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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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6-06-07~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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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툴고 못난 옛 연애시절 코믹하게 회상

    서툴고 못난 연애 시절을 이제는 웃으며 돌아보고 싶은가. 아스라한 옛 사랑의 자취를 유쾌하게 떠올려보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창작뮤지컬 ‘찌질의 역사’를 추천한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이 작품은 김풍, 심윤수 작가의 동명 웹툰을 시즌1부터 3까지 재구성해 무대에 옮겼다. 대학 시절 붙어 다니던 4총사가 서른네 살이 돼, 민기의 영국행을 앞두고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철없던 시절의 연애를 회상한다. 멋있는 척, 있는 척하려 해도 마음을 속일 수 없어 이기적이고 못나게 굴었던 에피소드가 실감 나게 펼쳐진다. 여자 친구를 수시로 옛 여자 친구와 비교하고, 침대에서 여자 친구와 사랑을 나눈 후 자신이 처음이었냐고 확인하는 등 피 끓는 20대 초반 남자들의 ‘없어 보이는’ 행동에 웃음이 터진다. 술에 취해 옛 여자 친구 번호인 줄 알고 전화를 걸어 현재 여자 친구의 험담을 늘어놓는 민기. 하지만 그 넋두리를 고스란히 듣고 있는 이는 현재 여자 친구다! 청춘들의 ‘찌질함’이 다채롭게(?) 변주될 때마다 객석 여기저기서 “못 살아” “미쳐” 하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그만큼 공감하는 이가 많다는 의미일 터.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몰입도를 높이는 데 톡톡히 기여한다.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 김건모의 ‘너에게’,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 등 1990년대를 풍미했던 노래를 상황에 딱 맞게 배치해 익숙함과 절묘함을 함께 맛볼 수 있다. 서랍에 넣어둔 채 잊고 있었던 추억의 오르골 상자를 열어보는 듯하다. 박정원 박시환 강영석 정재은 김히어라 등 출연. 8월 27일까지. 6만 원. 02-2250-5941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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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국 떠나 사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본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한인 극작가 5명의 대표작으로 구성된 ‘한민족디아스포라전’이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과 소극장 판에서 열린다. ‘디아스포라’는 고국을 떠나 흩어져 사는 사람들을 뜻한다. 연극 ‘용비어천가’(11일까지·오동식 연출)는 미국에서 주목받는 영진 리의 작품으로, 아시아인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실험적으로 다뤘다. 배우들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내며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고, 도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다. ‘이건 로맨스가 아니야’(18일까지·부새롬 연출)는 어릴 적 헤어진 두 남매의 재회를 통해 입양과 이별, 죄책감을 긴장감 있게 그렸다. 극본을 쓴 인숙 차펠은 두 살 때 영국으로 입양됐다.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펠 씨는 “남매가 자신의 모습을 서로의 얼굴에서 발견하면서 이끌리는 과정을 그렸다”며 “입양아로서의 경험을 일부 반영했지만, 극 중 동생을 만나는 여주인공 미소와 달리 나는 친가족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입양은 어떤 이에게는 아주 큰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화, 언어, 성격, 입맛 등의 차이로 아버지와 소통하지 못했던 재미교포 2세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애잔하게 그린 줄리아 조의 ‘가지’(22일∼7월 2일·정승현 연출)도 무대에 오른다. 두 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미아 정 작가가 쓴 ‘널 위한 날 위한 너’(30일∼7월 16일·박해성 연출)는 탈북을 시도한 민희와 준희 자매를 통해 현실과 환상을 버무렸다. 동생 준희는 뉴욕에 도착하지만 언니 민희는 우물에 떨어져, 북한과 뉴욕을 오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캐나다에서 연극과 시트콤으로 큰 인기를 끈 인스 최 작가의 ‘김씨네 편의점’(7월 13∼23일·오세혁 연출)도 상륙했다. 캐나다 이민자 1.5세인 최 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편의점 주인 미스터 김과 그의 가족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세대 간 갈등과 고민, 화해를 코믹하게 풀어냈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이 작품들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정체성의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석 3만 원. 1644-2003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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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팬텀에서 선지자 고양이로 변신한 ‘빵 서방’

