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웅

강동웅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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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입사해 교육과 보건복지(정책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탁구, 체조, 당구(스포츠부) 등을 취재해왔습니다. 빛나는 당신이 이룬 업적보다 어려움을 극복해낸 과정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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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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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번째 뽑힌 요키치, MVP 신기록 제조기로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처음 시상하기 시작한 1955∼1956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자가 수상한 적은 없었다. 초대 MVP 수상자인 밥 페팃(1955∼1956시즌)은 195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자. 종전 MVP 최저 순위 지명자였던 스티브 내시(2004∼2005시즌, 2005∼2006시즌)와 야니스 아데토쿤보(2018∼2019시즌, 2019∼2020시즌)도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지명됐다. ‘세르비아 특급’ 니콜라 요키치(26·사진)가 이 유리천장을 깨뜨렸다. 요키치는 MVP 투표단 전체 101명 중 91명에게서 1위 표를 받은 데 힘입어 971점을 기록해 2위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586점)와 3위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453점)를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요키치는 2014년 2라운드 전체 41순위로 덴버에 지명됐다. 2015∼2016시즌 신인상에 오르며 주목받은 그는 2019년부터는 3년 연속 올스타에 뽑혔다.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26.4득점 10.8리바운드 8.3어시스트를 올리며 더블더블(60회) 1위도 차지했다. 1995년 세르비아 솜보르에서 태어난 요키치는 유년 시절 두 명의 형과 함께 농구를 즐기며 NBA 선수의 꿈을 키워 왔다. NBA 입성 전인 2012∼2015년에는 세르비아리그의 메가 바스켓에서 선수로 뛰었다. 요키치는 “농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목표는 유로리그(유럽 농구 대회)에서 뛰는 것이었다. NBA에서 MVP를 수상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며 “(MVP 수상은) 절대 혼자 이룰 수 없는 큰 성과다. 개인상이지만 덴버 구단 모든 선수의 노력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덴버에서 정규시즌 MVP 선수가 나온 것도 요키치가 처음이다. 1967년 창단한 덴버는 전신 덴버 로키츠(1967∼1974년) 시절을 포함해 54년간 단 한 명의 MVP도 배출하지 못했다. 마이클 멀론 덴버 감독은 “요키치가 MVP에 오르기까지 그의 선수생활 전체를 지도할 수 있었던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팀 코널리 덴버 단장도 “우리가 요키치와 함께할 수 있는 건 믿을 수 없는 행운”이라고 평가했다. 요키치와 같은 센터 포지션의 MVP 수상은 2000년 샤킬 오닐 이후 21년 만이다. 또 세르비아 선수로서 MVP 수상도 처음이다. 미국인이 아닌 선수가 MVP를 수상한 건 하킴 올라주원(나이지리아·1994년), 팀 덩컨(버진아일랜드·2002, 2003년), 내시(캐나다), 디르크 노비츠키(독일·2007년), 아데토쿤보(그리스)에 이어 요키치가 여섯 번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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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 외인구단’ 서울컨벤션고, 3연속 콜드승

    “컨벤션 돌풍이네, 돌풍이야.” 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을 지켜 보던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창단 2년차인 서울컨벤션고가 황금사자기 3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충암고를 상대로 4회말 대거 7득점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자 나온 반응이었다. 서울컨벤션고가 3경기 연속 콜드게임승의 고속질주를 했다. 서울컨벤션고는 이날 충암고와의 16강전에서 12-3, 7회 콜드게임 승리하며 8강에 선착했다. 전반기 주말리그 서울권B 우승팀인 강호 충암고를 격파하면서 창단 첫 해인 지난해 16강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예약했다. 클럽팀 야로BC와의 1회전을 10-2로 이겼고 안산공고와의 32강전은 8-1로 통과했다. 3회말까지 4-3 한 점 차 리드를 하던 서울컨벤션고는 4회말 번트 안타와 몸에 맞는 공, 볼넷으로 맞이한 1사 만루 기회에서 지명타자 신동준이 2타점 적시타 등으로 7점을 뽑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당황한 충암고 내야진은 4회에만 실책 3개를 저지르며 승기를 내줬다. 서울컨벤션고의 리드오프인 중견수 조원빈(18)은 이번 대회 가장 주목받는 외야수 최대어다. 2년 전 휘문고에 입학했던 조원빈은 유영원 서울컨벤션고 감독의 두 달 넘는 러브 콜 끝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공·수·주가 모두 뛰어나 서울 연고 LG, 키움 등의 1차 지명 후보도 거론된다. 롤 모델은 NC의 나성범과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다. 이밖에도 서울컨벤션고는 조원빈과 같은 휘문고에서 전학 온 포수 강산, 덕수고 출신 투수 겸 지명타자 신동준 등 기회에 목말라 있던 유망주들을 발탁하면서 전력을 끌어올렸다. 세광고는 배명고와의 경기에서 6-5 신승을 거두며 8강에 합류했다. 세광고는 6-4이던 9회말 배명고에 1점을 내주면서 바짝 쫓겼지만 1사 2,3루 위기에서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내면서 극적으로 승리를 지켰다. 유격수 땅볼 때 길게 리드를 했던 3루주자를 잡아낸 데 이어 런다운 플레이로 2루주자마저 아웃시켰다. 세광고 타석에서는 5번타자 노석진(18)이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노석진은 1회초 1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로 선취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4-4로 맞선 7회초 2사 3루에서 내야 안타를 기록하며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대구고에서 전학을 온 노석진은 주말리그 전반기(대전·충청권)에서도 최우수선수상, 타점상을 거머쥐며 팀의 간판타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구고는 백송고를 6-2로 누르고 8강에 합류했다. 세광고와 대구고가 나란히 4강에 오르면 맞대결을 펼친다.강동웅 leper@donga.com·강홍구 기자}

    •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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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트 대신 팔꿈치 들이댔는데… 기대감 속 부진한 기록 유지중인 힐리

