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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한국 스포츠 발전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된 이 회장은 한국 스포츠 외교를 주도했다. 특히 강원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2018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앞장섰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로컬 스폰서로 올림픽에 처음 참여한 삼성은 1997년부터 IOC와 톱(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한 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30년 동안 최고 레벨의 올림픽 후원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와병 중인 2017년 IOC 위원직을 사퇴했다. 서울대사대부고 재학 시절 레슬링을 했던 이 회장은 그 인연으로 1982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을 지냈다. 재임 기간 한국 레슬링은 올림픽 금메달 7개를 포함해 주요 국제대회에서 금메달만 40개를 얻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삼성 라이온즈를 창단해 2001년까지 구단주를 맡았다. 육상, 럭비, 배드민턴, 탁구, 태권도 등 비인기 아마추어 팀도 창단했다. 이 회장은 1993년 신(新)경영을 선언한 후 야구, 럭비, 골프를 ‘삼성 3대 스포츠’로 지정해 관심을 기울였다. 야구에서는 묵묵히 고생하는 포수를, 럭비에서는 투지를, 골프에선 에티켓과 자율을 배우자는 취지에서였다. 이 회장은 1990년 호암상을 제정해 예술·과학계를 폭넓게 지원했다. 이병철 창업자(1910∼1987)의 호를 따 명명한 호암상은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봉사 등 6개 부문과 특별상을 시상한다. 김빛내리(서울대 생화학과 교수), 백남준(비디오아티스트) 이불 서도호(이상 미술작가), 박완서 이문열(이상 소설가),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임권택(영화감독), 강수진(발레리나), 김민기(극단 학전 대표) 등이 이 상을 받았다. 1987년 이 회장은 백남준과 처음 만났고 이후 삼성전자가 그의 비디오아트를 공식 후원했다. 일본 소니 제품을 사용했던 백남준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는 작품 ‘다다익선’ 등을 삼성전자 TV 모니터로 제작했다.유재영 elegant@donga.com·손택균 기자}

“원석이가 저를 따돌리고 3점슛을 넣을 때면 한숨이 절로 나오죠.”(이두원) “두원이가 눈앞에서 덩크슛을 하는데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이원석) 농구대잔치 열기가 뜨거웠던 1990년대의 농구팬들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휘문고 1년 선후배 사이인 당시 연세대 서장훈(46)과 고려대 현주엽(45)의 라이벌 대결을. 그땐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코트를 뜨겁게 달군 옛 추억을 소환하는 대학농구 유망주 맞수가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 이두원(20)과 연세대 이원석(20)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고교 최대어로 꼽혔던 둘은 각각 고려대와 연세대를 택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평소 친하게 지내지만 코트에서는 같은 센터 포지션으로 치열한 몸싸움을 해야 하는 사이다. 205cm가량 되는 키도 비슷한 둘은 고교 때 등번호도 23번으로 똑같았다. 이두원은 “23번을 달고 뛰는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를 좋아해서”, 이원석은 “프로 선수였던 아버지(이창수 전 경희대 코치)가 현역 시절 22번을 달았는데 더 잘하자는 의미로 ‘1’을 보태서” 23번을 달았다. 휘문고를 나온 이두원과 경복고 출신의 이원석은 지난해 평균 20점에 육박하는 득점력과 평균 10개를 넘는 리바운드 능력을 선보이며 고교 무대 골밑을 평정했다. 몸무게가 100kg에 육박하는 이두원이 힘으로 골밑을 평정하는 스타일이라면 다소 마른 체형의 이원석은 내외곽에서 여러 공격 옵션을 가진 ‘스트레치형 빅맨’이다. 둘은 대학생으로서의 맞대결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학 리그가 미뤄지고 두 학교의 정기전까지 취소돼 아직까지도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올해 성인 농구를 접하고 느낀 게 많다. “고교 때 40분 뛰는 것과 대학에서 연습 경기라도 20분 뛰는 건 차원이 다르더라”며 혀를 내두른 이두원은 “내 운동 능력만 믿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희정 감독(고려대)님이 ‘올해 동계 훈련 때는 죽을 준비를 하라’고 하셨는데 달라진 농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원석도 이에 맞장구를 치며 “정말 몸 관리는 41세까지 뛴 아버지처럼 해야겠다”며 “기술적인 부분은 은희석 감독(연세대)님을 믿고 따라 가겠다”고 말했다. 이두원이 보는 이원석의 장점은 슈팅 능력이다. 이두원은 “역시 슛이 돼야 프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원석이를 막을 때 내가 발이 느려 고전했는데 이제는 제대로 막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석은 이두원의 힘을 부러워했다. 이원석은 “두원이와 힘으로 맞서는 것은 버겁다”면서도 “최준용, 안영준 선배처럼 골밑과 외곽을 빠르게 넘나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24일 대학리그가 뒤늦게 개막하지만 둘의 제대로 된 승부는 내년에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두원이 어깨 부상 재활로 출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두원이 “내년에 만나면 원석이 위로 점프해 다시 한번 덩크슛을 하고 싶다”고 하자 이원석은 “네 덩크슛이 부럽지만 하려면 해라. 득점은 덩크슛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대선배인 서장훈과 현주엽이 코트에서 벌였던 몸싸움과 자존심 대결에 대해 둘은 “보긴 봤다”고 입을 모으며 휴대전화를 꺼내 과거의 영상을 찾아냈다. “두 분 그 시절을 자주 보면서 열심히 훈련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 오리온이 이번 시즌 새롭게 ‘콤비’가 된 이대성과 이승현의 활약을 앞세워 개막 2연패 뒤 3연승을 달렸다. 이번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은 감독끼리의 첫 대결에서 강을준 오리온 감독과 조성원 LG 감독의 희비가 엇갈렸다. 오리온은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안방경기에서 85-77로 이겼다. 지난 시즌 한 번도 연승을 해 본 적이 없이 10개 팀 중 최하위에 그쳤던 오리온이 정규리그 3연승을 기록한 것은 약 1년 7개월 만이다. 