    “야구, 농구, 축구 등 운동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스포츠 마니아예요. ‘캣츠’는 모든 배우가 주인공이고, 한 명 한 명이 빛나기에 팀 경기를 하는 것 같아 즐거워요.” 다음 달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에서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 역을 맡은 브래드 리틀(53·미국)은 설레는 표정이었다.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3일 그를 만났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을 2700여 회나 맡아 ‘영원한 팬텀’으로 불리는 그지만 ‘캣츠’ 첫 출연의 설렘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신인 배우 같았다. 올드 듀터러노미는 고양이들의 지혜로운 지도자로, 성악 발성에 큰 체격을 지닌 베테랑 배우가 맡는다. 풍부한 성량과 중량감 있는 목소리로 ‘지킬 앤 하이드’ ‘에비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에 출연하며 20여 년간 무대를 누빈 그에게 딱 맞는 역할이다. “‘캣츠’ 오디션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영상물을 만들어 영국에 보냈어요. 합격 소식에 환호했죠. 어릴 적부터 최근까지 고양이를 키웠기 때문에 고양이의 자세와 행동을 떠올리며 연습하고 있답니다.” ‘캣츠’는 해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배우들을 훈련시킨다. 올해는 배우들이 애용하는 향수를 리허설용 꼬리에 각각 뿌린 뒤 냄새로만 자기 꼬리를 찾게 했다. “젊은 배우들은 금방 찾던데 저는 나이가 있는지라 3, 4번 실패한 끝에 겨우 해냈어요. 또 올드 듀터러노미는 주로 서 있는데요, 직립한 고양이 자세가 꽤 어렵더라고요.” 이번에 공연되는 ‘캣츠’는 군무의 역동성을 강화해 더욱 생동감 넘치게 업그레이드됐다. “초반부에 고양이들이 다 함께 격렬하게 춤추는 장면이 있어요. 아, 진짜 힘들어요. 참, 늦게 입장하시면 제 춤을 못 보니까 꼭 일찍 오세요.”(웃음) 그는 올해 4월 공연계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한국 여성과 결혼해 서울에서 살고 있다. ‘브래드’라는 이름 때문에 한국 팬들 사이에서 ‘빵 아저씨’로 불렸다. 결혼 후 ‘빵 서방’으로 바뀌었다고 전해주자 폭소를 터뜨렸다. “장인어른이 ‘리틀’의 앞 글자를 따서 ‘이 서방’이라고 부르세요. ‘빵 서방’이라고 하니 한국 관객들의 ‘대표 서방’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네요.” 그는 제작자로도 영역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영어로 된 공연을 만들어 아시아 투어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곤 해요. ‘캣츠’ 공연이 끝나면 중국에서 도전해 볼 예정이에요.” 한국에서 많은 공연을 해 온 만큼 한국 뮤지컬계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특히 제작비 가운데 스타 배우의 개런티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인 톱 배우의 출연료는 브로드웨이의 3, 4배나 돼요. 리키 마틴이 받는 수준이죠. 제작에 쓸 비용이 줄어 작품의 질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실력 있는 배우를 더 많이 키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육자로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은 작품은 여전히 많단다. “‘맨 오브 라만차’의 돈키호테 역을 꼭 해보고 싶어요. 코믹하면서도 진중한 면이 있는, 깊이 있는 캐릭터죠. 다음에는 돈키호테 역으로 인터뷰할 수 있길 고대할게요.”(웃음) 7월 11일∼9월 10일, 6만∼15만 원. 1577-3363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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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스타와 함께 처음 무대 오르는 대작 뮤지컬

    홍광호 류정한 임태경 한지상, 마이클 리….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이들이 초연 대형 뮤지컬로 무대에 선다. 다음 달 개막하는 뮤지컬 ‘시라노’(7월 7일∼10월 8일·서울 LG아트센터)와 ‘나폴레옹’(7월 15일∼10월 22일·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시라노’는 크고 못생긴 코를 가졌지만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닌 시라노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프랑스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지킬 앤 하이드’에서 호흡을 맞췄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작사가 레슬리 브리커스가 또다시 손잡았다. 시라노 역은 홍광호 류정한 김동완이 맡았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류정한이 프로듀서로 처음 참여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 공연되는 뮤지컬인 ‘나폴레옹’은 나폴레옹과 그를 이용하려는 정치가 탈레랑, 나폴레옹의 연인 조제핀의 야망과 사랑을 그렸다. 2년 만에 뮤지컬에 복귀한 임태경을 비롯해 한지상, 마이클 리가 나폴레옹을 연기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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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기술 첫 활용… 대구서 ‘뮤지컬天國’ 열린다

    제1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23일부터 7월 10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계명아트센터 등에서 열린다. 영국, 러시아, 프랑스를 비롯해 중국, 대만, 폴란드, 인도, 한국 등 8개국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개막작인 영국의 ‘스팸어랏’과 폐막작인 폴란드의 ‘폴리타’ 등 공식초청작 9편을 포함해 모두 26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영국 배우들이 내한 공연하는 ‘스팸어랏’은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이 성배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폴란드 뮤지컬 ‘폴리타’는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폴란드 출신 할리우드 배우 폴라 네그리의 일대기를 담았다. 세계 최초로 뮤지컬에 3차원(3D) 입체 기술을 사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처음 선보이는 인도 작품인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는 뮤지컬, 콘서트, 무용 등이 녹아든 인도 영화 특유의 매력이 무대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중국에 이어 인도를 한국 뮤지컬 진출을 위한 주요 국가로 선정해 교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마담 류시올’은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받았던 조선시대 인물 ‘어우동’의 삶을 각색해 애크로배틱으로 표현했다. 뉴욕에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유쾌하게 풀어낸 대만의 ‘뉴요…커’와 사랑의 가치를 그린 중국의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도 공연된다. 재즈와 러시아 전통 민요로 인물의 심리를 표현한 러시아 뮤지컬 ‘게임’도 있다. 국내 공식 초청작은 종갓집과 장(醬)을 소재로 시대의 변화와 장인정신에 대한 고민을 둘러싸고 한바탕 소통이 벌어지는 ‘장 담그는 날’과 아이들의 생활을 실감나게 그린 스테디셀러 가족극 ‘우리는 친구다’이다. 이 밖에도 신영숙, 이건명, 임혜영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투란도트’와 한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의 일대기를 그린 ‘비 갠 하늘’도 만날 수 있다. DIMF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된 뮤지컬은 소설 속 살인마가 현실에 나타나는 ‘더 픽션’,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에 기억을 지우려는 남자의 여정을 그린 ‘기억을 걷다’ 등 4개다. 홍보대사는 배우 최정원, 민우혁이 맡았다. 장익현 DIMF 이사장은 “지난 10년이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진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딤프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축제로 업그레이드되는 시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544-1555, 053-622-1945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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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노무현입니다’ 다큐 영화 중 최단기간에 관객 100만명 돌파