    6일 한화의 라이온 힐리(29)가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방문경기 7회초(1사 무주자) 타석에 들어섰다. 이날 힐리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직전 타석에서 4번 타자 노시환의 만루 홈런 등으로 팀이 1-9에서 8-9까지 따라붙은 상황이었다. 힐리는 투수 최금강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 1볼 위기에 연달아 2개의 파울까지 냈다. 이후 6구째 몸쪽 상단으로 들어오는 시속 117km 슬라이더를 향해 방망이 대신 왼쪽 팔꿈치를 들이댔다. 출루를 원하는 힐리의 간절함이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 모습을 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힐리가 공에) 맞아서라도 나가려 한다”며 “본인은 얼마나 답답하겠나. 외국인 타자 중에 저런 의지를 보이는 타자는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출루에 실패한 힐리는 9-9로 맞선 8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서 2루수 앞 땅볼로 역전 1타점을 올리며 팀을 도왔다. 한화는 13-10 역전승을 거뒀다. 힐리는 한화가 이번 시즌을 시작하며 영입한 거포형 외인 타자다. 2016년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에 입단해 시애틀과 밀워키를 거치며 5시즌 동안 타율 0.261(1514타수 395안타), 69홈런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달랐다. 7일 기준 KBO리그 규정 타석을 채운 57명의 타자 중 OPS(출루율+장타율) 0.702(51위)로 외인 타자 최하위다. 타율은 0.263(42위)으로 하위권인 제이미 로맥(SSG)과 같지만, 로맥이 홈런 13개로 리그 선두를 달리는 반면 힐리는 4개(34위)에 불과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짠하다’는 동정 여론과 비판이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한 한화팬은 “애잔하긴 하지만 찬스 상황에 이렇게 기대감 없는 외인은 처음”이라며 “용병은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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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속 158.5km 앞세워… 폰트, 8이닝 1실점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두산의 맞대결. 2회말 2사 후 SSG 선발투수 폰트(31·사진)가 타석의 강승호를 상대로 8구째 바깥쪽을 향해 빠른 공을 던졌다. 시속 158.5km에 달하는 속구에 강승호의 배트는 얼떨결에 헛돌았다. 이날 폰트가 던진 가장 빠른 공이자 이번 시즌 리그 투수 전체를 통틀어 최고 구속이었다. 폰트는 이날 시속 150km대를 넘나드는 57개의 속구를 포함해 105개의 공으로 두산 타선을 8이닝 5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팀이 4-1로 승리하면서 폰트는 시즌 3승(1패)을 챙겼다. 볼넷은 단 하나도 내주지 않으면서 삼진은 12개나 잡아냈다. 자신의 올 시즌 개인 최다 삼진 기록이다. 4회말 페르난데스에게 홈런 하나를 맞았지만 구속에는 한 점의 변화가 없었다. 8회말 폰트가 던진 99구째 속구도 시속 156.3km에 달했다. 폰트의 든든한 방어 속에 7회까지 1-1 동점을 이어가던 SSG 타선도 힘을 냈다. 8회초 1사 2루에서 2번 타자 추신수가 투수 이승진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뒤 다음 타자 최정이 3구째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리드를 가져왔다. 9회초에는 선두 타자 로맥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13호 1점 홈런을 쳐올리며 승리를 굳혔다. 삼성 선발 원태인이 최근 2연패의 부진을 씻어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과 맞붙은 원태인은 1회에만 1피안타 3볼넷으로 1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4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삼성이 3-1로 승리하면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그는 시즌 7승(3패)으로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317일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LG 왼손 선발 차우찬은 KIA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LG는 4회에만 9득점하며 10-0 완승을 거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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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시즌 PBA 14일 개막

    프로당구 2021∼2022시즌이 14일 막을 올린다. 3일 프로당구협회(PBA)가 발표한 이번 시즌 일정에 따르면 정규대회는 지난해 5개에서 7개로 늘어났으며 최종대회인 월드챔피언십을 합쳐 총 8개 대회가 열린다. 8개 대회 남녀(PBA, LPBA)를 합친 총상금 규모는 26억5000만 원이다. 개막전으로 14∼21일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을 치른다. 실시간 중계 채널도 3개에서 4개로 확대됐다. MBC스포츠플러스, IB스포츠채널, SBS스포츠와 함께 메인 채널인 골프앤스포츠(GOLF&SPORTS) 채널은 ‘PBA&GOLF’로 채널명을 개편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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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 모든 선수 유니폼에 ‘루 게릭 마크’

    2일(현지 시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나선 모든 선수들의 유니폼 왼쪽 가슴에는 특별한 명찰이 붙어 있었다. 명찰에는 ‘LOU GEHRIG DAY(루 게릭의 날)’라는 글귀와 전설적인 타자 루 게릭(뉴욕 양키스·1903∼1941)의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MLB 역사상 첫 루 게릭의 날을 맞아 MLB는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환자들을 도울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올해 3월 제정된 루 게릭의 날(6월 2일)은 96년 전 게릭이 양키스의 선발 1루수로 출전해 2130경기 연속 출장 대기록의 여정을 시작한 날이다. 게릭은 공교롭게도 16년 뒤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MLB에서 특정 인물의 기념일을 만든 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미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흑백 장벽을 허문 재키 로빈슨의 날(4월 15일)이다. 선행의 상징이 된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날이 두 번째 기념일(9월 9일)로 지정됐다. 게릭은 MLB 최초로 양키스에서 영구결번(4번)을 받았다. 192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줄곧 양키스에서 활약한 게릭은 팀을 6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1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40(8001타수 2721안타), 493홈런, 1995타점을 올렸다. 1939년 ALS 진단을 받고 그해 7월 은퇴를 선언한 그는 명예의 전당에 36세의 최연소 나이로 헌액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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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기정 마라톤, 올해 11월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선생(1912~2002)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는 2021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가 11월 21일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으로 이뤄진 지난해 대회와 달리 올해는 온·오프라인 행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대회 당일 오프라인 참가자들은 오전 8시 서울 잠실운동장에 모여 20분간 개막식을 갖고 8시 30분에 각자 코스에 맞춰 달리게 된다. 풀코스, 하프코스 참가자는 잠실대교 북단을 돌아 운동장으로 돌아와 남은 거리를 한강 고수부지에서 소화한다. 10km와 5km 참가자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부근 등에서 운동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온라인 참가자는 정해진 시간과 코스에 따라 달릴 필요가 없다. 오프라인 행사가 시작하는 오전 8시 30분이 아니어도 원하는 시간에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다. 주최 측이 인정해줄 수 있는 참가 가능 시간대는 향후 참가자 의견을 수렴해 확정할 예정이다. 이 시간대에 원하는 경로로 10km를 뛴 뒤 애플리케이션(앱) 기록을 주최 측에 전달해 인증하면 된다. 참가 신청은 4일부터다. 85년 전 이날 손기정 선생은 베를린 올림픽 참가를 위한 유라시아 횡단열차에 탑승하려고 서울역에서 출발했다. 대회 홈페이지(http://son.wizrun.com)에 접속해 신청한 뒤 주최 측에 참가비를 송금하면 된다. 참가비는 △풀코스 4만 원 △하프코스 3만5000원 △10km(버추얼 마라톤 포함) 3만 원 △5km 2만5000원이다. 참가자 전원에게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조끼를, 완주자에게는 메달도 지급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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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물 투수’ 앞세운 광주진흥고 “절대 1강이란 없다”

