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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기준 1인당 총소득 전국 1위, 하지만 늙은 도시.’ 저자는 울산을 이렇게 정의한다. 부유하지만 혁신을 주도할 청년들은 떠나고 장년 노동자와 퇴직자만 넘치는 껍데기 같은 도시. 신간은 ‘대한민국의 산업 수도’ 울산의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살핀다.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조선소에서 5년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를 펴내 주목받았다. 전작이 경남 거제시에만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울산을 통해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시각을 확장했다. 울산은 공장에서 기름밥, 쇳밥을 먹던 노동자들이 식구를 부양하는 ‘제조업 신화’가 완성된 곳이다. 1962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울산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한 이후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이 들어서 현재의 울산을 만들었다. 저자는 “정부와 기업가, 엔지니어, 노동자 모두가 만화 드래곤볼의 ‘원기옥’을 모으는 것처럼 부자 동네 울산의 기적을 써냈다”고 말한다. 일종의 ‘생산성 동맹’이다. 저자는 한국 제조업의 위기를 동맹의 와해에서 찾는다. 노사 간 불신으로 생산직 노동자가 배제된 채 엔지니어링에 기반한 혁신이 강제됐다. 엔지니어는 수도권 본사에, 노동자는 지방에 머물면서 공간의 분리가 이뤄졌다. 저자는 영국 맨체스터, 스웨덴 말뫼 등 울산보다 앞서 몰락한 선진국 도시의 사례도 충분히 검토해 우려 섞인 견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대한민국이 일부 선진국의 제조업 몰락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도시의 역량을 면밀히 평가해 지속 가능한 제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노동자와 기업 간 신뢰관계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제조업 대신 지식기반 경제로 산업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은 2020년 기준으로 국민총생산(GNP)의 27%를 제조업에 의존하는 나라다. 국가 혁신이 제조업 현장과 동떨어질 수 없는 이유다. 제조업 부흥뿐 아니라 지방소멸 위기, 계층 사다리, 젠더 갈등 등 사회학자로서 다양한 고민을 담아 눈길을 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8세기 서양이 동해를 일본이 아닌 한반도의 근해로 인식한 사실을 보여주는 네덜란드 고지도가 공개됐다. 동북아역사재단은 18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독도체험관에서 네덜란드 지도 출판자이자 서적상인 얀 바렌드 엘웨(1746∼1816)가 제작한 동아시아 지도를 선보인다. 1792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도에선 한국과 중국, 일본, 필리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로 60.1cm, 세로 50cm 크기다. 지도 속 한반도는 ‘조선왕국(R. DE COREE)’으로 표기돼 있다. 주요 마을은 물론 제주도, 울릉도, 독도도 표시돼 있다. 울릉도와 독도는 각각 ‘Fanlingtao’,‘Tchiangehantao’로 돼 있는데, 울릉도와 독도의 잘못된 한자를 중국어 발음으로 표기한 걸로 추정된다. 동해 수역은 ‘동해 또는 한국해(MER ORIENTALE OU MER DE COREE)’로 표기됐다. 18세기 후반 서양에서 동해를 일본이 아닌 한반도의 근해로 인지한 것이다. 재단은 네덜란드 고지도를 시작으로 다른 소장 고지도들을 매달 교체 전시할 예정이다. 재단은 고지도 2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서양에서 한반도와 동해, 독도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잠깐의 혼란스러움도 있었지만 이 악물고 잘 살고 있으니까요.” 26일 크리에이터 ‘빵먹다살찐떡’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양유진 씨(25)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9월 오랜 시간 머물던 자취방에서 영상을 만들어 틱톡에 올린 걸 계기로 구독자 100만 명을 거느린 크리에이터가 됐다. 이어 2022년에는 웹드라마 배우로 데뷔했다. 브이로그, 댄스 등 짧은 동영상 쇼트폼을 온라인에 주로 올린다. 그는 20일 출간한 에세이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를 통해 희귀질환 루푸스를 10년째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면역계 이상으로 자기 세포를 공격해 생기는 루푸스는 발병 후 10년 생존율이 90% 이상이지만 피부와 관절, 신장 등에 염증 반응이 수시로 나타나 관리가 필요하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을 앓으며 루푸스 발병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후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바나나’가 됐다. 증상 악화로 입·퇴원을 반복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건 특유의 긍정적 성격 덕분이었다. 바나나라고 놀림을 당해도 “내 별명이 하나 더 생겼네. 오히려 좋아”라고 생각했단다. “저는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성취감을 얻는 스타일이에요. 아파서 입원했을 때도 누군가에게 활기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크리에이터가 됐어요.” 신간 제목으로, 의연한 삶의 태도가 단단해 보여 그가 별명으로 지은 ‘갱스터 할머니’는 대학교 1학년 때 입원한 항암 병동에서 만났다. 병동에서 가장 많은 증상을 갖고 있던 할머니는 의사에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편한 약을 달라”고 했지만 의연히 병을 견뎌냈다. 알고 보니 할머니는 남편이 결혼 생활 내내 바람을 피운 아픈 과거를 갖고 있었다. 그는 “어떤 원망도 후회도 없어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강한 분’이라고 느꼈다”며 “할머니의 삶의 태도가 나의 이상향과 같아 책 제목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병동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는 그에게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열망을 안겨줬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처음에는 주변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지만, 나중엔 대화에 끼어들게 됐다. 