개막전에서 현대모비스를 잡은 LG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전반을 37-39로 뒤졌던 오리온은 3쿼터부터 주도권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전반 무득점에 그쳤던 이승현이 3쿼터에만 3점슛 1개를 포함해 7점을 넣었고, 이대성도 꾸준히 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10점 안팎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4쿼터 들어 LG가 캐디 라렌(30득점)의 득점을 앞세워 65-59까지 추격했지만 오리온은 이대성이 이승현의 스크린(상대 수비를 일시적으로 막는 동작)과 패스 도움을 받아 3점포 3개를 연달아 터뜨리며 L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오리온은 이대성이 3점슛 5개 포함 25득점 2도움, 이승현이 11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허일영도 19득점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승리를 도왔다. LG는 전체 공격 리바운드 숫자에서 18-7로 크게 앞섰지만 2차 공격에서 외곽 슛이 좀처럼 터지지 않은 게 발목을 잡았다. 특히 3점슛은 29개를 던져 7개밖에 성공(24.1%)시키지 못했다. 조성민과 강병현이 무득점에 그친 것도 뼈아팠다. 오리온 강 감독은 “오늘 이승현이 11점을 넣었지만 궂은일까지 합하면 30점을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고양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 시즌 초반부터 부상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 시즌 공동 1위 DB는 줄 부상으로 초상집 분위기가 됐다.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개막 3연승 후 힘도 못 쓰고 2연패를 당했다. 베스트 5 짜기도 버겁다. 센터 김종규가 발뒤꿈치를 다쳤고, 윤호영도 허리 통증으로 출전 선수 명단에서 배제됐다. 현재로선 복귀시점이 불투명하다. 지난 시즌 두 경기에 출전했던 DB 배강률이 경기당 20분가량 소화하고 있지만 과부하가 걸릴까 걱정이다. 김태술(햄스트링), 김훈(피로골절)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허웅은 18일 SK 전에서 무릎에 충격을 받았는데 다행히 다음 경기를 결장할 정도는 아니다. DB 이상범 감독은 “부상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두터운 백업 멤버를 자랑하는 SK도 주전급으로 성장한 최성원이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가드 이대성을 영입한 오리온은 간판 포워드 최진수가 11일 KCC 전에서 왼쪽 햄스트링 파열을 당해 당분간 뛸 수 없게 됐다. 구단 관계자는 “최소 4주 이상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리온은 외국인 선수 최장신(213cm) 센터인 제프 위디가 발목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는 가운데 높이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KCC도 신입 외국인 선수 타일러 데이비슨이 적응도 하기 전에 센터 라건아가 발목 부상을 입었다. KT도 존 이그누부가 무릎을 다쳐 당분간 가동이 어렵다. 한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선수들이 예년에 몸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루틴’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또 연습 경기도 자주 취소되면서 실전 체력과 감각도 완전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을 하다 개막을 해 의욕이 앞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부상 속출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 전자랜드가 외국인 선수 에릭 탐슨의 경기 막판 ‘원맨쇼’로 개막 4연승을 거두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전자랜드는 18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경기에서 66-66으로 맞선 4쿼터 종료 직전 터진 탐슨의 골로 68-66으로 승리했다. 탐슨은 경기 종료 6초 전 KCC 송교창의 슈팅을 블록한 뒤 2초를 남기고는 이대헌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역전 득점을 올렸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2015∼2016시즌과 2019∼2020시즌에 이어 세 번째 팀 자체 개막 최다 연승을 기록했다. 이대헌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7점을 올렸다. KCC는 2승 2패가 됐다. 지난 시즌 공동 1위였던 SK-DB전에서는 SK가 78-72로 승리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번 2020∼2021시즌을 끝으로 팀을 매각하는 전자랜드가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KGC와 SK를 연파하고 개막 2연승을 거뒀다.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 아닌가”라는 질문에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53)은 “주전 가드인 김낙현이 국가대표에서도 핵심 멤버가 됐으면 좋겠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부터 했다. 2010년부터 이 팀을 지휘해 온 그가 ‘전자랜드의 마지막 시즌’에 기대하는 것은 선수들의 발전이었다. 유 감독의 마음을 읽었는지 김낙현은 2경기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비 때는 직접 외곽포를 꽂아 넣으며 상대의 기를 눌렀다. 평균 13.5득점에 6.5도움. 특히 도움 숫자는 지난 시즌 3.4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김낙현의 매끄러운 게임 리딩을 앞세운 전자랜드는 평균 100득점 가까운(97.5득점, 전체 1위) 폭발적인 공격력을 펼치고 있다. 유 감독은 “가드는 자기 득점도 중요하지만 동료의 기회를 더 잘 볼 줄 알아야 한다. 도움이 적은 선수는 반쪽 가드”라며 김낙현을 치켜세웠다. 포워드 이대헌(28)과 전현우(24)도 유 감독의 기대주들이다. 둘은 주전 포워드 강상재와 정효근이 상무에 입대하며 생긴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이대헌은 상대 외국인 선수를 집중 수비하면서도 평균 14.5득점에 3.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7.2점)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득점이 늘었다. 3년 차 전현우도 평균 15.5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 3.9득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기록이다. 유 감독은 팀의 최고참인 정영삼(36)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매 시즌 신인들을 키우려다 보니 정영삼을 자주 출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10년을 유 감독과 함께한 정영삼은 묵묵히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영삼은 10일 SK전에서 상대가 추격할 때마다 쐐기를 박는 3점포를 3개나 터뜨렸다. 유 감독은 “‘전자랜드’라는 이름은 사라질지 몰라도 팀이 없어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고 했다. 유 감독에게 이번 시즌은 전자랜드 고별무대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다. 한편 14일 현대모비스는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방문경기에서 82-79로 승리해 시즌 개막 후 3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선수 숀 롱이 양 팀을 통틀어 최다인 21득점(6리바운드)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김민구(12득점)와 장재석(10득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LG와 공동 7위(1승 2패)가 됐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리드를 하다가 역전을 당했다가 결국 승리한 이번 경기가 팀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공격에서 캐디 라렌의 실책으로 동점 기회를 놓친 LG는 2연패에 빠졌다.유재영 elegant@donga.com·정윤철 기자}

