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민준

명민준 기자

동아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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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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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김프’ 노리고 7500억원 외화 불법송금 30대 추가 기소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불법 해외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약 7500억 원의 외화를 빼돌린 한국계 중국인을 추가로 기소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가상화폐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이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 이일규)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중국계 한국인 A 씨를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5월~올 6월 중국에서 보내온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서 매각했다. 이후 자신이 설립한 유령법인 3곳으로 보낸 다음 수백 차례에 걸쳐 중국으로 빼돌렸다고 한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정상적 거래인 것처럼 시중은행 직원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씨가 외화를 중국으로 빼돌린 대가로 약 50억 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A 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약 4390억 원의 외화를 중국과 홍콩 등으로 불법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 구속기소된 상태다. 앞서 대구지검은 유령법인을 세운 뒤 금이나 전자부품을 수입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가상화폐 매각 대금 약 9380억 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9명을 붙잡아 지난달 6일 기소했다. A 씨의 범행이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대구지검이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기소한 불법외화송금액은 1조7000억 원을 넘어섰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이첩한 참고 자료를 토대로 이번 사건을 수사했다”고 설명했다.대구=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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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도, 김영진 씨 등 최고 장인 5명에게 인증패

    경북도는 올해 지역 최고 장인으로 선정된 김영진 씨(58·전기직종) 등 5명에게 인증패를 수여했다고 20일 밝혔다. 도는 5월 선정계획 공고를 낸 뒤 신청서를 낸 9개 직종 10명에 대해 서류심사와 현장심사 등을 거쳐 5명을 뽑았다. 김 씨는 40년 동안 전기기술자로 근무하면서 전기기능장과 전기특급감리원 등 공인 기술자격을 보유하게 됐으며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경력을 갖췄다. 이용직종 최고장인 배홍직 씨(65)는 전국헤어기능경기대회에서 4차례 수상했으며 현재 이용사회중앙회 경북도지회장으로 기술 보급과 이용사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석공예직종 최고장인 김인성 씨(63)는 2006년 전국기능경기대회 금메달 수상자다. 현재 기능경기대회 지도교사를 맡아 후진 양성과 숙련기술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보일러직종 최고장인 박용성 씨(53)는 에너지 과소비 시설 개선 등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금속재료제조직종 최고장인 오창석 씨(59)는 1983년 포스코 입사 후 제강 및 연속주조 분야의 기술 발전을 이룬 공으로 2019년 포스코 명장과 지난해 포항시 최고장인에 선정됐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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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울진군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해 균형발전 이룰 것”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발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가산단 유치를 노리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국토연구원이 다음 달 초까지 진행 중인 후보지 현장실사가 끝나면 종합평가를 거쳐 연내 최종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북 울진군은 원자력발전소 집적지라는 점을 앞세워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울진은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하나다. 1960년대까진 인구가 12만 명에 육박했으나,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에 따른 신규 원전 백지화로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졌다. 지금은 4만 명대를 간신히 유지하는 실정이다. ‘지역 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국가산단 유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탈원전 정책의 최대 피해지역이 울진인 만큼 대대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울진의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는 국토 균형발전의 새로운 원동력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 이끌 청정에너지, 원자력수소원자력수소는 원자력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 수소를 뜻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고열과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대량생산해 에너지를 만들게 되는데,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원자력수소는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국가기간산업인 철강산업의 경우 철강 생산 공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 환원 제철’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 방식이 일반화되면 연간 375만 t의 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원자력수소로 이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력수소는 경제성도 매우 높다고 한다. 화석연료 등으로 수소 1kg을 생산하려면 7500∼1만1000원이 들지만, 원자력에너지를 활용하면 수소 1kg을 3500원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상 여건에도 관계없이 24시간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원자력수소 산단 최적지는 울진”울진군은 죽변면 후정리 한울원자력발전소 남측 부지에 157만8270m² 규모로 2030년까지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약 2076억 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울진군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원전 집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울진에는 현재 한울원자력발전소에서 원전 6기(1∼6호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울 원전 2기(1·2호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건설이 중단됐던 신한울 원전 3·4호기도 2024년 착공을 목표로 재추진 중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울진은 앞으로 원전 10기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원전집적지가 될 것”이라며 “원자력수소 대량생산의 최적지라고 자신할 수 있다”고 했다. 강원 동해·삼척 액화수소 클러스터와 포항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울산 수소그린모빌리티 클러스터 등 수소 수요가 많은 산업단지와 가까운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손 군수는 “울진은 수소 환원 제철 방식으로 전환 중인 포스코와 삼척 시멘트 공장, 울산석유화학단지 등 대규모 수소 사용 기업·지역과 근접해 있다”며 “이들과의 연계·협력을 강화할 경우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단 입주 기업에 ‘파격 지원’ 약속울진군은 국가산단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8월에는 국가산단 추진단을 발족하고 경북도와 공동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포스텍, 경북대 등 연구개발(R&D) 기관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는 원자력에너지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수소생산단지를 효율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전 특별지원금을 활용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특별지원금 1800억 원과 지역자원시설세로 매년 들어오는 850억 원, 매년 지원받는 지방소멸기금 140억 원 등을 활용해 산단 입주 기업을 파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입주기업 전기료(월 500만 원) 지원 △전국 최저 수준의 분양가 △종사자 정주 여건 향상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 효성중공업, 대림건설, 포스코, 롯데케미칼, 두산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산단 입주 희망 의사를 밝히고 있어 사업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 울진군의 설명이다. 현재 입주 의향 기업 82곳을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손 군수는 “국가산단을 유치하면 광역교통망 확충과 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로 국토 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의 백년대계와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산단 유치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울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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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달서구 ‘달성습지 전망대’ 조성 놓고 찬반 논란

