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민

박경민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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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n@donga.com

취재분야

2025-04-19~2025-05-19
보건42%
사회일반37%
산업3%
사건·범죄3%
검찰-법원판결3%
인사일반3%
문화 일반3%
복지3%
교육3%
  • 세대-국적 넘어 사흘간 건강 땀방울… “내년에 또 만나요”

    “실내에서 춤을 출 때보다 야외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스텝을 밟으니 더 흥이 납니다.” 15일 낮 12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 수백 명이 무대 위 셔플댄스 크루들의 동작을 주시하며 스텝을 따라 하고 있었다. 셔플댄스는 음악에 맞춰 발을 빠르게 움직이는 춤으로 몇 가지 기초 스텝으로 응용할 수 있어 연령층 제한 없이 쉽게 배울 수 있다. ‘2025 서울헬스쇼’ 마지막 날인 이날 ‘K-셔플 페스타 2025’가 진행됐다. 직장인 서상민 씨(54)는 “셔플댄스를 배운 지 3개월째”라며 “다음에는 직접 무대에 올라 음악에 맞춰 춤을 춰보고 싶다”고 말했다.● 80세 남성 “내년에도 다시 방문할 것” ‘2025 서울헬스쇼’ 사흘 동안 7만1000여 명의 시민이 행사장을 찾았다. 방문객들은 나이와 국적이 매우 다양했지만, 건강과 운동에 관한 관심은 다르지 않았다. 시민 성낙건 씨(80)는 “신문에서 헬스쇼가 열린다는 기사를 읽고 행사장에 찾아왔다”며 “내년에도 (행사장에) 또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방문하기 위해 저녁 시간대 방문도 이어졌다. 둘째 날 열린 ‘스포츠 스태킹 챌린지’에 참여한 윤지호 군(11)은 “4년 정도 스포츠 스태킹을 연습했다”며 “꾸준히 시간 단축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스포츠 스태킹은 플라스틱 컵을 다양한 방법으로 쌓고 내리면서 기록을 겨루는 경기다. 아버지 윤여환 씨(50)도 “아들이 대회에 나가면서 함께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심판 교육을 받았다”며 “집중력이 높아지는 스포츠”라고 했다. 하반신 마비인 윤석만 씨(51)는 행사 첫날인 13일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왔다. 행사장에서 휠체어를 타고 여러 부스를 돌며 ‘권역외상센터’의 인형 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윤 씨는 “2년 전 패럴림픽 정식 종목인 보치아 심판 자격증을 땄을 정도로 운동에 관심이 많다”며 “헬스쇼에서 의학,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했다.●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러 찾아 ‘2025 서울헬스쇼’ 마지막 날인 이날 서울광장에서는 서울시가 마련한 ‘운동하는 서울광장’ 행사가 진행됐다. 무대에 오른 러닝 전문 강사는 동작에 따른 자세와 호흡, 준비운동 등 기본기를 다지는 내용을 쉽게 설명해 줬다. 참가자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30분간 유산소 운동을 했다. 행사에 참여한 직장인 양영호 씨(29)는 “전문 강사가 러닝을 체계적으로 알려준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GS건설 목조 모듈러주택 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가 전시한 초소형 주택 ‘RM 1.0’은 1000여 명이 상담을 받았다. 이 주택은 10평(약 33m²) 규모로 가격은 8800만 원이다. 박희정 씨(76)는 “서울에서 50년 동안 살다 보니 식물을 키우는 ‘가드닝’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며 “강원 인제군에 9월까지 초소형 주택을 짓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3년째 서울 시민들의 주목을 받으며 개최된 서울헬스쇼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행사장을 찾았다. 공한수 부산시 서구청장은 “의료관광특구로 지정된 부산 서구도 각종 의료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보기 위해 직접 서울헬스쇼를 찾았다”고 밝혔다. 사흘간 부스를 운영한 이민수 중앙응급의료센터 교육홍보팀 연구원은 “의료 관련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큰 행사로 현장에서 시민과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전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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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듬 맞춰 다같이 점프 점프… 건강댄스로 스트레스 날렸어요”

