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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북한은 남한말을 쓰면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했다. ‘순수하고 우수한’ 자신들의 ‘평양문화어’를 저질스럽고 뒤죽박죽인 ‘괴뢰어’, ‘잡탕어’인 남한말이 오염시키고 있다고 봤다. 우리말이 북한 주민의 사상과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북한 지배층의 위기의식은 차치하고, 북한말은 우리말과 실제로 얼마나 다를까. 30년간 통일부에서 일한 저자가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노동신문) 80년 치를 주축으로, 관영매체와 남북회담에서의 대화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북한 어휘의 의미와 사용 빈도를 추적하고 분단 이후 북한말이 남한말과 어떻게, 그리고 왜 달라졌는지 밝혀낸다. 북한은 수십 년 동안의 ‘말다듬기’ 정책을 통해 외래어와 한자어를 배제하고 고유어로 대체하고자 했다. 그 결과 ‘손기척’(노크) 같은 사례가 나왔다. 남한과의 차별화를 위해 화‘페’처럼 단어의 표기법을 바꾸기도 했다. 이런 노력이 온전히 성공한 건 아니었다. ‘깜빠니야’(캠페인) 같은 외래어들은 여전히 살아있고 ‘돈데코’(환전상) 같은 속어, 이른바 ‘장마당어’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한자어가 줄기는커녕 새로운 사자성어를 계속 만들어 내는 지경이다. 독재국가라는 특징도 말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말이 수령의 지시에 따라 생겨나기도 한다. 김일성의 한마디에 당나귀가 ‘하늘소’로 불리게 됐다. 정치 상황에 따라 한순간에 자취를 감춰 버리는 말도 있다. 2023년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꺼낸 뒤 사라진 ‘남조선’, ‘통일’ 등의 단어가 그렇다. 언어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계도한 북한말이, 자유분방하게 발전해 온 남한말에 침식당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느껴진다. 북한은 언어를 통제함으로써 언어의 순수성, 정확히는 체제의 순수성을 지키려고 하지만 가능한 일일까. 저자도 지적하듯 보호법까지 만드는 시점에서 이미 실패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인생이란 게 결국은 ‘단어’를 잃고 얻고 되찾는 과정의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일종의 사전이라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제 사전엔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는 소설입니다.” 소설가 문지혁(46)이 신작 ‘실전 한국어’(민음사)로 7년에 걸친 ‘한국어’ 3부작을 매듭지었다. 2020년 ‘초급 한국어’, 2023년 ‘중급 한국어’에 이은 완결편이다. 미국 뉴욕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다 한국에서 문학 강의를 하는 작가 본인과 비슷한 삶을 사는, 또 다른 ‘문지혁’의 삶을 따라가는 연작 소설이다. 많은 독자가 3편은 ‘고급’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제목엔 ‘실전’이 달렸다. 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문 작가는 “인생엔 고급이 없다. 특별하단 사람의 삶도 고급은 아니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공평한 말이 ‘인생은 실전’ 아닐까”라고 말했다. “초중고로 이어지는 뻔한 순서에 비틀기를 주고 싶었다”고도 했다. 3부작 소설은 모두 오토픽션(autofiction)이다. 자전적 이야기와 허구적 상상력이 뒤섞인 장르다. 하지만 그리 거창한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니라고 한다. “‘초급 한국어’는 소설을 관두려고 썼던 책입니다. 2010년 데뷔해 10년 가까이 무명으로 지내 더 쓰는 게 의미 없겠다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제 얘기나 하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뜻밖에 좋은 반응이 돌아왔고, 작가는 그제서야 ‘내가 오토픽션을 썼구나’ 깨달았다고. 이후 이 장르를 더 공부하며 가능성을 봤고, 제대로 파고들기로 결심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작품이 이어질수록 실제 문지혁과 소설 속 문지혁의 거리는 벌어졌다. 초급 땐 작가와 아주 가까웠지만, 중급과 실전으로 갈수록 더 슬프고 고통스러운 쪽으로 갔다. 문 작가는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1929∼2023)의 “소설 속 인물은 모두 나의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이란 소설 문장을 인용하며 “더 나쁜 선택, 더 고통스러운 시공간에 내가 있었다면, 그 답을 소설 속 ‘문지혁’이 대신 살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급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주인공은 실전에 이르러선 스토리텔링을 강의한다. 작가는 단순 언어 수업에서 그 언어로 구성된 이야기 가르치기로 확장된 것에 대해 “이야기가 곧 우리 인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야기란 ‘말이 안 되는 걸 모아 말이 되게 만드는 일’이에요. 세계의 본질은 카오스라고 생각해요. 의미도 없고 다 임의적이죠. 인간은 그걸 못 견뎌서 나름 질서를 만드는데, 그게 이야기란 형태의 코스모스입니다. 밤하늘 별을 이어 별자리로 만드는 게 인간의 욕망이거든요. 하지만 현실은 늘 혼돈이라, 이야기는 부딪히고 깨집니다. ‘실전 한국어’를 통해 카오스와 코스모스가 어떻게 충돌하는지 보여주려 했어요.” 소설에선 ‘끝말잇기’가 중요한 메타포로도 등장한다. 작가는 이 놀이를 인생의 은유로 봤다. 그는 “부모는 자식에게 DNA란 끝말을 물려주고, 자식은 그 단어로 제 삶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넘긴다”며 “끝말은 단어의 끝이지만, 받는 순간 또 다른 시작이 된다”고 했다. 3부작으로 이어진 자신의 소설 역시 “일종의 끝말잇기의 결과물”이라고 봤다. 3편을 마지막으로 ‘한국어’ 시리즈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작가의 오토픽션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올가을부터 새 오토픽션을 연재할 겁니다. 군대 시절을 다룬 작품이에요. 군대는 국가 폭력이 사람을 도구로 만들면서도, 역설적으로 인간적인 곳이죠.”