    ‘노무현입니다’가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최단기간에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제작사인 영화사 풀은 이 다큐가 개봉 열흘 만인 3일 관객 100만 명을 넘었다고 4일 밝혔다. 다큐 영화 가운데 최다 관객을 동원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480만 1872명)는 개봉 18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노무현입니다’는 개봉일인 지난달 25일 관객 7만 8397명이 영화관을 찾아 다큐 영화 가운데 첫날 최다 관객을 모았다. 개봉 3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20만 명을 넘었다. 스크린 수는 처음 580개에서 3일째에는 775개로 늘었다. 3일 기준으로는 627개다. 박스오피스 순위(최근 일주일 기준)는 ‘원더 우먼’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대립군’에 이어 4위다. 영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실시한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지지율 2%로 시작해 대선후보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희정 충남지사, 유시민 작가 등 39명이 인터뷰를 통해 ‘인간 노무현’을 말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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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불교 창시 박중빈 대종사 일대기 연극으로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1891∼1943)의 삶을 그린 연극이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4∼7일 무대에 오른다. 연출가 이윤택이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일을 어찌할꼬!’는 소태산의 인간적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삶에 대해 의문을 갖고 수행하는 젊은 시절의 소태산 역은 윤정섭이 맡았다. 깨달음을 얻어 원불교를 개교한 후의 생애는 이원희가 연기한다. 원불교 교도이기도 한 이 연출가는 “신비주의적인 면은 배제하고 소태산의 허물 없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철저히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소태산은 물질의 발달로 정신이 쇠락할 것을 예견하고 정신이 개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격변하는 이 시기에,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시대정신을 원불교의 힘을 빌려 연극에 담아내려 했다”고 덧붙였다. 음악 감독 및 작곡은 최우정, 가곡 작곡과 소리는 김민정이 각각 맡았다. 작창(作唱)은 안이호, 편곡은 황승경 신유진이 담당했다. 1만∼1만5000원. 02-763-1268, 070-7011-9622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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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유아 “주인공 됐단 소리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