손준호(28·전북)와 원두재(23·울산). 한국 축구의 빌드업 완성도를 높일 볼란치(포르투갈어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의미) 자원을 찾았다. 파울루 벤투 축구 A대표팀 감독이 올림픽대표팀과의 2차례 평가전을 통해 얻은 수확이다. 벤투 감독은 패스를 통해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 나가는 ‘빌드업 축구’를 선호한다. 이를 위해 빌드업의 중심에서 세밀함과 속도를 조절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국가대표를 은퇴한 기성용(서울)과 병역 봉사 활동 물의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장현수(알 힐랄)의 공백은 컸다. 적임자를 찾던 벤투 감독은 국내 선수만 출전했던 이번 기회에 손준호와 원두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벤투 감독은 1차전에서 원두재를 중앙 수비로 내려 세우고 손준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패스 능력이 좋은 둘을 한꺼번에 투입해 후방 빌드업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계산이었다. 원두재는 올림픽대표팀의 강한 압박으로 짧은 패스 연계가 원활하지 않자 후방 빌드업 대신 최전방의 김지현(강원)에게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를 배달했다. 패스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상대 수비는 뒤로 조금씩 물러났고, 이로 인해 생긴 공간을 손준호가 점유하며 빌드업의 여유를 찾았다. 빌드업이 정교해지면서 상대가 중앙 밀집 수비를 펼치자 원두재가 측면 공간을 뚫는 대각선 롱패스로 공격의 흐름을 다시 바꿨다. 둘을 통해 빌드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조합을 실험한 것이다. 벤투 감독은 2차전 완승(3-0) 뒤 이례적으로 기성용과 장현수를 언급하며 볼란치로 2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한 손준호와 1차전에서 실험한 ‘원두재 시프트’에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고민하던 포지션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벤투호’는 다음 달 15일 오스트리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인 중남미의 강호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한국은 39위).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른 뒤 약 1년 만의 해외 평가전이다. 이 경기에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등 유럽파가 총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에 이은 2번째 평가전 상대는 카타르가 유력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킹’ 르브론 제임스(36)가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1월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레이커스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의 영전에 우승을 바치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레이커스는 12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NBA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6차전에서 마이애미를 106-93으로 꺾고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브라이언트가 뛰던 2009∼2010시즌 우승 이후 10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레이커스는 보스턴과 최다 우승 공동 1위(17회)가 됐다.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제임스를 영입한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에 앞서 앤서니 데이비스까지 영입한 끝에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제임스는 6차전에서 28득점, 14리바운드, 10도움으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제임스는 마이애미에서 뛰던 2012년과 2013년, 클리블랜드 소속이던 2016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품에 안았고 4차례 모두 MVP로 뽑혔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3개 팀에서 챔피언결정전 MVP가 된 건 제임스가 최초다. 플레이오프(PO) 260경기에 나선 제임스는 데릭 피셔(259경기)를 넘어 역대 PO 최다 출전 기록도 세웠다. 1월 브라이언트의 사고 직후 “부디 천국에서 나에게 힘을 주고 지켜봐 달라”고 했던 제임스는 이날 “역사가 깊은 구단에서 우승해 기쁘다. 모두가 존경받을 만하다. 동료들이 믿어줬기 때문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앞으로 코비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트로피는 셀프’ 방식으로 열렸다. 애덤 실버 NBA 커머셔너는 “이 트로피가 여러분의 것입니다”라는 말만 했고 선수들이 트로피를 직접 가져와 시상식을 이어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난 시즌 공동 1위를 차지했던 SK가 한국농구연맹(KBL) 2020∼2021시즌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개막 전 7개 팀 감독들로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SK는 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88-85로 승리했다. SK는 팀의 기둥 김선형(25득점 5리바운드 3도움)이 주도한 속공이 돋보였다. 중요한 순간 3점슛도 3개 던져 모두 성공시켰다. 김선형은 1쿼터부터 장기인 드리블 돌파를 살려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현대모비스가 지역 방어로 나설 때는 자밀 워니(23득점 7리바운드)를 외곽으로 불러 활용하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SK는 4쿼터 막판 78-74로 쫓기는 상황에서 김건우(12점·3점슛 4개)가 달아나는 3점포를 성공시킨 뒤 김선형도 3점슛과 속공 레이업 등으로 연속 7득점을 보태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선형은 “내 장점인 속공을 잘 살렸고, 감독님이 강조하는 희조스(희생·조직력·스피드)도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오리온에서 FA로 이적한 장재석이 18점 4리바운드를 올린 현대모비스는 3점슛 성공률이 20%에 그칠 만큼 외곽슛 난조에 시달렸다. 