    “즐길 준비 되셨나요, 가도 될까요, 레츠 고! 노래 크게 틀어주세요, 더 크게!” 무대에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자, 시민 100여 명이 개그우먼 김혜선 씨의 구호에 맞춰 하늘로 높게 뛰어올랐다. 14일 ‘2025 서울헬스쇼’ 개막 둘째 날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따뜻한 봄 햇살 아래 헬스쇼를 만끽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 트램펄린 타고 하늘 높이 ‘건강 점프’김 씨가 진행하는 점핑머신(트램펄린) 운동 프로그램은 시작 전부터 정원이 넘는 120명의 사전 신청자가 몰리며 기대감을 모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은 낮 12시 반부터 잔디밭에 설치된 점핑머신 위에서 팔을 좌우로 흔들며 뛰었다. 처음에는 서툴렀던 시민들도 금세 적응해 상체와 하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서영미 씨(45)는 “점핑머신 운동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10kg 넘게 감량했다”며 “운동할 때는 힘들지만 땀 흘리고 나면 산 정상에 오른 것처럼 개운하다”고 말했다. 1시간 반가량 이어진 프로그램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녹초가 돼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안상연 씨(44)는 “땀이 많이 났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운동했다”며 “신나는 음악과 강사님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오후 3시 반부터는 ‘재키사이클 스피닝 체험’이 열렸다. 스피닝은 음악에 맞춰 자전거를 타는 운동으로,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체지방 연소에 효과적이다. 시민 70여 명은 사이클을 타고 봄바람을 맞으며 신나는 노래와 함께 페달을 밟았다. 행사가 끝날 때쯤 시민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가득했다. 임정인 씨(47)는 “야외에서 스피닝에 참여한 게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을 하는 기분”이라며 “스피닝을 한 후 확실히 허벅지가 단단해지고 체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 망치 내려치고 스트레스도 날려 오전 10시 ‘액티브 존’에서는 ‘회전 골프 퍼팅’에 참여하려는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회전 골프 퍼팅은 골프공을 3번 쳐서 10개 구멍이 새겨진 원판에 1번 들어가면 된다. 다만 10개 구멍 중 스티커가 붙어 있는 3개 구멍에만 공을 넣어야 한다. 타석에서 원판까지 거리는 1m 정도. 직장인 김모 씨(49)는 “평소 꾸준히 골프 연습을 했지만, 생각보다 공을 넣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풀업(턱걸이) 이벤트에도 방문객들이 몰렸다. 턱걸이 12개 이상을 한 남성과 3개 이상 한 여성은 ‘턱걸이 대마왕’ 칭호를 받는다. 아쉽게 대마왕 칭호를 받지 못한 김홍군 씨(61)는 “왕년에는 턱걸이를 20개씩 했다”며 “45년 만에 턱걸이를 다시 하려고 하니 요령을 모두 잊었다. 앞으로 꾸준히 팔 운동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거대한 망치를 힘껏 내려치고 내려친 힘의 크기에 따라 점수를 받는 ‘파워 해머’도 인기를 끌었다.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윤순애 씨(60)는 “커다란 망치로 내려치니 수십 년 묵었던 스트레스가 모두 풀렸다”며 웃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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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혼 62% “결혼 의향” 3년새 11%P ‘쑥’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7)는 최근 여자친구와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꼭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대기업에 입사한 뒤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았고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씩 결혼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 김 씨는 “아직 아이를 낳아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결혼에 대한 생각은 일단 긍정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출생아는 줄었지만 결혼할 의향이 있는 미혼자 비율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은 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실제 결혼이 증가하면 저출생 현상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40대 미혼 62% “결혼 의향”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1일 공개한 ‘2024년도 가족과 출산’에 따르면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미혼 응답자는 62.2%로 2021년 조사(50.8%)보다 11.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같은 기간 20.2%에서 14%로 줄었다. 조사는 19∼49세 1만43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루거나 포기했던 결혼을 최근 재개하는 사례가 늘면서 사회적 분위기도 덩달아 바뀌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결혼식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문화가 형성되는 등 결혼을 성공의 지표로 판단하기도 한다”며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인식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그 이유로 ‘현재 삶에 만족하기 때문에’(58.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돈이 없어서’(11.4%)라고 밝힌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돈이 없어서’라고 밝힌 응답자는 남성이 17%로 여성보다 10.9%포인트 높았다. 여성은 ‘결혼 제도가 남녀에게 불평등하기 때문에’라는 응답(12.7%)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제약으로 결혼하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결혼에 대한 의지는 있으나 현실적인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결혼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수요와 현실 사이에서 일종의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출산에선 ‘경제적 여건’ 가장 중요 임신과 출산 지표는 3년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사실혼을 포함해 결혼 경험이 있는 19∼49세 여성이 결혼 당시 계획한 평균 자녀는 1.75명이었다. 2021년 조사 당시 1.93명보다 줄었다. 배우자 유무 기준으로 나눠 물은 결과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는 18.0%만 출산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계획한 자녀는 평균 1.25명이었다. 반면 배우자가 없는 응답자는 63.2%가 출산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계획한 자녀는 1.54명으로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보다 많았다. 출산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은 ‘가정의 경제적 여건’(56.4%)으로 나타났다. 이어 직업, 건강, 주거 등을 꼽았다.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 홍모 씨(30)는 “결혼과 출산, 양육에 필요한 비용 규모가 모두 다르다. 쉽게 출산을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만큼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 등으로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책임연구원은 “일 가정 양립 등으로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 요인을 해소하고 주거비, 일자리 등 구조적 요인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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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생아 수는 줄었지만…“결혼 생각 있다” 62.2%, 3년 새 11%P 늘어

    김모 씨(27)는 최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2년 전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김 씨는 굳이 결혼을 인생의 ‘필수 사항’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취업 후 비교적 주머니 사정이 여유로워지고, 주변 동기들이 하나둘씩 결혼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며 결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김 씨는 “아직 경제적인 측면 등을 고려한다면 애를 낳을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결혼할 생각이 있다는 미혼자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기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녀의 수 등 출산 관련 지표는 악화했다. 전문가들은 변화한 결혼 인식이 출산율 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혼 의향 있다” 62.2%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49세 성인(미혼 포함)과 그 배우자 1만4372명을 상대로 조사한 ‘2024년도 가족과 출산’에 따르면 비혼자 중 향후 결혼 의향이 있다는 응답률은 62.2%로 직전 2021년 조사(50.8%)보다 11.4%포인트 올랐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19.4%)거나 생각해 본 적이 없다(4.5%)는 응답처럼 확정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 비율도 23.9%를 차지했다. 결혼에 대한 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대략 14%에 그치며 전반적으로 결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결혼 인식이 개선된 원인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했던 젊은 층이 다시 결혼하기 시작하면서 결혼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환기됐다는 분석이 있다. 이상림 서울대 연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결혼에 대해 극단적으로 부정적이었던 사회 인식이 보다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웨딩 스냅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문화가 형성되는 등, 결혼을 성공의 지표로 보기 시작한 측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반면 결혼 생각이 없다고 답한 비혼자들은 ‘현재 삶에 만족하기 때문‘(58.4%)을 가장 높은 순위로 꼽았다. ’돈이 없어서‘(11.4%)라는 이유도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특히 ’돈이 없어서’라는 응답은 남성에서 17%를 기록하며 여성보다 10.9%포인트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반면 여성의 경우 ‘결혼 제도가 남녀에게 불평등하기 때문에’라는 응답(12.7%)이 비교적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의지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결혼을 할 수는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일본처럼 일종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산시 ‘가정의 경제적 여건’ 가장 중요결혼 관련 지표가 긍정적으로 변한 반면, 임신과 출산 지표는 3년간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조사에 따르면 평균 임신 횟수, 출생 횟수, 실제 평균 출생아 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녀의 수 모두 2021년에 비해 하락했다. 자녀의 필요성에 긍정하는 비율도 극히 미미하게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출산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가정의 경제적 여건’(56.4%)로 나타났다. 본인의 안정된 직업(16.2%),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10.6%), 주거 여건(7.1%), 배우자의 안정된 직업(6.4%) 순으로 뒤를 이었다. 결혼을 준비 중인 홍모 씨(30)는 “결혼에 필요한 자금과 출산 및 양육에 필요한 자금의 규모가 다르다는 걸 아니 쉽게 출산 준비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저출산 정책이 결혼과 출산의 환경을 구축하는 간접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일가정 양립 등 결혼과 출산 가로막고 있는 장애 요인을 해소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투트랙으로 주거비용, 일자리 등 구조적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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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복귀 희망 전공의’ 수련병원별로 파악 나섰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수련병원 단체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대한수련병원협의회 관계자는 8일 “수련병원별로 12일까지 전공의 복귀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며 “설문에는 복귀 의향, 복귀 조건 등이 담겼다”고 밝혔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전국 211개 전공의 수련병원이 모인 단체다. 협의회는 “전문의 자격시험이 매년 2월에 시행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공의 마지막 연차가 내년 전문의를 취득하려면 이달 말까지 수련병원에 복귀해야 한다”며 “복귀 희망 인원을 파악해 보건복지부에 추가 모집을 건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현행 규정상 전공의 수련을 3개월 넘게 중단하면 내년 2월 실시하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전공의는 연간 2차례 모집하고 하반기(7∼12월) 모집은 9월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수련병원을 떠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가 확인된다면 5월 중이라도 복귀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임진수 전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가 진행한 전공의 복귀 관련 설문조사에는 사직 전공의 100여 명이 참여했고 응답자 약 80%가 ‘5월 추가 모집이 진행되면 수련병원에 복귀하겠다’고 답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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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결핵환자 250명 조기 발견…‘잠복감염’도 1만7500명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결핵 역학조사 결과 추가 결핵환자 250명을 조기에 발견했다. 질병청은 8일 결핵환자 가족과 집단시설 접촉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추가 결핵환자 250명을 조기에 발견했다고 밝혔다. 결핵환자의 접촉자는 총 10만5989명이었으며 결핵검사 결과 접촉자 10만명당 235.9명꼴로 추가 환자가 나왔다. 또 밀접접촉자 5만9547명에 대해 잠복결핵감염검사를 시행한 결과 1만7537명(29.5%)이 잠복결핵감염으로 진단됐다. 잠복결핵감염은 결핵균에 감염돼 체내 소수의 살아있는 균이 존재하지만 결핵이 발병하진 않은 상태다.지난해 역학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추가 결핵환자와 잠복결핵감염자는 최근 5년 들어 가장 많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결핵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하여 집단발생이 우려되는 시설의 잠복결핵감염자를 대상으로 흉부 CT등 적극적인 추가검사를 시행한 결과”라며 “결핵 진료지침이 개정돼 65세 이상 고령 접촉자도 잠복결핵감염 검사 및 치료를 권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핵환자 접촉자는 일반인보다 결핵 발병 위험이 약 7배 높다. 지난해 역학조사 결과 가족접촉자 1만8893명 중 108명이 결핵에 발견됐고 4931명이 잠복결핵감염자로 진단됐다. 집단시설 3470건의 접촉자 8만7096명을 검사했을 때 추가 결핵환자는 142명 발견됐으며 잠복결핵감염자는 1만2606명이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추가 결핵환자 발생률과 잠복결핵감염률이 가장 높았는데 면역이 저하된 고령 접촉자들이 결핵환자와 장시간 밀접하게 접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전염성 결핵환자의 접촉자 중 잠복결핵감염으로 확인된 대상자는 결핵 발병 고위험군으로 잠복결핵감염 치료를 완료하면 결핵 발병을 최대 90%까지 예방할 수 있다”며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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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도심서 요가-불멍… 몸과 마음 챙겨요