    대구 달서구가 지역 자연경관 명소인 달성습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조성 사업을 본격화했다. 도심을 휘감고 흐르는 낙동강과 금호강뿐 아니라 멀리 경북 고령까지 볼 수 있는 높이로 다양한 생태 체험과 학습까지 가능한 사계절 멀티 전망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사업을 두고 구의회와 시민단체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16일 달서구에 따르면 구는 달성습지 인근 대천동 호림강나루공원에 전망대를 세우기 위해 최근 사업 조성 타당성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총사업비 160억5000만 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지하 3층, 지상 33층으로 높이 100m에 이르는 연면적 1800m² 규모의 전망대를 세우는 것이 목표다. 달서구는 바닥에 투명한 특수 유리를 깔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스카이워크를 비롯해 자연교육관, 생태연구소, 기념품 판매점, 카페, 기후변화대응센터 등 각종 부대시설과 연구시설로 전망대를 꾸밀 계획이다. 전망대 조성 타당성 및 기본 구상 용역은 내년 4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성 예정지 적정성과 여건 등을 분석하고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활성화 전략도 마련한다. 달서구는 달성습지 전망대가 대구 도심의 서부권 생태관광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달성군, 경북 고령군 등 가까운 기초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지역 경계를 허물고 관광 자원을 연계해 다양한 형태의 협력 사업을 발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순자 달서구 문화관광과장은 “인접 자연생태관광자원과 강정보 디아크, 성서 아웃렛타운을 연계한 관광벨트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세계적 추세에 맞춘 체류형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사업을 두고 일부 구의원이 반대하고 있다. 최근 시작한 사업 용역은 지난해 12월 구의회의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용역비 5000만 원이 삭감되며 무산될 뻔했다. 사업에 찬성한 일부 의원들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들어가 우여곡절 끝에 용역 예산을 다시 만들었다. 반대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이영빈 달서구의회 의원은 “예산 150억 원을 투입해 100m 높이 전망대를 세우는 것은 전형적인 낭비성 치적 사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012년 경기 용인시가 198억 원을 들여 설립한 아르피아 전망 타워는 하루 관광객이 100명도 채 안 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가까운 경북 구미의 도개전망대도 지난해 조성 후 잠깐 관심을 끌다가 관람객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재정자립도가 20%에 불과한 달서구가 관리 운영비를 지속 투입해야 할 전망대를 설립하는 것은 형편에 맞지 않는 사업”이라며 “향후 5분 발언 등을 통해 반대를 이어가면서 동료 의원들을 설득해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했다. 시민단체 반발도 적지 않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인위적 개발보다 생태 보전을 위한 체험시설 등을 통해 달성습지와 금호강을 연결하는 생태벨트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달서구는 전망대 조성으로 달성습지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끌어낸다면 전국적 관광 명소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경북 포항의 스페이스워크는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뤄 올해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까지 수상했다. 달성습지 전망대도 대구 서편의 아름다운 노을과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특색 있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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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시, 지방규제혁신 경진대회 우수상

    대구시는 행정안전부의 전국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해 특별교부세 8000만 원을 받는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이 대회에서 2018년 우수상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5년 연속 입상한 지방자치단체로 이름을 올렸다. 시는 지난달에도 행안부의 지방규제혁신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3년 동안 특별교부세 1억 원을 받게 됐다. 시는 경진대회에서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의 전기이륜차 제조 기업 입지제한 규제를 해결한 사례로 우수상을 받았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 기업만 입주할 수 있던 미래자동차 부지에 전기이륜차 업체도 입주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정부 부처에 2년 동안 설명했다. 이를 통해 대구국가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을 변경했으며 전기이륜차 제조업인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종을 추가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시는 각종 규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담당 부서인 원스톱기업투자센터 규제개혁팀은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 등을 듣고 해결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앞으로도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과감히 없애는 등 투자하기 좋은 도시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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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화의 기적’ 광부 퇴원 “갓 태어난것 같아”

    “오늘 막 태어난 갓난아기처럼 감회가 새롭습니다. 새로운 삶이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즐겁게 제2의 인생을 살아 보려 합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박정하 씨(62)는 11일 병원에서 퇴원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작업조장인 박 씨는 지난달 26일 사고로 지하 190m 갱도에 고립됐다가 이달 4일 보조 작업자 A 씨(56)와 함께 구조됐다. 이후 경북 안동시 안동병원에 입원해 탈진과 저체온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의 치료를 받았다. 박 씨는 기자회견에서 건강 상태에 관해 “육체적으로는 거의 회복한 상태”라면서도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새벽에 깨면 옆에 누가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트라우마 치료는 계속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24시간 쉬지 않고 구조해준 동료 광부와 구조당국, 응원하며 힘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씨는 갱도에 고립됐을 때를 돌이키며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니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면서 “마지막 날 (헤드랜턴의 배터리까지 바닥났을 때) 정말 포기했었다”고 했다. 정부에는 ‘철저한 안전점검’을 당부했다. 박 씨는 “아연을 추출하고 남은 광물 찌꺼기를 폐갱도에 채운 것이 붕괴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안전실태 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27년 경력의 베테랑인 그는 동료 광부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 씨는 “전국 광산 근로자들은 대한민국 발전을 이룩한 산업 전사”라며 “열악한 환경, 어두운 갱도에서 일하지만 자부심을 갖기 바란다”고 했다. 또 “광산 노동 환경은 1980년대와 달라진 게 없다. 조금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회단체와 연계해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자회견장을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커피믹스 30봉을 나눠 먹으며 버텼다는 박 씨에게 커피믹스 한 박스를 선물했다. 경북도는 박 씨 등을 구조하는 데 든 비용 전액(4억 원)도 부담하기로 했다. 한편 신원 노출을 꺼려 기자회견에 불참한 보조작업자 A 씨는 병원 측을 통해 “생사의 기로에서 많은 분들이 밖에서 도와주시고 관심을 보내주신 덕분에 구조될 수 있었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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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겁게 제2의 인생 살겠다” 생환 광부, 퇴원하며 당부한 말은…