발목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외국인선수 숀 롱은 데뷔전에서 8점에 그쳤다. 지난 시즌 SK와 공동 1위를 차지한 DB는 허웅(19득점 5리바운드)과 김종규(18득점 4리바운드), 두경민(15득점 7도움) 등의 활약으로 삼성을 97-90으로 제압했다. 허웅은 4쿼터 막판 81-85로 뒤진 상황에서 3점슛과 자유투로 역전을 시킨 뒤 88-88에서도 달아나는 3점포를 터뜨렸다. DB 일본인 선수 나카무라 타이치는 8득점 3리바운드로 무난하게 데뷔했다. 팀 매각을 추진 중인 전자랜드는 출전 선수 6명이 10점 이상을 넣은 데 힘입어 KGC를 98-96으로 꺾고 첫 승리를 거뒀다. 한편 여자프로농구는 10일 KB와 우리은행의 청주 개막전을 통해 막을 올린다. 이번 시즌은 2011∼2012시즌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른다.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193cm)를 앞세운 KB와 박혜진, 김정은의 노련미가 돋보이는 우리은행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올림픽 축구 대표팀(23세 이하)의 ‘형제 대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9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학범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후반 두 골을 허용해 패색이 짙었으나 경기 종료 직전 가까스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이 맞붙은 것은 1996년 4월 21일 이후 24년 만이다. A대표팀에서는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던 원두재(울산)의 포지션 변경이 합격점을 받았다. K리그에서 선두 울산의 중원 허리를 책임지며 기성용(서울)의 뒤를 잇는 대형 수비형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원두재는 이날 포백 수비 라인에서 권경원(상주)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벤투 A대표팀 감독은 제공권과 힘, 리딩 능력을 겸비한 원두재를 수비로 내리면서 장기인 전방 중장거리 패스를 두루 활용하는 ‘시프트’를 처음으로 시험했다. 전반 초반 올림픽대표팀의 압박에 고전하던 A대표팀은 원두재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김지현(강원)에게 몇 차례 정확한 전진 패스를 연결하면서 공격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주용(전북)의 첫 골도 원두재의 발에서 시작됐다. 원두재가 수비를 등지며 오른쪽 측면으로 움직이는 김지현에게 정확하게 긴 패스를 연결했고, 김지현이 가슴으로 떨어뜨려 놓은 공을 이동경(울산)이 반대 측면에 있던 이주용에게 넘겨줬다. 이주용이 오른발로 강하게 때린 슛이 골문 모서리로 빨려 들어갔다. 올림픽대표팀은 후반 초반 상대 수비가 잠시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10골 5도움을 기록 중인 송민규(포항)는 후반 6분 개인 돌파로 상대 수비 3명을 제치고 왼발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올림픽대표팀은 후반 14분 조규성(전북)이 머리로 골문에 밀어넣은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온 뒤 권경원의 다리에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이 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엄원상(광주)의 결정적인 슛이 빗나가 추가 득점에 실패한 뒤 후반 44분 이정협(부산)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경기 후 김학범 감독은 “50점도 주기 어렵다. 하고자 하는 플레이 패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 팀의 2차전은 12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9일 개막하는 프로농구 2020∼2021시즌은 ‘가드의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큼 걸출한 가드가 각 팀에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감독이 꼽는 키 플레이어는 주전 가드가 아니라 이들을 도울 선수다.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메워주는 선수가 있어야 팀 전체가 톱니바퀴처럼 굴러간다는 게 이유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SK는 최성원(25·가드)에게 키 플레이어 역할을 맡긴다. 지난 시즌 식스맨상을 수상한 최성원은 리그 최고의 가드 김선형의 공격을 돕는 동시에 상대 리딩 가드 수비에 약한 김선형 대신 앞선 수비를 맡는다. 김선형과 삼각편대를 이루는 최준용과 안영준이 부상으로 개막 2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 최성원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지만 지난달 KBL컵대회에서 우승하며 변신을 예고한 오리온에서는 ‘두목 호랑이’ 이승현(28·포워드)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컵대회 최우수선수(MVP)인 주전 가드 이대성이 다양한 득점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이승현의 안정적인 스크린(상대 수비수의 진로를 일시적으로 막는 움직임) 도움이 컸다. 이대성은 그런 이승현을 “내게 아이돌 같은 존재”라고 한다. 양동근의 은퇴로 팀을 젊게 개편한 현대모비스는 고참 포워드 함지훈(36)이 경기의 키를 쥐고 있다. 새로 팀에 들어온 김민구, 이현민 등 가드진을 도와 현대모비스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LG의 고참 슈터 조성민(37)은 주전 가드 김시래를 활용해 신임 조성원 감독이 내세운 세 자릿수 팀 득점을 위해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리는 핵심으로 나선다. 조성민은 “슈터 출신인 감독님이 원 포인트 레슨을 해 주고 있다. 나를 포함해 모든 선수가 슛을 터뜨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MVP 허훈과 ‘원투 펀치’를 이루는 KT 포워드 양홍석(23)은 수비와 리바운드를 보강해 허훈이 주도하는 팀 속공을 업그레이드시킬 준비를 마쳤다. ‘뺏고 또 뺏고’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KGC 김승기 감독에게는 가로채기와 수비에 강점이 있는 포워드 문성곤(27)의 존재감이 크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0팀 10색.’ 9일 개막하는 프로농구 2020∼2021시즌을 앞두고 10개 팀 감독이 각자의 스타일과 팀 컬러에 맞춘 출사표를 냈다.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감독들은 다섯 글자에 맞춰 팀 목표를 제시했다. DB 이상범 감독은 ‘튼튼한 DB’를 내세우며 “부상자 없이 튼튼한 몸으로 시즌을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조기 마감된 지난 시즌 DB와 공동 1위를 차지한 SK 문경은 감독은 ‘다시 희·조·스(희생·조직력·스피드)’를 강조하며 “우리 스피드는 올리고 상대 스피드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SK를 제외한 9개 팀 가운데 7개 팀 감독이 이런 SK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문 감독이 우승 후보로 꼽은 KGC 김승기 감독은 ‘뺏고 또 뺏고’를 내세웠다. 김 감독은 “압박 수비에 의한 스틸로 속공을 전개하는 팀 스타일이라 이렇게 정했다. 