그는 “간호사에게 허락을 받고 환자들과 병동 가운데 모여 짜장면을 시켜 먹은 기억이 난다. 힘든 병실 생활 속에서도 즐거운 기억이 많다”고 했다. 책을 본 독자들이 어떤 메시지를 받았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보다 더 힘든 분들도 많을 텐데 내가 감히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삶의 모양이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만일 이 비석이 없었다면 고구려가 신라와 백잔(百殘·백제를 낮춰 일컫는 말)을 정벌한 일은 깊이 파묻혀 세상에 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 금석학자 나진옥(1866∼1940)이 1908년 광개토대왕릉비에 대해 쓴 글 ‘고려호태왕비발(高麗好太王碑跋)’의 일부다. 고려호태왕비발은 고구려의 시호와 광개토대왕의 재위 기간 및 사망한 해, 비문 중 장례일자 등을 토대로 광개토비의 건립 연도를 414년으로 고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발간한 고고학지 29권에는 고려호태왕비발 등 중국 학자들이 광개토비에 대해 쓴 글 11편이 한글로 번역돼 실렸다. 이 자료들은 그동안 비석 건립 시점이나 탁본 제작 과정을 살펴보는 근거로 활용돼 왔다. 논문을 통해 일부가 번역된 적은 있지만, 전문을 번역해 역주를 단 것은 처음이다. 박물관은 비문 원석 탁본인 청명(靑溟)본 구입과 비석 디지털 복원본 공개를 계기로 역주 자료를 작성했다. 이태희 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그동안 광개토비 관련 중국 자료를 일부만 번역해 소개하다 보니 내용의 전후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역주 자료가 비석을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고고학지 29권은 고구려의 영토 확장과 고분벽화 등을 다룬 논문을 포함해 ‘고구려 특집’으로 구성됐다. 이번 자료는 박물관이 진행 중인 선사고대관 내 고구려실 개편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박물관은 신라나 백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고구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상설관 내 고구려실 면적은 258㎡로 신라실(718㎡)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고구려의 영토가 현재의 북한이나 만주 지역에 걸쳐 있어 신라, 백제에 비해 발굴 유물이 적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올해 말까지 고구려실 면적을 두 배 가까이(478㎡)로 늘리고, 관련 전시품도 확대할 예정이다. 윤상덕 박물관 고고역사부장은 “1990년대 이후 남한에서 발굴된 유물도 새롭게 전시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발굴 조사가 진행된 고구려 성곽인 경기 연천군 호로고루(瓠蘆古壘) 유적이 대표적이다. 고구려 초석 건물터와 지하 집수정 등이 발견된 호로고루는 5세기 고구려의 남진 정책을 위한 군사 요충지로 활용됐다. 2004년 사적으로 지정된 ‘아차산 일대 보루군(堡壘群)’에서 출토된 생활용구와 무기류도 고구려실 전시에 포함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신라 왕성(王城)이 있던 경주 월지의 출토품에서 고려시대 기와로 추정되는 유물 200여 점이 최근 발견됐다. 고려왕조가 들어선 후에도 통일신라시대의 일부 궁궐이 존속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다. 25일 국립경주박물관은 “1976년 월지에서 출토된 유물 3만3000여 점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고려시대 추정 기와 200여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2032년까지 수장고에 보관된 월지 출토품 전량을 재조사하는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고려시대 추정 기와는 ‘옥간요(玉看窰)’가 새겨진 기와 1점과 평평한 면에 원형 돌기 문양을 새긴 일휘문(日輝文) 수막새 8점, 국화무늬 수막새 200점이다. 옥간요와 일휘문 기와는 각각 10세기 후반, 11세기 이후 등장하는 고려 기와로 분류된다. 그런데 가장 많은 양이 나온 국화무늬 수막새는 통일신라 말부터 고려 초까지 사용됐다. 박물관은 이것도 고려시대 때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주 천관사지와 천룡사지에서 출토된 국화무늬 수막새에서 기와를 끊어 제작하는 고려시대 기법이 발견돼서다. 이현태 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천관사지·천룡사지 출토 기와와 월지 출토 기와를 비교해 정확한 제작 시기를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여 점 모두 고려 기와로 최종 확인되면 고려 왕조가 들어선 뒤에도 통일신라의 일부 궁궐을 유지하기 위해 보수를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멸망한 왕성의 궁궐은 철저히 파괴된다는 기존 통념을 뒤엎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계에선 끝까지 결사 항전한 후백제와는 달리 신라는 정권이양이 상대적으로 순조로웠기에 궁궐 일부를 남겨 놓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 전공 교수는 “신라 경순왕은 대세가 기울자 왕건에게 나라를 바친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경순왕이 고려 초 경주를 관리하는 사심관으로 임명된 만큼 월지 근처에 그의 별궁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월지는 조선시대에도 경치가 좋은 ‘안압지’로 알려진 만큼 정자와 같은 건물이 존속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고려사에 언급된 조유궁(朝遊宮)이 월지 근처에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고려사에는 ‘1012년 황룡사 탑을 수리하기 위해 경주 조유궁을 헐어 목재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현태 학예연구사는 “무거운 목재를 옮기려면 황룡사 인근의 월성이나 월지에 조유궁이 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기와로 보수된 건물이 조유궁이 맞는다면 신라가 망하고도 전각이 일시에 파괴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이 학계에서 정설로 굳어진다면 월지 출토 유물을 모두 통일신라시대 이전 것으로 본 기존 학설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월지에서 나온 청동거울(동경) 2점은 중국 요나라 양식에 가깝다. 