    13∼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2025 서울헬스쇼’에서는 동료, 지인들과 함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행사가 다양하게 열린다. 행사 첫날인 13일 점심시간에는 직장 동료들과 합을 맞출 수 있는 ‘직장인 단체 줄넘기’가 열린다. 5인 이상으로 구성된 20개 팀이 2분 안에 단체 줄넘기를 몇 번 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승한 팀에는 상품을 지급한다.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시간도 눈길을 끈다. 13일 오후 6시 반부터는 ‘도심 속 선셋 요가’가 진행된다. 전문 요가 강사가 바쁜 일상으로 뻣뻣해진 몸을 풀어주면서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요가 클래스를 연다. 오후 8시 반부터 진행되는 ‘도심 속 릴랙스 불멍 타임’에선 참가자들이 편안한 의자와 빈백에 기대 앉아 서울광장 무대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모닥불 영상을 보면서 단체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행사 둘째 날인 14일 점심시간에는 개그우먼 김혜선 씨가 진행하는 점핑머신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점핑머신 운동은 신체 밸런스 개선, 코어 근력 강화 등의 효과가 있다. 트램펄린 100여 대 위에서 참가자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다양한 안무와 피트니스 동작을 즐길 수 있다. 14일 오후 3시 반부터는 한 시간 반 동안 서울광장 잔디 위에서 ‘재키사이클 스피닝 체험’이 진행된다. 스피닝은 음악에 맞춰 율동 등을 하며 자전거를 타는 운동이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서울광장 잔디 위에서 플라스틱 컵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쌓고 내리며 기록을 겨루는 ‘스포츠 스태킹 챌린지’가 열린다. 행사 기간 잔디광장에는 파라솔과 빈백이 다수 설치된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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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화통 터지는 국민… 69% “세상이 불공정”, 85% “권력 비리 울분”