재미있는 농구로 팬들의 마음을 뺏고, 우승 트로피도 빼앗아오겠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할인받자고’라는 목표로 엄숙한 분위기를 바꿨다. 양동근의 은퇴와 김민구 등의 영입으로 팀을 젊게 바꾼 유 감독은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내년에 차를 교체하겠다고 한다. 모비스는 우승하면 차량을 대폭 할인해준다”며 정상 탈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 매각을 결정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인생을 걸고’라는 표현으로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최근 컵대회에서 우승한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즐겁게 공격’을, KCC 전창진 감독은 ‘나부터 시작’을 내세웠다. KT 서동철 감독은 ‘마지막 승자’가 되겠다고 했다. 팀당 54경기씩 치르는 정규리그는 일단 무관중으로 내년 4월 6일까지 7개월간 이어진다. 지난 시즌과 달리 월요일에도 경기가 열린다. 평일(월∼금요일) 1경기, 토요일 3경기, 일요일에는 4경기가 편성된다. 평일은 오후 7시에 시작한다.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3시, 5시에서 오후 2시, 6시로 변경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9일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예전 같으면 오지 않았을 ‘거물’들이 코로나19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한국에 속속 발을 들였기 때문. 최근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의 교두보로 자리 잡은 호주프로리그(NBL)에서 리바운드 왕에 오른 숀 롱(현대모비스), 올해 불의의 헬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뜬 코비 브라이언트와 LA 레이커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얼 클락(KGC), 201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에서 우승할 당시 주전 센터였던 아이제아 힉스(삼성) 등이 KBL 데뷔를 앞두고 있다.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몰려오면서 KBL 경험이 있는 ‘구관’들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친 팀들이 고전할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NBA 출신이 8명에 이른다. 하지만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새 외국인 선수들의 입국이 예년보다 늦어진 데다 자국에서도 훈련을 제대로 못한 것. 리그 개막에 앞서 전북 군산에서 열린 KBL컵 대회에서 새 얼굴들이 부진했던 반면 자밀 워니, 닉 미네라스(이상 SK) 등 ‘구관’들은 펄펄 날았다. 통산 최다 외국인 최우수선수(3회)에 오른 라건아(KCC)도 지난 시즌 막판 입은 무릎 부상에서 완벽히 벗어난 모습이다. 10개 구단 전체 외국인 선수 가운데 78.9%인 15명이 KBL에서 처음 뛰는 새 얼굴로 채워져 그 어느 때보다 국내 무대 적응 문제가 각 팀의 공통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시즌을 눈앞에 둔 각 팀은 전력의 핵심인 외국인 선수의 기량 극대화와 팀워크 강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1 대 1 과외다. 지난 시즌 SK와 공동 1위에 오른 DB는 재계약을 파기한 치나누 오누아쿠를 대신해 급히 영입한 타이릭 존스에게 이효상 코치를 전담으로 붙여 유산소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도 컨디션 회복에 애를 먹고 있는 두 외국인 선수를 상대로 이규섭 코치가 미국 G리그 지도자 연수 시절 배운 훈련법 등을 적용하며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익숙한 환경을 조성해 빠른 적응을 시도하는 팀들도 있다. 아직 한국 음식이 낯선 클락, 라타비우스 윌리엄스(이상 KGC)는 매일 뷔페음식, 연어스테이크 등을 먹고 있다. 힉스는 국내에서 아예 친형과 함께 생활하며 향수를 달래고 있다.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신무기를 장착 중인 선수도 있다. 오리온은 이번 시즌 KBL 최장신 선수 제프 위디(213cm)에게 3점슛을 집중 훈련시키고 있다. 현역 시절 슈팅가드로 이름을 날린 김병철 코치가 이를 돕고 있다. 컵 대회에서는 위디가 부상으로 쉬고, 디드릭 도슨이 폭발적인 3점슛을 앞세워 팀 우승을 이끌었는데, 최장신 위디까지 3점슛 대열에 합류한다면 위력이 배가될 거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반깁스를 했던 롱의 투입 시점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어 시즌 초반 2, 3경기 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신구 외국인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이 코트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김배중 wanted@donga.com·유재영 기자}

‘영스타’ 송민규(21)는 올해 프로축구 K리그1에서 10골 5도움을 올리며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한교원(전북)과 국내 득점 공동 1위다. K리그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지금까지 연령대별 국가대표로도 선발된 적이 없다. 송민규는 9일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평가전에 앞서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됐다. 태극마크에 대한 느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5일 경기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한 송민규는 “명단 발표를 정말 간절히 기다렸다. 내 이름이 적힌 명단을 보고 능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드리블, 좁은 공간을 헤쳐 나오는 플레이 등 다른 2선 공격수가 갖지 못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김학범 감독님께 그런 점들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당당하게 첫 태극마크 발탁 소감을 밝혔다.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을 우승으로 이끈 김학범호의 대들보로 활약한 울산의 원두재(23)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요청으로 올림픽대표팀이 아닌 첫 A대표팀에 발탁돼 NFC에 입소했다. 전천후 수비형 미드필더로 ‘제2의 기성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원두재는 “감독님이 요구하는 것을 잘 수행하겠다”며 팀플레이에 능한 자신의 장점을 잘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벤투 감독은 토트넘 손흥민의 활약에 대한 질문에 잠시 미소를 지은 뒤 “손흥민이 여기에 없는 만큼 새로 선발한 선수들이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오랫동안 모이지 못했다. ‘벤투호’의 소집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이후 약 10개월, ‘김학범호’의 소집은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대결은 1996년 4월 21일 이후 24년 만이다. 