이 같은 양식의 청동거울이 출토된 요나라 무덤은 통일신라가 멸망한 해(935년)보다 60, 70년이 지난 11세기 초에 지어졌다. 하지만 학계는 청동거울이 월지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이를 통일신라 유물로 간주해왔다. 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출토 기와를 재검토해 월지 유물의 연대가 고려시대까지 확장되면 연대 해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일본인 소장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사진)이 광복 후 처음으로 국내에 공개된다. 호암미술관은 27일부터 6월 16일까지 여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 7세기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을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이 불상은 머리에 보관을 쓰고 물병을 든 채 자비로운 미소를 띠고 있으며 높이는 28㎝다. 1907년 충남 부여군 규암리 밭에서 발견됐으며, 1922년 대구에 살던 일본인 의사에게 팔려 일본으로 반출됐다. 2018년 6월 불상의 존재가 뒤늦게 알려져 문화재청이 42억 원에 매입을 추진했지만 일본인 소장자가 150억 원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번에 대여 형식으로 국내 전시장에 들어오는 것이다. 일본으로 건너간 국내 불상 중 출토지와 소장 경위가 확인된 것은 이 불상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사찰이 소유한 15세기 조선 ‘석가탄생도’와 독일 쾰른 동아시아미술관이 소장한 ‘석가출가도’도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다. 둘 다 석가모니의 탄생과 출가를 묘사한 불화로, 한 세트로 추정된다. 일본과 독일에 흩어져 있는 두 불화가 한자리에서 나란히 전시되는 건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선 해외 컬렉션 27개에서 모은 불화, 불상 등 불교 미술품 총 92건을 선보인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조선 후기 실학자 혜강 최한기(1803∼1877)가 쓴 ‘통경(通經·사진)’ 실물이 처음 발견됐다. 방대한 유교 경전들을 독창적으로 주석한 해설서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부여 함양 박씨 종가가 기탁한 고문헌 자료를 연구하다가 통경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최한기는 유교와 서구 문명의 통합을 구상하며 ‘농정회요(農政會要)’ ‘심기도설(心器圖說)’ 등 1000권 이상의 방대한 저술을 남겼지만 대부분 유실됐다. 통경은 논어, 맹자, 시경, 서경 등 유교 핵심 경전인 십삼경(十三經)을 주제별로 분류해 해설한 책이다. 20책 53권으로 구성돼 있는데, 최한기가 28세 무렵 저술한 초기작으로 추정된다. 장원석 장서각 책임연구원은 “십삼경 전체를 다루는 방대한 저술은 동양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한기는 통경에서 십삼경의 내용을 학부(學部)·사물부(事物部)·의절부(儀節部)로 구분하고, 각 부 밑에 조목(條目) 271개를 넣었다. 또 십삼경 각각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 찾을 수 있는 색인과 시각적 이해를 위한 250개의 그림도 있다. 통경을 발견한 이창일 책임연구원은 “통경은 유교의 모든 분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구성돼 있다”며 “유교 지식을 정리하는 차원을 넘은 독창적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중연 장서각은 책을 발견한 뒤 수개월간 분석했다. 저자명이 적혀 있지 않아 최한기가 쓴 책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분석 결과 기존에 알려진 서문 내용과 책의 일부 내용이 같고, 최한기의 주요 사상과도 일맥상통한 점이 확인됐다. 한중연은 이번 발견 성과를 알리는 온라인 발표회를 26일 개최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김혜순 시인(69)이 시집 ‘날개 환상통’(사진)으로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상)을 수상했다. 한국 문학 작품이 NBCC상을 받는 건 처음으로, 번역 시집이 이 상을 받은 것도 전례가 없다. 21일(현지 시간) NBCC는 미국 뉴욕 뉴스쿨에서 열린 ‘2023 NBCC상’ 시 부문 수상작으로 ‘날개 환상통’의 영어판 시집(Phantom Pain Wings)을 선정 발표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NBCC상은 1년간 미국에서 영어로 쓰인 최고의 책을 선정해 시, 소설, 논픽션, 전기, 번역서 부문별로 수상자를 정한다. 이날 김 시인은 출판사를 통해 “전혀 수상을 기대하지 못했다. 아시아 여자에게 상을 준 것이 놀랍고 기쁘다”며 “훌륭한 번역으로 오래 함께해 온 최돈미 씨에게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에 대신 참석한 미국 출판사 뉴디렉션퍼블리싱의 제프리 편집자는 “젠더는 명사가 아닌 동사다. 이렇게 또 하나의 여성을 택해줘서 고맙다”는 김 시인의 소감을 대신 전했다. ‘날개 환상통’은 김 시인의 등단 40주년을 맞아 2019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13번째 시집이다. 동명의 표제시에서 화자인 ‘나’와 ‘새’는 권력자들로부터 추방당한 채 함께 환상통(幻想痛)을 겪는 존재로 그려진다. 김 시인은 ‘새 하기(새가 되기)’라는 개념을 통해 젠더 차별을 넘어서는 내용을 담았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새를 주어도 목적어도 아닌 동사로 만들어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무는 시적 효과를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날개 환상통’은 한국계 미국인인 최돈미 시인(62)의 번역을 거쳐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출간돼 현지 문단의 호평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말 이 시집을 ‘올해 최고의 시집 5권’ 중 하나로 선정했다. 김 시인은 한국 문단에서 ‘여성시의 기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으로 입선한 뒤 1979년 계간지 ‘문학과지성’을 통해 시로 등단해 총 14권의 시집을 내놓았다. 