    역시 고교 야구 무대에서 우승 후보는 그저 우승 후보일 뿐이었다. 장충고는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앞두고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카우트가 만장일치로 뽑은 우승 후보였지만 정상을 향한 첫 번째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장충고는 2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1회전에서 광주진흥고에 2-4로 역전패했다. 사사구가 문제였다. 2-2 동점으로 시작한 9회초 수비 때 장충고 투수 박태강(18)은 광주진흥고 선두 타자로 나온 3번 오건우(19)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데 이어 4번 신명승(19)에게 곧바로 볼넷을 허용했다. 5번 공지웅(18)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위기가 됐고 6번 김재용(19)에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얻어맞으면서 장충고는 역전을 허용했다. 오철희 광주진흥고 감독은 7번 타자 안재민(17) 타석에서 스퀴즈 번트 사인을 냈다. 그러나 3루 주자 신명승이 런다운에 걸리면서 2사 2루가 됐다. 이때 안재민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내면서 광주진흥고는 쐐기점을 뽑았다. 광주진흥고는 이날 KIA 1차 지명이 유력한 문동주(18)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문동주는 팀이 1-0으로 앞서던 3회말 2사 1, 3루 상황에서 보크를 범해 동점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문동주는 1-1 동점이던 6회 1사 상황에서 장윤언(18)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다음 투수 박대현(18)이 장윤언에게 홈을 내주면서 문동주가 패전 투수가 될 뻔했지만 팀이 8회초 2-2 동점을 만들면서 승패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5와 3분의 1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이었다. 문동주는 최고 시속 154km를 기록하는 등 빠른 공은 나쁘지 않았지만 변화구를 던지다가 안타를 맞는 일이 많았다. 문동주는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변화구를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경기에서는 더욱 정교한 제구력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오철희 감독은 “문동주가 대회 직전까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 점을 감안하면 오늘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고 생각한다”면서 “투구수가 90개가 돼 마운드에서 내렸지만 만약을 대비해 아예 빼는 대신 1루수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90개를 던진 투수는 3일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지만 91개 이상을 던지면 4일을 쉬어야 한다. 강판 후 1루수로 변신한 문동주는 8회초에 내야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1986년에 거둔 준우승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광주진흥고는 6일 도개고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한편 소형준(20·현 KT)을 앞세워 2019년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유신고도 이날 한국K-POP고를 9-0, 7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치고 32강에 올랐다.오늘의 황금사자기▽신월야구장(1회전)청원고(1루) 9시 30분 경동고(3루)비봉고(1루) 12시 30분 공주고(3루)우성AC(1루) 15시 30분 율곡고(3루)▽목동야구장(1회전)야로BC(1루) 9시 30분 서울컨벤션고(3루)▽목동야구장(32강전)경기고(1루) 12시 30분 강릉고(3루)부경고(1루) 15시 30분 부산공고(3루) 강동웅 leper@donga.om·황규인 기자}

    •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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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사자기 스타]휘문고 강성현, 역전 발판 타점 이어 쐐기 ‘그라운드 홈런’

    휘문고 2학년 외야수 강성현(17·사진)이 그라운드 홈런으로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주고와의 대회 1회전에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강성현은 8회초 2사 1루에서 오른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려 보냈다. 다이빙 캐치를 시도한 우익수 뒤로 공이 빠지면서 펜스까지 굴러갔다. 그동안 강성현은 그라운드 한 바퀴를 내달렸고 홈을 밟으며 대회 공식 1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 타구로 10-7에서 12-7로 달아난 휘문고는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강성현은 앞서 5-7로 뒤진 7회초에도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치며 역전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성현은 이날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강성현의 맹타에 힘입어 휘문고 타선도 총 15안타를 기록했다. 1학년이던 지난해 협회장기 전국고교대회에 이어 고교 무대 두 번째 홈런을 기록한 강성현은 “점수 차가 있었던 만큼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칠 생각으로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렸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 3루까지 전력으로 달리는데 주루 코치님의 사인을 보고 정신없이 홈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전날 후배들에게 밥을 사는 꿈을 꿨다는 강성현은 진짜 밥을 살 일이 생겼다며 웃었다. 중3 시절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는 강성현의 롤 모델은 메이저리그(MLB) 대표 강타자인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이다. 늘 타석에서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는 타자가 되겠다는 각오다. 강성현은 “첫 경기에서 생각보다 고전을 했는데 다음 경기부터 쉽게 풀어가서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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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판부터 이변… ‘언더도그’ 부경고, 우승후보 경북고 물었다