그때는 A대표팀이 2-1로 이겼다. 파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박지성 선배가 뛰던 경기장에서 ‘빅 팀’을 6-1로 이겼다. 행복 그 이상이다.” 토트넘 손흥민(28)은 5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2골을 터뜨린 뒤 벅찬 감회에 젖었다. 자신의 우상인 박지성(39·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이 전성기를 보낸 맨유의 안방이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뒤 맨유를 상대로는 11경기 만의 첫 득점이기에 의미가 더 컸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 박지성 선배가 뛰는 이 경기장을 보면서 자랐다. 자연스럽게 맨유 경기를 자주 시청했다”며 “그런 경기장에서 골을 넣어 자랑스럽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축구 인생에서 박지성은 각별한 존재다. 손흥민은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팀 소집 당시 박지성을 처음 만났다. 당시 18세였던 손흥민은 주장인 박지성과 방을 함께 쓰며 조별리그 1, 3차전 및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출전해 박지성과 호흡을 맞췄다. 한국이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당시 일본전은 박지성의 국가대표 은퇴 경기이자 A매치 100회 출전 경기였다. 손흥민은 박지성의 국가대표 인생 마지막을 함께하며 그의 뒤를 잇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로부터 5년여 뒤인 2016년 4월 손흥민은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EPL 경기를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어렸을 때 지성 선배의 엄청난 팬이었다. 그에게 많은 걸 배웠다. 한국을 전 세계에 알렸던 지성 선배처럼 나 역시 그러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맨유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필 네빌(잉글랜드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7년 이미 손흥민을 박지성과 비교하며 주목했다. 당시 네빌은 “박지성과 손흥민은 비슷한 부분이 있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프로페셔널하고 역동적이며 동료들에게 에너지를 준다”며 “맨유의 전설이 된 박지성의 길을 손흥민이 걸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올드 트래퍼드에서의 손흥민의 활약이 잠시 잊혀진 둘의 인연을 다시 소환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처럼 코트에서 5명 모두를 빛나게 하는 그림을 그릴 겁니다.” 프로농구 오리온 포인트 가드 이대성(30·190cm)은 9일 개막하는 2020∼2021시즌 정규리그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KCC를 거쳐 이번 시즌 오리온에 둥지를 튼 이대성은 지난달 끝난 KBL(한국농구연맹) 컵대회에서 지난 시즌 최하위 오리온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혀 화끈하게 이적 신고식을 마쳤다. 눈앞으로 다가온 정규리그에선 한 차원 더 성숙해진 리딩을 통해 달라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각오다. 3일 팀 연고지인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이대성은 컵대회를 통해 자신의 볼 핸들링 기술, 패스 시야와 가드로서는 높은 신장의 우위를 통해 동료를 살리는 농구에 자신감과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내가 오래 공을 소유하고 2 대 2 플레이를 즐겨 하는 건 내가 승부처에서 득점을 하려는 게 아니고 상대의 균열을 만드는 시작점이 되려는 것이다. 이런 농구를 하는 게 꿈이고, 이기는 농구라고 생각해 왔다. (최)진수 형이나 (허)일영이 형, (이)승현이 등 팀 내 국가대표급 포워드들이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어디서든 골이 터지는 리딩을 할 것이다.” 그동안 이대성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공을 너무 오래 끈다’, ‘혼자만 농구 한다’는 식의 질타를 수없이 받았다. 그래서 KCC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오리온에 이적한 뒤로도 과연 이대성과 팀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우려도 적잖았다. 그런 상황에서 신임 강을준 오리온 감독이 이대성의 큰 조력자가 됐다. 이대성은 “감독님이 처음 만나 ‘갑옷’ 얘기를 하셨다. ‘경기 중 실수에 대해 본인이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질타를 과하게 받고 있고, 압박감과 부담을 크게 안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기존 사람들이 보는 방식이 아니라 색안경 없이 이대성을 보겠다며 몇 가지 약속을 해주셨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강 감독의 열린 마인드가 이대성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대성은 “경기에서 실수가 나와도 다른 말 없이 ‘이건 알지?’라고만 하신다. 공격에 대해서는 ‘쪽팔리게 하지는 말자’라는 농담으로 격려해주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컵대회 상무전이 끝나고는 감독님이 실수에 대해 ‘너의 농구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주변 농구인들이 이대성을 지적하는 것도 경청해 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라고 돌려 말해주셨다. 어린 시절 농구를 하면서 항상 ‘잘못됐다. 틀렸다’는 얘기만 들어왔는데 저를 ‘이분법적’으로 봐주시지 않은 것 자체만으로도 힘을 얻고 있고 팀을 위해 책임감이 더 생긴다”고 전했다. 컵대회 우승 후 강 감독이 “이대성이 무거운 갑옷을 벗었다”고 말한 대로 이대성은 압박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정규리그 개막 준비를 마쳤다. 이대성은 “이렇게 되려고 지금까지 참 많이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승부처에서 화려하게 3점 슛 던지고, 멋지게 1대1 돌파해서 슛 쏘는 게 아니라 어디서나 득점이 터지도록 동료들을 살리고 밀어주는 ‘리딩’이 저의 농구죠.” FA(자유계약선수)로 오리온에 입단한 뒤 지난달 끝난 KBL(한국농구연맹) 컵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이대성(30·190cm)이 스스로가 바라고 입증해 보이려던 농구가 무엇인지 알렸다. 3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이대성은 모처럼 자신의 볼 핸들링과 기술, 패스 시야와 가드로서는 높은 신장의 우위를 통해 동료를 살리는 농구를 한 것에 만족해했다. ● ‘독고다이 농구’?… “상대 수비 균열의 시작점, 동료 살리는 조력자”이대성은 컵대회에서 장기를 살려 자신 있게 공을 몰고 다니면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동료 4명을 넓게 포진시켜 놓고 1대1 돌파 혹은 2대2 스크린(상대 수비자의 진로를 일시적으로 막는 움직임) 플레이 등으로 수비를 끌고 시선 유도를 하면서 동료들에게 슛 기회를 만들어줬다. 자신보다 키가 작은 수비가 붙으면 등으로 골밑까지 수비를 밀고 들어가면서 내·외곽 기회를 두루 살렸다. 