    “오늘 막 태어난 갓난아기처럼 감회가 새롭습니다. 새로운 삶이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즐겁게 제2의 인생을 살아보려 합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박정하 씨(62)는 11일 병원에서 퇴원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작업조장인 박 씨는 지난달 26일 사고로 지하 190m 갱도에 고립됐다가 4일 보조 작업자 A 씨(56)와 함께 구조됐다. 이후 경북 안동시 안동병원에 입원해 탈진과 저체온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의 치료를 받았다. 박 씨는 기자회견에서 건강 상태에 관해 “지금도 오래 서 있으면 어지럽지만 육체적으로는 거의 회복한 상태”라면서도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새벽에 깨면 옆에 누가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트라우마 치료는 계속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24시간 쉬지 않고 구조해준 동료 광원과 구조당국, 응원하며 힘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씨는 갱도에 고립됐을 때를 돌이키며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니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며 “마지막 날 (헤드랜턴의 배터리까지 바닥났을 때) 정말 포기했었다”고 했다. 정부에는 ‘철저한 안전점검’을 당부했다. 박 씨는 “아연을 추출하고 남은 광물 찌꺼기를 폐갱도에 채운 것이 붕괴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안전실태 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27년 경력의 배테랑인 그는 동료 광부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 씨는 “전국 광산 근로자들은 대한민국 발전을 이룩한 산업 전사”라며 “열악한 환경, 어두운 갱도에서 일하지만 자부심을 갖기 바란다”고 했다. 또 “광산 노동 환경은 1980년대와 달라진 게 없다. 조금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회단체와 연계해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씨는 전북 남원시에 있는 부모님 묘소를 찾아뵌 뒤 강원 정선군의 자택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기자회견장을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커피믹스 30봉을 나눠 먹으며 버텼다는 박 씨에게 커피믹스 한 박스를 선물했다. 경북도는 박 씨 등을 구조하는 데 든 비용 전액(4억 원)도 부담하기로 했다. 한편 신원 노출을 꺼려 기자회견에 불참한 보조작업자 A 씨는 병원 측을 통해 “생사의 기로에서 많은 분들이 밖에서 도와주시고 관심을 보내주신 덕분에 구조될 수 있었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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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시, 美보그워너와 전동화부품 R&D센터 투자협약

    대구시는 10일 글로벌 자동차부품 기업인 미국 보그워너와 미래차 전동화 부품 연구개발 센터 설립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협약에 따라 보그워너는 외투법인인 보그워너대구테크센터(보그워너DTC)를 신설하고 62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구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 연구시설 부지에 미래모빌리티용 전동화 구동모터 연구개발 센터를 건립한다. 1928년 미국에서 설립된 보그워너는 24개국에 제조공장 93개와 연구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국제 자동차 시장 변화에 맞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용 전동화 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차 모터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등 전기차 모터 산업 집중 육성을 위한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구역에 모터 특화단지를 조성해 모터기업 집적화, 모터 연구개발, 선도기술 고도화 및 사업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보그워너가 앞으로 인재 채용과 함께 대구의 미래모빌리티 산업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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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대신 울릉도로 떠나요!” 울릉도 관광객 급증세

    “요즘 친구들에게 ‘울릉 강추(강력 추천)’를 외치고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장유영 씨(34·여)는 최근 경북 울릉도 여행을 다녀왔다. 국내외에서 유명하다는 관광지를 적지 않게 가봤다는 장 씨는 이번에 처음 찾은 울릉도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그는 “울릉도는 중장년층이 주로 패키지여행으로 찾는 곳인 줄 알았는데,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글이 많아 호기심에 찾았다”며 “울릉도는 깨끗하고 맑은 공기에 요즘 단풍까지 절정이라 너무 즐거웠다. 겨울철 눈 내린 뒤 설경(雪景)도 환상적이라는데 내년 초에 다시 한 번 방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울릉도가 국내 대표 섬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 대체 여행지로 울릉도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 해 최다 관광객 입도 기록도 일찌감치 갈아 치웠다. 9일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사동항에서 올해 ‘42만 번째 입도객 맞이 이벤트’가 열렸다. 행운의 주인공은 경북 포항에서 출발한 크루즈를 타고 울릉도를 찾은 윤기철 씨(73·울산). 울릉군은 윤 씨에게 울릉사랑상품권과 지역특산물세트, 여객선 승선권 등을 선물했다. 같은 달 25일에는 2013년 세운 한 해 입도 최다 관광객 41만5180명 기록을 깼다. 울릉군은 올 연말까지 관광객 수가 45만 명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최다 관광객 입도 기록이 깨질 것이라는 분석은 여름부터 나왔다. 7월 말까지 관광객 입도 27만887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306명의 2배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1년 동안 울릉도를 다녀간 27만1901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관광객이 급증한 것은 울릉도가 다른 관광지에 비해 자연 환경과 풍광이 잘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모습이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졌고,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관광 수요가 더 많아졌다. 풍랑주의보에도 운항할 수 있는 2만 t급 크루즈선이 지난해 9월 취항한 것도 도움이 됐다. 최근 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미사일을 발사해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울리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관광객 방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공습경보가 울린 2일 이후에도 1000∼2000여 명의 관광객이 꾸준히 입도하고 있다. 오히려 절정을 맞은 단풍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섬 전체가 북적이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군은 겨울철 관광객 모시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제주도의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은 ‘한 달 살기’와 비슷한 ‘겨울왕국 울릉 한 주 살기’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초 개최하는 ‘울릉 겨울 눈 축제’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8, 29일에는 서울 광화문과 청계천, 경기 시흥하늘휴게소에서 울릉 관광 소개 이벤트도 열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지난해 취항한 크루즈선을 타면 뱃멀미 없이 편안하게 울릉도로 올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 사계절 볼거리가 넘치는 울릉도에 오셔서 힐링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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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문화 관광도시 안동시, 유네스코 ‘그랜드 슬램’ 도전