    국립창극단에 들어온 지 8개월 된 인턴 단원이 주연을 꿰찼다. 연극 ‘야끼니쿠 드래곤’으로 유명한 재일교포 3세 연출가 정의신 씨가 2015년 처음 도전한 창극이었기에 더욱 화제가 됐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하녀 그루셰 역을 맡은 조유아 씨(30)다. 그는 지난해 정단원이 됐다. 다음 달 3일 막이 오르는 이 공연에서 다시 그루셰를 연기하는 조 씨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25일 만났다. 전남 진도군이 고향인 그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극중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부 아내 역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주인공은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배역 공지를 보고 너무 놀라서 아침에 자다가 벌떡 일어났어요. 걱정이 많이 됐는데, 첫 공연 때는 이상하게 담담하더라고요. 무대에 저 혼자 있는 것 같았어요.” ‘코카서스…’는 독일의 유명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동명 희곡을 각색한 창극. 낳은 정과 기른 정을 둘러싼 갈등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전쟁이 나자 아들을 버리고 달아난 영주 부인 나텔라(김미진)와 그 아이를 키운 그루셰가 서로 자신이 엄마라고 주장하며 재판을 벌인다. 정 연출가는 조 씨에 대해 “그루셰처럼 시골 소녀 같다”고 말했다. 초연 당시 표가 매진됐고, 추가 공연을 할 정도로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매일 링거를 맞으며 무대에 섰어요. 힘들었지만 끝내기 아쉬웠는데, 추가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곧바로 ‘네, 할게요!’라고 답했어요.” 미혼인 그는 아이 엄마의 심정을 느껴보기 위해 아기 인형을 집에 가져가 어르고 달래며 이야기를 나눴다. 배고픈 아이에게 빈 젖을 물리는 장면을 위해 아이가 있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할머니, 아버지가 모두 소리꾼인 조 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히 아버지 친구를 따라 판소리 학원에 갔다가 소리에 빠져들었다. “소리가 너무 재미있어요. 한데 어머니가 초연을 보시고는 ‘연기가 어색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엔 농익은 그루셰를 보여드릴게요. 관객들에게 ‘연기자인데 소리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거든요.” 6월 3∼1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 원. 02-2280-4114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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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작품 아니면 극단 문 닫을 뻔했죠”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은 극단 맨씨어터는 ‘믿고 보는 극단’으로 통한다. 배우 우현주(47)가 2007년 친한 또래 여배우 정수영 정재은 등과 만든 이 극단은 ‘썸걸즈’ ‘울다가 웃으면’ ‘디너’ ‘은밀한 기쁨’ ‘데블 인사이드’ ‘흑흑흑 희희희’ 등을 올리며 차곡차곡 신뢰를 쌓아갔다. 다음 달 6일 개막하는 연극 ‘프로즌’ 공연을 앞두고 우현주 맨씨어터 대표와 배우 이석준(45)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24일 만났다. 이 작품은 극단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2015년 극단을 접어야 하나 고민하던 중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선택한 게 ‘프로즌’이었어요.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됐고 추가 공연까지 하게 돼 극단을 계속 운영하게 해 준 고마운 작품이에요.”(우 대표) 작품은 소아성애가 있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랄프(이석준 박호산 이창훈)와 그에 의해 딸을 잃은 낸시(우현주), 연쇄살인범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 아그네샤(정수영)가 출연해 극한의 감정을 오가며 상실과 트라우마, 복수와 용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밀도 있게 고찰했다. 초연 때도 랄프 역을 했던 이 씨는 “센 작품을 많이 했지만 그중에서도 ‘프로즌’은 단연 ‘멘털 갑’이다. 어릴 적 얼마나 학대를 받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를 죽일까 가늠해 보려 하지만 상상력의 한계치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두 아들의 엄마인 우 대표는 낸시의 아픔에 너무나 공감하기에 감정을 절제하느라 애쓰고 있다. “절대 겪고 싶지 않은 일을, 극 중이지만 매일 마주하다 보니 고통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김광보 연출가가 ‘더 깊이 들어가라’고 요구하는데 ‘그러면 난 죽어요’라고 말했을 정도라니까요.” 이 씨는 초연 때 학대당하는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자기 뺨을 너무 세게 쳐서 턱관절이 빠지는 바람에 한동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번에는 사이코패스의 심리로 완전히 넘어가보려 애쓰고 있어요. 완벽한 고통을 맛보겠지만 진심을 담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맨씨어터는 연출가가 아닌 배우가 만든 극단이기에 배우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 씨를 비롯해 전미도 박호산 등 모두 19명이 활동하고 있다. 남녀 비율은 반반이다. 실력파 배우들이 모인 단단한 극단이 된 데에는 동호회처럼 편하면서도 성실하게 연습하는 분위기를 만든 우 대표의 리더십이 한몫했다. 스타 연출가인 김광보 씨가 한 해에 작품 하나는 꼭 맨씨어터와 하겠다고 약속했을 정도다. “‘썸걸즈’를 하며 연극배우로서 행복을 맛봤어요. 맨씨어터는 배우로 성장할 수 있게 길을 터주고, 배우 인생을 새로 쓰게 해준 곳이에요. 평생 갚아야 할 것을 받았어요.”(이 씨) 이 말에 우 대표의 눈이 빨개지더니 결국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카리스마 넘치던 무대 위의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아, 너무 고마워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신진 작가와 함께 성장하며 창작극을 더 많이 올리려고 해요.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10년을 보내고 싶어요.”(우 대표) “지난 10년간 참 즐거웠어요. 작품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삶과 사회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이 씨) 6월 6일∼7월 16일 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5만 원. 1577-3363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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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데이터 활용 경진대회’에 도전하세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정보원이 주관하는 제5회 문화데이터 활용 경진대회가 다음 달 15일까지 열린다. 이 대회는 문화예술, 도서, 관광, 체육 등 8개 분야의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었다. 공모 분야는 제품 개발과 아이디어 등 2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공모 범위는 웹이나 앱 혹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 시나리오, 영상 등으로 다양하다. 문화데이터와 교육, 교통, 과학 등을 연계한 융·복합 서비스도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상금을 수여한다. 우수한 아이디어나 제품은 ‘문화데이터 활용기업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진대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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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현문화나눔협회, 문화소외계층 등 1500여 명 초청 음악회 개최

    선현문화나눔협회가 ‘제1회 선현문화나눔 음악회’를 29일 오후 8시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개최한다. 뮤지컬 배우 신영숙, 가수 정기고, 바리톤 정경 등이 출연해 클래식, 뮤지컬,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이날 행사에는 문화소외계층 등 1500여 명을 초청한다. 지난해 설립된 선현문화나눔협회는 신년음악회, 뮤지컬 공연 등을 통해 문화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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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연극 중간에 나가면 다시 못 들어오니?” 최근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20대 남성이 옆자리 여성에게 물었다. 여성은 “인터미션 없이 100분 동안 진행되니까 화장실은 미리 다녀오시는 게 좋다”라고 답했다. 둘 사이에는 조심스러운 기운이 감돌았다.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 같다고 할까. 연인이 공연을 함께 보는 건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있다. 다닥다닥 붙은 소극장 의자에 나란히 앉아 숨소리까지 들리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다 보면 친밀함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시민의 삶을 따뜻하게 그린 창작뮤지컬 ‘빨래’는 연인과 보기 좋은 작품이다. 첫사랑을 찾아다니는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도 깜찍하다. 마음껏 웃으며 ‘무장해제’되고 싶다면 코믹 연극 ‘라이어’가 제격이다. 올해는 ‘라이어’ 20주년을 맞아 이종혁 안내상 우현 등 작품을 거쳐 간 배우들이 출연하는 ‘스페셜 라이어’가 공연 중이다. 소극장에서 공연 보기. 데이트 코스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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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에 서니 부자된 것 같고 살아있는 느낌”