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인생이란 게 결국은 ‘단어’를 잃고 얻고 되찾는 과정의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일종의 사전이라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제 사전엔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는 소설입니다.”소설가 문지혁(46)이 신작 ‘실전 한국어’(민음사)로 7년에 걸친 ‘한국어’ 3부작을 매듭지었다. 2020년 ‘초급 한국어’, 2023년 ‘중급 한국어’에 이은 완결편이다. 미국 뉴욕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다 한국에서 문학 강의를 하는 작가 본인과 비슷한 삶을 사는, 또 다른 ‘문지혁’의 삶을 따라가는 연작 소설이다.많은 독자가 3편은 ‘고급’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제목엔 ‘실전’이 달렸다. 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문 작가는 “인생엔 고급이 없다. 특별하단 사람의 삶도 고급은 아니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공평한 말이 ‘인생은 실전’ 아닐까”라고 말했다. “초중고로 이어지는 뻔한 순서에 비틀기를 주고 싶었다”고도 했다.3부작 소설은 모두 오토픽션(autofiction)이다. 자전적 이야기와 허구적 상상력이 뒤섞인 장르다. 하지만 그리 거창한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니라고 한다.“‘초급 한국어’는 소설을 관두려고 썼던 책입니다. 2010년 데뷔해 10년 가까이 무명으로 지내 더 쓰는 게 의미 없겠다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제 얘기나 하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뜻밖에 좋은 반응이 돌아왔고, 작가는 그제서야 ‘내가 오토픽션을 썼구나’ 깨달았다고. 이후 이 장르를 더 공부하며 가능성을 봤고, 제대로 파고들기로 결심했다.쉬운 일은 아니었다. 작품이 이어질수록 실제 문지혁과 소설 속 문지혁의 거리는 벌어졌다. 초급 땐 작가와 아주 가까웠지만, 중급과 실전으로 갈수록 더 슬프고 고통스러운 쪽으로 갔다. 문 작가는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1929~2023)의 “소설 속 인물은 모두 나의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이란 소설 문장을 인용하며 “더 나쁜 선택, 더 고통스러운 시공간에 내가 있었다면, 그 답을 소설 속 ‘문지혁’이 대신 살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초급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주인공은 실전에 이르러선 스토리텔링을 강의한다. 작가는 단순 언어 수업에서 그 언어로 구성된 이야기 가르치기로 확장된 것에 대해 “이야기가 곧 우리 인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야기란 ‘말이 안 되는 걸 모아 말이 되게 만드는 일’이에요. 세계의 본질은 카오스라고 생각해요. 의미도 없고 다 임의적이죠. 인간은 그걸 못 견뎌서 나름 질서를 만드는데, 그게 이야기란 형태의 코스모스입니다. 밤하늘 별을 이어 별자리로 만드는 게 인간의 욕망이거든요. 하지만 현실은 늘 혼돈이라, 이야기는 부딪히고 깨집니다. ‘실전 한국어’를 통해 카오스와 코스모스가 어떻게 충돌하는지 보여주려 했어요.“소설에선 ‘끝말잇기’가 중요한 메타포로도 등장한다. 작가는 이 놀이를 인생의 은유로 봤다. 그는 “부모는 자식에게 DNA란 끝말을 물려주고, 자식은 그 단어로 제 삶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넘긴다”며 “끝말은 단어의 끝이지만, 받는 순간 또 다른 시작이 된다”고 했다. 3부작으로 이어진 자신의 소설 역시 “일종의 끝말잇기의 결과물”이라고 봤다.3편을 마지막으로 ‘한국어’ 시리즈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작가의 오토픽션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올 가을부터 새 오토픽션을 연재할 겁니다. 군대 시절을 다룬 작품이에요. 군대는 국가 폭력이 사람을 도구로 만들면서도, 역설적으로 인간적인 곳이죠.”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학교란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이 만연해진 시대. 단지 학생끼리의 괴롭힘만 문제가 아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가 뒤엉켜 곪을 대로 곪고 있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법은 멀게 느껴지고, 때론 가해자를 편드는 것 같다. 제대로 시원하게 ‘정의 구현’을 하고 싶다는 상상.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지 않을까. 5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교육부 장관 최강석(이성민)이 만든 ‘교권보호국’이라는 가상 조직이 핵심 설정. 소속 감독관 나화진(김무열) 등은 교육 현장을 어지럽히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참교육’한다. 2011년 첫 등장 때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동명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는 소년범을 주제로 한 드라마 ‘소년심판’을 연출했던 홍종찬 감독의 작품. 배우 이성민과 김무열은 전작에 이어 또 한 번 홍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참교육’에서 특전사 출신인 나화진은 압도적인 무력으로 문제적 인간들을 제압한다. 교권보호국은 교육에 필요하다면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는다는, 초법적 권한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단지 폭력만 쓰는 게 아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가해자의 악행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게 그의 방침이다. 예를 들어, 자식에게 의대 입시를 강요하는 어머니에겐 본인이 직접 그 커리큘럼대로 공부해서 의대로 가라고 한다. 교권보호국이 불량학생들로부터 교사만 보호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자기 이익을 위해 학생을 차별하는 교사, 불법적인 수단을 남발하는 학부모도 제재의 대상이다. 거기다 문제 많은 교내 학교폭력위원회도 손봐 준다. 드라마는 우리나라 교육계 전반에 퍼져 있는 문제들을 성역 없이 헤집는다. 하지만 너무 사이다 마시기에 치중한 걸까. 청량하지만 갈수록 목이 따갑다. 피해자가 당한 대로 가해자에게 되돌려주는 ‘인과응보’는 분명 쾌감이 있다. 하지만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통쾌함이 줄어드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응징으로 과연 계도가 될는지, 조금씩 설득력을 잃는 대목도 없지 않다. 