    “국민 절반 울화통”한국인 성인 절반 이상은 ‘장기적 울분’ 상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입법·사법·행정부 비리 및 은폐, 정치 및 정당의 부도덕과 부패로 울분을 느낀다는 답변이 많았다. 7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지난달 실시한 ‘정신건강 증진과 위기 대비를 위한 일반인 조사’에 따르면 54.9%는 울분 고통이 지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라고 답했다. 지난해 6월 조사 때보다 5.7%포인트 높아지면서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울분은 정의, 공정함 등 기본적인 믿음이 예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감정이다. 응답자의 69.5%는 ‘세상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동의하지 않았다. 공정에 대한 믿음이 낮을수록 울분 정도가 높았다. 자신의 정신건강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가까운 48.1%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개인 스트레스 유발 요인에서도 국가의 부정부패나 권력 오남용, 국가 시스템의 균열과 파행 등이 꼽혔다”며 “의료적 노력은 물론 사회적 차원에서 정신건강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울화통 터지는 국민… 69% “세상이 불공정”, 85% “권력 비리 울분”서울대 보건대학원 정신건강 조사‘심한 울분’ 30대 17%로 가장 높아“1년간 심각한 스트레스 경험” 47%… ‘정신건강 안좋다’ 48%, ‘좋다’의 4배“사회갈등 해결 시스템 강화 시급”“한국은 뭘 해도 공정하지 않다. 일본에서 취직하려고 알아본 적도 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취업준비생 허모 씨(24)는 대학 마지막 학기 수업을 듣고 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주말에는 용돈을 벌기 위해 하루 6시간 아르바이트를 한다. 허 씨는 “집안이 유복한 친구들은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취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다”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분노가 치밀어 12·3 비상계엄 이후 집회에도 몇 번 참석했지만 정치권에 이용당하는 느낌이 들어 무력감만 느꼈다. 한국인 10명 중 7명은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울분을 느끼는 비율도 높아졌다. ‘입법·사법·행정부의 비리나 잘못 은폐’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 등을 이유로 꼽는 답이 많았다.● “정부 정치권 비리 부패에 울분”7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공개한 ‘정신건강 증진과 위기 대비를 위한 일반인 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은 정치 문제에서 주로 울분을 느꼈다. 조사에서는 ‘정부의 비리와 잘못 은폐’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가 울분을 느끼게 하는 정치·사회 사안으로 1, 2위에 올랐다. 직전 조사에서는 ‘언론의 침묵·왜곡·편파보도’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권준수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좌교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도 울분을 강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양극화도 울분을 심화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울분을 가장 많이 느꼈다. 60세 이상은 9.5%가 ‘심한 울분’을 느꼈지만 30대는 17.4%가 심한 울분을 느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 구조에 대해 무력감이나 부당함, 분노 등을 복합적으로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정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응답자 69.5%는 ‘기본적으로 세상은 공정하다’에 동의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결국 불공정한 일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에도 64%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다만 개인 차원의 공정성과 관련된 질문에선 공정하다고 답한 비율이 그렇지 않다는 답변보다 더 높았다. 58%는 ‘나는 대체로 공정하게 대우받는다’고 답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설문조사 업체인 케이스탯리서치를 통해 지난달 15∼2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증진 관련 조사를 했다.● “사회적 차원서 정신건강 문제 다뤄야” 응답자 47.1%는 최근 1년 동안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40대 경험 비율이 55.4%로 가장 높았다. 스트레스 유발 원인을 복수로 고르게 했더니 개인·가족의 건강 변화가 42.5%, 경제 수준 변화가 39.5%로 나타났다. 구성원들이 인식하는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수준도 낮았다. 48.1%는 구성원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좋지 않음’이라고 밝혔고, ‘좋음’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11.4%에 그쳤다. 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적 지지가 약화하면서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이 부족해진 상황을 여러 가지 정신건강 문제의 악화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문제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윤경 대진대 보건경영학과 교수는 “정신건강에 큰 위기를 경험해도 병의원을 찾는 비율은 13.1%에 불과하다”며 “정신질환 예방 및 관리 사업에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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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절반 ‘장기적 울분’ 상태…10명 중 7명 “세상 불공정”

    한국인의 ‘장기적 울분’ 상태가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적 울분은 만성적인 무력감이나 비관을 의미한다. 사회 전반적인 정신건강 수준도 ‘좋지 않다’는 응답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지난달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온라인 조사한 ‘정신건강 증진과 위기 대비를 위한 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연구팀이 자가측정 도구로 주요 감정과 정서 상태를 5점 만점으로 측정한 결과 응답자들의 12.8%는 ‘높은 수준의 심각한 울분’(2.5점 이상)을 겪고 있었으며 이들을 포함한 54.9%는 울분의 고통이 지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1.6점 이상)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시행된 조사에서 응답자의 49.2%가 장기적 울분 상태에 놓여있다고 응답한 것보다 약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심각한 울분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도 늘었다. 심각한 울분 비율은 지난해 9.3%에서 12.8%로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30대에서 17.4%로 가장 두드러졌다. 월 소득이 200만 원 미만 집단에서 21.1%인 반면, 월 소득 1천만 원 이상 집단에서는 5.4%로 차이가 크게 났다. 울분은 정의나 공정함 등 세상의 기본 바탕이라 여기는 믿음이 위배되는 스트레스 상황에 처할 때 그에 대한 반응으로 발생하는 감정이다.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비관하거나 무력감이 깊다는 점, 스트레스 유발 문제의 원인과 이유를 외부에서 찾는다는 점 등에서 분노와 우울과는 차별점이 있다.이번 조사에서는 공정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세상은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명제에 10명 중 7명(69.5%)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팀 관계자는 “세상이 공정하다는 신념이 높아질수록 울분 점수가 낮아지는 유의미한 관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울분을 느끼게 하는 정치·사회 사안에서는 ‘정부의 비리와 잘못 은폐’,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가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언론의 침묵·왜곡·편파보도’,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가 각각 1,2위를 차지한 것과 달라진 부분이다. 올해 1위를 차지한 정부의 비리와 잘못 은폐 사안은 지난해 조사 때 3위를 기록한 답이었다.사회의 전반적인 정신건강 수준을 묻자 평균 점수는 보통(3점)보다 낮은 2.59점(5점 만점)에 그쳤다. ‘좋지 않음’이란 평가가 48.1%로 절반에 육박했는데, ‘좋음’(11.4%)의 4배 이상 수치였다. 여기에는 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꼽혔다. 중간 정도 이상의 우울(자가보고형 우울척도 10점 이상)을 느낀다는 비율도 33.1%로 나타났다. 또 47.1%는 지난 1년 동안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의 비율이 55.4%로 가장 높았다. 소득 수준별로는 저소득층일수록 경험 비율이 높아 200만 원 미만 구간에서는 58.8%를 기록했다. 또 기존의 역할과 책임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정신건강 위기를 경험한 적 있다고 한 응답자가 네 명 중 한 명이 넘는 것(27.3%)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절반에 달하는 51.3%는 자살을 생각했으며 그중 13%는 실제로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본 조사를 통해 사회 구성원의 정신건강 증진과 정신건강 위기를 대비하는 정책과 사업의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정신건강 위기의 취약 집단을 파악하고 도움의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더 많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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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증 등 병원 찾는 청소년 4년새 2배