    경북 안동이 글로벌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안동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 3대 분야(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를 모두 보유한, 지구촌에서 사례를 찾기 쉽지 않은 도시가 될 예정이다. 안동시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관광 인프라 확충 사업을 추진한다. 8일 안동시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최근 하회별신굿탈놀이 외 17개 종목이 속한 ‘한국의 탈춤’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안동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유력해진 상황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예부터 내려오는 민속 전통 탈춤이다. 고려시대에 시작돼 현존 민속 탈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1980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1997년 이후 안동에서 상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모로코에서 열리는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최종 등재가 결정되면 안동시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 3대 카테고리를 모두 보유한 국내 최초 지방자치단체가 된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여러 나라가 등재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안동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하회마을, 봉정사, 도산·병산서원)과 세계기록유산(유교책판)을 보유하고 있다. 안동시는 2017년 등재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관련 연구 용역을 시행하는 등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는 최종 등재가 확정될 때까지 민관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시는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세계적 관광명소 만들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디지털 가상세계)를 활용한 콘텐츠 산업 육성에 힘을 쏟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돼 2년간 99억 원을 들여 하회마을을 중심으로 3차원 공간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성곡동 안동문화관광단지 유교랜드에는 2년간 48억 원을 투자해 가상공간 콘텐츠를 접목한 다양한 체험거리와 볼거리를 마련한다. 지난달 폐막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메타버스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 축제 현장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한 방문객들이 디지털 공간에서도 탈춤 공연과 전시 등을 만끽했다. 올해 8월 도산면 동부리 일원에 문을 연 안동국제컨벤션센터는 국내외 다양한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규모다. 안동지역 역사문화관광산업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여러 기관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 안동이 세계적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더 확충하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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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향토기업들, 경기침체 등 악재에 노심초사

    대구를 대표하는 향토기업들이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최근 중구 동성로 본점 매각에 실패했다. 지난해 7월 매출 급감 등의 이유로 본점을 닫고 건물 매각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한 것. 이로 인해 사업 다각화와 체질 개선 계획까지 흐트러지면서 회사 안팎에 위기감이 흐르고 있다. 본점 건물을 인수하기로 했던 ㈜제이에이치비홀딩스는 지난달 31일까지 중도금과 잔금 2075억 원을 납입하지 않았다. 대구백화점은 올해 1월 본점 건물과 토지를 2125억 원에 제이에이치비홀딩스에 양도한다고 공시한 뒤 매각 절차를 밟아왔다. 이후 매수 업체 측에서 잔금 납부 계약 변경 등을 요구했지만 양측 견해차가 커 결국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백화점은 내부적으로 새로운 매수 업체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새 매수자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백화점 측은 해당 부지에 호텔과 쇼핑몰, 오피스텔 등을 결합한 복합문화시설을 희망하고 있지만 요즘 대구는 대규모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는 등 부동산 경기가 나쁘기 때문이다. 여기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상황까지 한꺼번에 겹치면서 자금 시장이 경색돼 해당 본점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려는 업체가 나올지 의문이라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다음 계약 때는 가격이 더 떨어질 공산이 크고, 매각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한때 대구의 상징이었던 쇼핑 공간이 장시간 동안 도심 속 흉물로 남아있다면 대구백화점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한때 대구백화점과 지역 유통가의 쌍두마차 역할을 했던 중구 옛 동아백화점 본점은 최근 철거 과정에서 안전 펜스가 균형을 잃고 기울어지는 사고가 벌어져 보행자 1명이 경상을 입었다. 동아백화점을 운영했던 건설사 화성산업은 사업 악화로 2010년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에 백화점을 매각했다. 2020년 폐점한 동아백화점 본점이 최근 철거 공사를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시민 김모 씨(56)는 “한때 대구 유통을 이끌던 동아백화점 본점에서 철거 사고까지 나 씁쓸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DGB금융그룹은 핵심 임원에 대한 재판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등 대구은행 임직원 4명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캄보디아에서 상업은행 인가를 얻기 위해 현지 공무원들에게 350만 달러(약 41억 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같은 해 12월 기소됐다. 이후 지난달 대구지법에서 4차 공판이 진행되는 등 1년 가까이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 기간 DGB금융그룹은 주가 하락, 당기 순이익 감소 등의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22일 주가는 1만 원 초반대였지만, 기소를 전후해 하락세를 보였고 첫 공판이 열린 후인 지난해 12월 10일엔 8000원대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인 6일 종가는 6730원이었다. 최근 발표된 DGB금융그룹 올해 3분기 당기 순이익은 39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비은행사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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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화광산 매몰’ 감식… 폐기물 불법매립 본격 수사