문단에선 여성적 특성을 수용해 새로운 인간상과 세계에 대한 비전으로 만들어내는 김 시인의 작품 성향이 서양의 페미니즘과 다른 의미에서 독특하게 받아들여졌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동호 문학평론가는 “김 시인은 여성으로서 정체성에서 인간 종의 문제로까지 작품세계를 확장해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도전을 하고 있다”며 “동시대와 호흡하고 있는 시인으로서의 보편성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논픽션이나 소설에 비해 번역이 까다로운 시 부문에서 수상작이 나온 것도 이례적이다. 김 시인은 이번 수상에 앞서 ‘죽음의 자서전’으로 2019년 캐나다의 그리핀 시문학상을 비롯한 4개의 해외 문학상을 받았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2010년대 이후 최돈미 시인 겸 번역가처럼 한국어와 영어에 모두 밝은 번역가들이 등장해 번역의 질이 높아지면서 해외 문학상 수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좋은 일자리, 좋은 돈벌이, 더 나은 인생을 위해 찾아갈 곳은 캐나다 앨버타주 북부의 ‘오일샌드(원유 성분이 함유된 모래)’ 광산이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고향인 캐나다 동부의 해변마을 케이프브레턴을 떠나려고 한다. 목표는 단 하나. 돈을 벌어 대학 학자금 대출을 단번에 갚는 것이다. 신간은 캐나다 유명 만화가인 저자가 명성을 얻기 전인 2005년 오일샌드 광산에서 보낸 2년을 그린 그래픽 노블(만화형 소설)이다. 야생동물과 오로라 등 앨버타의 장엄한 자연을 담아낸 그림과, 광산에서 만난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글이 눈길을 끈다. 캐나다 최대 오일샌드 채굴업체 ‘싱크루드’의 공구 담당 직원이 된 저자의 하드코어 ‘미생(未生)’이 펼쳐진다. 그가 맡은 업무는 현장 노동자에게 필요한 장비를 대여해주는 간단한 일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열악했다. 살가죽을 벗겨내는 듯한 영하 40도 이하의 강추위를 매일 견뎌야 했고, 채굴 과정에서 오염된 공기 탓에 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았다. 햇빛이 들지 않는 광산에선 아무리 쾌활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도 우울함을 이길 수 없었다. 무엇보다 힘든 건 남녀 비율이 50 대 1인 근무 환경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성폭력이었다. 무얼 하든 남성들의 불쾌한 관심을 받아야 했던 그녀는 마치 ‘어항 속 금붕어’ 같았다. 첫 만남에 ‘귀염둥이’로 불리는 건 애교였고, 성적 농담이 수시로 오갔다. 남성들이 그녀를 구경하기 위해 건물 앞에 줄을 섰고, 호시탐탐 숙소 앞을 지키기도 했다. 매니저에게 항의해도 돌아오는 말은 차가웠다. “여기에 발 들였을 때부터 남자들 세상이란 걸 알고 있었잖아.” 결국 저자는 잠시 광산을 떠난다. 은퇴자들의 부유한 도시인 빅토리아섬의 해양박물관에서 일한다. 이곳에선 광산 노동자들의 성희롱 대신 동료로서 존중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낮은 급여. 박물관은 주 최대 노동시간이 21시간이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도 학자금 대출을 갚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저자는 앨버타 광산으로 돌아온다. 책의 묘미는 저자가 온전한 피해자로만 묘사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석유 채굴 작업 후 남은 오염수 웅덩이인 ‘테일링 연못’에선 수백 마리의 오리가 죽어간다. 계약직 노동자가 중장비에 깔려 숨져도 회사는 “근로 손실 재해 없이 노동시간 300만 시간을 달성했다”며 자축한다. 저자에게 학자금 대출을 갚을 돈을 준 광산회사는 인근 원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파괴한 악덕 기업이었다. 저자는 늘 폭력을 당하는 쪽이라고 여겨온 자신이 환경을 파괴하고 원주민의 삶을 망가뜨린 가해자에 가담했다는 사실에 깊은 충격을 받는다. “모두 저마다의 오일샌드를 경험했다. 이것은 내가 겪은 오일샌드다.” 저자는 산전수전 겪은 오일샌드를 단순히 나쁜 곳 혹은 좋은 곳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힘든 와중에 저자에게 따뜻한 말을 건넨 ‘아빠 같은’ 사람들도 그곳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오일샌드의 끔찍한 면을 알려달라”고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보다 광산 동료들에게 더 동질감을 느끼는 것도 그래서다. 노동 소외, 성폭력, 환경 파괴 등이 점철된 오일샌드 광산은 한국의 현실과도 동떨어져 있지 않다. 책을 읽다 보면 치열한 사회생활 속에서 ‘나의 오일샌드’가 어딜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안전하게 류하(流下·아래로 흐른다는 의미)시켜 목적을 달성하는 전문약. 효과 없는 약으로 실패하신 분들은 월경 중지 개월 수를 적어 편지로 문의하세요. 다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심하고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비밀리에’ 알려드립니다.’ 일제강점기 경성에서 일본어로 발간된 신문인 경성일보의 1931년 1월 7일 자 ‘쓰키야쿠(月藥·월경 관련 약품)’ 광고다. 광고 문구만 얼핏 보면 월경 불순 치료제로 보이지만, 실상은 임신 중절약을 판매하는 내용이다. 최근 쓰키야쿠 광고가 일제강점기 여성들의 은밀한 임신 중절 통로였음을 보여주는 연구가 나왔다. 배홍철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은 16일 한국여성사학회 월례발표회에서 ‘침묵하는 월경(月經): 1920∼30년대 국내 일본어 간행 신문의 ‘쓰키야쿠’ 광고 지면을 중심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경성일보, 조선신문, 조선시보 등 국내에서 간행된 3개 일본어 신문의 쓰키야쿠 광고 1211건을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쓰키야쿠 상품은 주로 약품(1062건·88%)으로, 일본에 본사를 둔 광고주가 우편 거래와 상담을 제공했다. 배 연구원은 “일본어 신문을 읽던 조선 내 일본인 거주자나 상류층 조선인 여성들이 광고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쓰키야쿠 광고는 ‘월경 불순 치료’를 명시한 일반 광고와는 달랐다. ‘비밀 보장’, ‘신체 무해’, ‘복용 경험’, ‘후불제’ 등의 문구를 삽입하면서도 투약 목적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1921년 1월 12일 자 경성신문의 쓰키야쿠 광고에는 ‘월경이 없는 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임신, (중략) 여성은 조금이라도 서둘러 통경(通經) 전문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는 문구가 나온다. 