    김민철 군(14)은 지난해 중학교 입학 이후 화를 내거나 짜증 내는 횟수가 늘면서 부모와 갈등을 겪었다. 김 군은 10분 이상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업 성적도 점차 떨어졌다. 김 군의 부모는 이러한 아들의 반응을 두고 단순히 ‘사춘기 증상’쯤으로 생각했지만, 점차 증상이 심해지자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결국 김 군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김 군처럼 우울증 등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아동·청소년이 최근 4년새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조기에 개입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 찾은 아동·청소년 ‘27만 명’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우울증 등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질환으로 병원(의원급)을 찾은 18세 이하 아동·청소년 환자는 27만625명으로 집계됐다. 4년 전인 2020년(13만3235명)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아동·청소년 환자는 2021년 17만2441명, 2022년 21만2451명, 2023년 24만4884명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연평균 증가율이 19.4%에 달한다. 지난해 아동·청소년 환자들이 가장 많이 진단받은 질환은 ADHD 등 운동과다장애(F90 코드)였다. ADHD는 주의력 부족, 산만한 행동, 충동성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장애로 주로 아동기에 진단된다. 권준수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좌교수는 “과거에 비해 ADHD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면서 아동의 이상행동을 조기에 파악해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많아졌다”며 “이에 따라 경증 ADHD 진단도 과거에 비해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ADHD에 이어 아동·청소년이 가장 많이 외래진료를 받은 질환은 우울증이었다. 우울증은 아동·청소년 환자들이 정신건강의학과 관련해 가장 많이 입원한 질환이기도 했다. 박종익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입원 환자의 경우 자살·자해 위험 등으로 인해 입원한 비교적 중증인 환자들”이라며 “예전에는 보여주기 위한 자해가 많았다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형태의 자해 등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기 진단 후 개입 바람직” 전문가들은 최근 과도한 학업 부담과 또래 간 비교 스트레스,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등에 노출된 아동이 늘면서 관련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 온라인상 따돌림, 다른 사람과의 비교 등으로 인해 SNS가 아동·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늘었다”고 말했다. 청소년기는 판단, 충동조절, 계획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다. 이 시기의 정신건강 문제는 성인기의 집중력 저하, 불안, 우울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이들은 우울한 상태를 잘 인지하지 못해 짜증을 보인거나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자칫 부모들이 ‘사춘기 반응’으로 넘길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들이 적기에 정신과적 개입을 통해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재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병원에 와서 조기에 진단받고 개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청소년기 자아를 확립하고 정신건강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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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빨간등’…우울증 등으로 병원 방문 4년간 2배↑

    우울증 등 정신건강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아동·청소년이 지난 4년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우울증 등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질환으로 의원을 찾은 18세 미만 환자는 27만625명으로 2020년(13만3235명)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18세 미만 환자는 2020년 이후 2021년 17만2441명, 2022년 21만2451명, 2023년 24만4884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아동 환자가 가장 많이 외래 진료를 받은 질환은 주의력결핍 과다 행동장애(adhd)를 포함한 ‘운동과다장애(F90)’로 꼽혔다. 우울에피소드, 기타 불안장애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입원한 질환은 ‘우울에피소드’였으며 양극성 정동장애, 운동과다장애, 행동장애, 상세불명의 기분장애 등이 뒤를 이었다. 환자 수 증가세는 특히 7∼12세 연령대에서 가팔랐다. 남자 아동 환자는 2020년 3만3800명에서 2024년 7만6159명으로 2.3배로 늘었으며, 여자 아동 환자는 1만2260명에서 2만9165명으로 2.4배로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7~12세 사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ADHD 진단 증가세가 환자 수 증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동·청소년 정신질환 증대의 원인으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온라인 수업으로 교류가 단절되며 사회적 고립이 심화한 것이 꼽힌다. 또 학업 및 입시 스트레스의 부담도 가중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아동 청소년들이 늘어난 것으로도 보인다. 전문가들은 아동 청소년기 정신질환의 경우 조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익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20대 자살율이 굉장히 높은데 아동청소년기 억압됐던 것들이 20대 때 발현되는 것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조기에 정신과적 개입이 동반되는 게 청소년의 정신건강 측면에서는 더욱 이롭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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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당뇨’ 10년새 2배로… 68%는 비만

    직장인 김재혁(29·가명) 씨는 최근 정기 건강검진에서 2형 당뇨(당뇨병)라는 진단을 받고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체중 증가와 당뇨병 발병은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성인 당뇨병 환자 절반 이상이 비만이다. 체중을 줄이면 당뇨병 위험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3년 전 취업해 회식, 음주 빈도가 높아졌지만 운동할 시간은 크게 줄었다. 3년 동안 몸무게는 10kg이 늘어 90kg이 됐다. 당뇨병은 중장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요즘은 젊은 층에서 증가세다. 최근 10년간 20, 30대 당뇨병 환자가 2배로 늘었다. 식습관 서구화, 운동 부족 등이 주원인이라 전문가들은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20, 30대 당뇨병 환자 37만 명1일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지 최신호에 실린 ‘한국 2형 당뇨병 젊은 성인의 유병률, 발생률 및 대사 특성’에 따르면 19∼39세 2형 당뇨병 유병률은 2010년 1.02%에서 2020년 2.02%로 증가했다. 30대 유병률은 2010년 2.09%에서 2020년 3.9%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2020년 기준 19∼39세에서 약 37만 명이 2형 당뇨를 앓고 있다고 추산했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줄고 인슐린에 반응하는 세포들이 잘 반응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다. 당뇨병은 완치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청년기에 앓기 시작하면 유병 기간이 길다. 60세 환자는 평생 20년간 당뇨를 앓는 반면, 20세 환자는 약 60년간 당뇨를 앓아야 한다. 당뇨 원인은 유전과 환경적 요인이 꼽힌다. 부모 모두 당뇨병을 앓았다면 자녀의 발병 확률은 약 30%, 부모 한쪽이 당뇨병이라도 자녀 유병률은 약 15%다. 최근에는 비만, 식습관, 운동 부족 등 환경적 요인 영향이 커지고 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름진 음식을 먹는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반복되며 인슐린 분비 등에 문제가 생겨 당뇨로 발전한다”며 “20, 30대 당뇨는 청소년기부터 누적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비만과 청년 당뇨병 증가의 연관성은 뚜렷하다. 논문에 따르면 청년 당뇨 환자 중 과체중 환자가 정상 체중 환자보다 많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이 증가하면서 당뇨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며 “체중 조절만 성공해도 증상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당뇨 피하려면 체중 감량-생활습관 개선을” 장기간 당뇨병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당뇨와 관련된 합병증 유병률도 늘고 있다. 19∼39세 당뇨병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은 심부전이다. 심장 기능 저하로 신체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다. 만성신부전증,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등도 합병증이다. 전문가들은 당뇨 초기라면 투약하지 않아도 혈당 조절이 가능한 ‘완치에 가까운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질환이 일정 정도 이상 진행되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유병욱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 섭취를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며 “학교에서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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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젊은 당뇨’ 환자 급증… 유병률 10년 새 2배 증가

