못한 채 경태의 폭력을 방관한다.손자뻘이지만 아들인 영옥을 홀로 키워온 어머니 정순(염혜란). 그는 바람에 잎이 날리는 걸 볼 때마다 정신을 잃곤 한다. 결국 정신과를 찾은 정순은 깊이 잠들어 있던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1949년 제주의 봄을 조금씩 되짚어간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포럼 부문으로 초청받기도 한 ‘내 이름은’은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1940년대 제주에서 벌어진 폭력 아래 희생된 수많은 이들에게 보내는 추모곡과도 같다. ‘남부군’(1990년)부터 한국 현대사를 다룬 작품을 꾸준히 선보인 정지영 감독(80)의 공력이 예사롭지 않다.‘내 이름은’은 제주4·3평화재단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 어머니가 겪었던 역사적 사건을 아들이 겪고 있는 학교 폭력에 빗대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롭다. 정 감독은 2일 간담회에서 “공동체에 외부 세력이 들어와 갈등이 시작되고, 집단 폭력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일반 사회도 마찬가지이기에 학교 폭력 중심으로 서사 구조를 짰다”고 설명했다.특히 정순을 연기한 염혜란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말보다 눈빛으로, 대사보다 몸으로 정순을 살아낸다. 시대적 비극을 온몸으로 통과한 인물의 한이 움직임 하나하나에 배어 있다. 정순이 보리밭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아픔을 정화하는 동시에 그날의 죽은 넋을 달래는 것처럼 보인다. 염 배우는 “실제 있었던 일이라 접근이 조심스러웠는데, 4·3을 다룬 작품들과 실제 겪은 분들의 증언 등을 많이 참고했다“면서 ”이야기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말해주는 지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시즌1이 (부모가 한국인인) 한국계 미국인을 다뤘다면, 시즌2에선 ‘한국인 혼혈(half-Korean)’이 정체성의 줄다리기를 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2024년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관왕을 차지했던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이 16일 시즌2로 돌아온다. 7일 오전 온라인 간담회에 응한 이성진 감독(사진)은 새로운 시즌의 한국적 요소를 이렇게 설명했다. 2023년 6월 공개됐던 시즌1은 되는 일이 없던 한인 이민자 2세 대니(스티브 연)와 성공한 사업가지만 자신의 본모습을 잃은 에이미(윌리 웡)가 난폭운전으로 엮이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블랙 코미디. 한국계 미국인인 이 감독이 연출과 제작, 극본을 맡고 주조연 다수가 한국계로 구성돼 주목받았다. 시즌2에선 한국과 미국이 뒤섞인 이들의 ‘정체성’을 정면으로 다루고자 했다. 컨트리클럽에서 일하는 한국계 미국인 오스틴(찰스 멜턴)과 약혼녀 애슐리(케일리 스페이니)는 우연히 상사 커플의 다툼을 목격하고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이 과정에서 한국 재벌 등 여러 커플과 엮이며 복잡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진다.이 감독은 시즌2를 통해 “서양과 동양 사이에 어떤 교역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시즌1이 성공한 뒤 K팝 아이돌과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과 교류하며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를 가지게 됐다고 한다. 이 감독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며 “그런 요소들을 오스틴이란 캐릭터에 녹이고 싶었다”고 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멜턴 역시 ‘성난 사람들’ 시즌2가 “내 뿌리와 맞닿은 작품”이라며 “한국에서 촬영했을 땐 고향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6년 동안 한국에서 살기도 했던 그는 “이 감독에게 빚을 진 기분이다. 감동적”이라며 “오스틴은 한국인들과 가까워지면서 자신이 실은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성난 사람들’ 시즌1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인 스티브 연에게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안겼던 작품. 시즌2엔 더 호화로운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다. 컨트리클럽을 소유한 박 회장은 배우 윤여정이, 박 회장 남편이자 성형외과 의사인 김 박사는 송강호가 맡았다. “기왕 한국을 담은 거라면 최고 수준으로 가자”는 감독의 욕심이 반영됐다. 이번 작품이 미국 드라마 첫 출연인 송 배우는 처음엔 자신이 역할에 맞지 않다고 여겨 고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배우가 직접 설득에 나서 출연이 성사됐다. 이 감독은 “송 배우 아닌 다른 사람이 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두 배우가 등장하는 장면을 국내 한 기업 빌딩에서 촬영한 것에 대해선 “그 장면을 찍은 건 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시즌2는 시즌1의 독특한 이야기 구조는 그대로지만, 네 커플이 얽히고설키며 더 복잡하고 치밀해졌다. 오스틴과 애슐리 커플과 그들의 상사인 조시(오스카 아이작)와 부인 린지(캐리 멀리건), 박 회장과 김 박사, 자산가 부부인 트로이(윌리엄 피츠너)와 에이바(미카엘라 후버)가 서로 복잡한 수싸움을 벌이며 위기와 갈등을 겪는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