원작 웹툰에서 벌어졌던 논란을 깨끗이 씻어냈는지도 의문이다. 몇몇 에피소드를 각색해 인종 혐오 등 문제가 됐던 대목을 배제하긴 했다. 하지만 물리력 행사를 정당화하는 전체 틀거리는 여전하다. 실제로 지난해 한 교사단체는 “체벌과 인권 침해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며 드라마 제작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5일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을 둘러싼 논란은 알지만, 교권보호국이란 판타지적 설정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교권보호국을 너무나 성역화하는 대목도 아쉽다. 드라마에서 교권보호국의 과한 권한과 인권 침해가 문제가 돼 폐지 움직임도 벌어지지만, 진지한 성찰로 이어지진 않는다. ‘참교육’은 일단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했다.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한국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글로벌 TV쇼 부문 역시 5위를 차지했다. 교권보호국과 감독관들은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 장밋빛만 꿈꾸기엔 핏빛이 너무 선연하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방탄소년단(BTS)이 3월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이 올 상반기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에 등극했다. 해당 상반기 종합 차트 20위 내에는 K팝 앨범이 6개나 포함됐다. 5일 빌보드 저팬이 발표한 ‘핫 앨범스(Hot Albums)’에 따르면 ‘아리랑’은 올 상반기 종합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세부적인 내용이 담긴 ‘톱 앨범 세일즈’를 살펴보면, CD 판매량이 70만6961장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다운로드 순위에서는 2만139건으로 2위에 올랐다. BTS에 이어 2위는 일본에서 데뷔한 K팝 다국적 남성 그룹인 ‘앤팀(&TEAM)’의 세 번째 미니앨범 ‘위 온 파이어(We on Fire)’가 올랐다. CD 판매량은 70만5543장으로 ‘아리랑’에 살짝 못 미쳤다. 이 밖에도 6인조 보이그룹 엔하이픈의 일곱 번째 미니앨범 ‘더 신: 배니시(THE SIN: VANISH)’가 4위를 차지했으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여덟 번째 미니앨범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투어스(TWS)의 ‘노 트래지디(NO TRAGEDY)’는 10위(24만8771장), 트레저(TREASURE)의 미니앨범 3집 ‘러브 펄스(LOVE PULSE)’가 13위였다. 순위에 오른 팀은 모두 남성 그룹으로, 트레저를 제외하면 모두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이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방탄소년단(BTS)이 3월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이 올 상반기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에 등극했다. 해당 상반기 종합 차트 20위 내에는 K팝 앨범이 6개나 포함됐다. 5일 빌보드 재팬이 발표한 ‘핫 앨범스(Hot Albums)’에 따르면 ‘아리랑’은 올 상반기 종합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세부적인 내용이 담긴 ‘톱 앨범 세일즈’를 살펴보면, CD 판매량이 70만6961장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다운로드 순위에서는 2만139건으로 2위에 올랐다. BTS에 이어 2위는 일본에서 데뷔한 K팝 다국적 남성 그룹인 ‘앤팀(&TEAM)’의 세 번째 미니앨범 ‘위 온 파이어(We on Fire)’가 올랐다. CD 판매량은 70만5543장으로 ‘아리랑’에 살짝 못 미쳤다.이밖에도 6인조 보이그룹 엔하이픈의 일곱 번째 미니앨범 ‘더 신 : 배니시(THE SIN : VANISH)’가 4위를 차지했으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여덟 번째 미니앨범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투어스(TWS)의 ‘노 트레지디(NO TRAGEDY)’는 10위(24만8771장), 트레저(TREASURE)의 미니 앨범 3집 ‘러브 펄스(LOVE PULSE)’가 13위였다. 순위에 오른 팀은 모두 남성 그룹으로, 트레저를 제외하면 모두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이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학교란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이 만연해진 시대. 단지 학생끼리의 괴롭힘만 문제가 아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가 뒤엉켜 곪을 대로 곪고 있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법은 멀게 느껴지고, 때론 가해자를 편드는 것 같다. 제대로 시원하게 ‘정의구현’을 하고 싶다는 상상.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지 않을까. 5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교육부장관 최강석(이성민)이 만든 ‘교권보호국’이라는 가상 조직이 핵심 설정. 소속 감독관 나화진(김무열) 등은 교육 현장을 어지럽히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참교육’한다. 2011년 첫 등장 때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동명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는 소년범을 주제로 한 드라마 ‘소년심판’을 연출했던 홍종찬 감독의 작품. 배우 이성민과 김무열은 전작에 이어 또 한번 홍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참교육’에서 특전사 출신인 나화진은 압도적인 무력으로 문제적 인간들을 제압한다. 교권보호국은 교육에 필요하다면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는다는, 초법적 권한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단지 폭력만 쓰는 게 아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가해자의 악행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게 그의 방침이다. 예를 들어, 자식에게 의대 입시를 강요하는 어머니에겐 본인이 직접 그 커리큘럼대로 공부해서 의대로 가라고 한다.