    경찰이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벌이며 사고 원인 규명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광산업체 측이 현장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했는지와 뒤늦게 119에 신고한 이유 등을 다각도로 수사할 계획이다.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과 과학수사대는 이날 오후 산업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와 함께 광산 수직갱도 두 곳을 합동으로 감식했다. 합동감식팀은 지난달 26일 사고 당시 쏟아진 토사 900t의 일부를 시료로 채취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은 업체 측이 갱도 인근에 불법으로 매립한 광물 찌꺼기가 무너져 내리면서 매몰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피해자 가족 측은 업체 측이 처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아연과 구리를 분리하고 남은 광물 찌꺼기를 갱도 인근에 불법으로 매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부는 “폐갱도 등에 광물 찌꺼기를 채워 넣지 말라”는 안전명령을 업체 측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1988년 광산을 매입했을 때부터 폐갱도가 많았는데 거기서 쏟아져 내린 것”이라며 “지난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이 접수됐는데 산업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로부터 불법 폐기물이 아니라는 판단도 받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업체 측이 119에 늦게 신고한 이유와 안전점검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의혹도 수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작업자 박정하 씨는 7일 한 라디오에 나와 “전날 안전점검을 하러 왔는데 다음 날 사고가 났다”며 “보고서에 의해서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두들겨 보고 점검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날 찾아온 분(강경성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 측이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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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산자부, 봉화 광산 매몰 현장 합동감식…폐기물 불법 매립 등 수사

    경찰이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벌이며 사고 원인 규명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광산업체 측이 현장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했는지 여부와 함께 뒤늦게 119에 신고한 이유 등을 다각도로 수사할 계획이다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과 과학수사대는 이날 오후 산업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와 함께 광산 수직갱도 두 곳을 합동으로 감식했다. 합동감식팀은 지난달 26일 사고 당시 쏟아진 토사 900t의 일부를 시료로 채취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은 업체 측이 갱도 인근에 불법으로 매립한 광물찌꺼기가 무너져 내리면서 매몰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피해자 가족 측은 업체 측이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 아연과 구리를 분리하고 남은 광물찌꺼기를 갱도 인근에 불법으로 매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부는 “폐갱도 등에 광물찌꺼기를 채워 넣지 말라”는 안전명령을 업체 측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1988년 광산을 매입했을 때부터 폐갱도가 많았는데 거기서 쏟아져 내린 것”이라며 “지난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이 접수됐는데 불법 폐기물이 아니라는 판단도 받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경찰은 업체 측이 119에 늦게 신고한 이유와 안전점검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의혹도 수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작업자 박정하 씨는 7일 한 라디오에 나와 “전날 안전 점검을 하러 왔는데 다음 날 사고가 났다”며 “보고서에 의해서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두들겨보고 점검해줬으면 좋겠다고 전날 찾아온 (강경성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 측이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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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환 광부 “갱도내 전혀 쓸일 없는 비닐 발견… 하늘이 도운 것”

    “죽는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습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다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작업조장 박정하 씨(62·사진)는 6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어떻게든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경 광산 내 제1수직갱도에서 발생한 매몰 사고로 보조작업자 박모 씨(56)와 함께 지하 190m에 고립됐다가 4일 오후 11시 3분경 극적으로 구조됐다. 박 씨는 사고 직후를 떠올리며 “입사하고 며칠 안 된 동생(보조작업자 박 씨)은 당황하고 놀라더라. 하지만 저는 당황하면 안 되고 침착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작업에 나서며 가져간 커피믹스 30여 봉을 지하수에 타서 동료와 나눠 먹으며 나갈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열흘째 고립이 이어지고 설상가상으로 4일 오후 헤드랜턴의 배터리까지 바닥나면서 둘은 다시 암흑에 갇혔다. 박 씨는 “갑자기 절망감이 밀려와 동생과 부둥켜안고 우는데 어디선가 발파 소리가 들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5∼20분이 지난 후 불빛이 보이면서 “형님!” 소리가 들리며 구조팀과 마주쳤다. 박 씨는 “구사일생이란 말을 절실히 느꼈다”며 “사고 후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국민적 아픔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했다.박정하 씨가 전한 221시간“나무와 비닐 이용해 천막 만들어폭약-곡괭이로 신호 보내고 길 찾아응원해준 분들께 감사하며 살겠다” 박 씨는 매몰 사고가 벌어진 지난달 26일 오후 6시 상황에 대해 “갱도 상부에서 흙과 모래가 2시간가량 쏟아져 내렸다”며 “한참 기다렸다 위를 올려다보니 꽉 막혀 탈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박 씨는 “이 일은 긴장의 끈을 한시도 놓을 수 없는 ‘극한직업’이라서 마음의 대비는 늘 하고 있었다”며 “일단 별것 아닌 일처럼 대하면서 동생(박 씨)이 평정심을 찾을 수 있도록 대처했다”고 했다.○ 목재, 비닐, 커피믹스 활용해 생존마음을 안정시킨 두 사람은 탈출구를 찾기 위해 갱도 안을 샅샅이 뒤졌다. 박 씨는 “헤드랜턴 배터리 용량을 감안해 동생과 번갈아 불을 켜 가며 탈출구를 찾았다”며 “하지만 바깥까지 연결될 만한 길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 날까지 이어진 ‘탈출구 찾기’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후 27년 경력 베테랑 작업자인 박 씨의 노하우와 생존 의지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먼저 갱도 천장을 떠받치거나 광차용 철도를 놓을 때 쓰고 버려진 목재를 샅샅이 모았다. 이 과정에서 폐비닐까지 확보했다. 박 씨는 “비닐은 갱도에서 쓸 일이 전혀 없는데, 우리를 돕기 위해 귀신이 가져다 놓아준 건가 싶을 정도로 놀랐다”며 “나무와 비닐을 이용해 천막을 만들어서 천장에서 떨어지는 지하수를 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일종의 텐트를 쳐 체온을 유지했던 것이다. 조장 박 씨는 천막 안에서 모닥불도 피웠다. 근처에 있던 산소용접기를 이용해 물에 젖은 나무를 바짝 말린 뒤 불을 피우는 데 성공한 것. 당시 갱도 내부 기온은 평균 14도 정도로 쌀쌀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온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박 씨는 “둘 다 작업복이 땀과 지하수로 흠뻑 젖었는데, 모닥불을 피운 덕에 추위를 피할 수 있었다”며 “천막 안에서 모닥불로 몸을 녹이면서 쪽잠을 자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업 전 챙겨 온 커피믹스 30여 봉은 소중한 식량이 됐다. 박 씨는 “갱도 작업 지점에 커피포트가 있었다”며 “커피포트 아랫부분 플라스틱을 뜯어내 냄비를 만들어 물을 끓인 다음 커피믹스를 타 ‘저녁 밥 먹자’며 먹었다”고 했다. 이마저 3∼4일 만에 동이 나자 이들은 천장에서 떨어지는 지하수를 모아 마시는 식으로 굶주림을 참아가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1인실 마다하고 빠르게 회복식량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둘은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탈출을 모색했다. 조장 박 씨는 “탈출구를 확보해서 어떻게든 살겠다는 생각에 갖고 있던 폭약과 곡괭이를 챙겨 동생과 나섰다”고 말했다. 고립 닷새째인 지난달 30일이었다. 박 씨는 당시 폭약 25개를 소지하고 있었다. 평소 작업 시 대형 암석을 부술 때 이용했던 폭약이었다. 그는 “암석으로 막혀 있던 곳으로 가서 폭약 9개를 묶어 한 번에 터뜨렸는데, 효과가 없었다”며 “지상에서도 발파 소리를 듣고 구조 신호로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고 했다. 틈틈이 두 사람은 곡괭이를 이용해 막힌 구간을 뚫기도 했다. 굶주려 기운이 없는 상황에서도 10m를 파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역시 탈출구가 되기엔 부족했다. 박 씨는 “폭약을 거의 다 소진한 상황에서 쇠파이프를 계속 두드리고 고함을 지르면서 맥이 빠질 때까지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구조 직후 안동병원으로 이송된 두 작업자는 현재 식사를 하고 조금씩 걷기도 하는 등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9일간 죽음의 문턱을 함께 넘나든 이들은 병원 측이 제안한 1인실을 마다하고 2인실에서 함께 치료를 받기로 했다. 박 씨는 “퇴원하면 동생(박 씨)과 함께 닭백숙을 먹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광원들이 최대한 인간적인 노동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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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팀장 “베테랑 광부, 매뉴얼대로 침착 대피”