배 연구원은 “예외적으로 월경이 오지 않는 배경과 해결 방안을 기술한 광고”라며 “당시 쓰키야쿠 광고가 임신 중절용임을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24년 21건에 불과하던 쓰키야쿠 광고는 1932년 210건으로 약 10배로 급증했다. 1930년대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대놓고 ‘임신 조절’ 문구를 명시하는 광고도 나왔다. 미국에서 산아 제한 운동을 창시한 마거릿 생어(1879∼1966)를 내세운 신문광고도 많았다. 일제강점기 총독부는 임신 중절과 피임을 법으로 막았다. 1912년 일본 형법을 조선에 적용한 ‘조선형사령’에 따르면 낙태를 한 여성에게 1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었다. 1930년에는 ‘유해 피임용 기구 취체규칙’을 제정해 피임 핀이나 자궁주입기 등의 피임 기구 사용을 금지했다. 배 연구원은 “일제의 피임 금지는 출산을 늘려 더 많은 노동력을 생산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쓰키야쿠 광고는 일제강점기 여성들이 국가의 감시를 피해 피임을 시도한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문화재청이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경남 합천 해인사의 대장경판을 디지털화하는 ‘팔만대장경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사업’을 내년까지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해인사 대장경판은 고려 고종(재위 1213∼1259년) 때 부처님의 힘을 빌려 몽골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불교 경전을 새긴 목판이다. 목판의 판수가 8만여 개에 달해 ‘팔만대장경’으로도 불린다. 현재 해인사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건물인 장경판전(藏經板殿)에 보관돼 있다. 해인사 대장경판은 경판에 먹을 입혀 인쇄한 인경본(印經本)이 있지만 국내에 일부만 남아 있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고려 시대 때 일본에 전해진 책도 구성이나 내용이 완전하지 않다. 이에 문화재청은 올해부터 경판을 정밀하게 기록하고 보존 상태를 조사해 인터넷으로 대장경판을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구축할 방침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저는 제가 잘 아는 장소의 불안정하고 어른어른 빛나는 버전을 만들고 싶었어요.” 신간 ‘우주의 알’(은행나무)의 저자 테스 건티(31)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22년 전미도서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 장편소설은 그의 데뷔작이다. 건티는 1960년 스물일곱 살에 전미도서상을 받은 필립 로스 이후 가장 젊은 수상자다. 미국 노터데임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뉴욕대에서 문예창작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스물세 살에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해 완성까지 5년 가까이 걸렸다”며 “고향인 미국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를 떠나 뉴욕에 살면서 다층적인 소설의 구조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소설은 쇠락해가는 미국의 가상 도시 바카베일의 한 저가 아파트 주민들이 7월 한 주 동안 겪은 일을 다룬다. 바카베일은 자동차 산업으로 한때 번영했다가 쇠락한 그의 고향을 닮았다. 소설 원제인 ‘토끼장(The rabbit hutch)’과 같은 아파트에서 다닥다닥 붙어 사는 주민들은 저마다 배경은 다르지만 모두 외로움을 안고 산다. 그는 “고향에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공장이 있었지만 갑자기 문을 닫아 지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소설의 배경은 미국 전역의 이런 탈공업화 도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주인공들은 팍팍한 현실을 이기기 위해 기묘한 행동을 한다. 나이가 차 위탁가정에서 독립해야 했던 열여덟 살 소녀 블랜딘은 우연히 가톨릭 여성 신비주의자들의 이야기를 접한 뒤 초자연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는 ‘육체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자신의 몸을 칼로 찌르는 의식을 치른다. 건티는 “블랜딘은 항상 내가 보고 싶었던 ‘영웅’이다. 매번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마주치는 모든 것에 대해 열성적인 호기심을 갖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블랜딘은 위탁가정을 벗어나는 아이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소년 세 명을 만나 함께 산다. 그 과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불안한 면모가 잘 부각된다. 건티는 “미국의 위탁 청소년 중 절반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5명 중 1명은 위탁가정에서 독립하는 동시에 집이 없는 상황에 처한다”며 “집에서 쫓겨난 아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훨씬 많은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작품에는 모공에서 색색의 섬유가 자란다고 믿는 50대 남자, 자신의 부고 기사를 직접 작성하면서 죽음을 만났다고 주장하는 유명 여배우 등이 등장한다. 건티는 “‘낯설게 하기’는 내 글쓰기 과정의 필수”라며 “글을 살아 숨쉬게 하려면 모든 문장에 나 자신이 놀라야 한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미국 문단의 샛별로 떠오른 그는 ‘준비된 작가’다. 20대 때 시를 많이 쓴 그의 아버지는 매일 밤 어린 건티에게 책을 읽어줬고, 매년 핼러윈마다 지역 도서관에 열리는 ‘어린 작가 콘퍼런스’에 참여해 작품을 발표하도록 했다. 그는 현재 두 번째 소설을 집필 중이다. 