    공식 개막전부터 이변이 일어났다. 부경고가 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경북고에 5-3으로 역전 승리했다.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던 경북고가 1회전부터 고배를 마시면서 올해 대회에서도 수많은 이변의 역사가 쓰일 것임을 예고했다. 경북고는 주말리그 전반기 경상권B에서 6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부경고는 부산·제주권에서 1승 5패로 6위를 기록해 경북고보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예상대로 경북고는 2회말 9번 타자 배상호(17)의 적시 2루타 등에 힘입어 2점을 앞서 나갔다. 부경고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5회초 몸 맞는 공, 6회초 상대 실책으로 각각 출루한 주자가 득점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7회초 무사 만루 기회에서 2번 타자 이영균(19)이 스퀴즈 번트를 성공해 결국 역전했다. 역전 주자 역시 상대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한 주자였다. 이어 부경고는 5번 타자 엄장윤(18), 6번 타자 윤은빈(17)이 각각 내야안타로 추가 타점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왼손투수 이성민(19)이 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김재상 부경고 감독은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역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쉽지 않은 경기에도 최선을 다한 모든 선수를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진갑용 KIA 코치의 아들인 경북고 투수 진승현(18)은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지난해 황금사자기 준우승팀인 강릉고는 서울디자인고에 6-1로 승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지난해 김해고와의 결승전에서 9회초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역전을 허용해 3-4로 무릎을 꿇었던 강릉고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단체 삭발을 한 뒤 경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강릉고 왼손투수 최지민(18)의 활약이 빛났다. 선발로 나선 최지민은 투구 수 제한(105개)을 채우면서 7과 3분의 2이닝 동안 7피안타 9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상대 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지난해 결승전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던 최지민은 “볼넷 없이 삼진을 많이 잡은 게 만족스럽다. 지난해 놓친 우승을 꼭 해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고는 성지고에 5회 콜드게임(22-0), 서울고는 소래고에 8회 콜드게임(9-2) 승리를 따냈다.강홍구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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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구동성 최강’ 장충고냐, 시속 155km ‘괴물’의 광주진흥고냐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는 한목소리로 장충고를 지목했다. 1일 서울 목동구장 등에서 개막하는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우승 후보를 꼽아 달라고 했을 때였다. 이용찬(NC) 백용환(KIA) 등을 앞세워 2006, 2007년 황금사자기 2연패를 차지한 장충고는 올해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6승 1패로 서울권A 우승을 차지하면서 14년 만의 ‘황금사자’ 포획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선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2일 1회전 상대인 광주진흥고에는 올해 고교야구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문동주가 버티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장충고는 광주진흥고를 압도한다. “좋은 선수가 차고 넘친다”는 평가를 듣는 장충고는 주말리그에서도 상을 휩쓸었다. 포수 장윤언은 서울권A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김승재가 우수투수상을, 최정욱(투수)이 수훈상을 받았고, 유격수 안재연은 타격(0.632), 3루수 최유빈은 타점(13점), 2루수 문준빈은 도루(12개)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장충고 팀 타율도 0.421이나 됐다. 민동근 NC 스카우트 팀장은 “고교야구에서는 제일 중요한 게 기동력이다. 장충고 타자들은 짧게 치는 방식으로 출루도 잘하고, 발이 빨라 도루도 잘한다”고 설명했다. 초고교급 에이스는 없지만 투수력도 탄탄하다. 백정훈 KIA 스카우트는 “한 경기를 완전히 지배할 만한 투수는 없어도 나눠서 마운드를 책임질 선수는 많다”며 “전국 모든 학교를 통틀어 밸런스를 가장 잘 갖췄다”고 평했다. 하지만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광주진흥고는 전반기 주말리그 전라권에서 3승 4패로 5위에 그쳤지만 문동주는 초고교급 투수로 꼽힌다. 백성진 LG 스카우트 팀장은 “문동주는 시속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진다. 시속 155km까지 기록한 적이 있다. 제구력까지 좋은 투수”라면서 “(계약금 10억 원을 받고 KIA에 입단했던) 한기주를 떠올리게 만드는 기대주”라고 평했다. 김풍철 롯데 스카우트 팀장도 “1회전에서 문동주가 장충고 타자들과 어떤 승부를 펼칠지가 가장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만약 장충고가 1회전을 통과한다고 해도 정상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대진 추첨에서 일명 ‘죽음의 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16강에서는 부산제주권 1위 경남고를 만날 공산이 크다. 8강에서는 대전충청권 1위 세광고 또는 전라권 3위 광주동성고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장충고 외에는 서울고와 유신고가 우승을 노릴 만한 전력이라는 평가가 많다. 두 팀은 8강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야수 쪽에서 눈여겨볼 선수는 ‘제2의 이종범’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김도영(광주동성고)이다. 광주를 연고로 하는 KIA 팬들 사이에서는 문동주와 김도영 가운데 누가 1차 지명을 받을 것인지를 놓고 ‘문김대전’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정민혁 한화 스카우트 파트장은 “최근 몇 년간 고교야구에서 김도영처럼 공수를 완벽히 갖춘 선수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며 “앞으로 한국 야구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재목”이라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오늘의 황금사자기 (1회전)▽목동야구장부경고(1루) 9시 30분 경북고(3루)서울디자인고(1루) 12시 30분 강릉고(3루)휘문고(1루) 15시 30분 청주고(3루)▽신월야구장인천고(1루) 9시 30분 성지고(3루)인상고(1루) 12시 30분 설악고(3루)소래고(1루) 15시 30분 서울고(3루)}

    •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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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비바람 뚫고 5승째… 클리블랜드전 5이닝 호투

    “날씨가 정말 최악이네요.”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사진)이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이번 시즌 10번째 선발 등판한 29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 마운드의 날씨를 두고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경기 전부터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했다. 기온이 10도까지 내려가는 쌀쌀한 날씨에 시속 40km의 강풍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3∼5도까지 내려갔다. 처음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연신 왼손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공을 던지던 류현진은 1번 타자 세사르 에르난데스와 호세 라미레스에게 안타를 내주고, 4번 타자 아롤드 라미레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다음 타자 에디 로사리오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다행히 류현진의 날씨 적응은 빨랐다. 2회부터 제구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전체 투구 수 91개 중 3분의 2가량을 체인지업(26개), 싱커(25개), 커브(5개), 슬라이더(2개) 등 변화구로 던졌다. 결과는 5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 2회부터 5회까지 피안타는 단 1개에 불과했고 추가 실점도 없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거세진 비바람에 경기 종료가 선언돼 토론토가 11-2, 7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시즌 5승(2패)을 챙긴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53에서 2.62로 약간 올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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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축구는 성적부진, 농구는 폭행… 고민 빠진 현대