    당뇨병에 걸린 국내 20, 30대가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1일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지에 최근 실린 ‘한국 2형 당뇨병 젊은 성인의 유병률, 발생률 및 대사 특성(2010∼2020년)’ 논문에 따르면 2010년 1.02%였던 국내 19∼39세 2형 당뇨병 유병률은 10년 만인 2020년 2.02%로 상승했다. 2020년 기준 약 37만 명의 청년층이 2형 당뇨를 앓고 있었다. 특히 30대 유병률은 2010년 2.09%에서 2020년 3.9%로 증가했다. 2형 당뇨는 흔히 일반적으로 말하는 당뇨에 해당한다. 문제는 2형 당뇨병 환자 상당수가 비만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논문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이들 젊은 당뇨 환자의 67.8%가 체질량지수(BMI) 25kg/㎡ 이상의 비만이었고, 31.6%는 고도비만(BMI 30kg/㎡ 이상)에 해당했다. 비만은 고혈압(34.2%), 이상지질혈증(79.8%), 지방간(78.9%) 등 다양한 대사성 질환으로 이어졌다.당뇨로 인한 합병증의 유병률도 증가세다. 심부전은 2020년 기준 젊은 당뇨 환자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혈관 합병증으로 확인됐으며, 만성신부전증(말기 신장 질환),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등도 발생했다.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인 경우 자녀가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은 30% 정도다. 한 사람만 당뇨병인 경우는 15% 정도다. 다만 비만, 식습관, 운동 부족 등 여러 환경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식습관 관리와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 부족 등이 2030 당뇨 증가의 원인”이라며 “식습관과 운동 부분이 해결돼야 당뇨 전단계나 당뇨병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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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증가에도… 가해자 63% 집유-벌금형 솜방망이 처벌

    김지인(가명·12) 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방에서 스스로 동갑이라고 밝힌 남성과 만났다. 남성은 온라인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고 김 양을 게임에서 이긴 뒤 성적 내용이 담긴 사진, 동영상을 요구했다. 김 양은 자신의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했다. 이후 태도가 돌변한 남성은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김 양은 자신이 성착취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 남성은 12세가 아니라 성인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등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증가세를 보이는데도 가해자 평균 징역 형량은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년 새 5개월 넘게 감소했다. 최종심 선고 결과도 10명 중 6명은 집행유예를 받거나 벌금형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해자 10명 중 6명 집행유예-벌금형30일 여성가족부의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분석’에 따르면 전체 가해자 평균 징역 형량은 2014년 4년 1개월에서 2023년 3년 8개월로 줄었다. 최종심 선고 결과는 징역형 실형 36.8%, 집행유예 56.1%, 벌금형 6.5% 등이었다. 여성가족부의 의뢰를 받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2023년 19세 미만 대상 성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돼 신상정보 등록 처분을 받은 가해자 판결문 3452건을 분석했다. 법무법인 거산 신중권 변호사는 “집행유예 형은 대부분 피해자와 합의해 선고된다”며 “아동 청소년 대상 강력 성범죄의 경우 형을 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착취 사진이나 동영상 등 아동 청소년이 피해자인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형량은 증가세를 보였다. 평균 징역형량은 2019년 2년에서 2023년 3년 6개월로 1년 6개월 늘었다. 3년 이상 징역형이 선고된 사례도 같은 기간 23.8%에서 58.8%로 상승했다. 디지털 성착취물 범죄 또한 평균 징역형량이 2019년 3년에서 2023년 4년으로 1년이 증가했다. 디지털 성 범죄의 수위가 높아져서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아동 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는 오프라인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피해 영상물이 유출되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 청소년 성범죄 피해자 24% 13세 미만아동 청소년 성범죄 피해자 91.3%는 여성이었다. 평균 연령은 14세로 24.3%가 13세 미만이었다. 범죄 유형은 강제추행(32.7%), 강간(24.3%), 성착취물(17.5%), 성매수(6.1%), 성착취 목적의 대화·유인(0.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전체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중 디지털 성범죄 비중은 2019년 8.3%에서 2023년 24.0%로 증가세를 보였다. 가해자가 직접 촬영·제작하는 방식이 47.6%, 유인·협박 등에 의한 피해자 촬영·제작 방식은 49.8%였다. 피해자 촬영·제작 비율은 2019년 19.1%에서 4년 만에 3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40.5%는 얼굴, 신상정보 노출 등으로 피해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아동 청소년을 식별할 수 있었다. 가해자 10명 중 7명은 ‘아는 사람’이었다. 64.1%는 가족이나 친척이 아닌 ‘아는 사람’이었고 29.3%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가족 및 친척이 6.3%였다. 가해자 13.5%는 동종 전과 재범자였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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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 절반 이상이 집유…솜방망이 지적

    최근 4년새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중 디지털 성범죄 비중이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가해자 중 절반 이상은 최종심에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는 것으로 분석돼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범죄 근절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성가족부는 2023년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돼 신상정보 등록 처분을 받은 가해자 판결문 3452건을 분석한 결과가 담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을 30일 공개했다. 여성가족부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겨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성폭력 및 성매매 범죄 비중은 감소하는 한편 디지털 성범죄 비중은 2019년 8.3%에서 2023년 24%로 증가세를 보였다. 가해자 기준 범죄 유형은 강제추행(32.7%), 강간(24.3%), 아동·청소년 성착취물(17.5%), 성매수(6.1%)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중 19세 미만 미성년인 가해자는 11.7%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가해가 성인에 의해 이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체 가해자의 13.5%가 동종 전과를 지닌 재범자였다. 최종심에서는 집행유예가 56.1%, 벌금형이 6.5%로 10명 중 6명 이상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징역형은 36.8%가 선고받았으며 평균 유기징역 형량은 44개월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전반의 평균 형량은 2019년 24.5개월에서 2023년 42.5개월로 18개월 늘어났다. 다만 촬영물 이용 협박·강요(13.1개월), 성매수(16.6개월), 아동 성학대(16.1개월)은 평균 이하의 형량을 선고받았다. 분석에 따르면 성범죄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14세였는데 피해자의 24.3%가 13세 미만이었다. 전체 범죄 유형별로는 강제추행(1440건), 성착취물(1178건) 피해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성범죄 가해자가 가족 및 친척 이외 아는 사람인 경우는 64.1%, 전혀 모르는 사람이 29.3%, 가족 및 친척이 6.3% 순이었다. 다만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경우가 전체 피해자의 36.1%로 가장 높았다. 여가부 등에서는 지원센터를 통해 성착취 피해아동과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다. 여가부와 한국여성진흥원이 30일 발간한 ‘성착취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 2024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청소년 1187명과 보호자 1556명에게 총 3만5000여 건(전년 대비 33.9% 증가)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대다수(1169명)가 여자였으며 연령은 14~16세가 582명으로 가장 많았다. 복수응답한 피해 유형은 조건만남이 908명(43.6%), 디지털 성범죄 246건(11.8%), 폭행·갈취 216건(10.4%), 길들이기 161건(7.8%) 순으로 나타났다. 채팅 앱(501명)을 통해 피해를 입은 경우가 대다수였으며 SNS(459명) 등 온라인을 통한 피해가 다수였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는 오프라인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피해 영상물이 유포되면 2차 피해가 지속될 수 있어 사전 예방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최근 오프라인 그루밍 행위에 대한 처벌과 긴급 신분비공개수사 도입 등 법적 기반을 강화한 만큼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하여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근절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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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서 우유 마시는 환아 등 1930년 희귀영상 공개