    지난해 초연된 연극 ‘킬 미 나우’를 네 번 봤다. 볼 때마다 다른 대사, 다른 감정이 훅훅 들어왔다. 그 무대에 서길 소망했는데, 올해 꿈이 이뤄져 얼떨떨하고 설렌단다. 연기 경력 20년이 훌쩍 넘은 배우 신은정 씨(43)의 이야기다. 드라마 ‘미생’에서 워킹맘 ‘선 차장’으로 열연했던 그는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중인 ‘킬 미…’를 통해 처음 연극 무대에 데뷔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8일 만난 그는 살짝 상기된 얼굴이었다. 그는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부자가 된 것 같고,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신 씨는 ‘킬 미…’에서 중증 장애가 있는 아들 조이(윤나무, 신성민)를 돌보느라 자기 삶을 포기한 제이크(이석준, 이승준)를 위로하고 아픔을 나누는 로빈 역을 맡았다. 로빈에게는 남편과 아들이 있지만 너무나 멀고 차가운 존재들이다. 한데 제이크마저 병으로 몸이 서서히 마비된다. 어마어마한 통증이 덮쳐 오자 제이크는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 신 씨는 제이크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면서도 외로움이 묻어나는 로빈 역을 매끄럽게 소화하고 있다. “공연을 할 때마다 눈물이 나요. 시간이 지나면 감정이 무뎌져야 하는데, 갈수록 헤어나기가 쉽지 않네요. 동료 배우들도 같은 말을 해요.” 공연이 중반을 넘어가면 객석 곳곳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는 촉망받는 작가였던 제이크가 쓴 책을 조이에게 읽어주는 장면이 가장 가슴에 와 닿는다고 했다. “책 서문이 ‘태어나는 모든 아이는 완벽한 존재다’로 시작해요. 실제 아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것이기에 그 의미가 절절하게 다가와요.” 남편인 배우 박성웅 씨(44)도 지난달 막을 내린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냉철한 경호원 프랭크 파머 역으로 처음 무대 연기에 도전해 호평을 받았다. 박 씨는 공연을 앞두고 긴장한 그에게 “하다 보면 좋아질 거야”라고 응원했다. 그는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역적’에서 홍길동의 어머니 역을 맡았고, 최근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 역을 하는 등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단아한 아내부터 표독스러운 악녀까지 자유자재로 연기한다. “악역을 할 때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런 반응이 참 재미있어요. 강인한 역할은 물론이고 진상 부리는 역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할머니 분장이 필요 없을 때까지 연기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할 것 같아요.(웃음)” 7월 16일까지. 2만∼5만 원. 02-766-6007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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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시현 “헤이그 특사들의 먹먹한 이야기에 이틀 밤새웠어요”