    “베테랑 광부의 노하우와 강한 생존 의지가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봅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에서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221시간 만에 기적처럼 생환한 가운데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중앙119구조본부 방장석 구조팀장(소방령·사진)은 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방 팀장은 “발견 당시 두 분은 서로 어깨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작업반장(박정하 조장)의 주도하에 경험과 매뉴얼을 바탕으로 침착하게 대피하셨기 때문에 안전하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업자 2명이 고립된 갱도에서 221시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이유와 관련해선 “고립자들이 머물렀던 장소는 넓이가 100m²가량으로 수평 갱도들이 모이는 일종의 교차로”라며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되고 여러 도구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비닐로 텐트를 만들고 모닥불을 피워 놓은 것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놀랐다”고 했다. 구조 작업에는 방 팀장 등 소방청 구조대원들은 물론 군인 등까지 모두 1145명이 투입됐다. 천공기 12대, 탐지내시경 3대, 음향탐지기 등의 첨단 장비도 구조에 힘을 보탰다. 방 팀장은 “공간이 충분하고 물이 있으니 고립 작업자들이 생존해 계실 거라고 생각하면서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면서 “다만 식량이 없으니 한시라도 빨리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둘렀다”고 했다. 한편 5일 전담수사팀을 꾸려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경북경찰청은 7일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와 사고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한다. 이 광산에선 올 8월에도 작업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쳐 현재 경찰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수사 중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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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랜턴 꺼졌을땐 펑펑 울어…죽는단 생각 한번도 안해” 221시간 고립 광부 박정하 씨 생환기