    연세대가 25일 제중원 창립 140주년을 맞아 당시 의료 선교사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에서 활동했던 의료 선교사 노먼 파운드가 1930년 전후에 촬영한 영상이다. 연세대 측은 당시 생활상과 병원 모습이 담긴 희귀 자료라고 평가했다. 연세대 의대 동은의학박물관은 파운드 선교사 후손에게서 기증받은 9.5mm 필름을 디지털로 복원해 유튜브 등에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병동의 당시 풍경이 담겨 있다. 환아들이 병상에 앉아 우유를 마시는 모습, 간호사들이 환아들을 돌보는 모습이 영상에 들어 있다. 의학교 학생과 교수들이 졸업식장으로 향하는 모습, 간호사와 간호학생의 모습 등 의학 교육이 이뤄지는 장면과 진료 현장 풍경을 볼 수 있다. 의료 현장뿐만 아니라 당시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병원 마당에서 사람들이 배추 수백 포기를 두고 김장하는 모습, 소가 수레에 잔뜩 실은 짐을 끌고 가는 모습도 영상으로 남겼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영상을 촬영했던 시기가 세브란스병원이 서울역 앞에 있었을 때인 만큼, 서울 도심에서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 수 있는 가치 높은 역사적 사료”라고 밝혔다. 파운드 선교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출신으로 1921년 의료 선교사로 내한했다. 1927년 세브란스 연합의학전문학교(현 연세대 의대) 병리학 교실 교원으로 임명돼 1931년부터 내과학 교실에서 진단학을 강의했다. 1935년 빈 여행을 떠났다가 조선총독부의 입국 제한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1971년 캐나다에서 생을 마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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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전 병실 풍경은…연세대, 당시 선교사 기증 영상 공개

    연세대가 25일 제중원 창립 140주년을 맞아 당시 의료 선교사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에서 활동했던 의료 선교사 노먼 파운드가 1930년 전후에 촬영한 영상이다. 연세대 측은 당시 생활상과 병원 모습이 담긴 희귀 자료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연세대 의대 동은의학박물관은 파운드 선교사 후손에게 기증받은 9.5mm 필름을 디지털로 복원해 유튜브 등에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병동의 당시 풍경이 담겨있다. 환아들이 병상에 앉아 우유를 먹는 모습, 간호사들이 환아들을 돌보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의학교 학생과 교수들이 졸업식장을 향하는 모습, 간호사와 간호 학생의 모습 등 의학 교육이 이뤄지는 모습과 진료 현장 풍경을 볼 수 있다.의료 현장뿐만 아니라 당시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병원 마당에서 사람들이 배추 수백 포기를 두고 김장하는 모습, 소가 수레에 잔뜩 실은 짐을 끌고 가는 모습도 영상으로 남겼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영상을 촬영했던 시기가 세브란스병원이 서울역 앞에 있었을 때인 만큼, 서울 도심에서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 수 있는 가치 높은 역사적 사료”라고 밝혔다.파운드 선교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출신으로 1921년 의료 선교사로 내한했다. 1927년 세브란스 연합의학전문학교(현 연세대 의대) 병리학 교실 교원으로 임명돼 1931년부터 내과학 교실에서 진단학을 강의했다. 1935년 빈 여행 중 조선총독부 입국 제한으로 돌아오지 못한 뒤 1971년 캐나다에서 생을 마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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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견·고양이와 음식점에 갈수 있다…“위생·안전 수칙 지켜야”

    앞으로 음식점에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식사하러 갈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의 위생·안전관리 기준 등을 신설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약 2년간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제도를 운용하면서 반려동물 출입 음식점의 위생·안전수준 개선, 업계 및 소비자 만족도 향상 등 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차원이다.개정안에 따르면 시설기준 등을 준수하고 희망하는 음식점에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해진다. 음식점에 동반 출입할 수 있는 반려동물 범위는 개와 고양이로 한정된다. 개와 고양이가 우리나라 반려동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예방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또 영업자는 영업장 입구에 반려동물 동반 출입 가능 업소임을 게시해야 한다. 음식 위생관리를 위해 음식을 진열·판매할 때는 동물의 털 등 이물 혼입을 방지할 수 있는 뚜껑이나 덮개 등을 사용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조리장, 식재료 보관창고 등 식품취급시설에 드나들 수 없도록 칸막이, 울타리 등 장치를 설치해야 하며 영업장 출입구에 손소독 용품을 구비해야 할 의무도 있다. 목줄걸이 등 고정장치를 설치하고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다는 것을 안내문 게시 등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위생, 안전에 직결되는 반려동물의 식품취급시설 출입제한 및 영업장 이동 금지 의무를 위반한 영업자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그 외 의무 사항을 위반해도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개정이 반려동물과 일상을 함께하는 반려인의 편의와 음식점 선택권을 보장하고 관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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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병원 망할 때까지 버티자’에 동의 못해… 선후배-동료 눈치 탓 전공의 투쟁 동참”