그는 “나는 기억할 수 있는 한 항상 이야기를 써왔다”며 “앞으로는 희곡과 시나리오, 시 등 새로운 형식의 글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네이버가 언론보도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온라인으로 정정 및 반론 보도, 추후 보도 청구를 직접 받겠다고 15일 밝혔다. 정정·반론·추후 보도 청구가 들어온 기사에는 포털 검색 결과 페이지에 ‘정정 보도 청구 중’이라는 문구를 노출하기로 했다. 언론중재위원회 결정이 나오기 전 포털에 정정 요청만 해도 기사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표시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네이버는 서면과 등기우편 등으로 접수하던 정정·반론·추후 보도 청구를 온라인으로 손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이달 28일 청구용 웹페이지를 신설한다고 15일 밝혔다. 또 네이버에 온라인으로 정정 보도 청구가 접수돼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포털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부터 해당 문구를 표시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정정 요청이 들어온 경우 언론사에 해당 기사의 댓글을 일시적으로 닫는 방안을 적극 요청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뉴스 유통업체에 불과한 포털이 언론사의 기사 편집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스 서비스를 독점하는 거대 포털이 오류로 판명되지 않은 기사에 낙인을 찍어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온라인 정정 보도 청구가 악용될 소지가 커진 가운데 언론의 추가·후속 보도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네이버가 독자적으로 뉴스에 ‘품질이 안 좋은 뉴스’라는 딱지를 붙이겠다는 것”이라며 “언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중재위 판단前 기사에 ‘정정 청구중’ 표시… 法 위반 논란“정정보도 온라인 접수”법조계 “정정보도, 서면청구 규정포털, 온라인 접수땐 법위반 소지” 언론중재법 15조 1항에 따르면 언론사에 대한 정정 보도 등은 서면으로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제17조의 2 ‘인터넷 뉴스서비스 사업자는 지체 없이 정정 보도 청구 등이 있음을 알리는 표시를 하고 언론사 등에 청구 내용을 통보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조계 해석은 다르다. 류형우 법률사무소 눈 대표변호사는 “‘지체 없이’ 알리라는 의무는 서면 요청을 받은 뒤 언론사에 빠르게 전달하라는 것”이라며 “서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접수하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언론계에서는 네이버의 조치가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오류가 명백하게 증명되지 않은 기사에 대해 사기업인 네이버가 ‘정정 보도 청구 중’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을 어겼다는 해석이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네이버라는 대형 포털이 언론의 기본 역할을 침해했다. 위헌 가능성이 높은 명확한 언론 자유 침해”라고 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분쟁을 조정 및 중재하는 과정에서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기 위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것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정정 보도 청구 중’이라는 문구 등이 노출됐을 때 사람들에게 해당 기사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될 소지가 크다”고 했다. 사기업인 네이버가 언론중재법에 따라 설립된 준사법적 독립기구인 언론중재위원회의 역할을 과도하게 넘본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네이버 정책으로 인해 언론중재위원회의 공식 절차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네이버의 새로운 정책 발표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종수 세종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검증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 정치인이 자신한테 비판적인 기사라는 이유만으로 정정 보도를 요청해 댓글 창이 막힐 수 있다”며 “의혹이 충분히 있다고 느껴져도 기사를 조심해서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는 이날 네이버의 발표 직후부터 일부 소속사 대표자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면서 공론화 수순을 밟고 있다.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뉴스 유통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언론사들의 저질 연성 기사 생산을 부추기는 근본적인 문제는 외면하고 정정 보도 청구를 이유로 언론사들에 대한 영향력과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작은 금강산으로 불리는 함경북도 명천의 칠보산(七寶山)의 절경을 디지털로 구현한 전시가 한국과 미국에서 함께 열린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1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과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 전시를 동시 개막했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미술관이 소장한 칠보산도병풍(七寶山圖屛風)을 폭 22m, 높이 4.7m에 달하는 디지털 화면 3면에 영상으로 구현한 전시다. 미국 전시에선 디지털 영상과 함께 실물 병풍도 선보인다. 국내 전시는 5월 26일까지, 미국 전시는 9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칠보산도병풍은 함경북도 명천에 있는 칠보산을 그린 그림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병풍은 19세기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작자는 미상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억2986만4880권. 2010년 구글북스가 추산한 세상에 존재하는 책의 수다. 