교권보호국이 불량학생들로부터 교사만 보호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자기 이익을 위해 학생을 차별하는 교사, 불법적인 수단을 남발하는 학부모도 제재의 대상이다. 거기다 문제 많은 교내 학교폭력위원회도 손봐준다. 드라마는 우리나라 교육계 전반에 퍼져있는 문제들을 성역 없이 헤집는다.하지만 너무 사이다 마시기에 치중한 걸까. 청량하지만 갈수록 목이 따갑다. 피해자가 당한대로 가해자에게 되돌려주는 ‘인과응보’는 분명 쾌감이 있다. 하지만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통쾌함이 줄어드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응징으로 과연 계도가 될는지, 조금씩 설득력을 잃는 대목도 없지 않다. 원작 웹툰에서 벌어졌던 논란을 깨끗이 씻어냈는지도 의문이다. 몇몇 에피소드를 각색해 인종 혐오 등 문제가 됐던 대목을 배제하긴 했다. 하지만 물리력 행사를 정당화하는 전체 틀거리는 여전하다. 실제로 지난해 한 교사단체는 “체벌과 인권침해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며 드라마 제작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홍 감독은 이에 대해 5일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을 둘러싼 논란을 알지만, 교권보호국란 판타지적 설정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교권보호국을 너무나 성역화하는 대목도 아쉽다. 드라마에서 교권보호국의 과한 권한과 인권침해가 문제가 돼 폐지 움직임도 벌어지지만, 진지한 성찰로 이어지진 않는다. ‘참교육’은 일단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했다. 공개 하루만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한국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글로벌 TV쇼 부문 역시 5위를 차지했다. 교권보호국과 감독관들은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 장밋빛만 꿈꾸기엔 핏빛이 너무 선연하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2026년 한국은 65세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다. 그중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노인 돌봄과 간병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책은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노인 돌봄 현장에서 50년 넘게 종사한 저자가 노인 돌봄에 임하는 자세와 요령 등을 생생하게 일러준다. 저자는 과학적이고 일률적인 매뉴얼을 읊는 대신, 현장 경험에 기초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을 먼저 내세운다. 그것은 ‘노인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이다. 노인이 거부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 원칙이 바탕이 돼야만 노인을 통제하기 위한 돌봄이 아니라 그들의 인간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돌봄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상상력과 창조력이다. 노인이 왜 특정 행동을 하거나 돌봄을 거부하는지 상상력을 발휘해 고민해 보라고 권한다. 환자가 이상행동을 하는 이유는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밤마다 잠들지 못하고 고성방가를 하는 한 환자의 원인은 변비로 인한 스트레스였다. 노인이 겪는 불편이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창조력은 ‘브리콜라주’, 쉽게 말해 임기응변이다. 목욕을 거부하는 환자가 있다면 억지로 강요하기보다 가운을 입고 의사인 척 함께 욕조로 들어갈 수 있다. 갑자기 러시아에 가봐야 한다는 노인에게는 “러시아가 외출 중이라 오늘은 어렵다”라고 능청을 떨 수도 있다. 특히 치매 환자에겐 정석적인 돌봄법이 없기에 돌봄자의 순간 판단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책은 또한 치료와 돌봄을 구별한다. 과학적 사고를 통해 원인을 제거하는 게 치료라면, 돌봄은 환자를 이해하면서 신체적 어려움이 생긴 상태에서도 인간다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늙어 타인의 도움으로 연명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때가 오면 누구나 자신이 존엄한 존재로 대우 받기를 원하지 않을까. 저자는 노인의 ‘문제 행동’은 ‘문제 돌봄’에서부터 비롯되기에 학대가 될 수 있는 강압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언제나 노인의 입장에서 분석해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구체적인 매뉴얼은 아니지만, 돌봄 과정에서 폭행이나 의사소통 오류가 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팁도 실려 있다.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 31일 미국 뉴욕. 도시는 봉쇄됐고 부자들은 도망쳤다. 남겨진 건 평범하고 가난한 사람들. 낡은 빌라 관리인인 ‘나’는 어느 날 전임자가 남긴 옥상 열쇠와 세입자에 대해 기록한 노트를 발견한다. 옥상을 개방하자 각자 방에 틀어박혀 있던 세입자들이 그곳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서로를 경계하던 이들은 하나둘씩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꺼낸다. 그 과정에서 세입자들의 범상치 않은 정체가 조금씩 드러난다. ‘시녀 이야기’, ‘증언들’ 등으로 유명한, 부커상 수상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와 미국 작가 조합 의장이었던 더글러스 프레스턴 등 36명의 북미 작가들이 공동 창작한 실험적 장편소설이다. 참여 작가마다 각 캐릭터와 파트를 분배받아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로맨스, 스릴러, 공상과학(SF) 등 장르문학을 비롯해 순문학과 논픽션까지 아우르는 작가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 그렇다 보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비판부터 저주를 행하는 주술사의 오컬트, 범죄자의 소름 돋는 고백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팬데믹이란 큰 이야기 틀 속에서 각 인물이 자기 이야기를 전개하는 액자식 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전형적이진 않다. 