    27일 오전 10시 비 오는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사옥 정문 옆으로 하얀색 트럭 한 대가 들어섰다. 트럭에 부착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는 ‘조계현 단장은 감독, 선수, 방패 벗고 육성 실패 책임져라’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26일 현재 10개 팀 가운데 8위로 처진 프로야구 KIA의 부진에 뿔난 몇몇 KIA 팬의 ‘트럭 시위’ 현장이다. 발단은 성적 부진이다. 시즌을 3분의 1가량 소화한 가운데 KIA는 선두 SSG에는 7경기나 뒤져 있다. 7위 NC와의 승차는 3.5경기다.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질 수 있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신인 투수 이의리가 기대를 모았으나 5월 들어 상대 팀 분석에 노출되면서 탈삼진은 줄어든 반면 볼넷 허용이 늘어나고 있다. 시즌 전부터 장타력 부재가 지적된 최형우마저 안과 질환으로 20일 넘게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한 방 쳐줄 거포를 찾기 힘들다. KIA의 팀 홈런은 16개로 최하위다. NC 팀 홈런은 64개. 그래도 KIA는 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로 반타작에 가까운 승률을 올리고 있어 따뜻한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KIA 측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팬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KIA와 같은 현대차·기아를 모기업으로 하는 프로축구 K리그1 전북의 부진은 그 충격이 더욱 심각해 보인다. 지난해 처음으로 4년 연속 우승을 이뤘던 전북은 최근 리그 6경기에서 3무 3패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순위는 1위에서 3위까지 떨어졌다. 26일에는 FA(축구협회)컵 16강전에서 K리그3(3부 리그)팀인 양주시민축구단에 승부차기(9-10)로 패해 탈락했다. 세대교체가 더디다 보니 주전 선수 대부분이 여전히 30대여서 화려한 전방 공격진과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 위력이 반감됐다. 연결되는 패스의 양과 질이 떨어졌다. 왼쪽 수비를 책임지던 최철순은 FA컵에서 당한 부상으로 2, 3개월 나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차·기아 소속인 프로농구 현대모비스는 선수단 내 폭행 사태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때 야구, 축구, 농구에서 연이어 정상을 휩쓸었던 현대차·기아 프로스포츠 구단이 이번에는 동반 위기를 맞았다.강동웅 leper@donga.com·유재영 기자}

    •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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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손잔’ 이정훈, 역전 스리런으로 키움 8연승 막았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00명 중 94번째(2차 10라운드)로 KIA에 지명을 받았다. 무명의 포수인 이 선수는 4년 뒤 4번 타자란 중책을 맡았다. KIA 거포 유망주 이정훈(27) 이야기다. KIA가 2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안방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5회까지 0-2로 끌려갔다. 5회말 9번 타자 김규성과 1번 타자 최원준의 안타로 만들어낸 2사 1, 2루에서 3번 선발 지명타자 이정훈이 들어섰다. 상대 선발 안우진이 시속 150km의 속구로 몸쪽 상단 스트라이크존을 노리자 이정훈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공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3점 역전 홈런. 이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정훈의 활약으로 키움의 7연승 행진은 멈췄다. 이날 경기까지 타율 0.333(54타수 18안타)을 기록한 이정훈은 경기 뒤 “빠른 공도 타이밍을 맞추면 칠 수 있다고 생각해 속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이정훈의 멋진 스윙이 승패를 갈랐다”고 칭찬했다. 이정훈은 팀의 간판타자 최형우가 5일 망막 질환으로 말소되면서 1군 기회를 잡았다. 콜업 당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서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다음 날 다시 롯데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이정훈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와 이름이 한 끗 차이라 팬들에게 애칭 ‘바람의 손잔’이라고 불린다. 이날 두산 양석환과 삼성 오재일은 각각 한 경기 2홈런을 폭발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잠실구장에서 한화를 만난 두산은 9-3 승리를 거뒀다. 5번 타자로 나선 양석환이 4회와 7회에 각각 시즌 7, 8호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은 창원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1회초 피렐라의 1점 홈런에 이어 오재일이 3회, 8회 홈런을 올리며 7-1로 이겼다. LG는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방문경기에서 2-3으로 끌려가던 5회초 라모스가 1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9회초 2사 2, 3루에 유강남의 안타로 5-3으로 승리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6일 전적한화 3-9 두산L G 5-3 롯데삼성 7-1 N C키움 2-3 K I A}

    •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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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강·7중·3약’ KBO 역대급 순위 싸움…6월까지 이어질까

    일주일 동안 1위에 올랐던 팀만 다섯 개. 시즌 개막 후 각 팀이 전체 일정의 30% 가량인 40경기 이상을 넘어선 가운데 프로야구 판도는 아직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선두에서 최하위 팀의 승차도 8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선수와 감독들은 목이 타지만, 팬들에겐 어느 때보다도 흥미진진한 시즌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상위팀의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25일 현재 1위에 오른 SSG(23승 17패)는 불과 일주일 전쯤인 17일에는 6위였다. 최근 5연승을 달리며 22일부터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17일까지 7위에 머물던 키움의 상승세도 무섭다. 7연승을 쌓으며 23승 19패로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반면 1주 전 2위와 3위에 자리해 있던 NC와 LG는 각각 7위와 6위로 추락했다. 선두 SSG나 2위 삼성도 안심할 입장은 아니다. 5위권 바깥으로 튕겨나간 LG와 NC가 낙심할 일도 없다. 디펜딩 챔피언 NC는 7위지만 21승 20패로 승률(0.512)은 5할을 넘는다. 선두 SSG와의 승차도 불과 2.5경기 밖에 안 된다. 어느 팀이든 연승, 연패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표가 요동칠 수 있다. 지난해 하위권에 머물렀던 몇몇 팀들이 이번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절대강자 없는 혼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추세는 ‘0강·7중·3약’으로 요약할 수 있다. 봉중근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해 하위권이던 SSG(전 SK)와 삼성이 스토브리그 동안 재정비를 잘했다. 두 팀 전력이 향상되면서 올해 상위 7개 팀이 비교적 고르게 승수를 가져가게 됐고, 이에 따라 승차가 적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SSG의 분위기 쇄신에는 피렐라와 추신수 영입이 큰 몫을 했다. 이번 시즌 삼성이 영입한 외야수 피렐라는 타율 0.347(185타수 59안타), 12홈런, 37타점으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홈런 2위, 타격 4위다. SSG 창단과 함께 입단한 추신수는 29볼넷(리그 공동 3위)의 높은 출루율 등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타율은 0.228로 저조하지만 홈런은 8개나 쳤다. 한화-KIA-롯데 등 하위권 세 팀의 ‘반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7연승을 올린 키움이 그랬듯, 한화, KIA, 롯데도 연승 여부에 따라 언제든 상위권으로 올라올 수 있다”며 “팀 간 적은 승차가 KBO리그의 흥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봉중근 위원은 “6월 말까지 한 달 정도는 더 이 추세를 유지할 것 같아”면서 “도쿄올림픽에 따른 7월 19일부터 8월 9일까지의 리그 휴식기를 마친 뒤 어떤 팀이 흐름을 좋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후반기부터 승차가 확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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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군 복귀 롯데 지시완, 타율 3할 도루저지 1위