    “곡을 쓰려니 미칠 것 같았어요. 이틀 동안 밥도 못 먹고 잠을 못 잔 적도 있어요.” 작곡가 송시현 씨(52)는 헤이그 특사를 소재로 만든 창작뮤지컬 ‘밀사: 숨겨진 뜻’의 음악을 작곡하면서 가슴앓이를 심하게 했다. 특사들의 삶에 가슴이 먹먹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밀사’는 고종의 명을 받아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알리기 위해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된 특사 이준, 이상설, 이위종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그중 이위종의 삶에 초점을 맞췄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젊은이가 성장통을 겪으며 애국지사로 변모하는 것으로 그렸다. 이위종은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7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수재였다. 만국평화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한 특사들이 각국 기자들에게 조선의 비통한 현실을 절절히 알릴 수 있었던 데는 이위종의 역할이 컸다. “특사가 된 후 종신형을 선고받아 해외를 떠돌며 독립군, 러시아 장교로 활약했지만 언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모른다는 게 참 안타까웠어요. 그분의 꿈을 반드시 작품으로 남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송 씨는 가수 이선희가 부른 ‘한바탕 웃음으로’,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나 항상 그대를’ 등을 만든 스타 작곡가. 극본을 쓴 오세혁 씨는 “송시현 작곡가를 믿었기에 쓰고 싶은 대로 다 썼다”고 말했다. 송 씨는 “곡을 쓰기에는 가사가 너무 어려워 처음에는 오세혁 씨가 진짜 미웠다”며 웃었다. 하지만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밀사’의 음악은 국악의 느낌을 더한 클래식과 발라드, 슬라브 포크, 록 등이 어우러져 애잔하면서도 웅장하다. ‘반짝이는 것’, ‘우리는 춤을 춘다’는 멜로디가 귀에 꽂히며 여운이 오래 남는다. 중학생 때부터 홀로 작곡을 한 송 씨는 가요와 뮤지컬 넘버 등 지금까지 4000여 곡을 만들었다. 2001년 ‘알라딘의 요술램프’를 시작으로 ‘들풀의 노래’ ‘청년 장준하’ 등 70여 개의 뮤지컬 곡을 썼다. 연출가로 참여한 뮤지컬도 20여 개나 된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매거진 ‘송시현의 월간 꿈결 같은 세상’을 통해 음원을 꾸준히 선보였다. 그는 이야기를 듣거나 만들어 보면 악상이 떠오른다. 그래서 매일 영화를 한 편 이상 보려 애쓴다. “5·18민주화운동을 생각하며 ‘한바탕 웃음으로’를 만들었어요. ‘사랑이 지는 이 자리’는 헤어지는 남녀가 벤치에 앉아 어떤 대화를 할까 상상하며 썼고요.” 그의 꿈은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창작 뮤지컬을 만드는 것. 지난해 콘서트를 여는 등 가수로도 계속 활동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뮤지컬 배우에도 도전해 보고 싶단다. 그는 “지금까지 쓴 4000여 곡 중 10여 곡을 히트시켰으니까 타율이 진짜 낮은 것”이라며 “그러니 쓰고 또 써야 한다”며 시원하게 웃었다. 6월 11일까지. 2만∼5만 원. 02-399-1772∼4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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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묵화 느낌 물씬… 한복 입은 ‘로미오와 줄리엣’ 온다

    한국적 색채가 듬뿍 묻어나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온다. 오태석 극작가 겸 연출가(77)가 각색하고 연출한 이 작품은 25일부터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올해는 그가 등단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1995년 초연한 그의 ‘로미오…’는 우리말의 운율을 살린 노래 같은 대사에 청사초롱, 풍물, 한국적 몸짓 등을 더해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을 한국적인 미학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작과 달리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고 난 뒤에도 두 집안이 화해하지 않고 더 큰 원한에 휩싸이며 칼부림을 벌이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작품은 영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무대는 이전보다 더 단순해지고 수묵화 같은 느낌이 강조됐다. 오 씨는 “대사를 구어체로 더 간결하게 표현했다. 기와도 청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꾸고 의상은 하얀 모시를 많이 사용해 한 폭의 동양화처럼 그렸다”고 말했다. 주렁주렁 많았던 장식을 긁어내는 마음으로 손질했다는 것. 배우들의 움직임은 더 밝아지고 역동성이 강화됐다. 그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는 생각에 이 작품을 다시 올린다고 했다. “‘로미오…’에서는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싸우다 젊은이들이 줄줄이 죽어 나가잖아요. 한국도 마찬가지예요. 분단 상황은 70년이 흘러도 변함이 없고, 한국 내부도 분열되고 서로 반목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는 걸 막아버리는 사회 구조가 너무나 안타까워요.” 그는 작품을 통해 우리 민족이 환하고 은근한 아름다움과 힘을 가졌다는 점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신호 정지영 정진각 송영광 등 출연. 25일∼6월 18일. 2만∼3만 원. 1644-2003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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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가 탄압 예상… 시간 빨리 가길 기다렸을 뿐”

    “그런 일이 있을 거라 예상했기 때문에 당황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내가 당사자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17일 서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만난 박근형 연출가(54)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공연계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고초를 겪은 대표적 인물이다. 이곳에서는 그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재공연되고 있다. ‘모든…’은 2016년 한국의 한 부대에서 탈영한 병사, 1945년 자살특공대를 선택한 조선인 가미카제, 2004년 이라크 무장단체에 살해된 한국인, 2010년 백령도 초계함에서 숨진 해군의 이야기가 팽팽하고 밀도 있게 교차된다. 지난해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시청각디자인상 수상작이다. 박 연출가는 2013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한 연극 ‘개구리’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각종 지원에서 배제됐다. ‘모든…’은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작품에 선정됐지만 예술위의 강요로 그는 지원포기서를 써야만 했다. “많은 사람이 힘든 시기를 보냈고, 저도 그중 한 사람일 뿐입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진 않았어요. 그저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기다렸습니다.” 그는 ‘개구리’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 일을 사실대로 쓴 것이라고 했다. 대사가 거칠고 너무 노골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나는 ‘날것’ 그대로를 무대에 많이 올렸다”고 답했다. ‘개구리’를 재공연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작품의 유명세에 편승하고 싶지 않습니다. 능력이 부족해 내가 말하려는 바를 흡족하게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모든…’이 군인을 희화화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군대 시스템은 개선할 점이 있지만 우리를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군인은 고마운 존재입니다. 그런 군인을 희화화했다면 못된 짓이죠.” 실제 이 작품은 국가, 전쟁, 군대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스러져간 개인을 한 명 한 명 비추며 이들도 사연이 있고, 삶을 이어가려는 열망이 강한 존재였음을 웅변한다. “가미카제가 돼 야스쿠니신사에 묻힌 조선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가슴이 아팠어요. 자발적인 선택일 수도 있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사정이 있었겠죠.”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군대와 관련된 비극적인 상황을 스케치하듯 보여주고 싶었단다. “분단과 약소국의 설움 등 현재 진행형인 문제를 생각해 보자는 취지였어요. 동시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버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게 연극이니까요. 감히 희망은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시대적으로 후퇴한 한국 사회가 다시 첫발을 내디디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된 이유를 찾기 위해 마당을 하나하나 쓸며 비질하는 마음으로 걸어 나갈 겁니다. 관객을 즐겁게 만들 일도 찾을 거고요.” 공연은 6월 4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16, 17일)과 성남아트센터(22∼24일)에서도 공연된다. 3만 원. 02-758-2150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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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택 “철저히 아웃사이더로 지낼 것… 文정부, 문화 르네상스 꽃피우길”