작가이자 희귀 서적 수집자인 저자는 이 중 증쇄를 거듭해 지금까지 읽히는 ‘위대한 고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몇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수많은 장서 가운데 버려지고 잊혀졌지만, 반짝이는 보석 같은 책을 찾아 헤맨다. 연구도 증쇄도 되지 않아 세상에 딱 한 권씩만 남은 책들. 그러나 저자는 “이 책들은 너무 이상해 어떤 범주에도 집어넣을 수 없지만, 명성을 떨친 책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책의 첫 장인 ‘책이 아닌 책’에서는 입을 수 있는 책, 먹을 수 있는 책, 상해를 입히는 책 등 희한한 책들을 다룬다. 예를 들어 자동차 브랜드 랜드로버는 두바이 고객을 대상으로 사막에서 자동차가 고장 날 경우 생존을 돕는 지침서를 발간했다. 불 피우는 법과 야생동물 사냥법 등이 담긴 책은 먹을 수 있는 종이와 잉크로 만들어졌다. 랜드로버는 “최후의 방편으로 책을 먹으라”며 “책이 치즈버거에 버금가는 영양가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네 번째 장 ‘출판 사기’에서는 세상을 속이고 기만한 책들을 살펴본다. 2005년 영국 문학 평론가 A N 윌슨은 시인 존 베처먼의 미공개 연애편지가 담긴 전기를 출간했다. 그런데 이 편지는 윌슨이 자신의 책을 비난하자 앙심을 품은 역사학자 베비스 힐리어가 멋대로 날조해 윌슨에게 보낸 것이었다. 편지 각 행의 첫 글자만 모아 ‘세로 읽기’를 하면 ‘A N 윌슨은 상놈의 자식(A N Wilson is a shit)’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외에도 신간은 중세의 상상 속 동물을 모은 백과, 마법사의 마도서, 천사와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등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온갖 괴짜 책을 소개한다. 독서하며 엄숙하고 무거운 지식을 지향해 온 우리는 황당한 책들 앞에서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상력에 금기가 없음을 몸소 증명하는 도발적 매력에도 흠뻑 빠질 것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조선시대 일본인이 거주하던 마을인 왜관(倭館)은 조선과 일본의 외교 및 무역의 중심지였다. 특히 임진왜란(1592∼1598년) 이후 양국 간 국교 재개를 위해 1678년 부산 용두산 자락에 설치한 초량왜관은 약 33만579m² 규모로, 대마도에서 온 500여 명이 살았다. 이들은 일본 조리도구로 일본 요리를 만들고, 조선 도기로 술이나 조미료 등을 보관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다. 가타야마 마비 도쿄예술대 미술학부 교수는 9일 한일관계사학회 월례발표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초량왜관 선창지 유적 발굴 성과에 대하여’ 논문을 발표했다. 가타야마 교수는 2018년 8월 부산박물관과 함께 부산 중구 동광동 공사현장에서 수습한 도자기 조각들을 조사했다. 공사 현장은 왜관요(倭館窯) 자리로 알려진 옛 로얄관광호텔로부터 250m 떨어진 지점의 선창 부지다. 왜관요 수리 공사 과정에서 도자기 조각들이 선창 부지까지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에선 2.6m 깊이의 토층에서 기와 조각 57개, 도자기 조각 449개가 나왔다. 이 중 조선 옹기 조각이 191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 도자기 조각 71개, 왜관요 도자기 조각 49개, 조선 백자 조각 48개, 일본 백자 조각 44개 순이었다. 출토품은 왜관 거주 대마도인들의 일상생활을 잘 보여준다. 유물 중에는 된장을 짓이기는 용도의 일본 도기 스리바치(擂鉢)와 흙으로 만들어진 일본 냄비의 일부가 포함됐다. 이들 대부분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옹기 조각도 191개로 많이 발견됐다. 가타야마 교수는 “일본인들이 왜관에서 주로 일본 요리를 해먹었지만 선물로 받거나 구입한 조선 옹기에 술이나 조미료 등을 보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견된 일본 백자의 생산지는 일본 사가현 아리타(有田)로 분석됐다. 정유재란 이후 일본으로 끌려가 도자기를 구운 조선 도공 이삼평(미상∼1656)이 아리타 자기의 시조로 추앙받는다. 임진왜란 때 납치된 사기장 이우경이 만든 나가사키현 하사미(波佐見) 가마에서 제작된 자기도 포함됐다. 그동안 초량왜관에 대한 학술 연구는 문헌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이 같은 고고학 연구는 드물었다. 2018년 가타야마 교수와 함께 유물을 수습한 나동욱 영남성곽연구소장(전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장)은 “왜관은 한일 간 무역 교류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라며 “앞으로도 중요 유물들이 발굴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덕수궁 2층 목조 건물인 ‘석어당(昔御堂)’에 올라 봄을 만끽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22∼28일 하루 두 번 덕수궁 주요 전각 5곳의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옛날 임금의 집’이라는 뜻의 석어당은 궁궐에서 보기 드문 2층 목조건물이다. 임진왜란으로 인해 의주까지 피란을 갔던 선조가 한양에 돌아와 임시로 머물며 통치한 곳이다. 덕수궁관리소 관계자는 “참여자들은 석어당 2층에 올라 만개한 살구꽃을 감상하며 봄을 흠뻑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사신들의 접견 등 중요 의식을 치르던 중화전(中和殿), 조선 고종(1852∼1919)이 승하한 침전인 함녕전(咸寧殿)도 이번 행사 기간 개방된다. 대한제국 초기 정전으로 사용된 즉조당(卽阼堂)과 고종의 외동딸인 덕혜옹주(1912∼1989)의 유치원으로 사용된 준명당(浚眀堂) 내부도 체험할 수 있다. 프로그램 운영 시간은 각각 오전 10시와 오후 3시 30분이다. 회당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중학생 이상이면 참여할 수 있고 무료다. 15일 오전 11시부터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회당 15명씩 신청할 수 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30년 전 조선후기 시화사(詩話史·시와 이야기의 역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줄곧 한국 전반의 시화사를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신간 ‘한국 시화사’(성균관대출판부·오른쪽 사진)를 펴낸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63·왼쪽 사진)는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안 교수는 책에서 고려시대부터 조선,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까지 시화사를 총망라했다. 