    “잘 견뎌준 지시완 선수, 정말 대견합니다.” 프로야구 롯데의 포수 지시완(개명 전 지성준·27·사진)이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자 한 롯데 팬이 꺼낸 소감이다. 허문회 전 롯데 감독 경질 후 새로 부임한 래리 서튼 신임 감독은 지시완을 적극 기용하고 있다. 지시완은 그간 그를 영입한 성민규 롯데 단장과 허 전 감독의 불화로 출전 기회를 적게 받아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2군에 있다 12일 1군으로 올라온 지시완은 자주 마스크를 쓰고 있다. 지시완은 그날부터 23일까지 7경기에 나섰다. 이틀(14, 22일)을 빼고 모든 경기에 출전한 것. 허 전 감독 경질 전 4월 한 달간 지시완의 1군 출전 경기 수는 5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지시완도 서튼 감독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지시완의 1군 복귀 후 5월 타율은 0.348(23타수 8안타·1홈런 포함)이다.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부터 1타수 1안타를 친 지시완은 다음 날 4타수 1안타, 15일 KT전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18일 한화전에서는 홈런을 치며 잠시나마 팀의 리그 최하위 탈출(4-3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롯데 팬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한 롯데 팬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그동안 (불화설에도) 잘 견뎌준 지시완이 고맙다”, “지시완이 주전이 돼 수비 경험을 더 쌓으면 국가대표가 될 희망도 보인다”는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그동안 롯데는 지시완을 왜 쓰지 않았나” 등의 비판성 댓글도 달렸다. 수비에서도 호평 일색이다. 이번 시즌 지시완의 도루 저지율은 44.4%(9번 송구 중 4번 저지)로 리그 1위다. 강태율(롯데·37.5%), 박세혁(두산·33.3%), 이홍구(KT·33.3%), 이홍련(SSG·33.3%)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다만 구단 측은 지시완의 늘어난 출전 경기 수가 팀 내 역학 관계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튼 감독은 “지시완은 지난해와 올해 2군에 있는 동안 수비에서 보였던 부족한 모습들을 성공적으로 보완해 냈다”며 “또 1군에 올라왔을 때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에 자연히 출전 기회도 많이 주게 됐다”고 밝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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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곽 압도’ 밀워키, 마이애미 꺾고 NBA PO 2연승