한 인물의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다른 인물이 난입해 새로운 흐름으로 바뀌기도 하는 등 실험적 시도도 다양하다. 어떤 작가가 어느 부분을 맡아 썼는지는 소설이 끝난 뒤에야 밝혀진다. 평소 북미 소설가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누가 어떤 이야기를 썼는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다. 몰랐던 작가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단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와 ‘미녀와 야수’의 ‘뷰티 앤드 더 비스트(Beauty and the Beast)’ 등 주제곡을 듀엣으로 부른 가수 피보 브라이슨(사진)이 2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AP통신에 따르면 유족은 브라이슨이 뇌중풍으로 쓰러진 뒤 숨졌다고 밝혔다. 유족은 “고인의 목소리와 영혼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는 걸 떠올리면서 위안을 얻는다”며 “그의 유산과 음악은 오랜 세대에 걸쳐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디즈니 명곡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브라이슨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R&B를 대표하는 발라드 가수로도 활동했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와 ‘미녀와 야수’의 ‘뷰티 앤드 더 비스트(Beauty and the Beast)’ 등 주제곡을 듀엣으로 부른 가수 피보 브라이슨(사진)이 2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했다. 향년 75세.AP통신에 따르면 유족은 브라이슨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숨졌다고 밝혔다. 유족은 “고인의 목소리와 영혼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는지 생각하며 위안을 얻는다”며 “그의 유산과 음악은 오랜 세대에 걸쳐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디즈니 명곡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브라이슨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R&B를 대표하는 발라드 가수로도 활동했다. ‘필더 파이어(Feel the Fire)’, ‘아임 소 인투 유(I‘m So Into You)’, ‘캔 유 스톱 더 레인(Can You Stop the Rain)’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한국과 대만은 일제강점기를 함께 겪었지만, 한국과 달리 대만은 1996년 첫 직접 총통선거까지도 식민지와 다를 바 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한국 독자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읽을지 궁금했습니다.” 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Taiwan Travelogue)’로 올해 영국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은 대만 작가 양솽쯔(楊双子)가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중국어로 쓰인 작품이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며, 대만 작가가 수상한 것도 최초다. 양 작가는 1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처럼 지금 세계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며 “우리는 여성의 의제, 국가와 역사가 남긴 상처를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고 수상 의의를 말했다. 1984년생인 양 작가는 본명은 양뤄츠(楊若慈)다. 필명 ‘솽쯔(双子·쌍둥이)’는 함께 작가로 활동하려 했던 쌍둥이 동생 양뤄후이(楊若暉)가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 뜻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담겼다. 2020년 발표한 ‘1938 타이완 여행기’로 2024년 전미도서상(번역문학 부문)도 받았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대만을 찾은 일본인 작가 아오야마 치즈코와 통역을 맡은 대만 여성 왕첸허가 함께 여행하며 감정을 키워가는 내용이다. 여행과 음식이란 친근한 소재를 활용해 지배국과 피지배국의 정체성 문제를 짚는다. “무엇을 먹느냐는 어떤 민족인지뿐 아니라 어떤 계급인지를 보여줍니다. 음식에는 종족, 성별, 연령에 걸친 권력의 위계가 담겨 있어요. 100년 전 식민 시대 이야기를 지금 다시 하는 것은, 첫 직접 총통선거를 치른 지 30여 년이 지났는데도 대만이 그 시절의 그림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양 작가는 2029년까지 작품 두 권을 더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는 “현대를 배경으로 미식과 여성을 다룬 작품을 올해 마무리하고, 세 번째 역사소설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식민시대 여학생(‘꽃 피는 시절’)과 여성의 여행(‘1938 타이완 여행기’)에 이어, 다음은 100년 전 여성들의 직업을 다룬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한국과 대만은 일제 강점기를 함께 겪었지만, 한국과 달리 대만은 1996년 첫 직접 총통선거까지도 식민지와 다를 바 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한국 독자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읽을지 궁금했습니다.”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Taiwan Travelogue)’로 올해 영국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은 대만 작가 양솽쯔(楊双子)가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중국어로 쓰인 작품이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며, 대만 작가가 수상한 것도 최초다.양 작가는 1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처럼 지금 세계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며 “우리는 여성의 의제, 국가와 역사가 남긴 상처를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고 수상 의의를 말했다.1984년생인 양 작가는 본명은 양뤄츠(楊若慈)다. 