이대성은 “나는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내는 시작점이다. 시작점이 균열을 만들어줬을 때 (최)진수 형, (허)일영이 형, (이)승현이 등 국가대표급 포워드들이 해결을 했으면 좋겠다.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균열을 위한 이대성의 첫 노림수 포인트는 ‘스페이싱’(공간 창출)이었다. 이대성이 수비와 맞서 공을 소유하고 있으면 포워드와 센터들이 골밑과 좌우 코너와 45도 지점으로 폭넓게 자리를 잡고 움직였다. 그 와중에 수비가 취약해진 곳이 생기면 이대성은 그곳으로 패스를 연결해 2차 ‘플레이 메이킹’을 맡겼다. 이대성은 “내가 공을 오래 갖고 있어도 수비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그 순간에 장신이면서 순발력이 좋은 진수형, 3점 슛이 좋은 일영이 형, 그리고 중거리슛이 좋고 다른 동료를 활용하는 논스톱 연계가 능한 승현에게 패스 투입을 하면 각자의 장점에 따라 다양한 득점 상황이 나왔다”고 말했다. 결승전인 SK와의 경기에서는 상대가 지역 방어로 대비하자 센터인 디드릭 로슨에게 플레이 메이킹을 맡겨 재미를 봤다. 이대성은 “오리온에서는 공을 오래 소유하면서 진두 지휘를 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내가 공격을 전부 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다른 동료가 플레이 메이킹을 할 때 나도 공간 창출을 해서 움직이는 농구를 해야 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플레이 메이킹은 지난해 농구 월드컵에서 보고 얻은 확신이다. 이대성은 “월드컵에서 보니 강팀들은 꼭 ‘플레이 메이커’가 두 명 이상이더라. 특히 체코의 토마스 사토란스키(시카고)가 나머지 4명의 슈팅 능력과 높이를 아주 잘 활용했는데, 공격이 잘 안 풀리거나 공격 실패 후 재차 공격권을 가질 경우에는 다른 슈터가 플레이 메이킹을 했다”며 “스페이싱과 높이, 슛을 활용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 메이킹’으로의 연계, 이런 선순환의 ‘토털 농구’가 현대 농구 추세가 아닌가 싶다. 내가 지금 땀을 흘리는 이유”라고 힘줘 말했다. ● 오리온은 시간을 기다려줬다이번 컵대회는 이대성의 농구 인생에서 의미 있게 남을 만하다. 새 시즌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이 하고 싶은 농구를 자유롭게 하도록 배려했고, 경기가 더해갈수록 팀 조직력이 살아나는 성과를 얻었다. “오리온에서는 제가 공을 오래 갖고 있으면서 예열할 시간을 기다려준 것 같아요. 제가 늦게 포인트가드 자리를 맡아봐서 ‘초짜’ 잖아요. 공을 질질 오래 끈다고 지적을 받았는데 사실 시동이 필요했던 거죠. 예열을 부담없이 하고 리듬이 잡히니까 그림을 그릴 게 많아지더라고요.” 상대의 집중 견제에 대처하는 자신감도 더 생겼다. 이대성은 “나에게 수비가 집중적으로 몰린다는 건 반대로 동료에게 기회가 더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여유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리딩을 하는 게 재밌어졌다”고 했다. ‘단짝’ 이승현과의 콤비 플레이에 대해서도 “기본기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뭘하는지 알아도 못 막을 것이다. 상대가 대비하는 순간 더 쉬워진다”며 정규리그에서 맞출 호흡을 기대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에서 KCC로 트레이드되고 여러 변수로 기대만큼의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면서 얻은 압박감을 다시 간절함으로 바꾸는데 있어서 강 감독이 큰 조력자가 됐다. 이대성은 “감독님이 처음 만나 ‘갑옷’ 얘기를 하셨다. ‘자유로운 플레이 스타일과 경기 중 실수에 대해 본인이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질타를 과하게 받고 있고, 압박감과 부담을 크게 안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기존 사람들이 보는 이대성이 아닌 색안경없이 이대성을 보겠다며 몇 가지 약속을 해주셨다. 지금까지 그것을 지켜주고 계셔서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이대성 사용법’에 대한 강 감독의 접근 방식과 리더십이 좋은 영향을 끼쳤다. 이대성은 “경기에서 실수가 나와도 다른 말 없이 ‘이건 알지?’라고만 하신다. 공격에 대해서는 ‘쪽(?) 팔리게 하지는 말자’는 농담으로 격려해주신다. 컵대회 상무 전이 끝나고는 감독님이 실수에 대해 ‘너의 농구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주변 농구인들이 이대성을 지적하는 것도 경청해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라고 돌려 말해주셨다. 어린 시절 농구하면서 항상 ‘잘못됐다. 틀렸다’는 얘기만 들어왔는데 저를 ‘이분법’ 논리로 봐주시지 않은 것만으로 힘을 얻고 있고 있고 팀을 위해 책임감이 더 생긴다”고 전했다. 컵대회 우승 후 강 감독이 “이대성이 무거운 갑옷을 벗었다”고 말한 대로 이대성은 압박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정규리그 개막 준비를 마쳤다. 이대성은 “이렇게 되려고 지금까지 참 많이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성리(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난다”는 어록을 갖고 있는 강 감독에게 “나는 이기는데 모든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꼭 전하고 맞장구를 치고 싶다는 이대성. 확실하게 ‘오리온 맨’이 된 것 같다는 말에 그는 10일 KT와의 개막전 알찬 활약을 다짐했다.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대한체육회가 ‘언택트(Untact·비대면) 스포츠’ 강습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온라인으로 각종 트레이닝과 스포츠를 접하고 집이나 실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반 국민의 운동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유튜브 채널 ‘대한체육회 TV’와 ‘대한체육회’ 인스타그램 등에서 ‘집콕 운동 캠페인’과 ‘7330(일주일에 3번 이상, 하루 30분 이상 운동)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종목별 국가대표 선수들과 대한체육회 소속 트레이너 등이 다양한 트레이닝법 등을 소개하는 영상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기 유튜버인 개그우먼 출신 ‘일주어터(일주일+다이어터)’ 김주연 씨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다이어트법을 배우고 따라 해 보는 코너가 마련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습관이 된 갖가지 다이어트 운동들이 김 씨의 코믹한 멘트, 동작과 어우러져 호응이 좋다. 보디빌딩 국가대표 설기관, 승마 국가대표 이건주, 여자 수영 국가대표 정유인, 사이클 국가대표 이주미 등이 차례로 출연했다. 지난주에는 김 씨가 집에서 할 수 있는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 구기 3종 세트 운동법을 소개했다. 대한체육회는 유명 홈트레이닝 인플루언서인 ‘올블랑 TV’(구독자 수 141만 명) 트레이너들과 국가대표 선수들의 협업으로 ‘타바타’(고강도 맨몸 운동과 휴식을 짧은 시간에 반복하는 서킷 트레이닝) 운동법을 개발해 국민 참여형 챌린지 프로그램으로 온라인을 통해 보급할 예정이다.