    “병원이 망할 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현재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투쟁 기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갑니다.” 17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수도권 대형 대학병원 전공의 김강현(가명·31) 씨는 병원 복귀 이유를 묻는 말에 “의사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생각”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수련병원을 떠났다가 복귀한 전공의는 현재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김 씨는 동료 전공의들과 당시 수련병원을 떠났지만 지난해 상반기 복귀했다. 복귀한 전공의가 언론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필수 의료 과목 전공의로 파행 운영 중인 대형 병원 필수 의료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명단이 담긴,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에도 이름이 올랐다. 김 씨는 “수천 명이 나를 향해 험한 욕을 해 무서웠다”고 했다.● “전공의 병원 이탈 한두 달 안에 마쳤어야” 김 씨는 처음 수련병원을 이탈한 이유에 대해 “병원은 선배, 동료, 후배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공간”이라며 “선배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가 권리를 어느 정도 주장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환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최대한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어야 했다. 한두 달 안에는 돌아왔어야 했다. 그 정도까지가 권리를 피력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김 씨는 처음 병원을 떠났을 때 “(수련에 지쳐) 다들 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한 달 쉬고 오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가 의료계와 제대로 소통하지 않으며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을 고집하면서 그를 비롯한 전공의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김 씨는 “(근거를 대지 못하는) 2000명이라는 숫자는 과학적이지 않다”며 “(전공의가 병원을 이탈한 뒤) 정부가 진료 유지 명령과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고 정부를 향한 전공의의 불신은 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폐쇄적인 내부 의사소통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공의 단체는 수련병원 진료과 대표, 수련병원 전체 대표, 전공의 전체 대표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소통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는 “병원마다 온라인 단체방에서 지침이나 기사가 공유되긴 하지만 별다른 상호 소통은 없다”고 전했다. 결국 전공의들은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공유하지만, 이곳에선 솔직한 속내나 참고가 될 정보 대신 극단적인 의견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전공의 의견을 제대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대다수가 극단적인 의견을 주류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며 “(강경파들은 자신이) 독립투사라고 생각한다. 특권 의식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오만하다”고 했다.● “PA 간호사 대체로 전공의 설 자리 줄어” 김 씨는 의대 증원 자체에는 동의했다. 김 씨는 “앞으로 의료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시점에서 의료의 공급, 의사 수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는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료행위를 독점할 수 있는 권한을 의사에게 준 만큼 의사 규모를 정하는 권한을 정부가 가지는 것도 맞다고 했다. 다만 인공지능(AI) 발달 등 의사 추계에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의대 정원을 조정하는 것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 수련 시스템은 이미 상당 부분 무너졌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의학이라는 학문 특성상 의술은 도제식으로 배우는데 의정 갈등을 거치며 사제 관계에 불신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수련에 적극적이었던 교수마저 소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진료지원(PA) 간호사도 대폭 늘었다. 오히려 PA 간호사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전공의 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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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병원 복귀한 전공의 “대안도 소통도 없는 투쟁이었다”

    “병원이 망할 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현재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투쟁 기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갑니다.”17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김강현(가명·31) 씨는 병원 복귀 이유를 묻는 말에 “의사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생각”이라며 이렇게 답했다.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수련병원을 떠났다가 복귀한 전공의는 현재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수도권 한 수련병원의 필수의료 진료과에서 수련을 이어나가는 김 씨는 지난해 2월 사직 후 상반기에 복귀를 결심했다. 복귀 후 그는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사직 후 수련병원에 복귀한 필수의료 전공의가 직접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공의 병원 이탈 한두 달 안에 마쳤어야”김 씨는 처음 수련병원을 이탈한 이유에 대해 “병원은 선배, 동료, 후배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공간”이라며 “선배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그는 “전공의가 권리를 어느 정도 주장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환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최대한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어야 했다. 한두 달 안에는 돌아왔어야 했다. 그 정도까지가 권리를 피력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그러면서 김 씨는 처음 병원을 떠났을 때인 지난해 2월을 떠올렸다. 그는 “(수련에 지쳐) 다들 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한 달 쉬고 오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가 의료계와 제대로 소통하지 않으며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당시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을 고집하면서 그를 비롯한 전공의들은 정부의 증원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김 씨는 “(근거를 대지 못하는) 2000명이라는 숫자는 과학적이지 않다”며 “(전공의가 병원을 이탈한 뒤) 정부가 진료 유지 명령과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고 정부를 향한 전공의의 불신은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김 씨는 지금까지 14개월째 이어지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비판을 내놓았다. 별다른 대안 제시 없이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그는 이 배경에 의사 집단의 보상심리가 내재돼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평생 과도한 경쟁과 공부량에 놓이며 ‘우리가 최고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내면의식을 강화해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한편으로 이런 구조를 만든 사회의 잘못도 있다“고 설명했다.●커뮤니티서 “극단적인 의견 확대재생산”김 씨는 전공의 집단 내부의 폐쇄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전공의 단체가 수련병원 진료과 대표, 수련병원 전체 대표, 전공의 전체 대표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소통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병원마다 온라인 단체방에서 지침이나 기사가 공유되긴 하지만 별다른 상호 소통은 없었다. 일반 전공의들이 전공의 집단의 방향성을 알 수 없는 구조”라며 “2020년 의정갈등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전공의 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반 전공의들과 소통하려 했다”고 말했다.이러한 폐쇄적인 논의 구조 속에서 의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극단적인 의견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사직 전공의들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도 의료계 내부에선 온라인 커뮤니티밖에 없어 점차 극단적인 의견을 주류 의견으로 믿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전공의들의 복귀에 대해서 “이제 너무 늦은 것 같다”며 자조하기도 했다.그는 병원 복귀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가 올라온 걸 발견하기도 했다. 게시글에는 수십개의 욕설이 남겨져 있었다. 다른 리스트에서 복귀한 전공의들은 휴대전화 번호, 실물 사진 등이 올라오면서 조롱을 당하기도 했다. 그에게 지난해 하반기는 ‘병원에 나가는 게 두려웠던 시간’이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시로 들어가 이름이 추가로 올라왔는지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추후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김 씨는 “미리 복귀한 전공의로 낙인이 찍혀 병원 생활 속에서 따돌림을 받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해 전공의 복귀가 시작된 뒤 전공의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운영하며 복귀 과정에서 괴롭힘 등 피해 사실을 신고받고 있다. 다만 김 씨는 “별다른 도움이 되진 않는다”며 “이외 정부와 병원의 별도 지원책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PA 간호사 대체로 전공의 설 자리 줄어”김 씨는 의대 증원 자체에는 동의했다. 김 씨는 “앞으로 의료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시점에서 의료의 공급, 의사 수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는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료행위를 독점할 수 있는 권한을 의사에게 준 만큼 의사 규모를 정하는 권한을 정부가 가지는 것도 맞다고 했다. 다만 인공지능(AI) 발달 등 의사 추계에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의대 정원을 조정하는 것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럼에도 전공의 수련 시스템은 이미 상당 부분 무너졌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의학이라는 학문 특성상 의술은 도제식으로 배우는데 의정 갈등을 거치며 사제 관계에 불신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수련에 적극적이었던 교수마저 소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이미 진료지원(PA) 간호사도 대폭 늘었다. 오히려 PA 간호사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전공의 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다만 정부가 추진 중인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시범사업’은 현장에서 실효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김 씨는 “현재도 수련시간은 주당 약 80시간 수준이며, 금요일과 주말 당직 등으로 여전히 과도한 근무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모두가 ‘전공의 없는 병원’에 적응하다 보니 일부 수련 프로그램이 생략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향후 김 씨는 수련을 마치고 수련병원 교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보상심리야 당연히 있다. 돈도 많이 벌고 싶다. 좀 더 보람찬 일을 하고 싶어서 수련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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