    “2012년 대선에서 떨어진 후 만났을 때 ‘내가 진영 논리에 갇혔다’고 하더군요. 패배한 원인을 정확히 알고 있어서 두 번 실수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죠.”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고 동창인 이윤택 연출가(65)는 ‘친구 문재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이 연출가를 만났다. 요즘 경남 밀양연극촌과 부산에서 주로 머무는 그는 국제극예술협회(ITI) 특별상 수상을 위해 이날 서울에 왔다. 문 대통령과 그는 고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이 인연으로 이 연출가는 2012년 대선 때 찬조 연설을 했다. 문 후보가 소풍 갈 때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업고 간 이야기, 연극표 100장을 팔아 달라고 부탁하면 대개 표값 100만 원을 주는데, 문 후보는 64만 원을 입금하고 손때가 묻어 새카매진 표 36장을 돌려준 이야기를 했다. 일일이 표를 팔고 다닌 것. 문 후보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한 이 연설은 화제가 됐다. 이 연출가는 대선 패배 뒤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윤택아, 니 말 참 잘하데. 니가 대통령 나왔으면 될 뻔했다.” “아이다, 재인아. 말 잘 못해도 인품이 묻어나면 그기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데이.” 결국 이 연출가는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정부 지원금 대부분이 끊겼다. 그는 “시대적 압력을 견뎌야 하는 지식인으로서 영광스러운 수모라 여겨 달게 받아들였다”며 껄껄 웃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진 뒤 이 연출가는 “이제 괜찮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문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사실 학창 시절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반에서 1, 2등을 했고 사회철학적인 모임에 참여했어요. 난 ‘소신 있게’ 공부 안 한 악동인 데다 합창, 문예반을 했죠.” ‘노는 물’이 달라 딱히 학창 시절 추억이랄 것은 없다는 게 이 연출가의 말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문 대통령은 입학할 때 입던 교복을 3학년까지 내내 입어서 소매가 껑충 짧아진 채 반들반들 닳아 있었다. 배를 곯아서 얼굴이 부르튼 미소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연출가는 부산에서 연극을 시작한 후 당시 ‘문변’을 몇 번 찾아갔다. “1987년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렸다가 경찰이 무허가로 운영하던 소극장을 헐어버리겠다고 해서 법적 자문을 받았어요. 물론 자문료는 못 줬고요.” 그는 새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면 집중적으로 더 투자해 고정 레퍼토리로 축적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일자리 창출을 경제 영역뿐 아니라 문화에도 적용시켜야죠. 이를 위해 문화예술인에게 의료, 교육, 생계지원 등 보편적 복지를 시행해야 합니다.” 그는 또 대통령은 인간과 사회에 대해 통찰하고,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며 미래를 제시하는 철학적 사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 예술의 르네상스가 꽃을 피워야 정권의 정당성도 완성됩니다. 조선의 세종과 영·정조, 영국 엘리자베스 1세 때가 그랬어요.” 문화계 일각에서는 이 연출가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부 요직을 맡지 않을까 하는 얘기도 나온다. “나 말고도 장관 할 사람은 많다”는 게 그의 말이다. “내가 자리 맡으면 비선 실세가 되고 나중에 전부 감옥 가요.(웃음) 문 대통령은 동창이 청와대를 찾아가도 의자 돌리는 사람인데, 저를 시켜줄 리도 없고요. 내 별명이 ‘문화 게릴라’ 아닙니까. 부산에서 후배 양성하며 철저히 아웃사이더로 지낼 겁니다. 하하.”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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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년째 엄마와 딸… 무대에서 친모녀처럼 호흡 척척