필명 ‘솽쯔(双子·쌍둥이)’는 함께 작가로 활동하려 했던 쌍둥이 동생 양뤄후이(楊若暉)가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 뜻을 이어가는 의미가 담겼다. 2020년 발표한 ‘1938 타이완 여행기’로 2024년 전미도서상(번역문학 부문)도 받았다.소설은 일제강점기 대만을 찾은 일본인 작가 아오야마 치즈코와 통역을 맡은 대만 여성 왕첸허가 함께 여행하며 감정을 키워가는 내용이다. 여행과 음식이란 친근한 소재를 활용해 지배국과 피지배국의 정체성 문제를 짚는다. “무엇을 먹느냐는 어떤 민족인지뿐 아니라 어떤 계급인지를 보여줍니다. 음식에는 종족·성별·연령에 걸친 권력의 위계가 담겨 있어요. 100년 전 식민 시대 이야기를 지금 다시 하는 것은, 첫 직접 총통선거를 치른 지 30여 년이 지났는데도 대만이 그 시절의 그림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양 작가는 2029년까지 작품 두 권을 더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는 “현대를 배경으로 미식과 여성을 다룬 작품을 올해 마무리하고, 세 번째 역사소설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식민시대 여학생(‘꽃피는 시절’)과 여성의 여행(‘1938 타이완 여행기’)에 이어, 다음은 100년 전 여성들의 직업을 다룬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어떤 위기와 혼란이 닥쳐도 통쾌하게 갈아 마시겠다는 마음을 담았어요.”(윈터) 강렬하고 차가운 ‘쇠맛’으로 사랑받아 온 걸그룹 에스파가 새콤한 ‘신맛’을 더하며 돌아왔다. 5월 29일 오후 1시 공개된 2집 ‘LEMONADE(레모네이드)’는 2024년 5월 선보인 1집 ‘Armageddon(아마겟돈)’ 이후 딱 2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카리나는 28일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흔히 저희를 ‘쇠맛’이라 하시는데, 이번엔 ‘신맛’이다”라며 “올여름을 시원하고 청량하게 책임질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에스파는 그간 강렬한 전자음이 인상적인 음악으로 ‘쇠맛 걸그룹’이란 별명을 얻었다. 팬들은 신곡들이 기존 ‘쇠맛’에 새콤함까지 더했다며 ‘쇠콤달콤’이라 부르고 있다. 이번 앨범은 에스파 세계관의 새 챕터를 여는 앨범이기도 하다. 다중 우주가 얽힌 상태를 뜻하는 ‘컴플렉시티(Complexity)’를 핵심 개념으로, 현실 세계에 위기이자 새로운 가능성인 ‘균열(crack)’이 생긴다. 카리나는 “우리가 그 균열 속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콘셉트”라고 했다.타이틀곡은 두 곡이다. 11일 선공개된 ‘WDA(Whole Different Animal)’는 웅장한 신스 베이스가 압도하는 힙합 기반 댄스곡. 지드래곤이 피처링으로 힘을 보탰다. 또 다른 타이틀곡 ‘LEMONADE’는 신스 베이스가 중독적인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다. “삶이 레몬을 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라”는 속담을 끌어와 시련을 기회로 바꾸는 메시지를 풀어냈다. 이 밖에 ‘SHAKIN’’, ‘Switchblade’, ‘Roll’ 등 댄스·록·하이퍼 팝·R&B를 아우르는 11곡이 실렸다. 빌보드 1위 힙합 아티스트인 Ty Dolla $ign(타이 달라 사인)이 ‘Switchblade’에, 디지털 앨범에만 담긴 ‘LEMONADE’ 컬래버 버전엔 라틴 팝스타인 Becky G(베키 지)가 함께했다.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LEMONADE’는 발매 직후 한터차트(실시간) 등 국내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아이튠스 톱 앨범 차트에선 19개 국가 1위를 포함해 38개국에서 톱10에 들었다. 뮤직비디오도 공개 하루 만에 1000만 뷰를 넘어섰다. 에스파는 2024년 ‘Whiplash’가 크게 성공한 뒤 후속곡들이 큰 특색 없이 고만고만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이번 정규 2집이 그런 시선을 넘어설 분기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어떤 위기와 혼란이 닥쳐도 통쾌하게 갈아 마시겠다는 마음을 담았어요.”(윈터)강렬하고 차가운 ‘쇠맛’으로 사랑받아온 걸그룹 에스파가 새콤한 ‘신맛’을 더하며 돌아왔다. 5월 29일 오후 1시 공개된 2집 ‘LEMONADE(레모네이드)’는 2024년 5월 선보인 1집 ‘Armageddon(아마겟돈)’ 이후 딱 2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카리나는 28일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흔히 저희를 ‘쇠맛’이라 하시는데, 이번엔 ‘신맛’이다”라며 “올 여름을 시원하고 청량하게 책임질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에스파는 그간 강렬한 전자음이 인상적인 음악으로 ‘쇠맛 걸그룹’이란 별명을 얻었다. 팬들은 신곡들이 기존 ‘쇠맛’에 새콤함까지 더했다며 ‘쇠콤달콤’이라 부르고 있다.이번 앨범은 에스파 세계관의 새 챕터를 여는 앨범이기도 하다. 다중 우주가 얽힌 상태를 뜻하는 ‘컴플렉시티(Complexity)’를 핵심 개념으로, 현실 세계에 위기이자 새로운 가능성인 ‘균열(crack)’이 생긴다. 카리나는 “우리가 그 균열 속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콘셉트”라고 했다.타이틀곡은 두 곡이다. 11일 선공개된 ‘WDA(Whole Different Animal)’는 웅장한 신스 베이스가 압도하는 힙합 기반 댄스곡. 지드래곤이 피처링으로 힘을 보탰다. 또 다른 타이틀곡 ‘LEMONADE’는 신스 베이스가 중독적인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다. “삶이 레몬을 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라”는 속담을 끌어와 시련을 기회로 바꾸는 메시지를 풀어냈다.이 밖에 ‘SHAKIN’’, ‘Switchblade’, ‘Roll’ 등 댄스·록·하이퍼 팝·R&B를 아우르는 11곡들이 실렸다. 빌보드 1위 힙합 아티스트인 Ty Dolla $ign(타이 달라 사인)이 ‘Switchblade’에, 디지털 앨범에만 담긴 ‘LEMONADE’ 컬래버 버전엔 라틴 팝스타인 Becky G(베키 지)가 함께했다.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LEMONADE’는 발매 직후 한터차트(실시간) 등 국내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선 19개 국가 1위를 포함해 38개국에서 TOP 10에 들었다. 뮤직비디오도 공개 하루 만에 1000만 뷰를 넘어섰다.에스파는 2024년 ‘Whiplash’가 크게 성공한 뒤 후속곡들이 큰 특색 없이 고만고만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이번 정규 2집이 그런 시선을 넘어설 분기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성장 소설의 대명사인 ‘데미안’, ‘싯다르타’ 등을 쓴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인간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한 묵직한 작품을 주로 선보였다. 