시화는 시와 이야기가 섞인 책으로 시에 얽힌 일화, 시 작법, 시인에 대한 평가 등이 포함된다. 안 교수는 한국 시화의 출발점을 12세기 고려 문인 정서가 1170년 이전에 쓴 걸로 추정되는 ‘과정잡서(瓜亭雜書)’로 보고 있다. 정서는 유배생활 중 왕이 자신을 불러주지 않아 억울함을 호소하는 노래 정과정곡(鄭瓜亭曲)을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과정잡서는 현존하지 않지만, 속파한집서(續破閑集序) 등을 통해 그 존재가 알려져 있다. 실물이 남아 있는 고려시대 이인로(1152∼1220)의 파한집(破閑集·1211년)을 한국 시화의 효시로 보는 게 학계 통설이다. 과정잡서는 이보다 40년 이상 시기가 앞선다. 신간에는 안 교수가 확보한 시화 자료들이 풍부하게 담겼다. 안 교수는 일제강점기 승려 시인 석전 박한영(1870∼1948)의 시론서 ‘석림수필’(1943년)을 2017년 경매로 구입해 분석했다. 그는 “석림수필은 일화를 많이 담은 전통 한국 시화와는 다른 장편의 시론”이라며 “선종과 한시는 궁극적으로 하나라는 시선일치(詩禪一致)의 시각에서 분석한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기존 연구의 사각지대였던 현대 시화사도 폭넓게 조명했다. 반드시 한시에만 국한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시조 시인 조남령(1918∼미상)이 1949년 문예월간지 ‘학풍’에 기고한 ‘시화삼제(詩話三題)’를 소개하며 “시조를 보는 독자적 안목을 제시한 문예비평”이라고 평했다. 1914년 10월∼1915년 3월 잡지 ‘공도’에 ‘조선고대부인시문고(朝鮮古代婦人詩文考)’를 연재하는 등 여성 시문학에 일찍이 주목한 문인 김원근(1870∼1944)의 이야기도 담겼다. 안 교수는 “한국 시화는 시 창작법을 위주로 설명하는 중국 시화와 달리 시에 얽힌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한민족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이 소장한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에 대한 보존 처리를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국외문화유산 보존·복원 및 활용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2022년 11월 보존 작업을 시작한 지 16개월 만이다. 곽분양행락도는 중국 당나라 장군 곽자의(郭子儀·697∼781)가 노년에 호화로운 저택에서 가족과 함께 연회를 즐기는 장면을 그린 조선 후기 회화다. 안녹산의 난 등에서 공을 세운 곽자의는 분양왕으로 봉해져 85세로 죽기 전까지 본인을 비롯해 아들 8명, 사위 7명도 모두 높은 벼슬에 올랐다. 재단 관계자는 “조선 궁중과 민간에선 부귀와 다복을 소망하며 곽분양행락도를 만드는 게 유행이었다”고 말했다. 6폭 또는 8폭 병풍에 그린 곽분양행락도는 국내외를 합쳐 37점 정도 남아 있다. 이번에 보존 처리를 마친 곽분양행락도는 가로 50cm, 세로 132cm 크기의 병풍 8폭이 이어진 형태다. 1∼3폭에는 집안 풍경과 여인, 4∼6폭에는 잔치 장면, 7∼8폭에는 연못과 누각의 모습을 묘사했다. 그라시민족학박물관은 1902년 독일 미술상으로부터 곽분양행락도를 구입해 소장했다. 입수 당시 8폭의 병풍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나무틀이 뒤틀리면서 그림을 분리했다. 그림 부분만 낱장으로 보관했다가 재단의 보존 처리를 거쳐 병풍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한국은 현대사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입국(移入國·이주자들을 수용하는 국가)으로의 변화는 불가피합니다.” 신간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세종서적)의 저자 헤인 데 하스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로코, 아프리카, 중동 등 여러 나라에 거주하며 30년 넘게 이주 문제를 연구해 온 저자는 네덜란드 사회학자이자 지리학자이다. 이번 신간은 그의 첫 대중서로, 이주를 둘러싼 편견과 오해 22가지를 나열한 뒤 데이터를 활용해 반박했다. 그는 “더 효율적인 이민 정책을 수립하려면 무엇보다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역시 경제 성장 후 동남아시아 등에서 외국인이 이주하는 주요 이입국이 됐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인구 고령화와 교육 수준 향상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3D 업종에는 주로 외국인 노동자가 종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한국 인구 중 이입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지만 비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는 1960∼1970년대 서유럽에서 나타난 현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도 1990년대까지 ‘이입국이 아니다’라고 부정했지만 최근 몇십 년 사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됐다”며 “한국 정부도 입국한 이주자들을 한 번 쓰고 버리는 노동자가 아니라 인간으로 대하는 정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 0.65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떨어지는 출산율을 되돌리는 일은 매우 어렵다”며 “정책을 통해 출산율이 높아진다고 해도 더 많은 젊은이가 경제 활동에 나서기까지 몇십 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법무부가 저출산·고령화를 맞아 인구 감소 대안으로 이민청 신설을 발표한 가운데 저자는 “이민 정책만으로 인구 고령화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 역시 환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현실적일 만큼 높은 수준의 이입이 필요한 데다, 이주자들도 나이를 먹는다”며 “결국 노동력 부족 문제는 지속되거나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도 포장하지도 말자고 주장한다. 신간은 이 외에도 ‘세계는 난민 위기에 봉착했다’, ‘이입 때문에 범죄가 급증한다’ 등 이민자들을 둘러싼 각종 통념을 데이터로 논증해 나간다. 그는 “한국이 증거에 기반해 더 효과적인 이주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수십 년간 유럽 등이 저지른 실수를 답습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