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일반 국민들이 비대면으로 각종 이색 종목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시간, 공간, 장비 문제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종목에 5세대(5G),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전략시뮬레이션(SS) 기술 등을 접목해 가상 체험을 할 수 있는 활동이다. 봅슬레이, 스키점프, 루지, 컬링, 조정, 승마의 실감형 콘텐츠 기획과 개발, 체험실 구축 등에 예산이 편성된 상태다. 체육회는 언택트 스포츠 환경을 국가대표 훈련과도 연계할 계획이다. 체육회는 의·과학부 주도로 국가대표 선수 훈련 과학화 지원을 추진한다. 현재는 각종 종목별, 부위별 부상 예방을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상 예방 프로그램(GET SET) 내용을 동작 영상으로 ‘대한체육회 TV’에서 제공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도 2021 실업 드래프트(10월 예정)에 선발될 선수들을 대상으로 ‘언택트’ 맞춤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홍정기 차의과학대 스포츠의학대학원 원장(교수)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최근 육상의 여러 세부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그만큼 선수들로선 충분히 체력을 끌어올리고 기존 부상 부위 등을 관리해 경기력을 끌어올릴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언택트 환경을 기초, 육성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비대면이지만 실시간 원격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맞춤 훈련을 제공할 수 있는 코칭 플랫폼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토트넘 손흥민(28·사진)이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3개 이상을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손흥민은 25일 북마케도니아 스코페의 토도르 프로에스키 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차 예선 슈켄디야와의 경기에 선발 투입돼 1골 2도움을 올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본선행의 마지막 관문인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20일 사우샘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4골을 몰아친 데 이어 이날은 골과 도움으로 팀의 모든 득점에 관여했다. 손흥민이 2경기 연속으로 3개 이상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건 프로 무대에서 처음이다. 시즌 초반 두 경기에서 침묵했던 손흥민은 최근 두 경기에서 5골 2도움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사우샘프턴전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최전방 해리 케인에게 4개의 도움을 받았던 손흥민은 이날은 4-2-3-1의 원톱 공격수로 나서 케인처럼 미드필더와 2선 공격수들의 연계를 받아 좌우 측면을 공략했다.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선 라멜라와 베르흐베인은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손흥민과 호흡을 맞췄다. 전반 5분 만에 상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지역 바깥에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상대 수비 3명에게 둘러싸였지만 절묘한 볼 컨트롤로 따돌린 뒤 반대편 빈 공간에 있던 라멜라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해 선제골을 도왔다. 최후방 포백 수비라인도 손흥민의 동작에 시선을 두다 라멜라를 완전히 놓쳤다. 동점골을 내줘 1-1로 맞선 후반 25분에는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공간을 돌파한 루카스 모라의 슛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손흥민이 재차 잡아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35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케인의 머리로 정확하게 향하는 왼발 크로스를 배달하며 추가골을 도왔다. 두 경기에 걸쳐 도움을 주고받은 손흥민과 케인은 활짝 웃으며 어깨동무를 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에 대해 “품격 있는 활약이었다. 토트넘에서 값을 매길 수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영국 미러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조제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해야 한다”며 찬사를 보냈다. 시즌 4경기에서 모두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27일 뉴캐슬과의 3라운드 안방경기에서 3경기 연속 골에 도전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 KGC가 MG새마을금고 KBL컵대회 4강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KGC는 24일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LG를 89-83으로 꺾었다. 22일 현대모비스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둔 KGC는 A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LG에 공격을 한 수 가르쳐 주겠다”는 KGC 김승기 감독과 “100점을 넣는 농구를 하겠다”는 LG 조성원 감독. 절친인 두 사령탑의 예고대로 경기는 4쿼터 내내 박진감이 넘쳤다. KGC는 이재도와 변준형, LG는 정성우와 이원대 등 발 빠른 두 가드의 기동력과 돌파 능력을 중심으로 과감하게 슛을 던지고 속공을 시도했다. 두 팀 모두 출전한 5명의 선수가 부지런히 코트를 오가며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냈다. KGC는 1쿼터 LG에 3점슛을 6개나 내주며 25-26으로 뒤졌지만 2쿼터 들어 전성현이 파울로 얻은 자유투와 3점슛 2개를 연달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KGC가 달아나고 LG가 뒤쫓는 양상이 계속됐다. LG는 4쿼터 조성민, 박병우의 3점포로 77-80까지 따라붙었지만 승부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KGC의 이재도(15득점 9리바운드 4도움)-변준형(18득점 3도움)-문성곤(12득점 2도움) 트리오는 45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KGC는 외국인 선수 얼 클락(10득점)과 라타비우스 월리엄스(20득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양 팀 모두 마음껏 슛을 던진 재미있는 경기였다. 조 감독도 공격 횟수를 많이 가져가는 농구를 했지만 우리가 수비에서 상대 실수를 더 많이 유도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비록 지긴 했지만 LG는 3점슛을 14개(KGC 11개)나 터뜨리면서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공격 농구를 보여줬다. KGC-SK(18시), 오리온-KCC(14시)의 준결승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