    미국프로농구(NBA) 밀워키와 포틀랜드의 플레이오프(PO) 1라운드(7선 4승제) 2차전 희비가 엇갈렸다. 밀워키(정규리그 동부 3위)는 25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 1라운드 2차전 안방경기에서 동부 6위 마이애미(동부 6위)를 132-98로 꺾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26)가 31득점 13리바운드 더블더블로 맹활약했고, 브린 포브스도 3점슛 6개를 포함해 22득점 5리바운드, 크리스 미들턴도 17득점을 기록했다. 외곽에서 득점력이 압권이었다. 밀워키는 이날 3점슛 53개를 시도해 22개를 폭발시켰다. 구단 역사상 PO 한 경기 최다 3점슛 기록이다. 1차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둔 밀워키는 남은 5경기 중 2경기만 더 이기면 PO 2라운드 티켓을 거머쥔다. 서부 콘퍼런스에서는 정규리그 6위 포틀랜드가 패배의 쓴맛을 맛봐야 했다. 포틀랜드는 23일 PO 1라운드 1차전에서 덴버(서부 3위)를 상대로 123-109 압승을 거두며 하위 팀의 반란을 선보였지만, 이날 2차전에서는 109-128로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덴버의 니콜라 요키치가 38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렸고, 마이클 포터 주니어도 18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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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달려, 코로나 따윈 잊고…2030, 마라톤에 ‘입덕’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응원을 받을 일이 잘 없잖아요. 근데 뛸 때는 모르는 사람들조차도 저를 응원해줘요. 그래서 달리게 됐어요.” 장효진 씨(27·여)에게 마라톤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2018년 5월 처음 러닝을 시작할 당시 장 씨는 2년 차 직장인이었다. 잦은 야근에 건강이 상했고, 사람에게 받는 상처도 늘어가며 몸과 마음이 지쳐 가고 있었다. 장 씨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업무를 보다가 오후 8시가 되면 5, 6km를 뛰고 돌아와 남은 일을 했다. 그해 11월 한 마라톤 대회에 도전했다. 달리다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는데 주변에서 “힘내요”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장 씨와 일면식도 없는 낯선 사람들이었다. 일순간 장 씨의 마음에 따뜻함이 피어올랐다. 그렇게 마라톤에 빠져들게 됐다.○2030, 마라톤에 ‘입덕’하다 장 씨 같은 2030세대의 러닝 인구가 늘고 있다. 2021서울마라톤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8382명(31.1%)이던 20, 30대 참가자가 이달 열린 올해에는 1만966명(64.4%)까지 늘어났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젊은층의 달리기에 대한 열망이 널리 퍼지고 있다.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출신 장호준 코치(29)는 “2018, 2019년을 넘어가면서 2030세대 러너가 점차 많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러닝크루 문화 도입이 젊은 세대 달리기 열풍에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닝크루는 SNS를 기반으로 하는 운동 모임이다. 2010년대 미국 유럽 등에서 처음 생겨난 개념. 학교나 지역, 직장 등을 중심으로 구성돼 기존 동호회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다. 장씨는 “러닝크루에서는 이어폰을 끼고 달리면 방해하는 사람이 없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뒤풀이 없이 뛰기만 하다 돌아가도 나무라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러닝크루 중에는 ‘띠 크루’도 있다. 비교적 젊은층이 모인 러닝크루 안에서도 나이에 따른 서열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나이의 사람들끼리 러닝크루를 만든 것이다. 1991년생 양띠만 가입할 수 있는 ‘뛰꼬양’이 대표적이다. 2017년 6월 2일 오후 8시 서울 뚝섬한강공원에서 처음 10여 명이 만든 뛰꼬양은 지금은 80명이 넘는다. 크루 안에서 다양한 직업군의 청춘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너지도 난다. 직장인 김민선 씨(29·여)는 소속 러닝크루 ‘크루고스트’의 크루장이 대표로 있는 정보기술(IT) 회사로 이직했다. 러닝과 봉사활동을 겸하는 러닝고스트에 가입한 이후 사회 공헌에 관심이 많은 대표와 뜻이 맞아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이다. 말 그대로 ‘덕업일치’(취미와 일의 조화)를 이룬 셈이다.○달리기를 통해 심신 힐링 김 씨에게 SNS는 중요한 힐링법 중 하나다. 김 씨는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에 자신만이 사용하는 해시태그를 만들었다. 자신이 가장 빛나고 멋지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으면 그 게시물에 해당 해시태그를 달았다. 일상 중 슬럼프가 오거나 힘이 들 때면 이 해시태그를 검색한다. 김 씨는 “내 해시태그로 들어가면 과거 청춘이었던 나에게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 씨의 해시태그 속 주된 게시물은 마라톤을 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이다. 대부분의 러닝크루에는 1∼3명의 사진작가가 있다. 사진을 직업으로 삼거나 적어도 취미가 있는 사람들이 크루원들과 함께 달리며 사진을 찍어준다. 꼭 대회가 아니더라도 정규 모임이 있으면 사진기를 들고 참석해 크루원들의 모습을 담고, 보정까지 해 제공한다. 그 대신 크루원들은 SNS에 사진과 함께 해당 사진작가를 태그해 홍보를 돕는다. SNS에 올린 사진이 인기를 끌면 행복감도 배가된다. 김 씨가 6년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수는 3000개가 넘는다. 일주일에 네 차례에 걸쳐 40km 정도를 달리는데, 매순간 즐거웠던 달리기는 바로 업로드한다. 팔로어는 1400명을 넘어섰고 러닝 사진마다 ‘좋아요’가 200개가량씩 올라간다. 인기 게시물을 통해 광고 섭외가 들어오기도 했다. 이제길 뛰꼬양 크루장(30)은 크루원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행복을 느낀다. 이 씨는 현재 대학원 핵융합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졸업논문을 준비 중이다. 사진 찍기가 취미인 이 씨는 “달리기의 주인공은 인플루언서가 아닌 뛰는 사람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크루원들이 자신이 주인공이란 걸 알릴 수 있도록 전문적인 사진을 찍어주면서 기쁨이 커졌다”고 밝혔다. 러닝크루에서 소중한 인연을 찾기도 한다. 2019년 9월 뛰꼬양에 가입한 직장인 김정은 씨(30·여)는 다른 회원 이훈 씨(30)를 만난 뒤 지난해 6월 뉴발란스 러닝크루인 ‘NBx’에서 받은 미션을 함께하다 마음이 통했다. 2km를 전속력으로 뛰어야 하는 미션 중 김 씨가 500m를 남기고 포기하려 하자 미션을 먼저 끝낸 이 씨가 다가와 “끝까지 해야 한다”며 응원해주면서 마음의 문을 열게 된 것. 달리기라는 공통 관심사로 묶인 커플이다 보니 함께하는 모든 것이 즐겁다. 김 씨는 “가끔 다투더라도 함께 달리기를 하고 나면 그 즐거움에 취해 자연스럽게 말도 걸고 사과도 하면서 풀린다”고 말했다. 일주일 전에는 제주도로 트레일러닝을 다녀오기도 했다. 3박 4일간 송악산 둘레길을 따라 관광과 러닝을 함께하는 이색 데이트였다.○코로나로 더 낮아진 진입장벽 러닝은 본래 진입장벽이 낮은 운동이다. 러닝화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진입장벽이 더 낮아졌다. 서울마라톤 등을 중심으로 널리 퍼진 ‘버추얼 마라톤’ ‘할부 마라톤’ 방식 덕분이다. 버추얼 마라톤은 각 개인이 가진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달리기를 한 후 기록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021 서울마라톤 역시 버추얼 마라톤으로 진행했다. 집 근처 어디서든 달릴 수 있어 참가자의 부담을 크게 낮췄다. 해외에서는 버추얼 마라톤 방식을 활용해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유구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보스턴마라톤은 지난해 124년 역사상 첫 비대면 마라톤을 개시했다. 참가자들은 9월 7일부터 일주일간 특정 앱에 접속해 6시간 동안 풀코스를 달린 후 이를 인증해 완주 메달을 받았다. 앱에는 참가자가 달린 거리에 따라 보스턴마라톤의 전통적인 마라톤 코스를 달린 것으로 표시됐다. 할부 마라톤은 버추얼 마라톤을 통해 파생된 달리기 방식이다. 풀코스, 하프코스 등을 달리기 어려운 초보 러너들이 한꺼번에 달리는 게 아니라 대회 기간 동안 나눠 코스를 완주하게 된다. 하프마라톤인 21km를 9일간 3km씩 나눠 달리고, 매일 달린 기록을 대회 주최 측에 보내면 완주를 인정해준다. 서울 서초구 방일초에 다니는 6학년 김태환 군(12)은 이 혜택을 그대로 만끽했다. 김 군은 책에서만 접했던 마라톤을 직접 시도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서울마라톤에 참가 신청을 한 뒤 하프마라톤을 1일부터 9일 동안 나눠 완주했다. 김 군은 이제 마라톤에 관심 없는 또래 친구들에게도 “같이 뛰지 않을래”라고 묻고 싶어졌다고 한다. 김 군의 도전은 어머니 고윤주 씨(48)에게도 귀중한 경험이었다. 다같이 모여서 뛰지 못하는 참가자들을 위해 서울마라톤은 플로깅(쓰레기 주우면서 뛰기), 인생런컷(완주자 기념사진 찍어주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고 씨는 “아이와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어 감사했다”며 “지난해 무릎 인대가 끊어져 3개월간 목발을 짚고 다녔던 터라 이번 서울마라톤의 ‘다시 뛰지 않을래?’라는 슬로건이 내게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6년새 2030 여성 참가자 2배로 늘어난 서울마라톤, 달리기 문화 선도 하반기에 집단면역 활성화되면 종전 오프라인 개최 방식도 고려2030 달리기 열풍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2021 서울마라톤을 강타했다. 서울시와 동아일보, 스포츠동아가 주최한 이번 이벤트는 1∼9일 열렸다. 지난달 12일 오전 10시 참가 접수가 시작된 지 90분 만에 전체 1만5000명 신청이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대회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다운되기도 했다. 초기 접수에 1만3600명, 지난달 19일 추가 접수에 3426명을 포함해 총 1만7026명이 참여했다. 서울마라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함께 뛰지 못해 아쉬움이 많은 참가자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했다. 포스터 소문내기, 기념품 알리기, 인생런컷, 플로깅, 우리동네 런트립 등 10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마라톤 활용법을 제시했다. 함께 모여 뛰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각 참가자들이 저마다의 방식과 코스로 달려 완주를 인증했다. 서울마라톤은 시민들의 달리기 문화도 바꾸어 놓았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기념품 언박싱(개봉) 영상과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 자신만의 개성 있는 러닝코스를 직접 짜서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다른 마라토너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비대면 방식인 버추얼 마라톤으로 진행된 만큼 기록이나 거리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참가했다. 참가자 중 20, 30대가 64.4%(1만966명)를 차지할 만큼 젊은 참가자들의 참여 비율이 높았다. 2030세대의 참가 비율이 지난해(47.3%·1만8052명)보다 20%포인트가량 늘었다. 특히 여성 참가 비율은 37.0%(6302명)으로 6년 전인 2016년(18.0%·4854명)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앞으로도 마라톤 묘미를 만끽할 무대는 계속 마련된다. 서울마라톤은 상반기 버추얼 마라톤에 이어 하반기 엘리트 대회를 준비 중이다. 집단면역이 활성화될 경우 일반인 참가도 고려하고 있다. 대회 일정과 형식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주최 측인 서울시, 대한육상연맹 등과 협의한 뒤에 확정될 예정이다. 공주마라톤, 경주국제마라톤도 버추얼 마라톤으로 열릴지 종전 방식의 오프라인 대회로 열릴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매년 10월 둘째 주에 열리는 서울달리기대회도 서울시와 논의를 거쳐 개최 방식이 결정될 계획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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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즌 막판 뒷심 발휘 워싱턴, PO진출 성공