작가의 실제 삶 역시 고단한 편이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조국인 독일 사회를 비판해 온 그는 결국 스위스로 망명해서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헤세에게 그렇게 진지하고 심각한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책은 헤세의 미발표 산문과 시, 그리고 그와 그의 주변인들이 기록한 일화들을 모은 선집이다. 책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 헤세는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소박한 사람이다. 장난과 아이러니를 즐기면서 자기 자신을 웃음거리로 삼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전반부에 실린 해학적이고 풍자가 가득한 이야기와 엉뚱한 주제와 말장난으로 쓰인 시들은 작가 헤세의 재기 넘치는 면모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단편소설 ‘크뇔게 박사의 종말’에서는 채식주의에 지나치게 빠진 나머지,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자연 속에서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꾸린 그들은 더 날것의 삶을 살수록 존경받는다. 그중 최고봉은 심지어 고릴라로 ‘퇴화’해 버린 남자. 주인공이 그에게 강렬한 질투를 느끼는 부분이 웃음을 유발한다.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일상에서도 유머를 자주 구사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보게 된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헤세의 모습이 새롭게 조명된 책이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한국외대 역사문화연구소가 29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대학원 브릭스 문화관에서 ‘동북아 생태접경지역의 자연환경과 군사·외교 루트’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지형과 기후변화가 전쟁 루트와 외교 교섭로에 끼친 영향을 검토하고 각국의 군사·외교 전략과 생태환경 사이의 상호작용 원리를 밝히기 위해 기획됐다. 김상범 한국외대 역사문화연구소장은 국제관계와 정치사적 변화 속에서 승려들의 오대산 성지순례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연구한 ‘조공길, 순례길: 안사의 난 이후 회흘로(回紇路)의 부상과 돈황 승려의 오대산 순례’를 발표했다. 정동훈 서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는 ‘대칸에게 가는 길: 1260년 쿠빌라이-원종 만남 서사의 재구성’ 이란 발제에서 고려 원종이 자발적으로 쿠빌라이 칸을 찾갔다고 알려진 기존 서사가 훗날 미화를 위해서 재구성된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범죄 실화를 모티브로 한국 사회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26일 12화로 종영한 ENA 채널 월화드라마 ‘허수아비’의 박준우 감독은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이춘재라는 연쇄살인마 때문에 피해 입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허수아비’는 오랫동안 미제로 남아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알려졌던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다. 악연으로 얽힌 형사 강태주(박해수)와 검사 차시영(이희준)이 범인을 추적하는 내용. 같은 사건을 다룬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과 달리 사건이 벌어지는 과거와 범인이 밝혀진 현재, 30년 사이를 오가는 전개가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연쇄살인뿐 아니라 사건 이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드라마 최종화의 시청률은 8.1%(닐슨코리아 전국). 박 감독은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이지현 작가는 “처음에는 실화를 다루는 것이 부담스러워 거절했다”고 귀띔했다. 이 작가와 박 감독은 ‘모범택시’ 시즌1에서 손발을 맞췄던 사이. 하지만 ‘허수아비’는 제작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 뻔한 드라마였다. 박 감독은 “처음 기획한 5년 전부터 방송 편성을 받으려고 노력했는데, 너무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라 거절을 많이 당했다”고 회고했다. 작품을 처음 구상하게 된 건 ‘모범택시’ 시즌1을 찍을 당시다. 박 감독은 이춘재의 화성 8차 사건 모방범으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 그리고 이춘재의 피해자이지만 경찰이 시신을 숨겨 실종으로 처리됐던 고(故) 김현정 양의 아버지 고 김용복 씨를 만났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짧은 다큐로 만들다가 정부가 저지른 범죄와 그 시대를 보여주는 작품을 연출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모범택시’를 만든 뒤 ‘현실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는데, 판타지를 주면서 이용하는 것 같다’는 기사를 봤거든요. 그것도 맞다고 생각해서 좀 더 현실을 반영하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허수아비’는 시원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들의 반대편에 있지만, 그 나름대로 또 볼 만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허수아비’에서는 ‘사이다’식 전개나 악을 응징하는 결말을 피하고 최대한 현실을 반영하고자 했다. “방송사와 스튜디오에서는 ‘제발 사이다로 했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저나 이 작가님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현실은 사이다처럼 어떤 응징이 된 적이 없으니까요.”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1980년대 후반 대한민국을 공포로 떨게 한 연쇄살인 사건이 있었다. 30여 년이 지나 특정된 용의자 이춘재의 자백으로 진상은 드러났다. ENA 채널의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그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악연으로 얽힌 형사 강태주(박해수)와 검사 차시영(이희준)이 범인을 추적하는 내용이다.