    “죽는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어떻게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하늘이 도와준 것 같아요.” 지난달 26일 경북 봉화군 재산면 아연 광산에서 발생한 매몰 사고로 지하 190m에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조장 박정하 씨(62)는 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안동병원에서 치료 중인 그는 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다. 그러나 장시간 어두운 곳에 머물렀던 탓에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종일 안대를 쓸 만큼 외부 접촉을 자제하고 있고, 심리 치료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박 씨는 “반드시 살아나가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그곳에서 살아남은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상태는 어떤지?“식사량을 한 번에 늘리면 대사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해서 소량의 죽과 반찬을 조금씩 먹고 있다. 시각 기능 저하 우려로 안대를 쓰고 생활하고 있다. 다만 햇빛 노출을 피하면 돼 식사 시간에는 커튼을 치고 잠시 안대를 벗고 편히 식사하고 있다. 주치의 말로는 기본 체력이 좋아 회복속도는 빠르다고 들었다. 다만 아직도 눈을 감고 있거나 밤이 되면 어두컴컴했던 갱도 안이 생각나 불안하다. 잠 들었다가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깨기도 한다. 심리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커피믹스 30봉으로 고립 갱도에서 버텼다고 들었다.“정확히 몇 봉인지 기억나지 않는데 커피믹스는 20~30봉 정도 들고 갔고 물도 10L 정도 챙겼다. 보통 작업 시에는 지하에 오래 머무는 편이어서 작업자들이 커피믹스나 컵라면 등을 지참한다. 지하 갱도에 전기 콘센트와 커피포트가 있어서 그걸로 끓여 먹는다. 하지만 고립 사고 이후 전기가 끊겼다. 그래서 나무를 구해 모닥불을 피웠고 커피포트 밑 부분 플라스틱을 제거한 뒤 쇠 부분을 달궈 물을 끓여서 커피를 만들어 먹었다.” ―모닥불을 피운 나무와 천막을 친 비닐은 어떻게 구했나.“사고 지점과 폐갱도가 이어져 있었고, 폐나무가 폐갱도에 있었다. 폐나무는 갱도 안에서 광석을 옮길 때 쓰는 광차용 철도를 놓을 때 쓰였거나 천장 지지대로 사용됐던 것이다. 나무가 젖어 있어 갱도 안에 있던 산소용접기에 불을 지펴 바짝 말린 뒤 모닥불을 피웠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낙수 때문에 옷이 계속 젖고 있는 상황에서 비닐을 주운 것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누가 버린 것인지 모를 쓰다 남은 비닐이 있어서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귀신이 가져다 놓았다’고 생각했다. 폐나무로 대를 세우고 비닐을 둘러 천막을 만들었다. 천막 안에서 모닥불로 몸을 녹이면서 쪽잠을 자며 버텼다.“ ―본인은 27년 경력 베테랑 광원이지만 함께 고립됐던 보조작업자(박모 씨)는 경력이 짧았는데….“(박 씨가) 입사한 지 며칠 안 돼 형님 동생 하며 데리고 다니면서 일을 시키고 있었다. 사고가 났을 때 동생이 당황하고 놀라더라. 내가 별일 아닌 것처럼 대처하면서 동생도 안정감을 찾았다. 동생에게 ‘광산에서는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진 않는데 가끔 발생한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가라 앉혔다. 사고 당일 붕괴는 2시간 동안 지속됐다. 우리가 제일 하부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헤드렌턴을 켜서 위를 쳐다보니 꽉 막혀 있었다.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했다.” ―탈출 시도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안정감을 찾은 후부터 갱도 곳곳을 누비면서 탈출구를 찾았다. 암석을 깰 때 이용하는 화약을 25개 들고 있었는데 처음에 9개 폭약을 장전해 터뜨렸다. 그다음 날에는 10개를 묶어 발파했다. 발파해 암석을 부숴 탈출하려고 했고 지상의 사람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려고 했다. 두 번 다 실패했다. 갱도 안에 쇠 파이프도 있어서 계속 때리면서 고함을 질렀지만, 반응이 없었다.” ―절망적인 마음도 들었을 것 같다.“사실 구조 직전에 희망을 완전히 잃은 기분이었다. 동생과 탈출구를 찾을 때 헤드랜턴을 번갈아 가면서 키면서 배터리를 아꼈는데 어느 순간 반짝반짝하더니 완전히 꺼지더라. 우리가 갖고 있던 유일한 식량이었던 커피믹스도 완전히 바닥났고 헤드랜턴 배터리까지 다 써버렸다는 생각에 희망이 없어진 것 같았다. 그 순간에는 동생과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 그 이후에 10여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막힌 암석 구간 반대편에서 발파 소리가 울렸다. 내가 동생에게 ‘무슨 소리 안들리냐’라고 했는데 동생은 못들었다고 했다. 10여분 뒤에 막혀 있던 암석 구간에서 불빛이 보이면서 동료가 ‘형님’하면서 달려오더라. 동료와 얼싸안고 엉엉 울었다.” ―기적적으로 생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죽는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어떻게든 살 거라고 생각했다. 발파 시도는 실패했지만 우리는 힘이 없던 상황에서도 막힌 구간으로 괭이를 들고가 10m 정도를 파냈다. 반드시 살아 나가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그 곳에서 살아남은 것 같다.” ―앞으로 계획은?“1980년대부터 광산에서 일해왔다.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참 한마디로 너무 불쌍하다. 그들이 인간적인 조건에서 근무할 수 있고 최대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다만 광산에서 다시 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당장 생각나는 것은 뜨끈한 밥 한끼에 소주 한잔이다. 퇴원하고 부모님 산소에 인사드리러 가겠다.”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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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화광산 매몰 2명, 9일만에 기적 생환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사고 열흘째인 4일 기적처럼 생환했다. 작업자들은 갱도에서 자력으로 걸어 나왔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작업자 조장 A 씨(62)와 보조작업자 B 씨(56)가 고립 219시간 만인 이날 오후 11시 3분 사고지점인 제1 수직갱도 인근에서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 현장에서 구조과정을 지켜보던 A, B 씨 가족들과 구조대원 등은 환호성을 지르며 두 사람을 맞았다. A 씨의 아들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머니와 대기실에 있었는데 갑자기 구조대원과 차량이 긴급하게 움직였다. 이어 두 분이 걸어서 나오셨다. 건강은 굉장히 좋은 것처럼 보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B 씨의 형은 “(동생이) 걸어서 나오는 모습을 봤다. 예상보다 훨씬 (고립) 환경이 좋았던 것으로 생각된다”며 “온 국민들이 마음 써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감사드린다”고 했다. B 씨의 조카는 “애써주신 구조대원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울먹였다. 소방청 관계자는 “갱도 내부에 흐르는 물을 마시고 모닥불을 피우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구조된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당국은 전했다. 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경 해당 광산 제 1수직갱도 아래 30여 m 지점 폐갱도에 채워져 있던 모래와 흙 약 900t 밑으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갱도내 물 마시고 모닥불 피우며 버틴듯” 봉화 매몰광부 2명 생환구조대 부축 받으며 걸어 나와“제발 견뎌줘” 가족의 편지 통해 제1 수직갱도에서 모래와 흙 900t이 쏟아져 내렸고, 지하 190m 지점에서 작업하던 조장 A 씨와 보조 작업자 B 씨가 고립됐다. 이 광산에선 올 8월에도 붕괴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1명이 사망했다. 업체 측은 자체 구조를 시도하다가 14시간이 지난 뒤에야 119에 신고하고 가족들에게 알렸다. 소방당국은 작업자들이 고립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갱도 안이 가로세로 각각 4.5m로 넓고 산소와 지하수도 있는 만큼 초반부터 고립된 작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매몰되지 않은 제2 갱도로 지하 140m까지 내려간 뒤 A, B 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1 갱도 쪽으로 진입로를 뚫었다. 구조 지점까지 거리는 145m가량으로 예상했는데 중간중간 단단한 암석 구간이 있어 작업이 예상만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갱도라 쉽게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년 동안 사용하지 않아 변형이 심하게 온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지난달 29일경’에 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구조 시점은 ‘지난달 31일’ ‘이달 1일’ 등으로 계속 밀렸다. 희망고문에 시달리다가 탈진한 가족들은 10일째가 되던 4일 ‘꼭 버텨 달라’는 편지를 써 미음, 보온덮개, 해열제 등과 함께 구조당국이 시추한 공간을 통해 고립된 작업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에 보냈다. A 씨는 40여 년 전 부인과 결혼했고, 장인을 따라 광부의 길을 택했다. 지금은 20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 작업자다. B 씨는 광부 일을 한 지 1년 남짓 됐지만 사고가 난 광산으로 온 지는 4일밖에 안 됐다고 한다. 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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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발 잘 견뎌줘”… 봉화 매몰광산에 손편지 내려 보내