    워싱턴이 마지막 한 장 남은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워싱턴은 21일 홈 코트인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NBA 플레이 인 토너먼트 동부콘퍼런스 8번 시드 결정전에서 인디애나를 142-115로 크게 눌렀다. 이로써 워싱턴은 동부콘퍼런스 8번 시드로 3년 만에 다시 플레이오프에 올라 1번 시드 필라델피아와 1회전을 치르게 됐다. 워싱턴은 간판 스타 러셀 웨스트브룩이 33분만 뛰고도 18득점, 15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이름값을 했다. 득점 2위 브래들리 빌이 25점을 올렸고, 루이 하치무라도 18점을 보태는 등 워싱턴 출전 선수 6명이 10점 이상을 넣었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처졌던 위싱턴은 4월 초에도 17승 32패의 저조한 승률로 플레이오프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이후 23경기에서 8연승을 포함해 17승 6패의 고공비행을 한 끝에 동부콘퍼런스 8위(34승 38패)로 정규시즌을 끝냈다. 서부콘퍼런스에서는 22일 열리는 골든스테이트와 멤피스와의 경기 승자가 플레이오프에 막차로 탑승한다. NBA가 선정한 최우수선수(MVP) 최종 후보에는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조엘 앰비드(필라델피아), 니콜라 요키치(덴버)가 선정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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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점왕’ 커리 앞에서 3점으로 끝낸 제임스

    100-100 동점이던 경기 종료 58초 전. LA 레이커스 ‘킹’ 르브론 제임스(37)가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10.4m 거리에서 3점슛을 날렸다. 골든스테이트 스테픈 커리(33)가 필사적으로 제임스에게 달려들어 막아보려 했지만 긴 포물선을 그린 슈팅은 골망을 흔들었다. 레이커스에 플레이오프(PO) 진출 티켓을 안긴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레이커스는 20일 안방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 인 토너먼트에서 제임스의 결승 3점포를 앞세워 골든스테이트를 103-100으로 눌렀다. 2019∼2020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레이커스는 서부콘퍼런스 7번 시드를 확정해 정규시즌 2위 피닉스와 PO 1라운드(7전 4승제)를 치르게 됐다. 이날 패한 골든스테이트는 멤피스와 22일 마지막 한 장 남은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다툰다. 여기서 이긴 팀은 PO에서 1번 시드 유타를 만난다.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같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인연을 지닌 제임스와 커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기도 했다. 이날도 막판까지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친 끝에 제임스가 웃었다. 제임스는 발목 부상이 100% 완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22득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로 맹활약했다. 경기 후 제임스는 마지막 3점슛에 얽힌 사연을 털어놓았다. 경기 종료 2분 7초 전 골밑슛을 시도하다 밀착 마크를 하던 골든스테이트 드레이먼드 그린에게 눈을 찔린 뒤 림이 3개로 보였다는 것. 제임스는 “3개의 림 중 가운데를 겨냥해 슛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득점왕(평균 32득점) 커리는 3점슛 6개를 포함해 37점을 터뜨렸다. 골든스테이트는 레이커스(11개)의 2배 가까운 20개의 턴오버를 쏟아낸 게 패인으로 지적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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