    “내 품에 쏘옥 안기고 호흡도 척척 맞고…. 딸 역할로 미선이만 한 배우는 없을 거예요.”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19일 막이 오르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에서 엄마로 무대에 서는 강부자 씨(76)는 전미선 씨(47)를 바라보며 싱긋이 웃었다. 8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 씨는 “지금도 하루에 하나씩 강 선생님에게 배우고 있다”며 수줍게 말했다. 이들은 2009년 초연 때부터 이 작품을 함께 했다. ‘친정 엄마…’는 전국 곳곳은 물론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국내외에서 700회 이상 공연되며 누적 관객 62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에 사는 깍쟁이 딸 미영은 연락도 없이 시골 친정을 찾고,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나며 궁상맞게 사는 엄마의 모습에 화를 낸다. 미영이 암에 걸린 사실을 털어놓으며 모녀는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강 씨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잔잔히 풀어낸 것이 이 작품이 지닌 힘”이라고 말했다. 10년 가까이 공연을 하며 크고 작은 사건도 많았다. 시골 극장에서 공연할 때는 길고양이가 무대에 올라왔다. “미선이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데, 다행히 고양이가 ‘야옹’ 소리도 안 내고 사라져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관객들은 눈치를 못 챘고요.”(강 씨) 세트가 바뀌어 부엌에 문턱이 생겼는데, 강 씨가 이에 걸려 넘어져 들고 나오던 밥상을 엎은 적도 있었다. 두 사람은 공연의 일부인 것처럼 “이걸 어째!”라고 외치며 음식을 주워 담은 후 연기를 이어갔다. 전 씨의 아들이 일곱 살 때 공연을 보러 와서 엄마가 실제로 죽는 줄 알고 엉엉 울며 통곡하기도 했다. “어떻게 감정을 표현할지 고민될 때 선생님에게 여쭤보는데, 한 줄만 읽어주셔도 답이 나와요. 지금까지의 경험을 녹여서 이번에는 더 잘 표현해야 할 텐데요.”(전 씨) 이 말을 들은 강 씨는 “지금까지 했던 대로만 하면 돼”라며 다독였다. 두 사람은 무뚝뚝한 성격이어서 가족에게 사랑을 많이 표현하지 못하지만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를 전달한다고 했다. 강 씨는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는 물론 뮤지컬, 오페라 등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년의 사랑 이야기도 좋고,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캣츠’, ‘맘마미아’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어요. 가슴에서 불덩이가 활활 타고 있거든요.”(웃음) 전 씨는 연기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히길 소망했다. “발랄한 역할, 무거운 역할 등을 다양하게 하고 싶어요. 계속 배워서 선생님처럼 넓고 큰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전 씨) 19∼28일. 5만5000∼7만7000원. 02-542-4145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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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가곡의 원류 한권의 책으로 집대성

    ‘동무생각’ ‘희망의 나라로’ ‘선구자’ 등 한국 유명 가곡의 원류를 찾아 정리한 책이 나왔다. CBS 사장을 지낸 이정식 서울문화사 사장이 최근 출간한 ‘가곡의 탄생’(반딧불이·사진)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작곡가, 작사가의 삶을 살펴보고 독도, 대구와 중국 지린(吉林) 성 룽징(龍井), 일본 교토 등 국내외 곳곳을 답사하며 가곡이 태어난 배경과 의미를 짚었다. ‘선구자’에 나오는 룽징의 ‘일송정’, ‘해란강’, ‘용두레 우물가’ 등 노래의 배경이 된 곳과 노래비를 촬영한 사진도 책에 실려 있다. ‘동무생각’은 작곡가 박태준이 짝사랑하던 여학생에 대한 마음을 시인 이은상에게 이야기해 가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홀로 아리랑’을 작사·작곡한 한돌은 함경도 피란민의 아들로,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뗏목 탐사를 하고 독도를 바라보며 오랜 시간 공들인 끝에 곡을 만들어냈다. 부록으로 작곡가 이안삼 인터뷰, 작곡가 김효근의 감성콘서트 등을 실었다. 가곡이 태어난 과정과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면 가곡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앞서 저자는 2011년 가곡 에세이 ‘사랑의 시, 이별의 노래’를 펴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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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할아버지, 오르페우스가 되세요

    “마누라가 탔는지 안 탔는지 확인도 안 하고 가버리네요.” 한산한 휴일 전철에서 할머니의 숨찬 목소리가 들렸다. 옆자리에는 할아버지가 멋쩍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훌쩍 앞서 걸어가던 할아버지가 전철에 먼저 탄 모양이다. 무릎이 좋지 않은지 뒤처져 걷던 할머니는 문이 닫히기 전 급히 뛰어 가까스로 올라탔다. “마누라 버리고 가도 모르겠다”는 할머니의 타박이 이어졌다. 할아버지는 “당연히 탄 줄 알았지…” 하며 연신 미안한 웃음을 지었다. 오르페우스는 저승에서 아내 에우리디케를 데리고 나올 때 절대 뒤를 봐서는 안 됐지만 초조한 마음에 고개를 돌렸다 아내를 영영 떠나보내야 했다. 오페라, 연극, 창극 등으로 끊임없이 변주되는 슬픈 사랑 이야기다. 걸음 빠른 할아버지들은 오르페우스가 되어도 좋다. 아니,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할머니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 할아버지, 길 가실 때 자주 뒤돌아보면서 할머니가 어디쯤 있는지 확인하세요. 나란히 걸으시면 더 좋고요!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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