    “○○이 아빠, 제발 잘 견뎌주길 바래.” 4일 낮 12시경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 컨테이너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 사고가 발생한지 이날로 10일째가 됐지만 고립된 작업자 A 씨(62)와 보조작업자 B 씨(56)의 생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A 씨의 부인(63)는 대기실 구석에 앉아 볼펜을 손에 쥔 채 수첩을 한참 들여다봤다. 부인은 떨리는 손으로 ‘○○이 아빠’라고 적고 이내 눈물을 쏟았다. 숨을 몇 번 몰아쉰 뒤에야 다시 마음을 다잡고 간절한 마음으로 편지를 써내려갔다. ‘제발 잘 견뎌주길 바래. 당신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야’. A 씨는 40여 년 전 부인과 결혼했고, 장인을 따라 광부의 길을 택했다. 지금은 20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 작업자다. 구조 현장에는 A 씨의 옛 동료 C 씨(71)가 찾아와 가족들을 위로했다. C 씨는 말기암투병 중이지만 친형제나 다름없는 동료에게 기적이 일어났으면 하는 생각에 먼 길을 왔다고 했다. 그는 “동생이 반드시 살아올 것이라 믿는다. 조금만 더 힘을 내 주길 바란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보조작업자 B 씨의 형(60)도 먹먹한 심정으로 편지를 썼다. 그는 “극한의 상황에 놓여있는 너를 생각하면 참으로 고통스럽다”라고 쓰면서 울먹였다. B 씨는 광부일을 한 지 1년 남짓 됐지만 사고가 난 광산으로 온 지는 4일 밖에 안 됐다고 한다. 가족들이 쓴 편지는 미음과 보온덮개, 해열제 등과 함께 구조당국이 시추한 공간을 통해 고립된 작업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하 170m 지점에 보내졌다. 현장에선 구조대원 진입로 확보 작업이 진행 중인데 작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까지 약 25m 가량 남아, 이르면 6일 경 구조 지점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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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경찰서장, 北미사일 경계경보 중인데 상추 수확

    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미사일을 발사해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울린 2일 울릉경찰서장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것으로 밝혀져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모 울릉경찰서장은 2일 오후 5시 10분경 경북 울릉군 경찰서 인근 관사 텃밭에서 상추를 수확(사진)하고 있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됐다. 이날 공습경보는 오후 2시 해제됐지만 경계경보는 오후 10시까지 이어졌다. 이날 공습경보 발령으로 혼란에 빠졌던 주민들은 김 서장의 처신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주민 김모 씨(60)는 “울릉도에서 처음 공습경보가 발령된 상황이었다”며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큰 상황인데 서장이 저렇게 처신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섬 전체가 동요하는 상황에서 경찰서장이 여유롭게 텃밭을 관리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2일 울릉군은 공습경보 발령 24분 후 대피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내 주민 대부분은 제대로 대피하지 못했고, 군청 등 공무원들만 지하로 대피한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사기도 했다. 김 서장은 “수요일은 유연근무를 하는 날이어서 오전 7시 45분에 출근한 뒤 오후 5시에 퇴근해 저녁을 준비한 것”이라며 “경계경보 발효 시 (경찰) 지휘관은 경찰서와 1시간 거리 안에 있어야 하는데 관사가 도보로 1, 2분 거리라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울릉=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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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들 동요하는데…울릉경찰서장은 조기퇴근해 상추 수확”

    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미사일을 발사해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울린 2일 울릉경찰서장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것으로 밝혀져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모 울릉경찰서장은 2일 오후 5시 10분경 경북 울릉군 경찰서 인근 관사 텃밭에서 상추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됐다. 이날 공습경보는 오후 2시 해제됐지만 경계경보는 오후 10시까지 이어졌다. 이날 공습경보 발령으로 혼란에 빠졌던 주민들은 김 서장의 처신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주민 김모 씨(60)는 “울릉도에서 처음 공습경보가 발령된 상황이었다”며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큰 상황인데 서장이 저렇게 처신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섬 전체가 동요하는 상황에서 경찰서장이 여유롭게 텃밭을 관리한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2일 울릉군은 공습경보 발령 24분 후 대피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내 주민 대부분은 제대로 대피하지 못했고, 군청 등 공무원들만 지하로 대피한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사기도 했다. 김 서장은 “수요일은 유연근무를 하는 날이어서 오전 7시 45분에 출근한 뒤 오후 5시에 퇴근해 저녁을 준비한 것”이라며 “경계경보 발효 시 (경찰) 지휘관은 경찰서와 1시간 거리 안에 있어야 하는데 관사가 도보로 1, 2분 거리라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울릉=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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