같은 사건을 다루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범인이 사건이 벌어지는 과거와 범인이 밝혀진 현재, 30년 사이를 오가는 전개가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연쇄살인만이 아니라 사건 이후에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26일 ‘허수아비’가 12화로 마무리됐다. 시청률은 갈수록 상승해 최종화 시청률은 8.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었다.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준우 감독은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자리한 이지현 작가도 “처음에는 실화를 다루는 것이 부담스러워 거절했는데 드라마가 잘 끝나니 참여하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박 감독과는 ‘모범택시’ 시즌1에서 합을 맞춘 적이 있던 이 작가가 거절한 이유도 납득이 됐다. 제작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처음 기획했던 게 5년 전인데, 그 이후로 편성 받으려고 여러 번 시도했다. 그런데 너무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라서 (방송사에서) 고사를 많이 했었다”며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어려움을 회상했다.그럼에도 박 감독이 이번 드라마를 만든 이유가 있었다. 그는 ‘모범택시’ 시즌1을 찍을 당시 이춘재의 화성 8차 사건 모방범으로 누명을 써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 그리고 이춘재의 피해자이지만 경찰이 시신을 숨겨 실종으로 처리되었던 고(故) 김현정 양의 아버지 고(故) 김용복 씨를 만났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짧은 다큐로 만들다가 정부가 저지른 범죄, 그 시대를 보여주는 작품을 연출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모범택시’를 하고 나서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현실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는데 판타지를 주면서 허구로 이용하는 것 같다’는 기사를 봤거든요. 그게 맞다고 생각해서 좀 더 현실 반영적인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시원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들과 달리 ‘허수아비’는 그 반대편에 있지만 이 나름대로 또 볼 만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박 감독)그렇기에 박 감독과 이 작가는 ‘허수아비’에서는 ‘사이다’식 전개나 악을 응징하는 결말을 피하고 최대한 현실을 반영하고자 했다. 박 감독은 “방송사와 스튜디오에서는 ‘제발 사이다로 했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었다”라면서 “하지만 저나 작가님은 그럴 수 없었다. 현실은 사이다처럼 어떤 응징이 된 적이 없다. 다행히 결국엔 받아주셨다”라고 말했다.박 감독은 이 작품과 비슷하게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대한민국을 짚어볼 수 있는 3부작을 이 작가에게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권유 중이었다.“이번 작품이 범죄 실화를 모티브로 한국 사회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 이춘재라는 연쇄살인마 때문에 피해 입은 분들한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박 감독)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의 걸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사진)이 다음 달 10일(현지 시간) 성당 중앙 주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 준공 기념 축복식을 거행한다. 해당 성당은 1882년 착공한 뒤 지금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성당 측은 21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6월 10일 오전 10시경 ‘예수 그리스도의 탑’ 준공 기념 축복식이 시작된다”며 “144년에 걸친 성당 건립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축복식 행사는 오전에 지하 봉안당에 안장된 가우디의 묘역 헌화식을 가진 뒤, 오후엔 교황 레오 14세가 직접 참석해 주재하는 장엄 미사가 거행된다. 스페인 국왕 부부와 총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등 4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교황은 미사를 집전한 뒤 성당 외부로 이동해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공식 축복할 것으로 알려졌다.성당은 축복식을 지역 사회와 시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성당 외부 관람 구역에 지역 교구 공동체 등을 초대했다. 현장에 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서는 TV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축복식을 생중계한다.스페인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인 가우디의 미완성 걸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2005년 성당의 탄생석 정면과 지하 봉안당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2010년엔 당시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이곳을 ‘준대성전(Minor Basilica)’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아직 100% 완공은 아니며, 축복식 이후에도 내부 마감 등 추가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비에르 마르티네스 총괄 디렉터는 “축복식은 가우디의 위대한 작품 세계와 예술적 성취를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인류의 자산을 남긴 가우디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는 자리”라고 했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